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58)
58화 마렉 카지노 (1)
스마네그 길드가 있는 곳에 도착하자, 수갑을 차고 있는 다수의 스마네그 길드원이 보였다.
주위엔 로즈웬 길드원들이 있었다.
그들이 스마네그 길드원들을 감시하고 있었고, 중심에는 체포된 반스와 감시하고 있는 레베카가 있었다.
옆으로 슬쩍 다가갔다.
“상황은 어때?”
“쓸 만한 것들은 전부 챙겼고, 해리스 선배가 특별 수송단에 연락 중이야.”
특별 수송단이라.
특임대에 있는 특수 조직이다.
공간 이동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특별한 범죄자들을 이송할 때만 움직인다.
반스 같은.
조직의 간부급들.
처음엔 직접 호송을 했다.
특임단원과 다수의 체포조를 파견해서 기사단급 전력을 만들었지만, 간부급은 조직 내의 핵심 인물인 만큼.
조직에서 그들을 구하기 위해 작정하고 달려들었다.
근처에 텔레포터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은 없는 경우가 많았고, 이동 과정에서 교도관들이 전부 몰살당하며 간부들이 풀려 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만든 게 특별 수송단이었다.
“돌아가는 길은 편하겠네.”
“그러게.”
한숨을 쉬는 듯한 말투에 레베카의 표정을 확인했다.
“뭐야, 뭔 일이라도 있어?”
“아니.”
“표정을 보니까 뭔가 고민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거 없어.”
말을 뚝 끊고는 고개를 돌리는 레베카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저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다.
재능에 대한 질투.
5년 뒤의 레베카는 실력이나 성격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인물이지만, 과거에 대한 기록을 볼 때면 질투를 자주했다고 나와 있었다.
특히, 칸에게.
-쟤는 뭐가 다른 거지?
-왜 난 저렇게 못 하는 거지?
거친 환경에서 자라 온 칸은 검을 휘두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걸 바탕으로 범죄자들을 거침없이 잡아들였다.
당연히 높은 실적을 쌓았고.
메인 NPC 3인방 중에서는 가장 선두에서 활동하며, 빠르게 진급을 하여 가장 높은 직급에 올랐다.
레베카는 그런 칸을 질투하는 한편.
그 질투라는 감정을 이용해 자신의 성장을 끌어올리는 데 사용했다. 단지, 그 대상이 칸에서 나로 바뀌었을 뿐이다.
약간의 어색한 기운이 흐르지만.
이런 것들은 나중에 마그네스와의 전쟁에서 함께 구르다 보면 다 해결될 거다.
“레딘!”
활기찬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헤더가 손을 흔들며 다가오고 있었다. 표정도 밝아 보이고, 살도 좀 빠진 것 같다.
스트레스를 안 받아서 그런가?
원래는 없던 인물이라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조금은 걱정했는데, 표정을 보아하니 잘 적응한 것 같다.
다행이네.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응. 잘 지냈어. 너는?”
“나도 잘 지냈지.”
“근데 진짜 대박이다. 너 혼자 마그네스의 간부를 잡다니…….”
“운이 좋았지.”
“에이. 그래도 저런 놈을 직접 잡은 게 운만으로 가능한 건 아니지! 나도 얼른 강해져서 너한테 도움이 되고 싶은데… 조금만 기다려. 나 이번에 본격적으로 마법을 배우기로 했거든.”
그렇게 시작한 헤더의 입은 멈추질 않았다.
이번에 특임 7단이 사라지게 됐다.
특별 교육대가 만들어지고 거기에 들어가게 됐다.
등등.
이렇게 말이 많은 녀석이었나 싶을 정도로 입을 쉬지 않았다.
“나 잘할 수 있겠지?”
“어.”
가지고 있는 재능도 미쳤는데.
하고자 하는 마음까지 먹었으니.
단기간에 폭풍 성장할 조건은 모두 갖췄다.
“잘할 거야.”
그리고 때마침 특별 수송단이 도착했다.
우웅!
길드 거리 중심에 밝은 빛이 일어나더니, 푸른 제복을 입은 여성 한 명이 지팡이를 든 채 걸어 나왔다.
“특별 수송단의 메아라고 합니다. 해리스 님이 누구시죠?”
“제가 불러오겠습니다!”
