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rdmaster’s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994)
제 999화
246화. 미트라 대사막 쟁탈전(5)
* * *
바멀 연합과 적명족의 1차전이 끝나고 한 시간이 흘렀다.
적명족은 대규모 차원문을 열자마자 전원 본진으로 복귀했고, 진 일행은 이제 막 적뇌 파장을 벗어나 티칸으로 공간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카둔과 화룡군단은 그들이 본격적으로 전투를 시작하자마자 이야기의 탑으로 돌아갔다.
이제 대사막엔, 소환된 마족 3인방과 킨젤로 일당만이 남아 있었다.
[허허, 우릴 심연에서 꺼낸 대단한 녀석이 드디어 얼굴을 보여주는군!]스리비가 손가락으로 저편을 가리키자 카르마슈와 마살룬이 고개를 돌렸다. 전투 내내 이리저리 치이며 간신히 숨어 있던 킨젤로 일당이 다가오고 있었다.
“와…… 진짜네! 란케 이 친구, 진짜로 옛 마족들을 소환했잖아? 베락트, 이거 완전 대박인데?”
킨젤로의 그 누구도 란케가 성공하리라 생각하지 않았건만, 마족 3인방은 단지 소환된 걸 넘어 단번에 전투의 흐름을 바꾸기까지 했다.
“란케 공, 그간 내가 공을 무시한 걸 용서해주시오. 테칸 산의 대악마 스리비와 열화의 대공 카르마슈, 슬픔의 마살룬까지…… 이 전설적인 존재들을 내 직접 보는 날이 오다니. 위대한 마족들이시여, 저는 바흐마가의 샤갈이라 합니다.”
샤갈이 한껏 예를 갖춰 인사를 올리자 비앙카도 뒤따라 고개를 꾸벅였다.
“비앙카…… 칼리고.”
[척 보니 바흐마가와 칼리고가의 꼬맹이들이로군. 그래, 그래. 너흰 란케에 비하면 딱히 한 건 없는 것 같다만 그래도 예의는 있구나.]“우린…… 몰랐어…… 란케가 설마, 성공…… 그래도 응원은, 했어…….”
[아, 이 녀석은 말이 느린 걸 보아하니 칼리고가 최강의 피를 아주 진하게 이어받은 모양이군. 그런데 제대로 배우질 못해 아직 만개하지 못했구나. 큭큭, 걱정 마라. 이 스리비가 이제부터 도와주마. 물론 란케가 그걸 원한다면 말이야.] [란케가 원하면 더한 것도 들어줘야지.] [그렇지. 란케 할로비체는 어쨌거나 마살룬과 스리비와 카르마슈를 소환한 최초의 마족이니까.]마족 3인방의 쉴 새 없는 금칠이 란케의 감정을 복받치게 만들고 있었다. 란케는 눈시울이 뜨거워진 채 파하하,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좋습니다! 스리비시여, 비앙카 칼리고는 제 숙적이나 그녀를 훈련시켜주십시오. 우리 킨젤로는 지금 아주 중대하고 위험한 시기에 놓여 있으니까요…… 또한! 제게도 대악마 스리비의 비전들을 알려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아아, 란케. 안타깝지만 그건 좀 어렵다.]“어째서입니까!?”
[네 자질은 비앙카에 비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지. 그러나 괜찮다, 넌 앞으로도 영원히 비앙카보다 강해질 수는 없지만, 그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지만, 우릴 소환했잖아.] [맞아, 그게 더 대단하지. 뭐, 싸움박질 좀 못하면 어떠냐? 네 이름은 이제 마계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텐데.]마족 3인방은 묘하게 안쓰러운 눈으로 란케를 바라보았다. 란케는 바로 풀이 죽었으나, 어쨌거나 중요한 건 킨젤로가 이 위기에 당장 쓸 수 있는 패 하나를 얻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란케여.]슬픔의 마살룬이 란케와 눈을 맞췄다.
“말씀하십시오.”
