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al game alon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17
제17화
17화
“도구, 아니면 더 깊게 파고 내려가서인 건데, 후자는 아닌 것 같단 말이지. 말이야 파고 내려간 거지 실상 그리 차이도 안 나니까.”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도구가 달라져서 더 많은 양의 아이템을 얻는 것은 여러 게임에서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이었으니까 말이다.
‘이러면 더 좋은 광물을 얻을 때마다 곡괭이랑 삽부터 바꿔야겠는데?’
어쨌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더 많은 아이템을 얻은 게 나쁜 일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건우는 용광로로 향했고 용광로에 광물들을 잔뜩 쑤셔 넣었다.
“정유기는 추가로 더 만들 필요 없을 것 같긴 한데. 용광로는 한두 개 정도 더 있어도 좋을 것 같아.”
용광로 1개로는 현재 건우가 광질을 통해 얻은 광석들을 모두 녹이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한 번 광질을 해서 나온 광물들은 모두 녹일 수 있는 정도의 용광로를 만들어 두고 싶은 건우였다.
‘뭐, 하자. 용광로가 비싼 것도 아니고.’
그리 마음을 먹은 건우는 바로 용광로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3개면 충분하겠지.’
3개의 용광로를 제작한 건우는 잠시 기다렸고 완성된 용광로를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용광로 주변에 적당히 깔았다.
“좋아.”
그리고 기존에 설치한 것과 새로 만든 용광로에 광질을 하면서 얻은 광석들을 정리해서 넣었다. 2개의 용광로에는 철광석을 넣고, 나머지 2개의 용광로에는 유황 광석을 나눠 넣은 건우는 연료를 꺼냈다.
‘어. 연료가 다 떨어졌네.’
그에 잠시 고민하던 건우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주유소에 한번 다녀와야겠다.”
남아 있는 연료들을 모두 털어서 용광로를 가동시킨 건우는 바로 도시로 향했다.
* * *
‘걔들 아직 거기 있으려나?’
주유소에 살고 있었던 이들이 생각난 건우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주유소에 도착한 건우는 이전에 주유소에서 살던 학생들이 있던 곳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에 주유소로 다가간 건우는 인벤토리에서 총을 꺼내고는 조심스럽게 주유소 내부로 들어갔다.
‘웬만하면 총은 안 쏘는 게 좋은데.’
혹시나 잘못해서 총알이 좋지 않은 곳에 발사되면 그것만으로 큰 폭발이 일어날 수 있었기에, 건우는 아무도 없기를 바라며 주유소 내부를 체크했다.
‘사람은 없네.’
그렇게 생각하던 건우는 이내 가지고 있던 통에 기름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것을 모두 채운 건우는 이내 통을 인벤토리에 챙겨 넣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건우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이내 몸을 숨겼다.
‘생존자들인가?’
건우가 몸을 숨기고 30초도 채 되지 않아 2남 2녀로 구성된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 중 한 여성은 과거에 금발로 염색을 했었던 것인지 머리카락이 전체적으로 금발이었으나, 뿌리 쪽은 검은색이었다.
“정말 괜찮은 거 맞아? 그 사람이랑 엮이면 귀찮다고 되도록 여기까지는 오지 말라고 대장이 그랬었잖아.”
“듣기로는 그 사람 죽었대.”
그런 그녀의 말에 검은 생머리가 매력적인 여인이 대답했다.
“정말?”
“응. 대장이랑 얘기하다가 들었는데, 죽었다더라.”
“아, 그래서 여기 지키던 그 고삐리들도 없는 거구나. 근데 그 사람을 누가 죽인 거야? 좀비한테 죽었을 리는 없잖아.”
“그 김천호 팸에 있던 사람이 말하기를, 이름은 모르는데 총을 가지고 있대.”
“총?! 진짜?”
그러자 그 금발의 여성은 물론이고 다른 남성들도 놀란 표정으로 검은 생머리를 가진 여인을 바라보았다.
“말은 그렇다는데 모르지. 근데 사실이지 않을까?”