헤더가 스마네그 길드 쪽으로 들어갔다가 해리스, 세리아 그리고 처음 보는 남자와 함께 걸어 나왔다.
“특임 7단의 해리스라고 합니다.”
“특별 수송단의 메아입니다. 본부의 연락을 받고 죄수 이송을 위해 왔는데, 준비는 다 된 겁니까?”
“예.”
“그럼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메아가 지팡이로 바닥을 툭툭 치자, 거대한 마법진이 만들어지며 강렬한 마나의 파동이 느껴졌다.
우우웅!
작은 바람이 일어나며 푸른빛이 발했다. 마법진 곳곳에 글씨가 새겨지면서 공간 이동 마법이 완성되었다.
“마법진 위로 올라와 주세요.”
메아의 말과 함께 죄수들을 옮겼다. 반스의 목덜미를 잡고 질질 끌어 마법진 위로 던졌다.
그리곤 마법진 위에 섰다.
“이동하겠습니다.”
메아의 말과 함께 다시 한번 마법진에서 푸른빛이 쏟아져 나왔다. 그 빛 사이로 로즈웬 길드의 헤둔이 보였다.
가늘게 뜬 눈으로 웃고 있는 헤둔.
판자촌으로 가기 전, 그와 만나서 나눴던 얘기를 떠올렸다.
‘원하시던 물건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저희 길드원들을 구해 주신 대가로 물건을 확보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두 번째 명검을 확보한 덕에 조금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무리라고 생각했던 히든 피스들.
그것들을 하나씩 챙기면서 테리를 잡을 생각이다.
“텔레포트.”
쏴아아아악!
* * *
특임 7단의 부단장.
리에나는 재판장을 쳐다보았다.
-종신형.
-종신형.
-종신형.
-종신형.
-종신형.
-종신형.
“마그네스 조직의 반스에게 종신형을 선고합니다. 이로써 반스 건에 대한 재판을 마치겠습니다.”
땅!
땅!
땅!
판사가 법봉을 내리쳤다.
판결을 내렸던 여섯 왕국의 통신 구슬이 꺼지고, 판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법정을 빠져나갔다.
대기하고 있던 교도관들이 완전히 구속된 반스의 양팔을 잡고 왼쪽에 있는 케르베로스가 그려진 문으로 들어갔다.
무한의 미궁.
반스는 저곳을 지나 지하 2층에 있는 특별한 감옥에서 평생 썩게 될 거다. 시선을 돌려 레딘을 바라보았다.
이곳까지 온 이유는 레딘 때문이었다.
“레딘.”
리에나의 부름에 레딘이 고개를 돌렸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인물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부단장님,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은. 그건 그렇고 직접 잡아넣은 소감이 어때.”
“테르비스를 잡았던 적이 있어서 그런가, 별다른 감흥은 없습니다. 그냥 나쁜 놈을 잡아서 좋다?”
“그때도 너 혼자 잡았었지?”
“예. 그런데 어쩐 일이십니까?”
“해리스한테 들었지? 이번 임무 끝나는 대로 소장님이 보시자고 한 거?”
“예.”
“지금 오래. 가자.”
리에나는 복도를 걸으며, 속에 담아 둔 고민을 떠올렸다.
‘레딘…….’
정보를 다루는 게 특기인 만큼, 입단 전의 레딘에 대한 것들을 조사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알아낸 건, 턱걸이에 겨우 걸린 지원 성적과 합격자 중 꼴찌에 가까운 실력뿐이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만에 마그네스의 거물급 간부인 반스를 혼자 잡아냈다.
‘말이 안 돼.’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이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버닝헬 사건 때 첩자를 잡은 일.
테르비스를 잡은 일.
던전에서 살아 돌아왔던 일.
레딘이 만들어 낸 성과는 일반적인 수준이 아니었다. 사실 이때부터 조금은 의심을 하고 있었다.
실력을 숨긴 게 아닐까.
물론, 재능이 뒤늦게 개화하면서 급격한 성장을 가져올 때가 있다. 그래서 저 일들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스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실력을 숨긴 게 아니라면 설명이 안 돼.’
레딘과 함께 지내 오면서 성격이 좋고, 사람도 괜찮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의도가 좋든 나쁘든.
동료를 속인다는 건 좋지 않았다.
특히.
