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253
제252화
강설에게 건 돈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 전달되었다. 진려는 이 출혈이 가슴 아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하실 거죠?”
“그러죠.”
“이대로는 재미없으니 잔의 개수를 늘릴게요.”
“얼마든지.”
강설이 방금 딴 액수만큼의 금액을 또 턱 하니 올려두었다.
“하하하! 불이 붙었군!”
“다들 여기로 와봐! 큰판이야!”
“어디, 어디? 진려잖아? 에이 씨….”
“진려가 졌어.”
“진려가 졌다고?”
용석을 비롯한 용화의 수하들이 잔뜩 몰려왔다.
강설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이 상황이 거북했지만 진려는 반대로 이 상황을 즐겼다.
그녀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주사위를 잔 속에 감추었다.
‘홀라당 벗겨 먹어 줄게요!’
진려는 사실 칸에서 난 인재가 아니었다.
그녀는 북방의 소수 부족 중 하나였던 키키두 족의 아이였다. 10대 중반의 나이로 칸에 넘어온 그녀.
키키두 족을 비롯한 북방의 부족들은 악마도 정령도 아닌 존재를 섬겼다. 그들은 바로 ‘진’이라는 고위 정령이었다.
정령의 뿌리가 진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설도 있을 정도로 진 개개인이 가진 힘은 굉장했다.
다만 그것을 인간계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나 제물이 필요하다는 게 문제였지만.
어쨌든, 북방은 진과 계약하여 그들의 힘을 빌리는 것이 토속 신앙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당연히 그곳 출신인 진려 또한 진과 계약한 상태였다. 그녀를 상대했던 많은 무인이 생각보다 그녀에게 쉽게 당했던 것은 동방과는 그 기술의 묘가 달랐기 때문이다.
진려의 진은 쿤나.
쿤나가 진려에게 내린 능력은 진려의 기준으로 가치 있는 무언가를 쿤나에게 바치면 쿤나가 소원을 이뤄주는 것이다.
매겨진 가치에 따라 빌 수 있는 소원의 질이 달라졌다.
진려는 쿤나에게 큰 소원을 빌어본 적이 없었다. 여태까지는 아주 작은 소원을 비는 것만으로도 대다수의 일을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를 들면, 찻잔에 갇힌 주사위의 위치를 다른 찻잔 속으로 옮기는 것 정도.
은화 하나면 이룰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소원이었으니 걸린 판돈에 비하면 남는 장사였다.
후우…
진려가 양손으로 삼각형을 그렸다.
진과 동화하는 의식.
강설이 그것을 지켜보며 눈매를 가늘게 만들었다.
그 또한 진려가 평범한 무인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특이한 능력을 사용하네.’
마력 그리고 기.
둘 다 아니었다.
‘카르마, 혹은 차크라인가?’
그의 판단은 처음부터 맞아떨어졌다. 진려의 수련 경지가 강설보다 높거나 최소한 그와 준했다면 능력의 흔적도 남지 않았을 테지만, 애석하게도 약간의 잔향이 남아있었다.
강설은 이를 토대로 그녀의 능력을 추측할 수 있었다.
‘이능 쪽은 워낙 종류가 많아서 상대하기 어려운데….’
업을 사용하는 카르마, 혹은 정신적 수양을 무기로 하는 차크라는 일반적으로 상대하기가 매우 껄끄러웠다. 워낙 종류도 많고 생전 처음 들어보는 능력 또한 존재했으니.
그러나.
‘그래 봐야 다 아는 방법이 있지.’
하필 상대가 강설이기에, 일반적이라는 개념은 통용되지 않았다.
방금 강설이 주사위가 든 찻잔을 알아맞힌 것은 우연이라고 하기는 뭐하고 그렇다고 능력이라고 하기엔 애매했다.
절기 아수라.
밤까마귀 상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능력. 한데, 어째서인지 그 힘이 실낱같이 뻗어 나와 감각을 강화했다.
영역을 전개한 것도 아니었지만, 잔 안에 주사위의 위치가 옮겨졌다는 것을 알아챈 것은 분명 그 때문이었다.
‘감각이 깨어난 건가? 뭐… 뭐가 되었든, 이번에는 그걸로는 부족하겠지.’
상대도 이번에는 진심으로 응할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이쪽도 진심을 조금은 보여야 했다.
스윽…
자세를 바꾸었다.