“하긴 총이 있으면 가능하지. 근데 그 정보는 어디에서 얻은 거야?”
“그 김천호 패밀리의 생존자가 우리 캠프에 와서 말한 건데.”
“그 패밀리 소속원을 대장이 받아 줬다고?”
그런 동료의 물음에 여인은 고개를 저었다.
“입구에서 대화만 했어.”
그렇게 그들은 수다를 떨면서 기름을 채취했고, 통에 기름이 가득 차자 그들은 서둘러 주유소를 빠져나갔다.
건우는 빠르게 사라지는 생존자들을 숨어서 지켜보았다. 그러던 건우는 이내 잠시 뭔가를 고민하다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은 집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건우는 뭔가를 깊게 고민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
.
.
집에 도착한 건우는 먼저 가지고 온 기름을 정유기에 넣고 불을 피웠다. 그 후 용광로와 정유기가 잔뜩 연기를 내뿜으며 불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건우는 작게 침음을 흘리다가 입을 열었다.
“흐음, 아깝다? 아까운 것도 맞지. 맞는데, 더 정확히는 짜증 난다가 맞는 것 같은데.”
건우가 백화점에서도 한 생각이었지만 백화점에 있는 물건들은 건우에게 있어서 꽤 소중한 자원이었다. 그리고 그건 주유소도 마찬가지였다.
용광로를 계속해서 사용하기 위해선 연료가 필요하고 그 연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름이 필요했다. 그런데 방금 주유소에서 전혀 모르는 이들이 기름을 가져가는 것을 보니 기분이 굉장히 나빴다.
‘아마 다른 건 몰라도 주유소는 물론이고 백화점에 있는 물건들도 내가 모르는 사이에 여러 사람들이 가지고 가서 사용하거나 소모하고 있겠지.’
그 점이 짜증 났다. 사실 건우가 했던 욕망이라는 게임에서는, 충분한 무력을 가지고 있으면 소위 파밍지라고 불리는 주요한 아이템이 나오는 곳을 통제하고 그곳을 지배하여 더 많은 아이템과 장비를 만들었다.
그것을 지금 건우의 입장으로 설명하면, 결국 중요한 파밍지라고 할 수 있는 주유소와 백화점을 지배하고 있던 조인혜와 김천호를 건우가 처리했다.
‘그러니 그 두 곳을 내가 뺏은 거나 다름이 없지만, 통제가 불가능해.’
물론 그곳에서 죽치고 앉아서 총을 들고, 여기는 나의 것이니 앞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면 당분간은 괜찮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건우는 기존에 주유소와 백화점을 장악했던 두 패밀리들과는 달리 솔로였다. 그렇기에 아무리 혼자서 그 두 곳을 지배하려고 해도 한계가 명확했다.
‘결국 나 혼자서는 그곳들을 독점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그런 생각이 든 건우는 뭔가를 고민하더니 이내 제작 탭을 열었다. 건우가 바로 제작 탭을 연 것은 자신은 불가능하지만, 시스템이라면 어떤 방법을 구비해 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자신이 아직 해금하지 않은 아이템들을 쭉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원하는 것을 찾아내지 못한 건우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그냥 포기할 건 포기하면서 살아야 하나?’
사실 어떤 방법이 없는 이상, 결국 건우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그저 마주칠 때마다 푸닥거리하거나 아니면 그냥 적당히 모른 척하면서 생활을 하는 것밖에는 말이다.
“쩝. 아쉽네.”
그에 건우는 아쉬운 마음에 제작 탭의 스크롤을 위아래로 마구 흔들었다. 그리고 다시 한숨을 내쉰 건우는 제작 탭을 닫으려다가 뭔가를 발견했다.
“어?”
그것은 제작 탭 가장 위쪽에 있는 화살표(→)였다. 그걸 발견한 건우는 눈을 빛내고는 화살표를 손가락으로 터치해 보았다.
촤륵!
그러자 마치 다음 종이책을 넘기는 듯한 소리가 들리면서 완전히 새로운 계통도가 눈에 들어왔다. 그에 그걸 가만히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다음 페이지가 있었어?”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던 건우는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까지 제작 탭을 진짜 열심히 살펴봤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이걸 몰랐지.’
