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30)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530화
미티어 혹은 메테오.
판타지 최강의 마법을 논한다면 늘 손에 꼽히는, 가히 궁극의 운석 소환 마법이다.
혹자는 ‘운석을 소환할 뿐인데 왜 그게 화염 속성 마법이냐’, ‘차라리 토 속성, 중력 마법이나 차원 마법으로 분류해야 하는 게 아니냐’라는 주장도 펼쳤지만…… 일리가 있는 것과 별개로 대부분의 게임과 매체에서 메테오는 화염 계열로 분류되었다.
라세 역시 마찬가지.
그래도 라세는 화염 느낌이라도 주려고 했는지, 떨어지는 운석이 화염에 휩싸여 있긴 했다.
구르르르릉!
거대한 화염 운석이 새하얀 구름을 증발시키며 낙하한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장엄한 광경이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카르페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었고.
저 운석의 대상이 된 동탁군의 입장에서는 그저 하늘에서 떨어지는 재앙일 뿐이었다.
동탁의 몸에서 다시 한번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와 신도들에게 스며들었다.
최대한 신도들을 산개시키기 위한 움직임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그 뜻을 이룰 수는 없었다.
“움직이기가 쉽지 않을 거다.”
메테오는 막강한 위력만큼이나 뚜렷한 약점을 가진 마법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 운석이 지면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
몸놀림이 빠르거나 혹은 워프 스크롤을 찢는다거나 하면, 메테오는 의외로 쉽게 대응할 수 있는 마법이었다.
그런 이유로 메테오를 100% 써먹기 위해선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무언가가 필수 불가결이었다.
카르페가 메테오 발동 전에 펼쳤던 글레이셜 에이지처럼.
까드득.
동탁이 계속 명령을 내렸으나 얼음의 덫이 놈들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흩어지려는 움직임이었으나 여의치 않았다.
카르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운석의 낙하 위치를 조정했다.
“가장 숫자가 많은 곳이…… 아.”
카르페는 적당히 신도들이 가장 밀집된 곳에 운석을 떨구려고 했으나,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좌표는…… 여기다.”
카르페가 운석의 낙하 위치를 조정했다.
바로 동탁의 강신체 머리 바로 위로!
동탁 역시 그것을 알아차리곤 노호를 터뜨렸다.
회피가 힘들다는 것을 깨달은 동탁이 방금 전과 정반대의 명령을 내렸다.
움직일 수 있는 신도들이 동탁을 에워싼다.
스스스.
동탁의 몸에서 흘러나온 검은 기운이 자신을 둘러싼 신도를 감쌌다.
그러자 신도들은 고통에 찬 신음 소리를 내뱉었고, 영혼 같은 것이 빠져나와 거대한 검은색 쉴드를 이루었다.
그 광경에 카르페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되게 기분 나쁜 쉴드 스킬이네.”
-흠. 생기를 뽑아서 그걸 쉴드로 만드는 스킬인가? 꺼림칙한 것과 별개로 튼튼해 보이긴 하는군.
“그거야 지금부터 시험해 보면 되겠죠.”
어느새 운석은 머리 위까지 도달했다.
메테오가 떨어지기 직전, 카르페는 마지막으로 아이템 옵션을 발동했다.
“주사위 토스.”
알림과 함께 카르페의 눈앞으로 나타난 주사위가 굴러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한 가지 숫자를 가리켰다.
[주사위가 멈췄습니다! 숫자 5!]첫 시도 만에 훌륭한 숫자가 나왔다. 베스트는 아니었지만, 굳이 반복을 사용할 필요는 없었기에 그대로 옵션을 적용했고.
[주사위 토스 효과가 적용됩니다.] [플레이어가 받는 모든 데미지가 50%만큼 감소합니다.] [플레이어가 주는 모든 물리, 마법 데미지가 50%만큼 상승합니다.] [플레이어가 주는 모든 크리티컬 데미지가 50%만큼 상승합니다.]세트 옵션까지 터뜨린 카르페가 힘차게 운석을 꽂아 넣었다.