깍지를 낀 손에 약지를 감추었다.
휘리릭…
그의 약지가 검게 물들었다.
‘그래도 안 되는 걸 계속 시도했던 보람은 있네.’
카루나는커녕 그 누구도 불러낼 수 없던 동방 상륙 초창기.
강설은 밤까마귀라도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통증을 참아내며 신체를 단계적으로 그림자와 융합하는 데 성공했다.
결국에는 소환수가 없다면 손목 어림이 한계였지만, 카루나가 되돌아온 이후 이 테크닉은 더욱 향상되었다.
‘아주 약간만 융합해도 능력은 사용할 수 있으니까.’
신체의 극히 일부분만이라도 그림자가 스며들면 밤까마귀 상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개방되었다.
그 말인즉, 아수라 또한 마찬가지라는 것.
으지지직….
사람들이 볼 수 없는 네 개의 손이 생겨났다.
이제 땅을 기는 벌레 한 마리, 목 뒤로 흘러내리는 땀 한 방울 모두 그를 속일 수 없었다.
“시작할게요.”
쉬쉬쉬쉬쉬쉭-!
진려의 손이 전광석화처럼 움직였다. 아까의 2배는 되는 듯한 빠르기였다.
“맙소사… 저게 말이 되는 움직임이야?”
“태율 밑에 있는 놈들은 모두 괴물이라더니….”
“진려! 역시, 진려야!”
돈을 잃은 장두 또한 심각한 눈으로 진려의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껏해야 손재주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군, 크하하!”
진려는 이마에 땀까지 흘려가며 잔을 변칙적으로 움직였다. 그녀는 진심으로 상대를 짓밟을 생각이었다.
잔이 날카롭게 갈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무렵, 강설은 눈으로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잡는 걸 포기했다.
따라잡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아까도 눈으로 본 잔이 아닌 다른 데에 주사위가 들어있었다.’
아마 상대의 능력 때문이겠지.
선지안은 이런 상황에선 큰 의미가 없고 간파 또한 반응이 늦다.
‘그렇다면….’
아수라에 의존해야 했다.
탁!
잔이 멈추는 그 순간.
[기질 : 그림자 강탈이 발동합니다.]
[절기 : 지속 : 육감 아수라가 그림자 강탈에 영향을 줍니다.]
강설의 검은 손들이 빛살처럼 움직였다. 강설이 그 반동으로 움찔했다.
그리고 자신의 손아귀를 잠시 확인한 후에 히죽 웃었다.
강설이 그러거나 말거나 진려는 승부에 집중했다.
“하아… 하아….”
진려가 그간 숨을 참았었는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녀의 흉부가 들썩였다.
“하아… 주사위는… 어디 있을까요?”
강설에게 선택지가 떠올랐다.
[주사위는 어떤 찻잔에 들어있습니까?]
1. 왼쪽에서 첫 번째 찻잔.
2. 왼쪽에서 두 번째 찻잔.
3. 가운데 찻잔.
4. 왼쪽에서 네 번째 찻잔.
5. 왼쪽에서 다섯 번째 찻잔.
……
강설이 골똘히 찻잔을 노려보았다.
진려는 은화를 준비해둔 채로 강설을 쳐다보았다.
이미 진의 힘을 발동하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상황.
다만, 연달아 차크라를 소모하기엔 부담이 좀 있었으니 상대의 답에 따라 행동하면 될 것이다.
“호호… 너무 어렵나요? 맞히기 어려우면….”
“알았습니다.”
“…네?”
“그거군요.”
강설이 턱짓했다.
“그거라뇨?”
강설이 몸을 살짝 기울여 진려에게 귓속말을 했다.
“당신의 능력 말입니다. 손에 쥔 그걸 이용하는 거죠?”
흠칫…
진려가 당황하지 않으려 했지만, 입꼬리가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무, 무슨 소리를! 능력이라뇨?”
“능력을 사용하지 않을 겁니까?”
아니, 사용할 거였는데.
진려가 빠르게 다른 관중들의 반응을 훑었다.
묘하게 의심스러운 눈초리. 하필 왜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일까.
그녀는 혀를 차고는 어쩔 수 없이 답했다.
“하아… 예.”
“맹세코?”
“네, 누구에게 맹세할까요? 태율 님이면 될까요?”
“뭐 적당하겠군요.”
“그래서 답은요?”