[그대는 그대의 소환술이 극히 조악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아, 오해는 하지 말게. 마살룬은 그대를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뿐이니.]“흠흠, 태양신께서 굽어살펴 어떤 우연이 있었으리라 생각하기는 했습니다.”
[그렇지, 우연이지. 그대의 소환술은 사실 실패했어야 정상이라네. 술식은 허점투성이였고, 마력은 부족했으며, 제어력 또한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수준이었지. 솔직히 지금이라도 눈을 씻고 싶은 심정이기도 하다네. 그 쓰레기 같은 소환술은 사실 마살룬이나 스리비, 카르마슈는 꿈도 꿀 수 없고, 이름 없는 마계 병사 하나조차 소환하지 못했어야 해.]마살룬이 독설 아닌 독설로 란케의 가슴에 비수를 꽂아댔다. 란케는 민망해서 얼굴이 터질 것 같았으나 마살룬에게 따질 수는 없었다.
“그, 마살룬 님. 어떤 말씀을 하시려는 것인지…….”
[그럼에도 그대의 소환술은 분명 성공했어. 그러나 완벽한 성공은 아니야. 그렇기에 마살룬과 스리비, 카르마슈가 제힘을 온전히 가져오지 못한 것이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치명적인 오류이나,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하나 더 있다네.]그 말에 킨젤로 일당 모두가 마살룬에게 주의를 기울였다.
“어떤 문제입니까?”
[소환술은, 마살룬과 스리비, 카르마슈에게만 영향을 준 게 아니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위험한 존재들에게도 영향을 주었지…….]마살룬의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맞아, 맞아. 나도 느꼈다.] [나도.]“시마트와 적명족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란케여, 그대의 눈엔 마살룬이 바보로 보이는 모양이군. 그들도 위험하긴 하나, 조금 전까지 마살룬이 직접 싸운 상대이지 않나. 그들이 아니야. 마살룬의 직감엔, 그들보다도 더 위험한…… 그리고 더 강대한. 그런 존재들이 분명하였어.] [그건 전투가 멈추기 전에 우리가 마지막에 흡수한 푸른 뇌기, 그 힘의 주인들이다.]명왕족.
우연히 성공한 란케의 소환술은, 명왕족의 라프라로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직접적인 영향을.
“명왕족…….”
“명왕족이군.”
베락트와 바드레이가 말했다. 베락트는 과거 검황성전 당시 진이 검은빛 부르기로 소환한 린파에게 당한 굴욕을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설마, 마족들께서 소환된 것처럼 명왕족도 소환이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건 아직 확실하지 않다, 란케여. 그러나 마살룬이 보기에…… 가능성이 낮은 이야기는 아니로군. 심연의 존재를 부르는 소환술이 명왕족에게 영향을 줬다는 건, 그들이 현재 존재하는 차원 또한 심연과 관련이 있다는 뜻일 테지. 그러니 우리처럼 소환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킨젤로 일당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들이 원하는 건 바멀 연합과 적명족이 피 터지게 싸우며 다치는 것이지, 갑자기 한쪽에 거대한 전력이 추가되는 게 아니었다.
하물며 명왕족이라니. 만일 바멀 연합이 이 시점에 명왕족을 얻게 된다면, 그들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세력이 될 터였다.
특히 킨젤로 일당 중엔 흉신전 당시 명왕족 투신 반의 위용을 직접 목도한 이들이 있었다.
‘만일 그런 인물이 흉신전 때와 달리 별다른 제약 없이 바멀 연합에 합류하게 된다면…….’
여우를 피하려다 범을 마주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꿀꺽, 반을 떠올린 킨젤로 일당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 그럼 명왕족이 소환된다고 가정하면…… 그들도 세 분처럼, 불완전한 형태로 나타나지 않겠습니까?”
[그들은 산 자인가, 죽은 자인가?]“확실치는 않지만, 아마 망자는 아닐 겁니다.”