“자, 한번 받아 봐라!”
콰아아아아아아앙-!
지금까지 카르페가 겪었던 그 어떤 충돌보다도 격렬한 충격음이 터져 나왔다.
산 전체가 흔들릴 만큼 압도적인 폭발! 자연히 충돌로 발생한 커다란 연기가 산채를 뒤덮었다.
“후우. 이거 뭐, 홀리 세크리파이스는 상대도 안 되는데요.”
임팩트로만 따진다면 이 이상의 것이 있나 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카르페가 짧게 감탄했다.
“훠우. 대단하네. 아무리 쉴드를 쳤어도 이걸 맞고 살 수가 있나?”
-당연히 살겠지.
“……사람이 운석을 맞고 살 수 있어요?”
-사람이 아니라 강신체잖아. 그리고 운석도 아니고.
“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라세의 미티어 스트라이크는 진짜 우주에 존재하는 운석을 끌어다 떨어뜨리는 게 아니야. 그건 운석이 아니라 그냥 겉보기만 운석처럼 생긴 마법적인 무언가다.
“……진짜요?”
-그래.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라. 그 정도 크기의 운석이 제대로 형상을 갖춘 채로 땅에 처박혔는데, 고작 산이 진동하는 걸로 끝나겠어? 적어도 이 일대가 통째로 증발해야 정상이지.
“그럴 수가.”
뭔가 배신당한 기분이었지만…… 게임 설정이 그렇다는데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뭐, 그렇다 하더라도 미티어 스트라이크가 9성 스킬 중에서 최상위 스킬인 건 변함이 없지.
“그러면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데미지도 엄청 뻥튀기됐는데.”
빙염지체의 효과로 데미지가 150% 증가되었는데, 콜카니언 세트로 다시 50%가 증가했다.
더군다나 듀얼 합일로 인해 기본 스텟도 어마어마하게 폭증한 상태였으니 정말로…….
그 순간이었다.
고막을 찢어 버릴 듯한 쩌렁쩌렁한 포효와 함께 피어오르던 연기가 걷혀 나간다.
그리고 그 연기 속에서 동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염이 대부분 타 버리고 왼쪽 어깨에 조금 화상의 흔적이 있었으나, 그걸 제외하고는 크게 이상이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물론, 무사한 것은 어디까지나 동탁 한 명뿐이었고 쉴드를 형성했던 신도들은 전부 증발해서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내 말 맞지? 네가 말도 안 되는 먼치킨인 건 맞다만, 아무리 그래도 강신체 같은 스페셜 보스를 스킬 원킬로 잡는 건 선 넘은 거지.
“……거 생긴 것만큼이나 터프하네.”
방진을 구축하던 신도들이 전부 증발했으나, 그들이 산채의 전 인원은 아니었다.
어느새 얼음 덫에서 풀려난 다른 신도들이 동탁의 곁으로 다가와 새로운 진을 구축했다.
스스스.
이번에도 방진과 마찬가지로 신도들에게서 검은색 기운이 뽑혀 나왔다.
그리고 검은 기운은 이내 커다란 거인의 형상으로 변했다. 동탁의 모습을 그대로 거인화한 형태였다.
비슷한 것은 형태뿐만이 아니었다. 동탁이 허공에 활시위를 당기는 시늉을 하자, 거인의 거대한 손에 검은 활이 생성되어 쥐어졌다.
동탁이 시위를 놓는 순간, 거인의 화살이 빛살처럼 쏘아졌다.
-빠르다! 조심……!
“큭!”
카르페가 황급히 양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화염으로 된 벽과 그 뒤에 얼음으로 만들어진 쉴드가 생성되었다.
촤악! 챙!
카르페가 합일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강의 속성 방패였지만, 두 장의 쉴드는 검은 화살에 속절없이 깨지고 말았다.
후웅.
하지만 쉴드가 찰나의 시간을 벌어 준 덕에 카르페는 관통해 오는 화살을 피할 수 있었다.
후웅! 훙!
