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Bireido, a parody RAW novel - Chapter 41
0041 / 0343 ———————————————-
화산지회
“자! 용기 없는 자는 아무도 없는가?”
마진가가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물었다. 그의 포효가 새벽녘의 차가운 공기를 쩌렁쩌렁 진동시켰다.
“없습니다.”
연무장이 떠나갈 정도로 우레 같은 소리가 지축을 울리며 모두들 합창하듯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마진가의 얼굴에 흡족한 미소가 그려졌다.
“본인은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본인은 너희들이 어떠한 시련도 꿋꿋이 헤쳐 나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관도들이여!
명심하라!
두려움에 휘말리는 순간 모든 것이 끝장이다. 그것은 너희들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 수도 있고. 때로는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각별히 조심해라.
적은 너희 안에 있다.
백도의 기둥들이여! 정파의 수호자여! 이제 발을 앞으로 내딛어 자신에게 다가오는 시련을 이겨내라!”
마진가가 오른손을 앞으로 힘차게 내뻗었다.
“자 그럼 가거라!”
그것을 신호로 환마동 시험, 아니 시련이 시작되었다.
“와아아아아!”
관도들로부터 함성이 터져 나왔다.
끼이익
그것이 열리는 소리는 매우 기이하고 흉즉하여 듣고 있는 이들의 마음에 불길함을 심어 주었다. 그 소리는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문이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르는 비명성 같았다.
게다가 문 뒤로 나타난 동굴은 마치 지옥의 아귀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했다.
시험 진행을 맡고 있는 노사 중 한 명이 크게 외쳤다.
“자! 나누어 준 순번대로 차례로 들어가시오!”
아까 나눠줬던 순번표는 들어가는 순서를 정하기 위한 것이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나누어 받은 순번표를 확인했다.
구십구번이었다.
” 괜찮군.”
” 99번!”
한참 후에 내 번호를 부르는 호명소리가 들렸다. 나는 천천히 환마동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환마동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들어간 입구로부터 이어지는 외길 끝에는 제법 넓은 광장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도 노사 한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광장 좌우로 햇불이 박혀 있어 어두움을 느낄 수 없었다. 조금 더 광장 안으로 걸어가자 여러 갈래의 길이 나타났다. 숫자를 세어보니 모두 여덟 갈래였다.
각 문에는 모두 문이 하나씩 달려있었다.
“어디로 들어갈지 고르게!”
진행을 맡고 있는 시험관이 말했다. 아무래도 이 중 하나를 택해서 들어가는 모양이었다. 나는 대충 선택했다. 앞으로 남은 9번의 기회동안 다 하나씩 들어가 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하면 환마동이 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 첫 번째.”
시험관은 군말 않고 첫 번째 문을 열어 주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이 열린 문 뒤로 나타났다. 나는 그곳으로 망설이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끼이이이익! 쿵!
문이 닫히자 세상에는 빛의 자취가 사라졌다. 암흑이 주위를 가득 채웠다.
” 흐음.”
빛이 사라지고 암흑만이 존재했다. 사방 그 어디에도 빛을 발하는 물건을 찾을 수가 없었다. 어떤 벽에 의해 빛이 완전히 차단된 느낌이었다. 상하좌우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갈래길 안은 어두웠다. 만일 내공이 극치에 이르지 않았다면 전혀 걸음을 옮기지 못할 정도였다.
환마동 전체에는 매우 특별한 향이 감돌고 있었다. 뭐랄까, 말로 쉽게 설명되지 않는 그 향의 느낌은 몸을 대단히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었다.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일단 독향이 아닌 것 같아 안심이었다. 호흡에는 별다른 지장을 주고 있지는 않았지만 단순한 동굴 안 냄새 제거용이 아닌 것만은 확실했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이런 독특한 향이가 퍼져 나오는지 출처를 알 수가 없었다.
그 향기는 마치 안개처럼 내 앞길을 가로막았다. 아마 다른 모든 이들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으리라.
나는 주변을 경계하며 앞을 향해 걸어갔다.
한참을 걸어가도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돌발적인 함정이나 은밀한 장치 같은 것은 없었다.
그러던 중이었다.
스윽
난데없이 눈 앞에 누군가가 나타나서 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나는 그의 신원을 확인할 수가 없어서 경계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이윽고 그 자의 정체가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