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American Dirt Spoon Gang Village RAW novel - chapter 67
처음으로 한 번에 2개나 살아남았다.
그렇게 마지막 달걀까지 던져졌다.
“A팀 2개, B팀 1개, C팀 3개, D팀 1개! 총 7개 생존!”
― 우와. 역대급인데?
― 너는 살았어?
― 아니. 죽었지.
― 나도….
― 근데 저 베이글로 싼 건 제이든 거라며?
― 어. 아이디어가 신선한 거 같아.
.
.
.
총 7개의 달걀이 살아남았고, 곳곳에서 각자의 의견을 교환한다.
우리 C팀에선 나와 오디, 그리고 모르는 아이 1명이 살아남았다.
“기카는 5개니까 제비뽑기한다. 승자들 나와.”
7명의 승자가 앞으로 나갔고, 소방관이 플라스틱 소방 모자를 씌워 준다.
우리가 뭐 애들인 줄 아나?
이런 건 초딩들이나…
흠.
명예롭게 벽에 걸어 둬야겠다.
제비뽑기를 했다.
꽝… 이다.
― 우헤헤헤헤. 제이든. Die!
이런 ㅅㅂ.
뒤쪽에서 알렉스와 마커슨이 배꼽을 잡고 놀린다.
본인들은 이미 떨어져서 아쉬울 게 없다는 표정.
옆을 보니 오디 역시 얼굴을 씰룩거리며 웃고 있다.
그리고 오디가 뽑았다.
…꽝이다.
― 우헤헤헤헤.
나도 역시 배를 잡고 웃었다.
달걀이 살아남았지만 제비뽑기에서 떨어져 버린 우리 두 사람.
서로를 쳐다보며 웃어 버리자 혹시나 울면 어쩌나 가슴 졸이고 있던 선생님들도 웃어 버렸다.
웃음은 전염된다.
7학년 전체가 웃어 버렸다.
그 후 우리는 떨어진 달걀들을 줍고, 이딴 걸 만들어 왔으니 달걀이 깨진다며 서로를 놀려대고, 소방차 구경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7학년의 마지막 날이 끝이 났다.
* * *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다.
지난해는 6월 말까지도 서늘하더니 올해는 6월 초인데도 덥다.
더워도 습기는 거의 없는 여름인데, 올해는 이상하게 비도 많이 오고, 습기까지 있다.
거기에 햇볕도 뜨겁다.
한낮의 기온이 벌써 27―28도를 오락가락한다.
방학이니 그래도 한 달은 놀아야지.
계획표를 짜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아. 보험이여 1
내년에 들어야 할 수업들을 체크했다.
일단 밴드와 외국어.
외국어는 라틴 2단계에 들어간다.
그리고 수학은 지오메트리(Geometry, 공간과 도형).
‘지오메트리, 라….’
이건 좀 스킵해도 되는 수업이다.
수학적 머리가 있으면 쉽게 여겨지는 분야고, 수학적 머리가 없으면 좀 어렵다고 느껴지는 수업.
스킵 시험을 신청해 볼까?
우리 학교에선 스킵 시험을 치는 학생들이 거의 없지만 1시간 거리의 북쪽에 있는 학교는 해마다 10명 이상씩 스킵 시험을 치른다.
과목은 수학 한정으로 프리알지브라나 지오메트리 스킵 신청자가 많다고.
원래는 고등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수업으로 커뮤니티 칼리지 등록을 위한 학생들을 위한 제도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인도와 아시안이 몰려들고 있는 북쪽 지역에서 선행 학습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도 이에 발맞춰 해당 수업에서 90점 이상을 취득하거나, 학교에 스킵 시험 신청서를 제출해 시험을 치르고, 80점 이상이 되면 수업을 스킵 할 수 있게 해 준다.
다만 가까스로 통과한 학생들은 기초부실로 인해 다음 단계 수업에서 곤욕을 치른다는 소문도 종종 들린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교에선 스킵을 권장하지 않는다.