약 1분 정도 멍하니 제작 탭을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러곤 새로운 탭의 계통도를 위에서부터 천천히 살폈다.
그리고 뭔가를 발견한 그의 눈이 커졌고, 손을 뻗어 그 계통도 위쪽에 있는 뭔가를 손으로 눌러 보았다.
[코드락을 해금하시겠습니까?] [100코인이 필요합니다.] [YES][NO]‘코드락?’
그에 잠시 눈동자를 굴리며 생각을 하던 건우는 이내 코드락을 해금했다. 정확히 코드락이 어떤 물건인지는 몰랐지만, 이름만 들었을 때는 특정한 비밀번호를 눌러야지만 잠금이 풀리는 그런 아이템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어차피 100코인밖에 안 하고, 이거 말고 다른 방법은 없으니까 한번 만들어 보자.”
그렇게 생각한 건우는 코드락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재료들을 확인해 보았다.
[코드락][매직][도구] [제작 재료 : 철X10, 기판X1]“기판?”
처음 보는 재료에 건우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고는 기판의 정보를 확인해 보았다.
[기판][매직][재료] [전자공학 LV1 달성 시 제작 가능] [전자제품 분해 시 획득 가능]‘전자공학? 아, 설마 이 기판이라는 게 회로판 같은 그런 걸 말하는 건가?’
전자 기기에 많이 들어가는 초록색의 판이 생각난 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그러면.”
뭔가 생각난 건우는 바로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건우의 원룸에 있었던 구형 컴퓨터를 꺼냈다.
‘이걸 분해하면 나오지 않을까?’
솔직히 이 컴퓨터는 일기가 숨겨진 것이었기에, 그래도 혹시 몰라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래저래 생활을 하다 보니 느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컴퓨터를 사용할 일은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에 건우는 바로 그 컴퓨터를 분해하였고, 이후 인벤토리를 확인하고 눈을 빛냈다.
“이러면 만들 수 있네.”
그에 건우는 서둘러 코드락을 제작했다.
[코드락 제작 중…….] [남은 시간 : 10초] [제작 완료]‘생각보단 작네.’
완성된 코드락은 수첩 같은 크기에다, 앞에 키패드가 달려 있었고 그 키패드 위쪽으로 검은색의 디스플레이가 존재했다. 그것을 잠시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집 밖으로 나와, 문에 그 코드락을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코드락이 문에 착 달라붙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십시오.]‘비밀번호는 대충.’
자신이 기존에 자주 사용하던 번호를 눌렀다. 그러자 검은 화면에 그 숫자가 표기되었고, 이후 키패드 밑에 있는 [E] 버튼을 누르자, 이내 띠리리 하는 소리와 함께 철컥하며 뭔가가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이후 건우가 문을 열려고 해도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문이 잠겨 있어도 밀거나 당기면 조금 유격이 있어 조금씩은 흔들리는 게 당연한 것이었는데, 코드락을 설치하니 그런 것까지 완벽히 사라졌다.
실제로 코드락을 설치하기 전까지만 해도 문을 흔들면 조금은 흔들렸었는데 말이다.
“고작 100코인이라 별로 기대는 안 했는데.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더 좋은데?”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미소를 지은 건우는 코드락을 더 제작하기 시작했다.
[코드락X7 제작 중…….] [남은 시간 : 70초] [제작 완료]‘최대한 다 만들어 놓고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 쓰자. 그리고 내일 주유소랑 백화점에 가서 코드락 설치하고, 겸사겸사 백화점에서 기판도 좀 얻어 오고. 그 후에 집에 와서 7일의 밤을 준비하면 되겠네.’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들어온 건우는 이내 다시 제작 탭을 열었다. 그러곤 그곳을 쭉 훑어보기 시작했다.
‘뭔가 찾으면 더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새로운 계통도를 살피던 건우는 이내 눈이 커졌다. 건우가 발견한 것은 바로 ‘붕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