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29
제28화
사라진 소환사 모험이 떠올랐다.
모험. ‘사라진 소환사’
콩고리의 흑마법 직업 훈련소인 어둠의 선각자. 이곳에는 실력 있는 스승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당신의 스승이 되어줄 그림자 소환사는 얼마 전 노비라에 간 이후로 소식이 끊겼다고 합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초급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쳐버릴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직접 노비라로 찾아가 스승의 흔적을 찾을 결심을 했습니다.
목표 : 노비라에서 그림자 소환사 차오의 흔적 찾기.
현재 남은 시간 「없음」
‘사이드 퀘스트 겸 미리 깨도 나쁠 건 없어 보이네.’
다음 모험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 이 모험을 포함하여 노비라로 향하는 것도 나쁘진 않은 선택일 것이다.
강설은 이어 관리인에게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따라오시지요.”
저번과 같은 과정이 이어지고, 강설은 어두컴컴한 방에 홀로 남았다.
후우우웅…
스킬 트리라고도 불리는 나무 형태의 능력 창이 떠올랐다.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 점수는 4점. 그럼 답은 정해져 있지.’
당연히 메인인 그림자 소환을 강화해야 했다.
[그림자 소환을 강화합니다.]
[능력 점수를 4점 사용합니다.]
[이제 그림자 소환에 성공했을 때, 소환수의 전승이 전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이제 그림자 소환수 2기를 동시에 소환할 수 있습니다. 단, 동시 소환이 불가능한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제 그림자 소환에 성공했을 때, 소환수의 능력치를 최소 50% 이상 보존합니다.]
[그림자 소환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보유한 모든 소환수의 능력치 전승이 10%만큼 이루어집니다.]
능력 하나 강화했다고 메시지가 주르륵 올라왔다. 가장 희망적인 메시지는 2가지였다.
첫째는 동시 소환.
‘이제 카루나와 쟈마드를 동시에 소환할 수 있다.’
둘째는 능력치 전승이 10%만큼 추가로 이루어진 점.
즉, 원래 능력의 50%만큼은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이 소환수들이 지닌 칭호와 장비, 기타 부가적인 능력으로 적어도 60% 이상, 아니 70%의 효율은 보장할 것이다.
강설은 현재 다른 전이자들의 수준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이만하면 일인 군단이라고 보아도 될 정도일 것이다.
카루나는 애초에 전투로 잡는 보스가 아니었으며 쟈마드는 5인 파티로 특수한 기믹을 사용하여 약화해 잡는 보스였다.
따라서, 일반적인 보스보다는 훨씬 강력한 보스 몬스터였고 현재 그들의 능력치는 일반 전이자들의 능력치와 엄청난 차이를 보일 것이다.
문득, 한여명이 울분을 쏟아내며 한 말이 떠올랐다.
– 왜! 왜! 그렇게 강하면서… 모험가 점수는 힘의 격차를 다 나타내지 못한다면서요! 2위랑 점수가 2배는 차이 나면서… 그러면 10배… 아니 수십 배는 넘게 강한 건데….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한여명에 대한 생각이 그의 미간에 약간의 주름을 만들어냈다.
* * *
강설은 몇 군데를 더 들른 후 숙소로 되돌아왔다.
재물은 꽤 쌓여있었지만, 따로 염두에 두고 있는 사용처가 있어서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의 모험에 앞서 상황을 정리했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동선이 중요해.’
영원의 세계의 모험은 모험가가 현재 있는 장소에 크게 구애를 받는다.
예를 들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한적한 산골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해봐야 별로 특별할 게 없다.
그런 곳에서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지내면 목숨은 부지할지언정 강해지는 건 어려웠다.
즉,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적당한 모험이 저절로 공급되는 일반적인 RPG와는 다른 것이다.
강해지기 위해선 주기적으로 거점을 옮겨야 하고, 또 주변에서 수많은 일이 벌어지는 폭풍의 눈으로 들어가야 했다.
‘콩고리는 슬슬 떠날 때인가.’
이곳에서 얻을 만한 것들은 대부분 얻었다. 이제 콩고리에는 효율과 보상의 값어치가 떨어지는 모험들만 남아 있었다.
더 강해지기 위해서는 조만간 이곳을 벗어나야 했다.
다만, 걱정되는 것 한 가지는 시작 거점에서 벗어나면 주사위의 굴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주사위의 굴레란 플레이어가 지역을 벗어날 때 주사위를 굴리는 걸 말하며 이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이루어진다.
여행을 갈 때 그곳의 일기예보를 보고 가지 않으면 큰 곤란을 겪는 것처럼 주사위의 굴레 또한 마찬가지였다.
