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bsolute on the Tennis Court RAW novel - Chapter 25
테니스 코트 위의 절대자 025화
GTG 토너먼트 (4)
탁. 탁. 탁. 탁.
“으, 으어-!”
탕!
촤락.
“!!”
【“세트, 우주!”】
.
.
▷ SET 1 종료
6 : 신우주
0 : 안드레야 페트로비치
베이글(Bagel).
페트로비치는 신우주로부터 단 하나의 게임포인트도 따내지 못했다.
“격차가 커.”
“칼은 대진운이 나빴던 거야.”
“이거라면, 2세트도 뻔한데?”
GTG의 코치들이 조용히 의견을 주고받는 사이, 관람 중인 이들도 경기가 사실상 끝났음을 직감한다.
안드레야 페트로비치는 ‘복식’ 선수다.
그걸로는 신우주를 이길 수 없다.
단식이나 복식이나 같은 테니스라 말할지 모르겠지만, 테니스 코치들과 선수들이 볼 때 두 방식은 이름은 같아도 전혀 다른 스포츠다.
기량을 끌어 올리기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할 부분이 다르고, 승리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술도 완전히 다르다.
또 단식이 개인의 역량에 모든 걸 맡기기에 기량의 차가 분명하고 이변의 여지가 적다면, 복식은 전술로 기량의 차이를 만회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국에서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한 뒤부터 역량의 차이를 경험하고 복식 선수로 전환한 페트로비치. 그는 첫 번째 세트에서 심각한 수준 차를 드러내고 말았다.
벤치에 앉은 본인도 우울해하기보단,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즐기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어지간한 멘탈로는 불가능한 모습이다.
그리고 이를 보며, 미카엘은 생각한다.
‘저런 녀석을 순수 실력으로 찍어 눌렀어.’
전날 칼 프리버그와의 16강 경기에서, 신우주는 심리전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손쉬운 승리를 챙겨갔다.
물론 멀쩡했더라도 승자는 바뀌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지만, 그래도 좀 더 어려운 시합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미카엘의 생각엔, 7:5 점수가 가장 적절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신우주는 다채로운 방법으로 프리버그의 멘탈을 건드렸다.
결국 GTG의 유망주는 거기에 휘말렸고, 속절없이 포인트를 내어주다가 패배의 쓴맛을 봤다. 테니스에선 이 또한 실력이지만, 조금은 억울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그때완 조금 다르다.
소년은 오직 실력으로만 말하고 있다.
탁. 탁. 탁.
투웅-
신우주의 포핸드를 힘겹게 쫓은 페트로비치가 뜀박질 후 힘겹게 라켓을 뻗어 볼에 가져다 댔다.
하지만 타구는 높게 치솟았고, 여유 있게 위치를 잡은 신우주는 서비스코트 중간 지점에서 서브하듯 라켓을 휘둘러 강력한 스매시 포인트를 만들었다.
【“피프틴, 포티!”】
첫 번째 세트와 같은 양상.
신우주의 준결승 진출은 거의 확정이다.
타앙-!
“오…….”
【“게임, 우주!”】
어느새 경기를 온전히 즐기기 시작한 이들 사이에서, 다시 한번 박수가 터져 나오고 있다.
* * *
▷ GAME SET
6 6 : 신우주(Double Bagel)
0 0 : 안드레야 페트로비치
* * *
#. 2015년 5월 28일.
#-1. 스웨덴 단데뤼드
#-2. 신우주와 안드레이의 숙소
-뭐?! 토너먼트?! @!#%!%!@!!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알아듣기 힘든 목소리에, 안드레이 시미치가 골치 아프다는 듯 휴대전화를 얼굴 멀리 가져갔다.
이럴 줄 알고 얘기하지 않았던 거다.
정식 투어도 아닌 단순 토너먼트.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도무지 전화 상대가 잠잠해질 것 같지 않자, 길게 한숨을 내쉰 안드레이가 다시 화면을 얼굴에 가져다 댄다. 그러곤 상대의 말을 무시하며, 이름을 크게 외쳤다.
“데니스! 데니스!!”
-이런 천하의 쳐 죽일 놈!! 우주의 첫 토너먼트인 데, 왜 나를 안 불렀어!! TTA 후원을 철회할 거야!! 내가 못 할 것 같아?! 우주를 저기 어디냐…… 그래! 무하토글루로 보내겠어!!
“데니스!!!”
-?! 왜? 왜 소리를 질러?
“하아-”
모로코에서의 사업을 끝낸 데니스 포포비치는 현재 동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휴양을 하고 있다.
예전이었다면 파리로 날아가 롤랑가로스 경기를 보며 환호하고 있었을 테지만, 신우주를 후원하기로 했던 날 이후부터 이 남자는 어지간해선 경기를 직접 관전하지 않았다.
