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rd Master Healer RAW novel - Chapter 195
195
소드마스터 힐러님 195화
61장 사냥개를 쳐라!(2)
대한민국의 이계인 의심자 3명이 집회 장소로 고른 곳은 인천 외곽의 뒷골목 상가였다.
3층에서 5층 정도의 건물 4개에 둘러싸인 중앙의 건물이 바로 CIA에서 파악한 집회 장소였다.
건물 4개가 마치 보초탑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침투가 쉽지 않은 구조였다.
“일반인은?”
성준은 복수를 위해 움직이고는 있었지만, 일반인의 피해가 생기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다. 물론 불가피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놈들이 장악한 모든 건물에서 민간인은 없는 걸로 파악되었습니다. 보안을 위해서 전부 내보낸 것 같습니다.”
성준의 물음에 요원은 만족스러운 대답을 꺼내 놓았다.
“제가 침투하는 것을 신호로 공격을 개시합니다.”
임시에 마련된 지휘통제실에 도착한 성준이 선언하듯 말했다. 먼저 도착해 있던 지휘관들은 힘차게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본 제니퍼는 속으로 감탄했다.
‘처음부터 지휘관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워…… 이게 자질이라는 건가?’
전생에 최고 기사 출신으로 수많은 부하들을 휘하에 두고 통솔했던 성준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제니퍼는 알 길이 없었다.
“팀을 4개로 나누겠습니다. 각 팀은 제가 본 건물에 진입하면 동서남북에 위치한 4개의 보초 건물을 집중 공격하세요.”
성준은 말을 마치며 4명의 팀장을 임명했다. 1팀은 한석이 맡았고 2팀은 준열이, 그리고 3팀은 제로스가 맡았으며 마지막으로 4팀은 정철이 맡았다. 준열을 제외하면 모두 성준의 최측근들이었다.
“공격 시작 전에 질문 있습니까?”
“공격 강도는 어느 정도로 합니까?”
질문을 한 사람은 성준의 모든 것을 신뢰하는 한석과 제로스, 그리고 정철과 달리 최측근이 아닌 준열이었다.
공격 강도를 묻고 있는 걸로 보아 재산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성준은 생각했다.
“모든 공격 수단을 동원해서 4개 건물을 무력화시키세요. 건물 파괴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연합 위원회 차원에서 후속 조치를 할 겁니다.”
“후속 조치가 있다면 걱정은 없겠군요. 알겠습니다.”
성준의 대답에 준열은 안심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올곧은 성격의 헌터답게 재산 피해를 걱정하고 있었던 게 맞는 모양이었다.
“각 팀 위치로.”
10분 만에 각 팀이 지정된 위치로 이동했다. 성준의 곁에서 상황을 총괄 담당하고 있던 제니퍼가 수신호를 보냈다. 성준은 말없이 지휘통제실을 나와 본 건물로 향했다.
검은 반지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무기를 들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템이 분명한 의복을 착용한 채 접근하는 성준의 모습에 수상한 낌새를 느낀 경비원들이 성준의 앞을 막아섰다.
“여기는 통제 구역이다.”
“무슨 이유로?”
“알 거 없고, 죽기 싫으면 꺼져.”
경비원 한 명이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며 성준을 밀치기 위해 손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이었다.
툭.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바닥에 떨어졌다. 붉은 핏줄기가 분숭처럼 솟구치고 끔찍한 고통이 찾아온 뒤에서야 경비원은 자신의 오른팔이 잘려서 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끄아아악!”
“변형!”
팔이 잘린 경비원이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경비원이 끼고 있던 반지를 검으로 변형시키며 성준에게 달려 들었다.
“변형.”
성준도 단검을 집어 넣고 오랜 세월을 함께 한 ‘검’, 로엘을 검으로 변형시킨 뒤, 들어 올렸다.
-제국의 검술 자세입니다. 그것도 특무군 유령 부대 쪽입니다.
리슈발트가 보고했다. 이곳의 경비 병력은 대부분 무명 길드에서 차출되었다고 보고되어 있었다.