속내를 숨기고 있던 동료의 배신으로 베로니카를 잃고 난 뒤론, 이런 부분을 쉽게 넘길 수가 없었다.
혹시나 숨긴 게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확실히 짚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입을 열었다.
“레딘,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물어봐도 되니?”
“예.”
“반스는 어떻게 잡은 거야?”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툭 하고 내뱉으며 레딘의 표정을 살폈다.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이해를 못 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어떻게 잡는다는 게…….”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네 실력으로 반스를 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거든.”
“아. 그건 운이 좋았습니다.”
“운?”
“미궁 도시에서 검후님을 만났습니다. 연이 닿아서 가르침을 조금 받았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검후.
검에 대해선 대륙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으며 월녀문을 만들고, 지금까지 수많은 실력자를 배출한 검후의 가르침을 받았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운이 껴 있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네.”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괜한 의심을 했다는 것에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다.
그럴 아이가 아니었는데.
“어떤 상상… 혹시…….”
“아니야. 늦었다. 얼른 가자.”
리에나는 걸음을 빨리 옮기며, 뜨거워진 얼굴을 식혔다.
‘앞으론 전적으로 믿어 줄게.’
* * *
소장실에 데려다주곤, 부리나케 사라지는 리에나를 보며 작게 웃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건 예상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실력 상승은 누구나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그래서 몇 가지 대안을 마련해 놨는데.
이번엔 정말 운이 좋게 검후를 만나서 쉽게 넘어갈 수 있었다.
“들어오시랍니다.”
비서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 소장실 문 앞에 섰다. 복장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가볍게 노크를 했다.
똑똑!
“특임 7단의 레딘입니다.”
“들어오게나.”
문을 열고 소장실로 들어갔다.
집무용 책상에 앉아 있는 중년의 남성이 보였다.
하얀 백발에 짧게 친 머리.
패션 잡지에서 볼 법한 중후한 인상의 훈훈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버닝헬을 이끄는 소장 루켈.
게임에선 일러스트조차 없었던 인물을 이렇게 볼 줄이야.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었다.
“버닝헬의 떠오르는 샛별을 이렇게 보게 되다니, 영광이야. 이리 와서 앉게나.”
“예.”
소파에 앉자, 맞은편에 루켈이 앉았다.
“특임단은 할 만한가?”
“예.”
“원래라면 많은 이들이 모인 곳에서 진급 견장도 바꿔 주고 상패와 훈장도 건네줘야 했는데, 여유가 없어서 준비를 못 했네.”
루켈이 미안한 표정을 짓는 듯하지만, 저게 연기라는 걸 알고 있다.
-버닝헬엔 마스코트가 필요해.
게임에선 그게 칸이었고, 마스코트로 만들기 위해 여섯 왕국이 모두 모이는 지옥 대전에서 공로를 치하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느낌일 거다.
“괜찮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라 할 테니. 다음에는 기대해도 좋을 거야. 그 대신이라긴 뭐하지만,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 보게. 내 들어줄 수 있는 한에선 전부 들어줄 테니.”
“마렉 카지노의 석방을 원합니다.”
“마렉 카지노? 죄수를 석방해 달라는 건가?”
루켈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
“그 이유를 듣고 싶군.”
당황할 법도 한데, 루켈은 담담하게 그 이유에 대해서 물었다. 버닝헬을 정상으로 이끈 인물이라 그런가.
역시 범상치 않다.
“이번 임무를 진행하면서 마렉 카지노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데이론에게 설명했던 것들을 똑같이 루켈에게 설명했다.
세리아와 헤더를 구할 수 있었던 일.
보타만 자작을 자극한 일.
스마네그 길드에 대한 일.
전부 마그네스의 첩자였던 마렉에게 얻은 정보라고 살짝의 거짓을 보탰다.
“재밌군. 혹시 마렉을 풀어 주면 어떻게 할 생각인지도 물어봐도 되나?”
씨익.
“마렉을 이용해서 보타만 자작을 끌어내릴 겁니다. 그럼 혼자 죽기 싫어서 테리에 대한 것들을 불 겁니다.”
“최종 목표가 테리라는 거군.”
“예.”
루켈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지옥 대전 전까지 테리를 잡을 수 있겠나?”
“가능합니다.”
“좋아. 마렉을 석방시켜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