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al game alon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26
제26화
26화
두꺼운 철문 너머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걸으면 꽉 찰 정도로 작은 통로가 있었다. 그에 건우는 바로 철문 옆의 벽으로 걸어가 붙었다.
그 상태로 잠시 기다리자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에 건우는 머리 높이까지 총을 들어 올린 채로 가만히 기다렸고, 이내 그 통로에서 사람이 걸어 나왔다.
가장 앞에 서 있던 한 사내는 천천히 통로에서 나왔고 그를 시작으로 다른 이들도 천천히 통로에서 나왔다.
“……허억!”
그리고 다섯 번째로 통로에서 나온 사람이 고개를 돌렸고, 이내 건우를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타앙!
그 순간 건우는 바로 총을 쏴, 자신을 발견한 이를 사살했고, 계속해서 총구를 돌려 통로를 빠져나온 이들을 처리했다.
그 일련의 과정이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고, 그들을 모두 처리한 건우는 통로 쪽을 체크했다.
타앙!
탕.
“컥!”
“켁.”
통로에 보이는 이들을 정리한 건우는 막 코너를 돌아 사라지는 이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빠르네. 에잉, 이러면 그것들을 가지고 오겠네.”
지금까지는 건우와 마주치고 살아남은 자들이 없었기에, 이곳의 상황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이제는 그들도 이곳의 상황을 모두 알게 될 것이기에, 아마 건우에게서 빼앗은 총과 방어구를 가지고 이곳으로 올 게 뻔했다.
그에 건우는 기존에 다른 사람들이 앉아서 음식을 먹던 커다란 나무 식탁을 엎었고, 그 뒤로 가 자리를 잡았다.
탕!
그때 위층에서 총소리가 들렸고 건우는 반쯤 남은 탄창을 빼내고 새로운 탄창을 총에 넣어 장전하였다.
철컥!
그렇게 5분 정도가 지나자, 철컥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건우는 바로 소리가 난 쪽으로 총구를 돌렸다. 그곳에는 처음 건우가 교주를 만나러 가는 길에 지나쳤던 커다란 양문이 존재했는데, 이내 그 양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뭐야. 어디 바닥에 깔려 있던 걸 떼어 온 건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행동은 참 빠르네.’
활짝 열린 양문 너머로 가장 처음 보이는 것은 커다란 철판이었다. 아무래도 그 철판은 바닥에 깔려 있던 것인 듯 일정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건우는 그 철판을 향해 총을 쐈다.
탕!
타앙!
‘역시 권총탄으로는 안 뚫리네.’
총알이 박힌 흔적은 남기에 마음먹고 계속 난사를 한다면야 어느 정도 뚫을 수는 있겠지만, 고작 구멍 하나 뚫는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다.
그리고 그때 그 철판 너머에서 누군가가 크게 소리쳤다.
“이러는 이유가 뭐지?”
그 목소리는 배준천이었고, 그에 살짝 웃은 건우가 말했다.
“……이유?”
“너도 원하는 것을 얻고 우리도 원하는 것을 얻고 서로 좋은 관계가 충분히 될 수 있었는데, 굳이 이렇게 우리를 적으로 만드는 이유가 뭐냐!”
“이유라. 이유는 여러 가지지. 일단 너희들 꼬라지가 마음에 안 들고, 또 나를 공격했고…….”
“말은 바로 해라. 우리는 너를 살려 줬다.”
그런 그의 말에 건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뭘 논리적으로 접근하려고 그러는 거야? 이 세상은 이미 논리 따위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졌어. 너희 아니꼬운 것 하나만으로 이미 너희를 죽일 이유는 충분하다고.”
“…….”
그러자 그는 할 말이 없어진 듯이 말이 없어졌고 건우는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그리고 너희가 나를 살려 줬다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나도 같아. 교주가 내 스킬의 봉인을 해제했을 때 바로 총을 꺼내서 쏴 버릴 수도 있었거든. 그러니까 쌤쌤인 거지.”
“……진입해.”