지오메트리의 다음 단계 수학 수업은 알지브라 2(2차 방정식)로 9학년 수업이다.
지금 우리는 알지브라 1을 듣고 있는데, 사실 이것도 8학년 수학을 듣고 있는 셈.
6학년이 되면서 일반 수학이 아닌 프리알지브라로 바로 건너가면서 한 단계를 스킵 한 거다.
스킵이 쌓이다보면 본격적으로 원서를 쓰는 12학년을 조금 쉽게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그래야할까 싶기도 하다.
‘어쩌지?’
나야 커뮤니티 칼리지를 가지 않아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을 테다.
하지만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수강한 자료가 없으면 신청을 받아줄지 모르겠다.
독학했다고 하면 천재로 오해받을까 좀 무섭기도 하고.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수강을 하면 3주에 600불이다.
― 띠링.
단톡방 알람.
알렉스다.
― 오랜만에 옛날 아지트나 가자. 덥고, 심심해.
― 좋고!
― 나도.
― 오케이.
― 나도나도.
― 나도오!
방학한 지 겨우 3일밖에 안 됐는데, 벌써 지루한 모양이다.
고등학생이 되는 놈들을 빼고는 다들 기다렸다는 듯 답장을 한다.
매튜, 제이콥은 함께 라이프가드 자격증을 따겠다며 시험 신청을 하러 갔다.
동네 커뮤니티 센터(Community Center)에 신청한 후, 시험을 치고 자격증을 발급받는 것이다.
시험은
300야드(대략 275미터)를 쉬지 않고 수영할 수 있어야 하며, 다리만 사용해서 2분 동안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20야드를 수영한 후, 7―10피트 깊이까지 다이빙해 10파운드의 물건을 회수해 올라온 후 또 20야드를 수영해 와야 하는데, 그걸 1분 40초 안에 해내야 한다.
생각보다 빡빡하다.
그래서 시험은 만 15세가 되어야 칠 수 있다.
마크와 크리스틴은 이제 고등학생이라며 굳이 거길 따라붙었다.
아직 15세가 되지 않았기에 가 봤자 할 일도 없을 텐데.
내년에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올여름 캠프에 등록할지도.
여기 캠프 비용은 1주일에 300불 정도다.
아무튼, 결국 아직도 중딩인 우리들과 조만간 중딩이 되는 조나단만이 따라붙었다.
― 쌔에엥.
맨날 두 발로 뛰어다니다가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니 좋다.
아지트로 가는 길은 예전보다 더 야생으로 바뀌어 있었다.
인간이 들락거리지 않으니 자연은 금방 회귀한다.
그래도 자전거 하나씩 정도는 지날 길이 있다.
우리는 울퉁불퉁한 산길을 일렬로 줄지어 자전거를 몰았다.
“다들 조심해.”
“걱정은 넣어 두라고.”
“건강이 제일….”
― 아악!
“이라고… 말하려고… 알렉스! 괜찮아?”
“으으….”
걱정은 넣어 두라더니.
그새를 못 참고 넘어진 알렉스.
뿌리채 뽑혀 한 한 달은 방치된 채 널브러져 있는 나무에 자전거를 갖다 박은 알렉스.
일부러 하라고 해도 저렇게는 못 할 것 같은 모양새다.
자전거는 둘째 치고, 온몸이 엉망이다.
다가가서 일으키려는데, 알렉스가 비명을 지른다.
― 으아아악. 아. 아파!
“아무래도 다리 부러진 거 같은데? 어쩌지?”
“앰뷸런스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어우. 안 돼애. 그거 어떻게 감당하라고! 으으윽.”
구급차 한 번 부르면…
돈이 어마어마하다.
나는 아직 최저소득층이라 구급차를 불러도 돈을 거의 안 낸다.
병원비가 공짜나 다름없는 메디케이드 가입자라서 그렇다.
최저소득층이라는 사실이 달갑지만은 않기에 병원은 1년에 한 번 정기 체크 업(checkup, 건강진단)만 하는 중이다.
