Stuck in the Tower RAW novel - Chapter 818
817화 불타는 심장
영혼의 팔을 관통해 올라갔다.
땅과 하늘을 받치는 고대의 존재처럼 부풀어 올랐던 놈의 영혼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건 물론.
팔을 뚫고 놈의 가슴까지 올라간 직후.
[되갚기(SSS) Lv.MAX]-콰아아아앙!
되갚기를 사용했다.
주요 장기가 존재하지 않는 영혼의 심장을 날리는 거나 팔 한쪽을 날리는 거나 영혼 입장에서는 동일했으나.
육체와 영혼은 연결되어 있다.
“쿨럭!”
베드록 바알루제가 피를 토해 냈다.
심장에 무리가 갔다는 증거.
이걸로 놈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잊혀진 자들도 심장이 사라져도 죽지 않으니까.
놈이라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터.
그렇다 한들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은 사실이었고.
[레이징 샷(SSS) Lv.MAX]핥짝이가 비틀거리는 놈의 심장을 향해 마력탄을 날렸다.
놈의 몸에서 빠져나온 혼돈이 장벽이 되어 공격을 막았으나 레이징 샷은 미끼.
[저주받은 가시 갑옷(SS)이 강제 장착됩니다!] [망령이 깃든 족쇄(S)가 강제 장착됩니다!] [외딴섬의 저주 인형(SSS)이 상대를 끌어안습니다!]“산산조각 내 줄게!”
핥짝이가 놈에게 저주받은 아이템을 장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압축(SSS) Lv.MAX]-콰드드득!
압축되는 저주받은 아이템들.
피지컬로는 최강인 거인이나 드래곤도 저 공격에는 벗어날 수 없다.
뿌드득!
뼈와 근육이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놈의 눈이 시뻘게진다.
“감, 히. 감히 버러지 주제에!”
“닥쳐! 바퀴벌레 같은 녀석아!”
[개념, 얄미움이 번뜩입니다!]-짜아악!
핥짝이가 뺨을 갈겼다.
시원한 타격음과 함께 돌아가는 머리.
그와 함께 최대로 압축된 저주받은 아이템이 놈의 팔과 다리를 잘라 냈다.
-꿈틀!
-푸화아악!
몸과 떨어졌음에도 꾸물거리며 핥짝이를 잡으려 움직이는 팔을 피해 핥짝이가 거리를 벌렸다.
불룩!
끊어진 팔에서 튀어나온 촉수가 주인을 찾아 움직이고.
-촤르르륵.
놈의 본체에서 사슬이 뻗어 나와 육신을 회수하려 한다.
[개념 무기, 낚시의 그물망이 베드록 바알루제의 오른팔을 붙잡습니다!]그물망으로 붙잡은 오른팔.
“나도 도울겡!”
[개념, 회수가 베드록 바알루제의 왼쪽 다리를 회수합니다!]냥펀 또한 개념을 이용해 놈의 다리 하나를 갈취했다.
아티팩트 말고 다른 대상에도 개념을 사용할 수 있었나.
전투가 이어지며 개념의 활용도가 올라간 건 나뿐만이 아니다.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지.
“우오오오! 이건 내가 잡았다!”
탈모맨 역시 놈의 팔을 붙잡고 버텼다.
절단 부위에서 나온 촉수가 탈모맨의 목을 조르려 했으나.
-콰득! 우드득!
입으로 물어뜯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건 모두 사용한다.
나 역시 영혼을 향해 오로라 빔을 쏜 후 남은 다리를 혼돈검으로 찍어 고정했다.
붙잡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파이어 밤(SSS) Lv.MAX]놈이 가져갈 수 없게 완전히 파괴한다.
팔을 끌어안은 채 폭발을 이어 나갔다.
뼈조차 남지 않게 태워 버리는 것.
“그렇게도 내 몸이 가지고 싶었느냐. 가져라! 대가는 받아 가겠다!”
충혈된 눈으로 악을 쓰던 녀석의 영혼이 크게 꿈틀거린다.
피보다 짙은 붉은 아우라가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수와아악!
명백한 분노. 살의. 입에 담기도 어려운 악의가 공간을 뒤덮는다.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한 에너지.
‘악마.’
그것을 보는 거 같다.
사람이 낼 수 있는 악의가 아니다.
몸도 마음도 사람이길 포기한 괴물이 만들어 내는 적의가 우리를 감싼다.
“■■■■ ■■ ■■■■!”
통역으로도 번역할 수 없는 고대의 언어와 저주가 놈의 입을 통해서 흘러나온다.
-주륵.
뜻을 이해하지 못해도 정신이 무너지는 느낌.
