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ease the talent Explosively RAW novel - Chapter 179
방출되고 재능폭발 179화
후반기.
가디언스의 스타트는 좋지 못했다.
[가디언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3연패 기록.] [무너지는 마운드, 방법이 없다!] [2위인 샌디에이고 파테르와 2승 차이로 좁혀진 가디언스!] [반전이 필요한 가디언스, 다음 경기 선발은 올스타전 MVP에 빛나는 한정우 선수!] [6월까지 이달의 투수를 싹쓸이한 한정우는 과연 위기에 빠진 팀을 구원할 수 있을까?]가디언스가 위기에 빠졌지만, 언론은 다음 경기에서 그 위기를 벗어날 거라 보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정우가 등판하기 때문이다.
정우는 전반기, 4월부터 6월까지 이달의 투수를 모두 받아냈다.
거기에 올스타 MVP까지 받으면서 생애 첫 사이영상을 위해 질주하고 있었다.
그런 정우가 마운드에 오른다면 충분히 반전이 가능할 거라 보고 있었다.
-한정우 선수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후반기 첫 경기.
정우가 가디언스타디움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엄청난 환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팬들은 그에게 환호를 보냈다.
새로운 에이스의 등극인 만큼, 팬들의 기대는 높았다.
-과연 한정우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고 시즌 19승을 올릴 수 있을까요?!
전반기에만 18번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던 정우다.
산술적으로 후반기에도 전반기와 같은 승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30승도 꿈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첫 경기가 가장 중요했다.
“플레이볼!!”
-구심의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경기 시작됩니다!
경기가 시작됐다.
정우는 코빈과 사인을 교환하고 이내 와인드업에 들어갔다.
“후우……!”
크게 심호흡을 뱉은 그가 킥킹에 이어 발을 내디뎠다.
타닥!!
발이 마운드에 박히고 뒤이어 그의 몸이 회전했다.
휘릭!!
빠르게 회전하며 시야를 어지럽히는 가운데, 정확한 포인트에서 공을 뿌렸다.
“흡!!”
쐐애애액-!!
그의 손을 떠난 공이 타자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공격적인 성향임을 알고 있기에 타자도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돌렸다.
후웅!!
그의 배트가 날카롭게 돌아갔다.
하지만 배트가 채 절반도 돌기 전에 공이 히팅포인트를 지나 그대로 미트에 꽂혔다.
뻐어억-!!
부앙!!
“스윙, 스트라이크!!”
-초구 101마일의 몸쪽 꽉 찬 패스트볼! 타자의 배트가 헛돌면서 아주 좋은 스타트를 보여줍니다!
초구부터 100마일 이상의 공을 던지는 에이스.
팬들이 열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한! 한! 한! 한!!”
가디언스타디움에 그를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 * *
정우는 정우였다.
-6이닝 무실점 14탈삼진을 기록한 한정우 선수가 7회부터 교체됩니다!
-후반기 첫 경기부터 가볍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 본인의 임무를 완수한 한정우 선수입니다.
완벽한 피칭이었다.
내용적으로도 나쁘지 않았다.
-오늘 경기에서 1개의 볼넷과 2개의 피안타를 제외하고는 완벽했습니다.
-특히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지 않았다.
말인즉슨 위기가 따로 없었다는 소리다.
하지만 정우는 탈삼진을 많이 잡으면서 투구 수가 크게 늘어났다.
-만약 한정우 선수가 오늘 경기 맞춰 잡는 피칭을 했다면 완투도 가능했을 겁니다.
야구에 만약은 없다.
하지만 정우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스코어 1 대 0의 상황에서 마운드에는 아놀드 선수가 올라옵니다!
-가디언스가 1점을 지키기 위해 본격적인 필승조 라인을 가동했습니다.
마운드에 오른 아놀드.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추격조 라인에 들어갔던 선수다.
하지만 올 시즌 정우가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필승조에 이름을 올렸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그였지만, 후반기에는 크게 무너지고 있었다.