신? 덕분인지 제이든의 몸으로 들어온 후 구급차를 불러야 하거나 이머전시를 가야 할 정도로 아픈 적은 없다.
우리 골목 애들은 대부분 Chip이라는 프로그램에 가입돼 있다.
이것 역시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메디케이드 보다는 한 단계 위다.
미국의 최저소득층을 위한 대표적인 의료보험으로는
메디케이드(Medicaid, 18세 미만), 메디케어(Medicare, 65세 이상), CHIP (Children’s Health Insurance Program, 18세 미만)으로 3가지가 있다.
그 외에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가입된 보험 종류가 너무 많기에 나열조차 어려울 정도다.
아무튼 앰뷸런스는 정말 생사를 오가는 경우가 아니면 부르지 않는 것이 국룰이다.
고작 다리 하나 부러진 걸로 앰뷸런스를 부른다면 의료 관계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한다.
“그럼 너네 부모님께 전화부터 드리자. 앰뷸런스는 그래도 응급실은 가야 해.”
“…….”
“왜 또 입을 꾹 다물어?”
“그게 아빠는 집 나갔고. 엄마는 오늘 중요한 미팅이 있다고 죽을 것 같지 않으면 전화하지 말라고 했어.”
“아빠가… 집을 나갔어?”
“어. 몇 달 됐어. 암튼 그래서 부모님은 안 돼.”
3―4달쯤 전, 알렉스가 좀 이상하다 할 정도로 예민한 때가 있긴 했다.
가끔 그러다가 돌아오곤 했기에 별 신경 안 썼는데…
아무래도 그때 아빠가 집을 나간 모양이네.
그래도 지금 이 상황은 우리끼리 해결하기엔 무리가 있다.
우린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미성년자들이다.
“음. 그럼 어른들 중에 지금 집에 계신 분 있어? 안 되면 제이콥이나 매튜라도 오라고 해야 해. 둘 다 면허는 있잖아.”
“라이프가드 수업 듣고 있는데 오라고 하면 지랄할걸?”
“면허 있다고 다 운전을 잘하지는 않아. 제이콥 차 산 지 얼마 안 됐어.”
“으아아. 아파.”
여름이다.
다들 반바지에 반팔 차림이다.
알렉스는 넘어지면서 생긴 상처들로 인해 여기저기 피가 흐르고 있다.
자세히 보면 크게 다친 건 다리밖에 없지만, 그냥 보기엔 좀 처참하다.
“알렉스. 다리만 아파? 아님 다른 곳은? 혹시 넘어지면서 자전거에 긁힌 곳은 없어?”
“여기랑 여기. 자전거에 긁힌 거 같아. 나 파상풍으로 죽으면 어떡하지?”
“…죽기는 뭘 죽어? 그리고 파상풍 예방 접종 다 했을 거 아냐?”
“몰라.”
“작년에 정기 첵업 갔을 때 주사 몇 대 맞았지?”
“응. 3대? 암튼 독감 예방 주사랑 다른 거 2개 더. 그중 하나가 파상풍 주사였을라나? 근데 그거 벌써 1년 다 돼 가는데?”
“괜찮아. 파상풍 주사는 12살 때 맞고 나면 10년에 한 번씩 맞으면 돼.”
“후우. 그럼 파상풍으로 죽지는 않겠다.”
“…다리는 움직일 만해?”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움직이지는 못하겠어.”
부목이라도 만들어 고정시켜야 할 것 같다.
‘근데 부목은 어떻게 만들더라?’
해 봤어야 알지.
여긴 산이다.
나뭇가지가 지천에 널렸다.
오디가 근처에 있는 나무 중 좀 널찍한 걸 주워 던져 준다.
오디도 부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듯.
할 줄은 모르니 일단 나한테 던져 주고 보는 거다.
나뭇가지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웃옷을 벗었다.
옷 안에 나무를 넣고, 그대로 알렉스의 다리를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