그에 배준천이 다시 입을 열었고, 그들은 앞에 있는 철판을 들고 앞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걸 가만히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살짝 웃었다.
그러고는 잠시 그들이 앞으로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총을 들어 올렸고, 총기에 달린 홀로사이트를 바라보며 살짝 숨을 조절했다.
타앙!
“으아악!”
철판의 크기가 크기인 만큼 아무래도 무게가 좀 있었다. 거기에 손잡이 같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철판이었기에, 그것을 방패로 삼아 밀고 들어오려면 철판의 양옆을 잡는 수밖에는 없었다.
문제는 레어 등급의 스킬의 영향을 받는 건우의 사격 실력이었다. 건우가 가진 ‘전술 사격’에는 베테랑 수준의 사격 실력을 가지게 된다는 설명이 있었다.
그런 건우에게 있어서, 움직이거나 정신이 없는 상태도 아니고 심지어 거리도 꽤 가까운 곳에 있는 손가락을 맞히는 것쯤은 어렵지 않았다.
쿵!
“어! 아, 안 돼!”
철판을 잡고 있던 사내가 고통스러운 소리와 함께 철판을 놓쳤다. 그리자 철판이 천천히 넘어가기 시작했고, 옆에 있는 낙원교의 교원이 서둘러 그것을 붙잡으려고 했지만 한 사람이 붙잡기에는 철판이 너무 무거웠다.
타앙!
[335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누군가가 급하게 철판을 붙잡았지만 아무래도 빈틈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건우는 그 틈을 타서 철판을 붙잡는 이의 머리를 노려 총을 쐈다.
콰앙.
그에 철판을 붙잡으려던 사람과 함께 철판이 바닥으로 엎어졌고, 건우는 뒤이어 바로 총을 마구잡이로 쏘아 대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컥!”
“사, 살…….”
[240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 [75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 [110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
.
“이런 X이발!”
그에 배준천도 건우를 향해 마구잡이로 총을 쏘기 시작했으나 아무런 엄폐가 없는 그는 서둘러 몸을 숨겨야 했기에 건우를 제대로 조준할 수가 없었고, 결국 그의 사격은 사실상 위협 사격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방어구의 방어력을 믿고 있는 건우였기에 거침없이 총을 쐈고, 그렇게 한 탄창을 모두 비운 건우는 빠르게 전방을 훑었다.
‘이 정도.’
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SMG에 결착되어 있는 탄창을 빼내고 그것을 인벤토리에 대충 집어넣으며 조끼에 있는 탄창을 꺼내 SMG에 끼우며 앞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낙원교 교원들의 시체를 넘어선 건우는 그대로 양문을 넘어가며, SMG의 차징 핸들을 당겨 장전을 끝마쳤다.
철컥!
“끄으윽.”
이후 건우는 조끼가 보호해 주지 못하는 목에 총을 맞은 배준천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목의 상처 때문에 숨이 점점 막히는지 괴로운 소리를 내며 건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건우는 바로 그에게 다가가, 그의 몸에 있는 SMG와 전술 헬멧을 회수했다. 이후 다시 몸을 일으켰고, 그때 배준천이 억지로 고개를 들어 뭔가 말하려고 했다.
타앙!
털썩.
[2,321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이후 건우는 바로 그의 몸에 있는 전술 조끼와 장갑, 하의까지 모두 회수했다.
‘집에 가서 빨아야겠네.’
그때 건우가 들어온 양문 쪽에서 꽤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다가왔다. 그들 앞에는 이혜정과 김지혜가 있었고, 둘을 한 번 본 건우는 이내 그대로 몸을 돌려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들은 별다른 말 없이 건우를 따라왔다.
.
.
.
“후욱, 후욱.”
어느 방 안으로 들어선 한 남자가 주변에 사람들이 있는지 확인하고는 바로 옆에 있는 문을 닫기 시작했다.
“으으!”