강설이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여기 놓인 잔에는 주사위가 없습니다.”
“…….”
사람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로를 쳐다보았다.
“뭐?”
“그게 정말이야?”
“진짜? 분명히 저 잔으로 주사위가 들어가는 걸 내 눈으로 봤는데?”
장두가 험악한 인상을 하고는 말했다.
“잔을 뒤집겠다.”
“잠깐….”
장두의 행동을 진려가 만류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주사위가 든 잔은 없으니까.”
사람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하! 정말이잖아?”
“이 자식! 사기를 친 거냐?”
“잠깐! 말은 바로 해요! 여러분들과 할 때 잔 안에 주사위가 없는 경우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이 사람은 맞췄잖아요!”
“그걸 지금 말이라고….”
“개소리를 지….”
강설이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묘하게 침묵을 가져온 그 손짓.
“돈을 받아 가겠습니다.”
“잠시만요.”
진려가 강설의 눈을 쳐다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계속해서 이어가요. 맞아요, 주사위는 제 손에 있어요. 그럼 그 주사위는 제 어느 쪽 손에….”
“진려.”
강설이 그녀의 말을 끊고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왜 그 승부에 응해야 합니까?”
“그건… 그렇네요.”
“승복하기 어려운 겁니까?”
승복하기 어려운가?
‘아, 그런 거구나.’
강설의 말에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이 강설에게 패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구차했다.
‘그래, 구차해서 뭐?’
이러면 이판사판이었다.
“제가 지면 돌려드릴 돈의 2배를 드리죠!”
“흠….”
“대신 제가 이기면… 이마 한 대만 때리게 해주세요.”
“…이마?”
“네! 한 대만, 제발 한 대만 때리고 싶어요. 손가락 튕기기로 때릴게요. 어때요?”
강설이 턱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저도 그걸로 하겠습니다.”
“…예?”
“돈은 원래 넘겨받기로 한 거로 충분합니다. 어떻습니까?”
진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바로 그때, 진려와 계약한 진 쿤다의 목소리가 그녀의 머리를 울렸다.
– 멈춰라, 진려.
‘늦었어!’
쿤다의 경고도 무시한 채로, 그녀는 승부를 강행했다.
“자! 주사위는 제 어느 쪽 손에 있을까요?”
돈도 잃었겠다, 진려는 거리낄 것이 없었다.
‘한 대만 세게 때려주마!’
이건 순전히 확률 싸움이었다.
능력을 사용할 생각도 없었으니 딱 반절의 확률.
그렇게 생각했다.
씨익…
강설이 말했다.
“없습니다.”
진려는 웃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갔구나!’
강설은 경계심에 상황 판단이 흐려진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저런 말도 안 되는 답을 내놓을 리가 없었으니까.
“무르기 없어요!”
“그래.”
진려가 박장대소했다.
“하하하하! 틀렸지요! 자, 이쪽 손에….”
텅 빈 손.
없다.
주사위가.
“그러니까 착각했네. 이쪽 손에….”
반대쪽 손에도 없다.
“아.”
사람들이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당황했다.
“뭐, 뭐야?”
“주사위가 그럼 어디 간 거야?”
“진려가 다른 곳에 숨긴 거 아니었어?”
진려는 큰 충격을 받았다.
‘왜… 왜 없지? 주사위가….’
분명히 손에 쥔 것 같았는데….
아니, 생각해보니까 그 감각도 이제는 확실하지 않았다.
은화를 함께 쥐고 있었기에 주사위도 쥐고 있다고 착각한 것일까?
주사위가 워낙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졌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바닥에 떨어진 건가?
진려가 바닥을 이리저리 살폈다.
그 모습이 애처로웠다.
‘가만!’
진려가 휙 고개를 들어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주사위가 없다는 걸 또 맞춘 거죠?”
“그야….”
강설이 손바닥을 펼쳤다.
“저한테 있으니까요.”
“…….”
강설의 손바닥 위에 주사위가 놓여 있었다. 진려의 목 뒤가 서늘해졌다.
‘대체… 언제?’
공교롭게도 진려가 잔을 섞은 후 동전을 꺼내는 그 약간의 틈을 통해, 그림자 강탈이 발동했었다.
이제는 아수라로 진화한 그림자 손이 진려의 주사위를 그때 강탈해 온 것이다.
이것까지는 강설이 의도하지 않았다.