성준의 예상대로 무명 길드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은 제국 특무군 소속인 것 같았다.
“컥……?”
휘둘러진 검이 경비원의 목을 쳤다. 머리를 잃은 몸이 힘없이 쓰러졌다.
성준은 팔을 잃은 경비원에게 다가가 검을 찔렀다. 목이 꿰뚫렸다. 시체가 하나 더 늘어났다.
“공격 개시!”
지휘통제실에서 명령이 전달되었다. 원래대로라면 성준이 경비원들을 벤 순간 공격 명령이 전달되었어야 했는데 그의 움직임이 너무나 빨라서 지휘통제실에 있던 제니퍼가 정확한 타이밍에 명령을 전달하지 못했다.
결국에는 성준이 경비원 2명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 놓은 뒤에서야 대기하고 있던 병력이 4개의 보초 건물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전 방위에 화력 지원을 전개한다!”
제니퍼의 목소리가 지휘통제실에 울려 퍼졌다. 각 보초 건물을 향해 박격포가 불을 뿜고 로케탄이 쏟아졌다.
비밀리에 거치한 기관총이 쉬지 않고 총탄을 토해냈다. 가장 강력한 공격이 가해진 남쪽 건물은 성준이 본 건물에 진입한 순간 무너져 버렸다.
콰아아앙!
-남쪽 건물이 무너진 모양입니다.
요란한 소음이 들려왔다. 리슈발트는 영혼 특유의 움직임을 이용해 벽을 통과하여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돌아와서 성준에게 보고했다.
“아무래도 지하에 있겠지?”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경비원들이 몰려오는 짧은 시간 동안 성준은 리슈발트와 의견을 교환했다.
CIA와 중앙헌터국, 그리고 백호에서는 집회에 사용될 건물은 파악했지만 몇 층에서 진행되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리슈발트. 지상 5층까지 정찰을 부탁한다.”
-주군께서는 지하를 맡을 생각이십니까?
“그래. 지상을 부탁한다.”
-맡겨주십시오.
성준은 리슈발트와 흩어지기로 했다. 리슈발트는 마력 간섭이 심한 곳만 아니면 성준과 떨어져서 행동하는 게 가능했다.
리슈발트가 먼저 멀어지자 성준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찾기 위해 움직였다.
본래 상가 건물이었기 때문에 지하 계단이 어디에 있는지 적혀 있는 안내판이 눈에 띄는 곳에 있었다.
“침입자다!”
“쳐라!”
계단으로 향하는 길을 10명의 경비원이 막아섰지만.
“커헉!”
“끄아악!”
성준이 검을 휘둘렀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성준은 솟구치는 핏줄기를 살짝 피하며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고속 이동술까지 펼쳐서 순식간에 지하에 도달한 그를 향해 총탄 세례가 쏟아졌다.
“전탄 쏟아부어!”
“멈추지 마!”
SS급 헌터에게 조준 사격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들은 무차별적인 총격으로 화망을 형성하여 수비 태세를 굳힐 생각이었다. 넓은 복도 전체를 가득 채울 정도로 총탄이 빗발쳤다.
“앱솔루트 실드.”
무색의 방어막이 빗발치는 총탄으로부터 성준을 보호했다.
“총탄이 먹히지 않습니다!”
“로켓탄과 공격 마법으로 대응한다!”
“마법사!”
로켓탄이 발사되고 공격 마법이 시전되었지만 ‘정의로운 방패’는 부동의 요새처럼 성준을 지키는 방벽을 유지했다.
“소용없어! 저건 대마법이다!”
누군가 외쳤다. 성준은 입 꼬리를 끌어 올렸다. 20초 정도 지나자 총격이 약해졌다.
성준은 그틈을 놓치지 않고 방어막을 해제한 뒤, 오러 참격을 연이어 2번 날려 보냈다.
경비원들이 황급히 엄폐물 뒤에 숨고 마법사가 방어 마법을 전개했지만 소용 없었다.
오러를 머금은 참격은 엄폐물과 방어 마법을 절단하면서 경비원들의 상체와 하체도 함께 잘라냈다.