심적인 타격에 코피가 쏟아졌으며.
정신 보호가 발동됐음에도 이 정도.
멤버들이라고 무사할 리가 없다.
-파아아앗!
가지고 있는 신성력을 모조리 쏟아부으며 버티고 있었으나 눈과 입에서 피를 쏟아 내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온몸이 떨리며 체온이 차갑게 식는다.
죽음으로 직행하는 듯한 두려움이 전신을 덮치며 정신이 아득해졌지만.
“버텨!”
지금 무너지면 끝이다.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냥펀이 꺼내 놓은 정신 보호 아티팩트가 연달아 깨져 나갔다.
정신적인 죽음이 가까워진다는 신호.
숨 쉬는 것조차 어려워진 냥펀의 안색이 시퍼렇게 변한다.
냥펀의 권능, 안전제일이 격렬하게 흔들린다.
다른 녀석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워터(S) Lv.MAX] [러브 앤 피스(SSS) Lv.MAX]광범위하게 워터를 사용했다.
신성을 담은 물줄기를 떨어트리며 최대한 놈의 공격을 정화했다.
“허억!”
참았던 숨을 내뱉은 냥펀이 온몸을 떤다.
“주, 죽을 거 같앙.”
“뭔 놈의 저주가 이따윈데!”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핥짝이도 전신에서 식은땀을 흘렸고 권능과 칭호의 가호를 받는 탈모맨 역시 이를 악문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우우웅.
[베드록 바알루제가 인신 공양의 술을 펼칩니다!]등급조차 붙지 않은 고대의 저주가 놈의 팔과 다리를 제물로 현현한다.
-슈르르륵.
붙잡고 있던 팔과 다리가 핏물이 되어 녹아내리더니 부정한 기운으로 점철된 밧줄이 되어 우리를 고정시켰다.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속박의 저주.
이어 놈의 영혼이 스스로 갈비뼈를 뽑아 각기 다른 색의 쐐기를 만들어 냈다.
[베드록 바알루제가 삼단맥(三斷脈)의 각추(角錐)를 꺼내 듭니다.]붉은색, 노란색, 하얀색.
영혼이 거대한 몸을 움직여 우리의 영혼에 저주의 쐐기를 박아 넣었다.
붉은 쐐기가 하단전을 찌르며 몸의 힘이 풀렸고.
노란색 쐐기가 중단전에 박히자 감정이 통제를 벗어난다.
마지막 하얀색이 미간을 관통했으니.
-쿠릉!
머리에 번개가 치는 듯한 충격과 함께 전신이 떨렸다.
영혼과 육신의 연결이 희미해진다.
에너지의 흐름이 끊기며 생기가 갈 곳을 잃고 방황한다.
정신력만으로 견뎌 낼 수 없는 종류의 일격.
재빨리 영혼 찢기로 쐐기를 잘라 내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크으읍!”
-꾸우욱!
-쩌적!
쐐기가 만든 균열.
압박해 오는 속박에 영혼이 터질 것 같다.
[개념, 폭발이 악의를 밀어냅니다!] [개념, 반골이 자유를 갈구합니다!] [개념, 부끄러움이 접촉을 꺼립니다!]영혼에 각인된 개념들이 속박을 풀어내려 몸부림친다.
“크헉! 으웁!”
그때마다 충격이 전신을 때린다.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고통이었으나 약간의 틈이 벌어지며 숨통이 트인다.
개념 3개가 보호하는 나와 달리 멤버들이 가진 개념은 하나.
빠르게 몸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파스스스.
놈 또한 멀쩡하지는 않았다.
스스로의 존재를 걸고 내린 저주와 술법.
팽창했던 놈의 영혼이 쪼그라들어 본래의 시체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건들면 부서질 듯 삭아 버렸으나 기세는 여전하다.
오히려 살기만큼은 더욱 진해졌다.
“그토록 나와 하나가 되고 싶다면 감내해 보아라.”
베드록 바알루제의 몸이 허공으로 떠오른다.
잘린 팔과 다리를 통해 개념과 혼돈이 연신 흩어지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 몸은 단순한 육체가 아닌 개념을 담는 그릇이었으니까.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녀석 또한 힘을 다하겠지만 놈에게는 남은 수단이 있었다.
[베드록 바알루제가 전승을 시작합니다.]녀석의 몸이 입자로 부서진다.
조금씩이지만 확실하게.
영혼 세계로 놈의 일부가 설계자, 아문슈타에게 흘러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에 따라 아문슈타의 영혼이 바스러졌지만.
