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461)
461화
“까, 깜짝 놀란 거다요.”
풀썩. 다리가 풀린 쿠리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은 이미 사그라진 뒤였다.
“쿠리? 괜찮아?”
“괜찮은 거다요! 조금 놀랐을 뿐이다요. 오히려 몸에 힘이 넘치는 것 같다요!”
쿠리는 신기한지 자신의 몸 여기저기를 살펴보며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흠. 겉보기에는 별로 변한 게 없어 보이는데.
“그건 다행이네요. 쿠리는 지금 이 모습 그대로인 게 좋지.”
진정한 모습으로 각성한다는 알림을 보고 외양도 마신처럼 변하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도 그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묘하게 중독되는 말투를 사용하지 않는 쿠리라니…… 이제 와서는 상상도 안 된다.
“마신의 후예라. 알림을 보면 새로운 직업 스킬도 익힌 모양인데 이걸 확인할 수가 없네.”
쿠리는 어디까지나 ‘권속’이 아닌 ‘부하’다.
묵향이나 인형들처럼 권속이 아닌 부하의 경우 상태창을 확인하거나 스킬을 찍는 행위를 할 수 없…….
띠링.
[타이틀 ‘마신의 동반자’ 효과가 활성화됩니다.] [지금부터 ‘마신의 후예 쿠리’의 상태창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오? 타이밍 뭐야?”
-……이 정도면 운영자가 너 모니터링하고 있다가 네 말에 반응해서 알림 띄운 거 아니냐?
“헐. 그러면 지금 운영팀 쪽에서는 ‘부, 부장님! 큰일 났습니다! 마신의 후예 퀘스트가 발동했습니다!’ 하면서 호들갑 떨고 있겠네요.”
그리고 거기에 이어서 부장이란 사람은 ‘어째서 이 타이밍에?!’, ‘젠장! 초인공지능이 100% 관리하는 라세에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건 없어!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라고 말해 주는 게 또 게임 판타지 소설의 국룰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다 알아서 하는 거면 그 사람들을 왜 돈 주고 고용하는 걸까.
-뭐, 라세 운영진이 그럴 거라곤 상상이 안 되는데……. 애초에 운영진이 있는지조차도 의문인 미지의 집단이니.
“아, 미안. 잠시 딴 생각 좀 하느라.”
아무튼 지금 중요한 건 쿠리의 상태창이다. 카르페가 곧바로 정보를 열었다.
띠링.
[마신의 의지를 잇는 자] [이름 : 마신의 후예 – 쿠리] [레벨 : 1] [등급 : 신화+] [분류 : 마신, 악마] [성격 : 순수한, 성실한, 선한, 겁쟁이] [아크룩스 대륙과 또 다른 세계인 마계.마계의 지배자인 마신은 너무나 강대한 힘을 가진 나머지 자아가 분열되고 말았습니다.
마계의 파멸을 막기 위해 마신은 스스로를 봉인하고 후대에 자신의 의지를 남겼습니다.
이제, 오랜 세월 끝에 피어난 의지가 새로이 마계의 파멸을 막아야 할 때입니다.] [마신의 4단계 봉인이 해제되었습니다.] [경험치 습득량이 300% 증가합니다.]
“으음…….”
순수하고, 선하면서도 겁쟁이인 마신이라니.
어째 카테고리부터 상당히 정신 나간 느낌이었지만, 이건 새로운 스킬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했다.
[보유 스킬]9성 마신지체(魔神之體) – Lv. 1(M)
-마신의 몸은 그 어떤 신체보다도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벨 업 시, 추가 스킬 포인트 +1
-레벨 업 시, 추가 스테이터스 포인트 +2
-암, 마, 불사 계열의 스킬 습득 제한 완전 무시(광, 성, 속성 스킬 습득 불가)
9성 마신의 권능 – Lv. 1
-마신은 차원의 제약을 넘어 페널티 없이 차원 간 이동이 가능합니다.
-마신은 고유의 마기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스킬 발동 시, 일정 범위 내 적의 전 스테이터스가 10% 감소합니다.
(스킬 마스터 시 효과 20% 상승. 단, 대상의 레벨이 사용자보다 150 이상 높을 경우, 또는 보스 몬스터나 이벤트 몬스터일 경우 효과가 반감됩니다.)
*해당 스킬은 쿨타임이 존재하지 않는 On/Off 형식의 스킬입니다.
9성 마신의 위엄 – Lv. 1(M)
-마신은 마계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존재입니다.
-마계에 속한 모든 것들이 스킬 보유자를 적대하기 힘들어집니다.
-자신의 레벨 이하의 악마, 마수에게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2성 파이어 애로우 – Lv. 1
-그냥 불화살
“……와.”
-뭔데? 이 미친 직업은?
어이가 없어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 지경이었다.
스킬 하나하나가 거를 타선이 없었다. 가히 마신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개사기 스킬들!
“마신지체? 이거, 설명이 천무지체의 상위호환이네요.”
천무지체는 레벨 업 시 스킬 포인트가 1 늘어나는 것에 반해 마신지체는 스텟 포인트도 추가로 증가한다.
게다가 속성이 제한되어 있긴 하지만 ‘습득 완화’가 아닌 ‘완전 무시’.
카르페의 말대로 천무지체의 완벽한 업그레이드 버전 스킬이었다.
“……천무지체가 9성인데 이건 9.5성은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나머지 스킬도 만만치 않다.
마신의 권능. 차원을 페널티 없이 넘을 수 있다는 건 애매하다 쳐도 광역 스텟 감소 디버프가 달려 있다는 게 말이 안 됐다.
묵향의 태초의 위광과 동시에 사용하면 어떤 시너지가 터져 나올지 벌써부터 두려웠다.
