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orarily Closed for Work Reasons RAW novel - Chapter (240)
하지만, 허리 아래의 내 하반신은 거대한 프레스에 눌린 것처럼 짓뭉개져 있었다.
“선생니이임! 안 돼애애애!”
미리가 나를 품에 안으며 피를 토할 것처럼 절규했다.
나는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같은 격통 속에서도 힘겹게 입술을 열었다.
“괘, 괜찮아……. 으윽! 이 정도는 금방 치유할 수 있어…….”
나는 바들거리는 약지를 내 상처에 겨눴다.
“허억허억! 치, 치유하는…… 신의 약지.”
츠츠츠!
눈부신 백광이 내 전신을 휘감았다. 이제 곧 이 끔찍한 격통도 치유가 될…….
띠링!
-치유에 실패했습니다! 현재 당신의 신력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부상입니다!
‘뭐, 뭐라고?’
내 상급 신의 권능으로도 짓뭉개져 버린 하체를 치유할 수 없었다.
동시에 나는 보았다.
슈우우욱!
미나와 내 하반신을 벌레처럼 짓뭉개 버렸던 그것이 무서운 속도로 대기를 가르며 다시 우리를 향해 뻗어 오고 있는 것을.
투명해서 내 신의 눈으로도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것은 마치 터무니없이 거대한 거인의 손가락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나와 미리를 짓뭉개기 직전.
“유일신 님이시여!”
검은 인영이 우리 사이에 끼어들었다.
콰콰쾅!
“끄으윽! 근유우우욱!”
불끈불끈!
근육과 힘줄이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부풀어 오른 일호가 혼신의 힘을 다해 우리를 짓뭉개려는 보이지 않는 힘에 저항했다.
하늘을 짊어지는 고대의 신과 영웅 헤라클레스의 위용이 저랬을까?
우둑! 우두둑!
하지만, 괴력의 일호조차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점점 무릎이 꺾이기 시작했다.
일호가 다급히 나를 안고 있는 채 망연자실하고 있는 미리에게 외쳤다.
“소녀여! 어서 유일신 님을 모시고 도망치시오!”
“아…….”
“어서! 오래 버틸 수는 없소!”
주르륵! 일호의 눈과 코에서 시커멓게 죽은피가 흘러내렸다. 일호가 피를 토하며 절규했다.
“소녀여! 이대로 유일신 님을 죽게 할 참이오!”
“선생님이…… 죽어……?”
순간, 꺼진 촛불 같던 미리의 눈동자에 한순간 광망이 타올랐다.
“스킬…… 뇌신!”
번쩍!
나를 안은 미리가 한 줄기 전격으로 화하며 질주했다. 나는 흐릿해진 눈으로 멀어져 가는 일호를 바라보았다.
“일, 일호야아아…… 안 돼…….”
이대로라면 일호가, 우리 일호가!
슈욱! 슈우욱!
“이 빌어먹을 괴물 새끼가! 멈춰!”
그때 일호를 구하기 위해 내 분신인 이신과 삼신이 동시에 나섰다.
“절초 천마공겁!”
“파……괴!”
콰아아아!
번쩍!
하늘의 균열 사이로 드러난 눈동자를 향해 수도로 검초를 날리는 이신과 파괴 광선을 쏟아붓는 삼신!
그러나 그것은 채 파멸의 눈동자에 닿지도 못하고 먼지처럼 바스러졌다.
일호가 멀어지는 날 향해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유일신 님! 부디 죽지 마소……!”
콰지직!
콰드드득!
일호의 미소가 처참히 짓뭉개지며 피와 살점의 파편으로 화했다.
“일호야아아!”
하나 남은 눈으로 피눈물을 쏟으며 나는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고오오!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정확히는 갈라진 하늘의 틈으로 드러난 괴신의 눈동자, 그것이 핏빛으로 물들더니.
번쩍!
콰아아아아아!
삼신이의 것보다 수천 배는 거대한 파괴 광선이 지상에 내리꽂혔다. 그것을 망연자실한 눈으로 바라보며 이신이 부득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콰르르 콰콰쾅!
천지가 뒤집혔다.
위력도 위력이었지만, 지상에 내리꽂힌 그 파괴 광선은 마치 안개처럼 화하더니 지구를 통째로 집어삼키며 퍼져 갔다.
하나 남은 내 눈은 보았다.
“아아아악! 내, 내 몸이!”
“히이익! 살려 줘!”
“신이시여!”
“으아앙! 엄마아아!”
파멸의 안개에 휩싸인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산산조각 나며 부서졌다.
마치 벌레 떼에게 뿌려진 살충제처럼, 허무하고 덧없는 죽음.
“서…… 선생니…….”
파스스스…….
나를 안고 번개로 화해 도망치던 미리마저 붉은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그녀가 사라지자 반작용으로 내 몸이 엉망으로 변한 폐허 위를 데굴데굴 굴렀다.
내 품에 있던 갓메이커가 그 충격으로 밖으로 튕겨 나왔다.
띠링!
-현재 지구에 남은 유일신의 신도 수 : 0
모두 죽었다.
내 가족, 신도들, 지구의 모든 이들이.
‘제발! 제발!’
나는 짓뭉개진 하반신을 질질 끌며 갓메이커를 향해 기어갔다.
‘신도 구원 퀘스트만 뜬다면!’
나는 과거 그것으로 운명을 바꾸어 신도들을 살린 적이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움켜쥐려는 간절함으로, 신도들을 구할 수 있는 신도 퀘스트가 뜨기를 바라며 나는 갓메이커를 움켜잡았다.
띠링!
-신도 구원 퀘스트를 위한 인과율이 부족합니다! 운명 개변이 불가능합니다!
툭! 툭툭!