가령, 강설이 노비라로 건너간 직후 주사위가 구를 텐데 낮은 수가 나오면 페널티를 받게 된다. 반면에 높은 수가 나오면 모험에서 뜻밖의 행운을 만날 것이고.
‘그래도 리스크가 훨씬 크단 말이지.’
낮은 수의 주사위가 나올 경우, 모험이 자동으로 선택되기도 하며 난이도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서 충분한 준비를 마치고 지역을 이동한다. 늘 최악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준비는 끝났어. 충분히 강해졌다.’
강설은 이미 콩고리의 다른 전이자들이 넘볼 수 없을 만큼 강해졌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은 포식자의 존재였다.
정보 길드에서 얻은 포식자 길드의 정보는 상당히 불길했다. 지금이야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았지만, 힘을 키우고 난 후라면 강설 자신도 노려질 수 있었다.
저간의 사정이 어쨌건 길드원 4명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을 게 뻔하니까.
그리고 강설은 뒤에 걱정거리를 남겨두고 움직이는 성격이 아니었다.
‘포식자 쪽을 마무리하고 이제 이곳을 떠난다.’
이제 그는 떠날 것이다.
* * *
강설이 콩고리에 잠시 머무는 며칠 동안, 계속해서 전이자들이 모험을 마치고 콩고리에 도착했다.
“꺼억….”
술집의 2층.
꽤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사내들이 하나같이 연초를 입에 물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저마다 다른 게 사람의 인상이라고 하지만, 이들은 고급스러운 옷이 의미를 잃게 할 정도로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 뒈졌다고?”
“서진철이고 백상규고 뭐고 전부 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사망 판정까지 내려졌고요.”
“하! 쓸 만한 새끼들은 죄다 단명하네. 그래도 깡다구는 있는 새끼들이었는데.”
서진철과 백상규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알면 이런 얘기는 쏙 들어가겠지만 어쨌든 이들은 그들의 악랄한 모습들만 기억했다.
험상궂게 생긴 자들은 포식자 길드였다.
이들은 변화한 세상에 발맞추어 가장 빨리 적응한 사람 중 일부였다. 물론, 그 방향은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포식자 길드원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향했다.
상석에 앉은 남자에게 길드원 한 명이 물었다.
“어쩔까요?”
“작업 치는 거였지? 그놈들.”
“예. 그런다고 둘이나 더 데려갔잖습니까?”
“성가시게 됐군. 중요한 시기에…. 이름이 뭐라고?”
“스노우맨… 이라고 했습니다. 확인해보니 이미 귀환했더군요.”
“흠… 왜 죽었을까?”
“누구? 백상규랑 서진철 말입니까?”
“그래, 어디 가서 맞고 다닐 새끼들은 아닌데 말이야.”
“오히려 죽였으면 죽였죠. 그런 상어 새끼들인데.”
포식자 길드 마스터의 닉네임은 백상아리였다.
두려운 생김새, 그리고 포식자 길드의 주인에 걸맞은 닉네임이었다.
“그렇지? 그럼 그 친구들이 작업 치러 간 놈 대신 죽은 건 어떻게 생각해? 그 새끼들이 놈을 위해 희생한 걸까?”
“전혀 아니죠.”
“그럼, 죽인 거겠지?”
“네, 스노우맨이 작업을 눈치채고 죽인 것 같습니다. 다만 방법은 모르고요.”
“듣자 하니 샌님같이 생겼다고 했는데… 무슨 힘이 솟아나서 식구들을 넷이나 보내버렸을까?”
“아마도 정보를 이용한 함정 같은 게 아니겠습니까?”
“일리 있어.”
“상식적으로 사람 네 명을 담그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더더욱 습격을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백상아리의 입은 찢어져 있었다.
징그러운 흉터가 입술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 틈으로 뱀의 속삭임 같은 말이 흘러나왔다.
“일단은 주시하고 있어. 어차피 시간은 넉넉하니까. 놈이 콩고리만 벗어나지 않으면 돼.”
“애들 몇 명 시켜서 담가도 그만일 텐데요?”
“꼴통 새끼. 모든 일에는 선후관계가 중요한 법이야. 죽이는 건 기정사실이라도 어떻게 죽일지가 중요하다고. 우린 이제 정의랑 같이 움직이기로 했으니까 눈에 띄게 죽여 버리면 문제가 생기잖아.”
“아, 그렇긴 하죠. 그런데, 이거 우리가 정의랑 붙어먹는 게 잘하는 짓입니까? 그 새끼들 하는 본새가 영 신뢰를 주지 않으니.”
“그치들은 우리를 믿겠냐?”
“그건 또 아니긴 한데….”
“서로 단물만 빨아먹고 모르는 체하는 사이인 거야.”
스읍-
후우우우…
백상아리의 연초가 까맣게 타들어 갔다.