-앞서 두 경기에서 모두 실점하면서 패배의 원인이 되기도 했던 아놀드 선수, 과연 오늘은 어떤 피칭을 보여줄까요?
캐스터의 우려가 담긴 멘트가 끝나기 무섭게 아놀드가 공을 던졌다.
그리고 우려는 곧 현실이 되었다.
딱!!
-때렸습니다!! 잘 맞은 타구가 좌측 담장! 좌측 담장!! 좌측 담장!!!을 넘어갑니다!!
초구부터 매섭게 돌아간 배트가 공을 그대로 낚아챘다.
제대로 맞은 타구는 단숨에 펜스를 넘어 관중석에 떨어졌다.
-아놀드 선수가 피홈런을 허용하면서 한정우 선수의 승리가 날아갑니다!
6이닝 동안 열심히 던져서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었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정우였다.
* * *
연패를 거듭했지만 가디언스 팬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정우가 올라오면 팀이 승리할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믿음이 깨졌다.
[에이스 한정우도 막지 못한 가디언스의 연패!] [6이닝도 부족하다! 완벽투 펼쳤던 한정우도 팀의 연패를 끊어내지 못했다!] [가디언스의 문제점은 불안한 불펜진!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전에 제대로 된 보강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1승 차이로 좁혀진 2위 파테르와의 격차!]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달리는 가디언스 앞에 드리운 먹구름!]정우가 등판했음에도 팀이 패배한 이번 경기는 언론에서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사를 본 팬들의 여론 역시 급격하게 나빠졌다.
-한으로도 이게 안 되네.
-결국 가디언스가 올라가려면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단 소리잖아.
-6이닝을 무실점으로 잡아줬으면 솔직히 이겨야지.
-6이닝 던지고도 노디시전 됐으니 빡치겠다.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 별로 개의치 않는다 하던데. 진짜일까?
ㄴ당연히 립서비스지.
ㄴ솔직히 올 시즌 30승 도전을 향해 달리고 있는데. 1승, 1승이 중요할 듯.
ㄴ제대로 빡쳤을 거 같은데.
-시스코 단장 무능하네.
팬들은 이제 시스코 단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팬들의 눈에는 선수단의 문제보다는 단장의 문제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작년부터 올해까지.
가디언스 선수단에 가해지는 부담은 상당했다.
제대로 된 보강이 없는 상태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슷한 라인업을 돌리고 있었다.
자연스레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
팬들 역시 이런 부분을 지적하고 있었다.
당연히 가디언스 프런트에는 비상이 걸렸다.
“최근 부진의 이유는 역시 선수들의 피로누적입니다.”
“로테이션을 돌리고는 있지만, 작년과 재작년까지 합쳐서 팀 내의 주요 선수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결국 비슷한 선수들로 계속 로테이션을 돌리다 보니 자연스레 피로가 누적된 상태입니다.”
원인을 들은 시스코 단장의 시선이 스카우트 팀에게 향했다.
“현재 시장에서 우리가 영입할 만한 선수들의 명단은?”
“서버에 올려두었습니다. 그중에서 1순위로 뽑아야 하는 선수는 역시 블레이크입니다.”
올해로 빅리그 4년 차 시즌을 치르고 있는 블레이크는 불펜투수로서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고 있었다.
같은 팀에 마무리투수 클라세가 지키고 있기에 셋업맨으로 뛰고 있지만, 그는 다른 팀으로 이동했을시 클로저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선수였다.
“블레이크라…….”
시스코 단장이 그의 프로필을 확인하고 인상을 구겼다.
이미 그가 소속되어 있는 몬스터스의 단장과 연락을 했었기 때문이다.
“우리 쪽 카드로 한을 요구하더군.”
“미친놈들이군요.”
“일단 질러본 느낌입니다. 그 부분을 잘 협상해 보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정우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모든 팀에서 원하는 선수가 되었다.
당연히 이쪽에서 선수를 영입하려고 한다면 상대 쪽에선 한 번쯤 찔러볼 선수가 된 셈이다.