하나 남은 눈에서 떨어지는 피눈물이 갓메이커의 액정에 떨어졌다.
“아아아! 아아아악!”
뭐가 신이란 말인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드륵, 드르륵!
저 하늘의 균열에서 죽어 가는 나를 관찰하듯 내려다보는 저 괴신에 비한다면, 나는 그저 한 마리 하찮은 벌레에 불과했다.
“짓뭉개는 신의 검지!”
하지만, 내가 아무리 벌레라도.
“단죄하는 신의 중지!”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
나는 피를 토하며 양손을 하늘의 눈동자를 향해 겨눴다.
“증식하는 신의 엄지!”
콰아아아!
내가 그동안 쌓은 모든 권능과 내게 남은 목숨마저 제물 삼아 형상화된 불타는 창들이 하늘에서 나를 바라보는 괴신의 눈동자를 향해 폭우처럼 쏟아졌다.
드드드드득!
순간 갈라진 균열에서 지구를 뒤덮고도 남을 거대한 손이 튀어나왔다.
휘이이잉!
내 마지막 반항이 그 괴신의 손짓 한 번에 덧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괴신의 손이 나를, 지구를 한 번에 박살 낼 기세로 쏟아졌다.
나는 하나 남은 눈으로 피눈물을 쏟으며 나를 덮치는 거대한 죽음을 보았다.
미안해. 미안해…….
모두 구해 주지 못해서 미안해…….
띠링!
-‘소리 없이 기어 오는 악몽’에게 받았던 선물 ‘????’이 발동합니다.
띠링!
[????] → [악몽치환]착한 아이야, 아무리 끔찍한 악몽을 꾸더라도 안심하렴. 이것은 그저 잠시 지나가는 악몽에 불과할지니.
그것은 처음 갓메이커를 시작했을 때쯤 악몽에게서 선물받았던 정체불명의 선물.
띠링!
-종막을 막기에는 ‘악몽치환’의 인과율이 부족합니다.
띠링!
-‘한없이 베푸는 풍요’가 당신에게 선물한 ‘거짓된 천지창조’가 발동합니다.
[거짓된 천지창조]아아, 태초에 신은 세상을 만드셨다. 하지만 그 세상은 지금 끔찍한 종막을 맞게 되었으니, 절망한 신은 자신이 만든 세상이 거짓이었음을 선언하노라.
하나 남은 내 눈은 보았다.
내 방에 놓인 악몽 님, 흑장미의 꽃잎이 하나둘씩 흩어지며 사라지는 것을.
하늘에 걸린, 내가 풍요 님의 신력으로 만들었던 두 번째 달, 세컨문이 흐릿해지며 소멸하는 것을.
달과 장미가 흩어지는 것을 마지막으로.
콰지지지직!
괴신의 손바닥이 나와 지구를 통째로 짓뭉갰다.
띠링!
-유일신의 마지막 고유 권능이 완전히 활성화됩니다.
[×××× 신의 소지(小指)] → [회귀하는 신의 소지]-신도인 강우가 ‘불과 대장장이의 수호자’에게서 하사받은 회귀 능력 ‘운명 복원’과 유일신의 간절한 염원이 얽혀 탄생한 고유 권능이다.
과거로 회귀해 어그러진 운명을 복원할 수 있다.
띠링!
-종막에 의해 완벽한 회귀가 불가능합니다.
띠링!
-‘회귀하는 신의 소지’가 ‘거짓된 천지장조’와 ‘악몽치환’의 효과와 합쳐져 불완전한 회귀를 이룹니다.
……….
……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영겁 같은 침묵을 가르고 알람음이 울려 퍼졌다.
띠링!
-갓메이커(God-Maker)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성향과 플레이에 따라 선신도, 악신도 될 수 있습니다.
낯익은 메시지에 나는 힘겹게 눈을 떴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나는 살아 있었다.
내가 있는 곳은 어딘지 익숙한 느낌이 드는 작고 낡은 토굴 안.
하반신이 처참하게 짓뭉개진 나는 그곳에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내가 당황하고 있을 때.
-뭐, 이런 망겜이 핸드폰에 깔려 있지? 스팸 메일을 잘못 눌렀나?
동시에 악몽처럼 하늘에서 낯익은 음성이 울려 퍼졌다.
개미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신 생활
쿵쾅! 쿵쾅! 쿵쾅!
심장이 가슴을 부술 듯 뛰었다.
좁디좁은 토굴의 천장에 뚫려 있는 이계의 구멍에서 에베레스트산보다 거대하고 흉측한 거인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빌딩 하나쯤은 가볍게 삼킬 것 같은 거인의 입술이 열렸다.
-뭐, 이런 망겜이 핸드폰에 깔려 있지? 스팸 메일을 잘못 눌렀나?
“아으윽!”
순간 고막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다른 의미에서 놀랐다.
거인의 입에서 튀어나온 것은 바로 인간의 언어, 그것도 너무나 낯익은 음성이었기 때문이다.
저건 내 목소리였다.
흉측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괴신처럼 보였지만, 저것은 분명 ‘나’였다.
순간, 나는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기시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이건 마치 내가 처음 갓메이커를 얻었을 때 같은 상황…….’
카페에서 작업을 하다 우연히 핸드폰에 깔려 있는 갓메이커를 실행해 하체가 뭉개진 채 죽어 가는 개미를 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 개미를 죽인다.
덜덜덜!
참을 수 없는 오한이 밀려왔다.
“그, 그만둬! 살려 줘! 그러지 마! 제발! 난 너라고! 유일신!”
갓메이커가 반응했다.
-No. 1× ×× ×× 신× ××× ××× ×××××.
(No. 1이 이름 모를 신께 간절히 구원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내 간절한 외침은 나에게 전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