그는 낑낑대며 무거운 철문을 닫았고 이내 그 문의 잠금장치를 걸었다. 그 후 그는 가만히 숨을 죽이며 기다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밖에서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문 옆에 있는 벽으로 가 몸을 숨겼다. 그러곤 양손으로 입을 막으며 숨을 죽였다.
쿵!
“……여기만 밖에 잠금장치가 없네.”
마치 자신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는 건우의 말에도 그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통통.
그에 건우는 그 철문을 손가락으로 쳤다. 아쉽게도 건우가 가진 SMG는 권총탄을 사용하는 총기였고 권총탄으로는 적당한 두께의 철판도 뚫지 못하기 때문이다.
‘총으로 뚫릴 두께는 아니네.’
“여기 있는 거예요?”
“딱 봐도 보이잖아. 뒤룩뒤룩 살쪄서 튀어나온 뱃살이.”
“헉! 흐읍!”
그러자 교주는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와 함께 튀어나와 있던 뱃살이 사라졌다. 그걸 바라보던 김지혜가 물었다.
“그러면 어쩌죠?”
그 후 건우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는 이내 들고 있던 SMG의 안전장치를 걸고는 등 뒤로 돌렸다. 그러고는 이혜정과 김지혜를 바라보며 말했다.
“총 줘.”
“네? 아…… 네.”
그에 둘은 건우에게 자동권총을 다시 돌려주었고, 그걸 받은 건우는 한 자루는 그대로 인벤토리에 넣었고 다른 한 자루의 탄창을 꺼내 남은 탄을 확인했다.
그러고는 인벤토리에서 새로운 탄창을 하나 꺼내, 권총에 끼우고는 앞쪽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손이 철문에 닿자마자 철문은 그대로 작은 빛을 내며 사라졌다.
그 후 건우는 그 방 안으로 천천히 걸어갔고 건우를 본 교주는 몸을 벌벌 떨기 시작했다.
“헉!”
그 후 건우는 그를 바라보며 들고 들어온 권총의 슬라이드를 당겨, 재장전을 마무리하였다.
“물어볼 게 있는데.”
“…….”
“말하든 하지 않든 그건 너의 자유지만, 난 내 질문의 답을 들을 거야. 그 방법이 좀 지저분하더라도.”
필요하다면 고문을 해서라도 대답을 듣겠다는 건우의 말에 교주는 식은땀을 흘리며 마른침을 삼켰다.
“아포칼립스가 터지기 이전에 나와 만난 적이 있다거나 또는 나를 알고 있다거나, 그런가?”
그런 건우의 질문에 그는 얼굴을 마구 도리질 쳤다.
“확실해?”
“지, 진짜로 처음…….”
그의 반응이 거짓말 같지도 않았고 애초에 그가 자신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건우였기에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알고 있었다면 내가 그만큼 분노하고 있다는 것도 알 테니 나를 살려 두진 않았겠지.’
그 후 건우는 그에게 자신이 궁금했었던 것들을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대부분 모른다였다.
이후 조금 더 대화를 해 보면서 알게 된 것은, 교주는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그 말은 즉, 내가 이놈을 보고 기절을 했던 건 이놈이라서가 아니라 당시에 이놈의 행동이나 옷차림 같은 어떠한 것이 우연히 내 기억과 관련이 되어서인 건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건우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교주가 들어가 있는 감옥에서 나왔다.
감옥 밖에는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었고 건우는 그들 중 한 여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서서 손잡이가 그녀에게 향하도록 총을 쥐고 그녀에게 총을 권했다.
“…….”
그녀는 건우가 교주와 처음 만났을 때 그의 방에 있었던 여인으로, 그녀의 얼굴에는 아직도 멍 자국이 가득했다.
“…….”
그걸 본 여인은 건우가 건넨 권총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그걸 잡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사, 살려……!”
교주의 말은 끝을 맺지 못한 채로 총성에 묻혀 사라졌다. 그 상태로 잠시 기다리던 건우는 이내 그 여인이 그 방에서 나와 다시 자신에게 총을 건네자, 그것을 받아 들고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