동탁이 연이어 화살을 쏘아 댔다. 하지만 기습적이었던 첫 번째 공격과 달리, 카르페는 큰 어려움 없이 피해 낼 수 있었다.
“……대충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 알겠네.”
동탁은 신도의 생기인지 뭔지를 제물로 삼아, 그걸로 방진이든 공진이든 꾸려서 상대를 공격하는 방식인 듯했다.
군주 계열의 배후령이라더니 자신의 부하를 그런 장기 말로 활용하고 있었다. 동탁답다면 동탁다운 방식이다.
“그렇다면 이쪽에서 할 일은 하나지.”
부하를 장기 말로 이용한다면, 그 이용할 장기 말부터 전부 제거하면 될 일이다.
후우웅!
카르페가 날개를 움직였다. 그러곤 동탁 쪽이 아닌 신도들이 몰려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갔다.
“오지빙폭탄!”
카르페가 얼음 부분의 팔을 뻗어 스킬을 발동했다.
다섯 손가락에서 각각 얼음 마법이 쏘아져 신도들 사이에 떨어졌다.
쩌저적!
“크아아아악!”
“차가…… 차가워…….”
떨어진 냉기 마법이 주변으로 폭사되며 신도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반대 속성의 마법이 발동되어 빙염지체가 발동됩니다. 마법 데미지가 150% 상승합니다.]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반대쪽 화염의 손에 다섯 개 불꽃이 피어올랐다.
“오지화염탄!”
기존에 세실리아가 습득하고 있던 FFF(Five Fire Flower) 스킬의 강화 버전 스킬이었다.
콰아아앙-!
손가락에서 뻗어 나온 화염 마법이 작렬하며 신도들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카르페가 신도들을 쓰러뜨릴 때마다 동탁이 격한 분노를 토해 냈다. 단순히 신도를 잃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다.
띠링.
[동탁의 신도를 쓰러뜨렸습니다. ‘멸신의 힘’이 발동합니다.] [배후령 동탁의 격과 힘이 미미하게 감소합니다.]자신의 존재가 실시간으로 깎여 나간다는 두려움. 미지에 대한 공포.
동탁을 분노케 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동탁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배후령, 자신과 같은 신의 진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힘이라니. 도대체 무슨 원리로 차원 너머의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힘에 공포를 느꼈지만…… 동시에 강한 탐욕 또한 느꼈다.
만약 저 힘을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다면.
모든 배후령들의 발아래 두고 천하를 호령할 수 있을 터!
동탁의 눈동자에 공포와 함께 탐욕이 물들기 시작했다.
카르페는 고통에 찬 동탁의 격노를 귓등으로 흘리며 착실하게 신도들을 사냥해 나갔다.
펑! 퍼어엉!
세심한 날개 컨트롤로 동탁의 화살을 피해 나가며 허공에서 마법을 난사한다.
카르페는 마치 슈팅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아슬아슬하게 신도들의 숫자를 줄여 나갔고.
“무뢰배들이여! 여기에도 있다!”
“홀리 블레싱!”
“뀨웃!”
다른 곳에서는 카르페의 나머지 권속들이 신도들을 상대해 나갔다.
치고 빠지고. 또다시 치고 빠지고.
카르페는 절대로 동탁을 맞상대하지 않고 집요하리만큼 신도들만 처치해 나갔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동탁을 감싸던 검은색 기운이 절반쯤 사그라들며 알림이 등장했다.
[멸신의 힘에 의해 배후령 동탁의 격이 일정 이하로 격하되었습니다.] [그로기 페이즈가 개방됩니다. 일정 시간 동안, 배후령 동탁은 자신의 권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강신한 육체의 신체 능력이 30% 감소합니다.] [상태 이상 내성이 30% 감소합니다.]드디어 기다리던 타이밍이 찾아왔다.
천마가 드물게 흥분해서 소리쳤다.
-왔다! 딜 타임! 놓치지 말고 죽여 버려!
“웬일로 흥분을 하셨대요.”
-저놈 잡아야 내가 강해질 거 아냐!
“아.”
완벽한 이유에 납득한 카르페가 비틀거리는 동탁을 향해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