그냥 주사위의 위치를 맞출 생각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때맞춰 기질이 발동한 것뿐이다.
강설은 갑자기 손에서 이물감이 느껴져 쳐다보았을 때, 주사위가 그의 손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그 상황이 아직도 우스웠다.
물론, 진려의 손에 주사위가 없다는 답은 강설의 손에 있는 주사위가 이번 판에 사용하던 주사위가 맞는지 아수라로 꼼꼼히 검증하는 것까지 마친 후에 내뱉은 말이었다.
“크하하하하! 이봐, 진려.”
장두의 흉악한 손이 진려의 어깨에 올려졌다.
그녀에게 속았던 다른 용석들 또한 진려를 살벌하게 노려보았다.
하지만, 장두가 먼저 나섰으니 모두 가만히 노려볼 뿐이었다.
“저 친구에게 한 방 먹었군. 아마 우리와 놀 때도 이런저런 수법을 사용했을 거야? 그렇지?”
“그건…”
“되었네! 장두는 저녁을 먹을 때쯤엔 점심에 먹은 음식을 다 잊거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그렇지요?”
장두의 험악한 인상에, 다들 움찔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장두에게 생각이 있는 듯했다.
“…나를 용서해주는 거야?”
“그럼, 그럼! 약속만 지킨다면 말이야.”
“약속이라면….”
“잊었나? 이마를 내어놓게.”
“네, 네가 때릴 거야?”
“아니? 저 친구가 때릴 걸세.”
강설이 싱긋 웃으며 다가왔다.
매력적인 웃음이었지만 진려의 현 상황에서는 흉신악살에 비할 만했다.
“저는 준비됐습니다.”
“나, 나는 아직….”
진려가 꾀를 내었다.
‘가만, 이건 승부가 아니잖아?’
그녀가 입매를 비틀며 말했다.
“준비됐어요.”
금화를 손아귀 안에 챙겼다.
이러니 그 어떤 상황보다 마음이 편했다.
‘쿤다, 준비됐지?’
– 제물만 충분하다면 네 소원을 들어주마.
‘고작해야 손가락을 피하는 것 가지고 쩨쩨하기는….’
그러면서도 혹시 몰라 백금화를 손에 쥐었다.
‘맞은 듯 안 맞은 듯한 거리에서 약을 바짝 올려주마!’
때렸는데 뭔가 시원치 않으면 때린 사람이 도리어 화가 나게 되어있는 법이다.
팅-!
칸제국의 상징이 새겨진 백금화가 위로 튕겨 올랐다.
츠으읏…
백금화가 공중에서 빛과 함께 사라졌다.
“준비됐어요!”
“그럼….”
진려는 쿤다를 믿었다.
스으으으…
강설의 움직임이 느리게 보였다.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감각.
쿤다의 능력이 발동한 것이다.
‘됐어! 피할 수 있어!’
강설의 중지가 횡으로 펴지며 날아왔다.
허리의 힘을 이용해야 했다.
허리를 튕기면서…
‘피할….’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어째서?’
속도가 빠른 것도, 강한 힘이 실린 것도 아니었다. 어째선지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 아, 이 정도 가치로는 네 소원을 들어줄 수 없다.
‘야! 미리 말했어야지!’
손가락.
오로지 손가락만이 진려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그녀의 세상이 강설의 중지에 쓸려나가는 듯한 기이한 감각이 찾아왔다.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려왔고 전신에 따가운 감각이 찾아왔다.
‘빌어먹을… 손가락….’
합을 맞춘 듯, 너무도 완벽한 간격으로 파고드는 강설의 손가락.
그의 중지가 막을 수 없는 흐름처럼 진려의 이마에 닿았다.
따아아악-!
그리 강하지 않은 타격.
힘도, 속도도 평범한 수준이었다.
그래도 잠시 붉은 자국은 남을 정도는 되는.
장두가 웃었다.
“봐줬군.”
한데, 어쩐지 손가락에 맞은 진려의 반응이 이상했다.
“아이 씨… 손가락….”
스륵…
진려의 신형이 모로 기울자, 장두가 재빨리 나서 그녀를 부축했다.
“손가락… 손가락….”
진려가 중얼거리며 정신을 못 차리는 와중, 행사가 끝난 용화들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강설이 그들을 올려다보는데, 사나운 눈초리로 이 상황을 지켜보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적자, 태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