“마, 막아!”
“특무군의 이름을 걸고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
복도를 지나서 쓰러진 경비원들의 시체를 넘었다. 넓은 방에 들어서자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2명의 경비원이 성준의 앞을 막아섰다.
‘최소 일등 살수다.’
일등 살수는 S급 상위 티어로 분류되는 실력자다. 그것도 2명이나 있으니 준비 운동 정도는 될 것이라고 성준은 생각했다.
그의 입 꼬리가 슬쩍 올라간 순간…… 일등 살수 2명이 살아남은 마법사의 마법 지원을 받으며 공격에 나섰다.
라이트닝 스피어가 하단을 노렸고 일등 살수 2명이 좌우에서 성준의 상체를 노렸다.
“의미 없어.”
짧은 한 마디가 끝나기도 전에 피분수가 솟구쳤다.
“큭!”
일등 살수 1명이 가슴 쪽을 부여잡은 채 뒤로 물러났고 다른 1명은 비틀거리다가 힘없이 쓰러졌다.
쓰러진 일등 살수의 목 부근에서 붉은 피가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가속.”
“커헉!”
날아간 단검이 마법사의 목에 꽂혔다. 경비원들을 모두 정리한 성준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이계인 의심자 3명이 모여 있었다.
“너…… 우리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냐?”
그들 중 한 명이 말했다. 국회의원이라는 직위를 내세워서 상황을 회피해보려는 속셈인 듯 싶었지만 성준에게 통할 리가 없었다.
-자결할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계인은 확실하지만 노블 오더는 아니군요.
어느새 정찰을 끝내고 다가온 리슈발트가 그들이 이계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든 제국군이 포로로 잡히기 전에 자결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면에서는 노블 오더가 특별했다.
“재미없는 코스프레는 그만하자.”
성준이 차갑게 내뱉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우리한테 이러고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
기고만장한 태도에 성준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검을 겨누며 입을 열었다.
“제국 특무군은 침묵 훈련을 어느 정도까지 받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
성준의 말에 이계인 의심자 3명은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침묵 훈련이라는 것은 고문을 참는 훈련을 말한다.
성준이 그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이제부터 신나게 고문을 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했기에 입을 열지 못한 것이었다.
“지금부터 얼마나 버티는지 실험해 볼 생각이야.”
불행하게도 그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성준은 한 줄기의 섬광처럼 움직여 순식간에 이계인 의심자 3명을 기절시켰다.
반항조차 못하고 쓰러진 3명을 내려다 보는 성준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
그는 사제복의 안주머니에서 소형 무전기를 꺼내 입가로 가져갔다.
“끝났습니다. 회수팀 보내주세요.”
* * *
첫 번째 사냥이 끝나고 성준이 확보한 이계인 3명은 ‘샘플’로 제로스에게 넘어갔다.
그들 외에도 성준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경비원 13명이 ‘샘플’이 되었다. 그는 성준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 받고 ‘연구’와 ‘실험’을 시작했다.
그래도 3명이나 넘겼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2월이 찾아왔을 때, 공방에 틀어박혀 연구만 계속하던 제로스가 성준이 있는 서재로 올라왔다.
“좀 어때?”
“맛있는 걸 먹고 싶군요.”
성준이 물었다. 며칠 간 제로스는 식사 시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공방에 있는 보존식으로 간단하게 해결한 것 같았다. 제대로 된 식사가 그리웠을 것이다.
“탐지기 개발 상황은?”
“강성준 경께서 샘플을 충분히 확보해 준 덕분에 이론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제작만 하면 됩니다.”
“아주 좋아.”
성준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제로스를 칭찬하려는 순간이었다.
벨소리가 울렸다. 스마트폰을 꺼내보았더니 전하를 건 사람은 현성이었다.
‘무슨 일이지?’
오랜 만에 전화를 걸어 왔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걱정이 되었다.
통화 버튼을 누르고 스마트폰을 귓가로 가져가기 무섭게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서울에 레이드 상황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지금 바로 와주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