“후우…… 그럼 2순위는?”
“다음은 퀘이커스의 조던입니다.”
이런저런 선수들의 이름이 나왔다.
몬스터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셀링으로 돌아선 팀들이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무너진 팀들로 주요 선수를 판매하고 미래를 위한 유망주들을 모을 가능성이 높았다.
명단을 정리한 시스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데드라인까지는 제법 시간이 있으니, 트리플A와 더블A까지 뒤져보도록 해.”
“알겠습니다.”
마이너리그에 있는 선수들까지 찾아보려면 날밤을 새워야 한다.
철야가 불가피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안 된다는 말을 할 수 없다.
그만큼 팀이 위기였기 때문이다.
* * *
시즌 19승을 챙기지 못했지만, 정우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승리가 날아가는 일은 잦았고 굳이 그런 거에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승리를 날려 버린 아놀드는 그게 아닌 거 같았다.
“미안하다.”
다음 날.
구장에 나온 정우에게 아놀드가 찾아왔다.
곧장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그의 모습에 정우는 큰 눈을 껌벅거렸다.
그러고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뭐가 미안해? 네가 맞으려고 해서 홈런을 맞은 것도 아닌데.”
“그래도 나 때문에 후반기 스타트가 엉망이 된 셈이니까. 미안하다.”
“에이, 동료끼리 그런 이야기 하는 거 아니야. 그나저나 너는 좀 어때?”
“나?”
“최근에 성적이 나빠서 스트레스가 제법 심할 거 아니야.”
“음…….”
맞는 말이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못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다른 건 다 견디고는 있지만, 사실 우리 아이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해.”
“아이들?”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다 하더라. 너희 아빠 때문에 경기에서 자꾸 진다고 말이야.”
“허…….”
아놀드 본인이 맞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이니만큼 상대 타자가 잘 때려서 홈런이 되는 경향이 컸다.
그런데 아이들이 그걸로 놀림을 받고 있다니.
스트레스가 심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당분간은 쉬고 싶다.”
아놀드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해됐다.
자신도 평생 동안 해오던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면 저런 기분이 들 거 같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열심히 해야지.”
“맞아. 열심히 해야지. 그래서 오늘도 일찍 나온 거야. 미리미리 훈련을 해야 빨리 나아질 수 있을 테니까.”
아놀드의 말에 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훈련하러 가자.”
“그래.”
정우의 제안을 흔쾌히 받는 아놀드였다.
두 사람은 이내 짐을 챙겨 웨이트 트레이닝을 진행하러 향했다.
* * *
웨이트 실에는 일찍부터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오늘은 일찍부터 북적이네.”
“아무래도 최근 팀 분위기가 좋지 않으니까. 선수들도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무언가를 바꾸려고 하지.”
아놀드는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였다.
그렇기에 다양한 상황들을 겪었다.
팀 분위기가 갑자기 가라앉는 것도 그의 오랜 경력에서는 자주 있던 일이었다.
이런 풍경이 낯설지 않은 이유였다.
“스트레칭부터 하자.”
“그래.”
두 사람이 가볍게 몸을 풀면서 웨이트 준비에 들어갔다.
스트레칭은 웨이트 훈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중량을 올리고 훈련을 하기에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지 않으면 부상의 위험이 있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충분한 시간을 주어 몸을 풀었다.
“그럼 나부터 할게.”
“응.”
몸을 모두 풀고 아놀드가 먼저 웨이트 준비에 들어갔다.
스쿼트를 위해 중량을 올리고 준비에 들어가는 그의 뒤에 자리를 잡은 정우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보조를 섰다.
“후우……!”
아놀드가 깊은 호흡과 함께 앉았다가 일어섰다.
나쁘지 않은 자세였다.
하지만 몇 번 더 반복이 되자 정우는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뭐지?’
정우는 그 이상함을 찾기 위해 아놀드의 스쿼트를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몇 번 더 반복한 끝에 그 이상함을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