그는 문득 뭔가 재밌는 게 떠올랐는지, 흉악한 미소를 머금고 낄낄거렸다.
“재밌는 거 하나 알려줄까?”
“뭡니까?”
“그 스노우맨인지 뭔지 하는 새끼만 아니었으면, 우리 길드원들은 전부 이번 모험에서 살아 돌아왔어.”
“당연한 거 아닙니까?”
“아니지, 새끼야. 다른 길드 못 봤어? 전부 이번 모험에서 쩔쩔매면서 죽어 나자빠졌다. 족히 반은 죽어 나간 곳도 있어.”
“정말입니까?”
“그래, 이제 이 세상은 그런 곳이야. 그런데 우리만 별 타격이 없단 말이지. 왜일까? 강해서? 그러면 왜 우리만 강한 건데?”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백상아리는 이를 드러내며 연기를 뿜어댔다.
빛나는 금니가 그의 추악한 면을 나타내었다.
“강해서야. 인간 자체가 강해서. 누군가를 때리고, 죽이고, 배신하고. 이런 것들에 전혀 거리낌이 없잖아? 다른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끔찍하게 혐오하는데 말이지.”
“좋은 겁니까?”
“푸흐흐… 좋은 거지. 자, 봐봐. 우리는 이 콩고리부터 사업을 시작할 거야. 저 입바른 말로 정의 길드를 운영하는 정원철이도 얼마나 추악한 새끼인지 너도 알지?”
“알죠.”
“정원철이가 내부를 단속할 무력이 없으니까 우리한테 손을 내민 거잖아. 우리는 강하니까.”
“랭킹 2위인 형님 때문이겠죠.”
“아무튼. 놈은 늑대 새끼 주제에 양들을 통제하려고 범을 들인 거야. 감히 늑대가 말이지….”
“어쩌실 계획입니까?”
“정원철이를 돕는 척하면서 정의 길드째로 집어삼켜야지. 그리고 차근차근 다른 길드를 집어삼킨 다음에 사람 장사로 돌아서는 거야.”
세세한 얘기는 처음 듣는 터라 길드원들의 귀가 그를 향했다.
“우리가 이전에는 왜 밑바닥 인생이었는지 알아?”
“잘 모르겠는데요.”
“법이 있으니까야. 법이 있으니까.”
“네?”
“지금 이 아름다운 세상을 보라고. 길 가다 사람을 찔러 죽여도 잡혀가지 않아. 전이자끼리는 말이야.”
“아!”
“법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폭력이 차지한 거야. 결국엔, 이 폭력을 가장 잘 이해하는 놈이 가장 높은 곳에 서는 거고.”
“그게 형님인 거고요?”
“그렇지.”
말을 마친 백상아리는 길드원의 마지막 말이 거슬렸는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아니지, 한 놈 더 있지.”
“그, 비공개가 한 명 더 있지 않나요?”
“그래, 그것도 점수를 어마어마하게 벌어먹은 놈. 놈도 뭔가 켕기는 게 있을 거야. 그 새끼를 찾아야 해.”
“찾아서요? 죽이게요?”
“말을 잘 따르면 상을 줘가면서 굴리든가 아니면 죽여야지.”
“애들 시켜서 최대한 찾아보겠습니다.”
“말로만 하지 말고 인마. 이제부터 우리가 하는 일은 경영이나 마찬가지야. 문어발식으로 인원 늘려서 적당한 곳에 팔아넘기는 거야.”
“이 계획, 정의 길드에서 먼저 나온 거죠?”
“제안은 그쪽에서 했지. 정원철이가 가방끈은 짧은데 잔머리는 쓸 만하더라고. 되도록 죽이지는 말자고.”
그때였다.
한 남자가 술집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형님! 형님! 어디 계십니까?”
“형님 여깄다, 이 새끼야.”
“거기 계셨군요. 정원철 님… 아니 그 새끼가 형님을 찾습니다.”
“왜? 나를?”
“힘 써주실 일이 있다고 하던데요? 어떤 미친 새끼가 동생 찾겠다고 혼자서 정의 길드에 쳐들어왔답니다.”
“혼자서?”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리 수준이 미달이라지만, 고작 한 명에 고전하다니.
“놈이 생각보다 강한 모양입니다. 강제로 제압하려다가 부상자가 나와서 지금은 소강상태랍니다.”
“본보기로 팔 하나쯤 자르거나 죽여 달라는 거군. 귀찮게… 아니지, 혼자서 싸웠다고? 설마, 놈이 비공개인가?”
“그럴 수도 있겠네요.”
“미리 대비하고 가야겠어. 아니다 싶으면 오히려 그놈 편을 들어야지.”
같은 시각, 여정을 준비하고 있던 강설에게도 비슷한 내용이 전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