“마신의 위엄…… 지배력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몰라서 애매하긴 한데, 딱 봐도 사기 스킬 냄새가 풀풀 난다. 코를 찌를 지경이다!”
-……허. 허. 이게 무슨.
태클 전문 담당 천마조차도 뭐라 하지 못하고 그냥 허허거릴 뿐이었다. 억까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란 의미였다.
카르페가 감격한 얼굴로 쿠리를 쳐다봤다.
“쿠리야! 드디어 해냈구나! 인고의 세월이 보답받았다. 마왕? 그딴 걸 어디다 비벼? 마신이라고!”
“끄앙! 쿠리가 정말 마신인 거다요?!”
“그래! 정확히 말하면 아직 후예긴 한데…… 그거야 레벨 올리면서 전직 거듭하다 보면 해결되겠지!”
카르페는 이미 경험한 바 있었다.
전투를 싫어하는 겁쟁이 공주 한 명도 구제하지 않았나. 뽑기 중독이라는 사소한 부작용이 생기긴 했으나 아무튼 성공은 성공이었다.
그러니까 겁쟁이 마신의 후예도 어엿한 마신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아마도.
전직으로 끝이 아니었다. 네불라는 등 뒤에 있는 제단 같은 걸 쾅! 부숴 버리더니 그곳에서 커다란 상자를 꺼내 카르페에게 넘겨줬다.
띠링.
“아하.”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 역시 마도왕의 후예로 전직했을 때 ‘에니그마’라는 전용 장비를 받았었다. 마신의 후예 역시 그런 장비가 있는 게 당연했다.
“그럼, 지금 바로 열어…….”
꾸르릉.
네불라의 말이 신호였던 것일까.
마신전이 천천히 붕괴하기 시작했다.
“아…….”
네불라의 모습 역시 점점 희미해지는 중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쿠리가 크게 당황했다. 커다란 눈에 물기가 살짝 맺혔다.
“네불라 님. 이대로 사라지는 거다요? 같이 가면 안 되는 거다요?”
네불라가 씨익 웃었다.
띠링.
[퀘스트 : 마계의 구원자] [등급 : 이터니티] [미래에 닥쳐올 마계에 대비해 힘을 기르십시오. 아직 당신들은 너무나 미약합니다.]파앗!
네불라의 몸에서 환한 빛이 쏟아져 나왔고.
[나왔는가.]“주군! 쿠리! 무사하십니까?”
“뀨웃! 뀻!”
“저기. 인간! 그 안에서 뭐가 있었던 거야? 얼른 알려…… 어? 그런데 털 뭉치의 분위기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마신전 밖으로 나온 상태였다.
꾸르릉.
그리고 동시에 마신전으로 통하는 문이 그대로 허물어져 버렸다.
* * *
[그러니까…….]리리스의 탑에 있는 객실 한 곳.
그곳에서 자초지종을 들은 발라크의 목소리가 떨려 왔다. 짐작건대 길었던 악마의 생 중에 가장 황당한 순간일 것이다.
[저 털 뭉치 선배가 정말로 마신의 후예였다?]“그렇다니까? 너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잖아. 내 말이 진짜라는 걸.”
[……확실히. 많이 달라졌군. 감히 거스를 수 없는 느낌이 든다.]“마신의 위엄. 악마가 감히 마신을 적대할 수는 없는 거지.”
[하. 믿을 수밖에 없는가.]발라크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쉬이 받아들이기 힘든 것인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또 다른 대공인 리리스는 어떻게 반응했나 하면…….
“어머어! 우리 마신님! 더 드시고 싶으신 과일은 없으신지요?”
“쿠리는 그때 먹었던 그 과일이 먹고 싶은 거다요! 헝과?”
“혈과 말씀이시군요! 네네. 원하는 만큼 드셔 주세요. 제가 도시 기둥뿌리를 뽑아서라도 전부 구해 오겠습니다.”
“리리스 님 최고다요!”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호호.”
쿠리가 서큐버스 퀸의 매혹에 성공했다!
리리스는 마계 대공 중 ‘기운’에 가장 민감한 탓에 쿠리를 보는 그 순간부터 바로 쿠리의 급이 다르다는 것을 캐치했다는 모양이었다.
“저, 쿠리 님. 훗날 마신으로 각성하신다면 저…….”
“쿠리는 은혜를 잊지 않는 착한 악마다요! 리리스 님은 훌륭한 악마인 거다요!”
“어머. 어머. 황송하옵니다.”
……그렇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 * *
마계의 상황을 잠시 접어 둔 후, 카르페는 룸으로 돌아왔다.
“그대 왔는가.”
“어서 오세요, 후예님!”
“이곳에 나타났다는 건 드디어 결심이 섰다는 거겠지?”
“네. 그렇습니다.”
카르페가 한없이 진지한 얼굴로 두 사람에게 말했다.
미루고 미루어 왔던 카르페의 비원.
아니, 카르페와 천마 그리고 로이어드 모두의 비원!
“로이어드의 업그레이드 개조. 바로 시작하도록 하죠.”
“네. 알겠습니다. 그때도 말씀드렸지만, 로이어드 님의 개조 동안에는 로이어드 님의 소환이 불가능해요.”
“네. 이제 급한 불은 전부 껐으니까 괜찮습니다.”
“알겠습니다. 로이어드 님!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그렇게 로이어드가 공방 어디에 몸을 맡긴 그 순간이었다.
띠링.
[로이어드의 신체가 개조 중입니다.] [개조까지 남은 시간 : 168시간]로망의 실현까지 남은 시간 앞으로 일주일.
아무래도 라세 플레이 중 가장 긴 일주일이 될 듯싶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