[마살룬이 느끼기에도 그러하였다. 따라서 그들은 우리와 달리 온전하게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처럼 인세에서 사용할 육체나 영혼체를 구성할 필요가 없을 테니, 소환이 보다 간결해질 수밖에 없다.] [크하핫,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우린 모든 종류의 공격에 면역이니까, 그런 녀석들이 더 소환되더라도 우리가 란케 네 녀석을 지켜주마.] [물론 그보다 좋은 건 명왕족들이 아예 소환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겠지. 흠, 일단 떠오르는 방법은 없지만, 우리 셋이 어떻게든 노력은 해보마. 하하하.]스리비와 카르마슈는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듯 속 편한 소리를 해댔다. 때문에 란케는, 그리고 킨젤로는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소환술 성공이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이다.
* * *
“공중요새인가 뭔가, 확실히 성가시긴 하더라. 초장거리에서 포만 쏘다가 가서 때려 부수려고 하면 순간 이동을 해대는데, 아오! 뭔 모기 새끼도 아니고.”
티칸궁.
무라칸은 돌아온 진 일행에게 티칸을 친 공중요새를 설명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진 일행이 대사막에서 싸우는 동안, 무라칸은 적명족 대열에서 빠져 티칸을 친 공중요새 ‘리탈’을 상대했었다.
“모기라기엔 너무 뛰어난 전쟁 병기지. 무라칸, 네가 아니었다면 티칸은 꽤 고전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을 것이야.”
“그건 그렇지, 아메리스 양반. 기동력만 묶을 수 있으면 충분히 때려 부술 수 있을 텐데, 흠! 꼬마, 그래서. 성과는 좀 있었냐?”
진은 한동안 동료들에게 대사막에서 겪은 일을 모두 설명해주었다. 적명족과의 전투부터 예상치 못한 마족의 난입까지, 동료들은 진중한 얼굴로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란케의 소환술. 아무래도 그게 내 형제들에게도 뭔가 영향을 끼친 모양이야.”
“총수, 무슨 뜻이야!?”
콰울이 눈을 부릅뜨며 진을 쳐다보았다.
“마지막에 적뇌포를 빠져나올 때 느낀 힘. 그건 분명 형제들의 뇌기였습니다. 그것도 벨리즈 형제와 린파 형제의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가진 기운은 모두 고유한 특성이 있기 마련이다. 되새겨 보니, 그 미약한 뇌기는 칠투왕 벨리즈와 사투왕 린파의 기운을 무척 닮아 있었다.
“적명족이 미쳤다고 아공간 추적 기술을 이용해 그들을 꺼내려 했을 리는 없으니, 그건 총수 말대로 소환술의 영향이겠군. 아니면 소환된 마족들이 뭔가 술수를 부렸다거나? 그놈들에겐 힘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다고 했으니, 그게 이유일 수도 있겠어. 오, 이런, 뭐가 됐든, 엄청난 성과로군!”
콰울은 잔뜩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흥분할 일이냐? 콰울.”
“그렇고말고! 내가 총수의 투신합일을 위해 제작한 파장 추적 동기화 장치조차, 진이라는 매개체 없이는 명왕족의 힘을 인세로 끌어올 수 없었어. 그런데 진은 지금 그 어떤 장치의 도움도 없이, 자신이 매개가 되지도 않고 명왕족의 뇌기가 대사막에 발현되었다고 말했다.”
그건 곧, 라프라로사와 미트라 대사막 사이엔, 이미 자그마한 통로가 생겼다는 뜻이다!
콰울이 그렇게 뒷말을 잇자 엘티엇이 가장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때 지쳐서 그 뇌기를 느끼지 못했지만, 정말 라프라로사에 사는 사람의 뇌기가 대사막에 나타났다면 콰울의 말대로일 것이야. 우린 싸우는 동안 라프라로사와 접촉하기 위해 딱히 특별한 시도를 하지 않았으니까. 아마 소환술과 전투의 여파로 인해 차원과 차원 사이의 구분이 흐려진 모양이군.”
“그렇다면 이제부터 우리가 할 일은 그 통로를 넓히는 것이겠군요.”
진이 말하자 콰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총수, 지금 바로 다시 대사막으로 가자! 내가 가서 직접 현장을 봐야겠어. 촉이 온다. 금방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