[설계자, 아문슈타가 혼의 틈을 엽니다.] [설계자, 아문슈타가 백의 통로를 개방합니다.]스스로 혼백을 열었다.
자신의 몸과 영혼을 버리고 자신의 주인을 받아들이는 과정.
위험하다.
더없이 위험하다.
이래서 설계자를 먼저 처리하고 싶던 건데.
탈모맨이 설계자를 반쯤 박살 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놈에게는 그런 부상 따위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을 테니.
아니. 그 전에.
‘못 버틴다.’
이미 영혼에 균열이 갔다.
멤버들 또한 입을 열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상황이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그에에!”
덕춘이가 나서는 것.
덕춘이가 쐐기를 뽑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격을 초월한 영물.
그것도 혼돈을 품고 나와 영혼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뚜둑.
쐐기와 함께 영혼을 구속하고 있던 영혼이 뜯어졌다.
흩어지던 생기가 제자리를 되찾아 돌아온다.
물속 깊은 곳에 가라앉았다 올라온 듯한 해방감!
상단전에 이어 중단전에 박힌 쐐기까지 뽑은 타이밍.
“같잖은 방해를 하는구나. 멸망한 세계의 찌꺼기를 먹고 태어난 주제에.”
베드록 바알루제가 눈치챘다.
손짓과 함께 울리는 천둥.
그와 함께 떨어지는 검은 벼락.
-콰지지지직!
“그게에엑!”
“덕춘아!”
커다란 충격과 함께 덕춘이가 멀리 날아가 처박혔다.
상단전과 중단전에 꽂혀 있던 쐐기가 뽑혔지만 여전히 하단전의 쐐기는 남은 상황.
움직이려 악을 썼으나 손가락 끝을 움직이는 것이 고작이다.
머리에 피가 쏠리며 사고가 가속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놈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여전히 내가 뿌린 신성비는 대지를 적시고 개념이 뒤덮은 하늘은 어두컴컴하다.
답이라고는 없는 어둠 속.
-파아아앗!
빛이 번쩍였다.
[칭호, 괴물 성녀가 신성력을 흡수합니다.]권능으로 보인 메시지.
동시에 터져 나오는 새하얀 빛무리.
흉포하지만 따뜻하게 퍼지는 신성력이 균열이 간 영혼을 채운다.
한없이 약하고 다시 건들면 깨질 것 같지만 그 힘은 진짜였고.
“크아아아아!”
신성력으로 몸을 회복시킨 오필리아가 도약했다.
새하얀 빛으로 둘러싸인 거체가 어둠을 몰아내는 광경.
“도망자의 잔재 따위가!”
숭배자의 왕이 몸에서 쏟아진 혼돈이 장막을 만든다.
지독한 저주로 닿는 모든 것을 찢어 버리는 흉측한 장막.
전승 중인 몸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오필리아의 목표는 따로 있었다.
-우지지직!
장막에 닿아 뜯겨 나가는 몸을 무시한 채 아가리를 크게 벌렸으니.
-콰직.
놈의 영혼을 물어뜯었다.
상체 절반이 사라진 영혼.
전승 중이던 몸과 영혼이 크게 출렁이며 놈의 칠공에서 검게 죽은 핏물이 뿜어져 나왔다.
부정한 것을 삼킨 대가로 오필리아의 몸 또한 빠르게 썩어 들어 갔으나.
“크하아아악!”
모든 부정한 힘을 왼팔로 몰아낸 오필리아가 팔을 뜯어냈다.
포효와 함께 신성이 터져 나간다.
한순간 빛이 번쩍이며 베드록 바알루제의 저주와 혼돈이 요동쳤고.
잠깐이지만 힘을 되찾은 탈모맨이 주먹을 들어 올렸다.
[개념, 흑기사가 모든 업을 짊어집니다.]-촤르르륵.
-스스스슥!
나와 핥짝이, 냥펀의 영혼을 구속하던 쐐기와 밧줄이 탈모맨의 영혼으로 옮겨 간다.
탈모맨의 상징체.
타오르는 심장이 크게 박동한다.
[SSS급 권능, 두 세계의 지배자가 격을 드러냅니다!] [SSS급 권능, 괴력난신이 불가사의한 힘을 발휘합니다!] [칭호, 초인의 길이 옳은 방향으로 인도합니다!] [칭호, 마왕의 가호가 영혼을 수호합니다!]가중된 압박과 충격에도 탈모맨의 영혼은 뜨겁게 타올랐으니.
“…끝내 버려, 친구들.”
비록 육체는 무너질지언정 영혼은 죽지 않았다.
씨익, 입꼬리를 올리며 엄지를 세운 탈모맨이 빛이 되며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