지난달 조코비치와 신우주를 만나게 했을 때도, 포포비치는 중계(中繼) 후에 바로 돌아갔다.
술을 거나하게 마신 과거의 어떤 날, 취했지만 모든 걸 다 기억한다고 말한 포포비치는 자신이 직관하는 다음 경기는 반드시 신우주의 데뷔전이 될 거라고 말했었다.
그런 그였기에, 자신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토너먼트에 참가한 것은 용서가 되지 않았다.
설령 비공식이더라도 말이다.
“좋아요. 죄송해요. 저는 당신이 이렇게 화낼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알잖아요. GTG의 토너먼트는 비공식이고, 촬영 역시도 할 수 없다는 거. 과연 당신이 휴대전화를 꺼내지 않고 버틸 수 있겠어요? 저는 단지 소란을 막고 싶었을 뿐이라고요. 우주의 유일한 후원자가 볼썽사납게 난동을 피우는 걸 막으려고요.”
-뭐?! 난동? 볼썽사나워?
“왜 그래요, 데니스. 사실인 거 잘 알면서.”
안드레이의 말에 포포비치가 침묵한다.
왜냐하면 그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사업과 관계된 부분 앞에서는 누구보다 냉철하고 머리도 비상한 포포비치지만, 테니스만 보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하지만 안드레이를 포함한 TTA의 사람들은 돈 앞에서 인정사정없는 포포비치보다는 단순하고 솔직한 테니스 코트에서의 모습을 훨씬 좋아했다.
그리고 또 순수하기에 원석(原石)을 잘 알아보는 심미안 역시 가졌는데, 포포비치는 늘 신우주를 보석에 비유했다.
그것도 붉은 ‘호프 다이아몬드’에.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보석이다.
“우주의 토너먼트를 알리지 않은 건 다시 한번 사과할게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훈련의 연장선이라고요. 무엇보다, 우주는 이번에 왼손만 쓰기로 했어요.”
-크흠.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약속할게요. 우주의 데뷔 경기에서, 당신이 가장 좋은 위치에 있을 거라는 거.”
-당연한 소리를! 아무튼, 화를 낸 건 미안하네.
신우주에 관한 일이라면 영락없는 주책맞은 할아버지가 되는 포포비치의 모습에, 안드레이는 그만 웃고 말았다.
자신도 신우주를 많이 아끼고 또 사랑하지만, 어쩌면 이 남자는 소년의 부모님만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실제로도 포포비치는 본인을 할아버지쯤으로 여기는 듯했다.
생각해 보면 신우주의 부모님과도 사이가 좋고,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 다고도 알고 있었다.
소년의 어머니가 영어를 잘하는 덕분이다.
그래서 안드레이는 그 부분을 물었다.
화제를 돌리는 것도 필요했다.
-아. 안 그래도, 어제도 통화했어.
“거의 매일 하는 겁니까?”
-그 정도는 아냐.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하-! 당신의 전처나 자식들은요?”
-그 망할 여자 이야기가 여기에서 왜 나와? 우리 애들은 이미 다 컸어. 알아서 잘살고 있겠지, 뭐.
이쯤 되면 대단한 팔불출인 셈이다.
사업상 라이벌이 되면서 홧김에 이혼했지만, 포포비치와 그의 전처는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안드레이는 지금도 함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네 명의 아이들 모두, 지금은 각자 포포비치의 사업을 하나씩 이어받은 상태다.
한데 그런 이들보다, 신우주도 아니고 소년의 부모님과 더 자주 대화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정작 소년에겐 훈련에 지장 받는다며 메시지 정도만 가끔 보냈다.
그 지극정성에, 안드레이는 결국 백기를 든다.
“우주 바꿔드려요?”
-응? 밥은 어쩌고?
“빨리도 묻습니다. 제가 끼니를 거르는 건 괜찮고요?”
-뭔 상관이야. 자네야 밥을 먹든 굶든. 잘 들어. 우주가 다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테니스를 하도록 하는 게, 자네가 그 아이의 곁에 있는 이유야. 아 유 언더스탠드?
“……끊읍시다. 기분이 나빠졌어요.”
-우주에겐 꼭 안부 전해주고. 아 그리고 내가…….
딸깍.
안드레이는 믿을 수 없었다.
과거, 포포비치는 자신의 가장 큰 후원자였다.
물론 그때는 아직 사고를 겪기 전이었고, 포포비치 역시 베오그라드에서 막 식당을 확장하고 있던 단계이긴 했다. 한데 지금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 빌어먹을 영감탱이.”
언젠간 꼭 복수할 날이 있을 거라 스스로 위로하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은 안드레이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GTG의 소개로 묵게 된 숙소는 북유럽 특유의 소박한 주택을 숙박 시설로 바꾸어놓은 것이었다. 현관을 나서면 작은 마당이 있었고, 지금 거기에서 신우주는 히팅을 하고 있다.
밖으로 나가자 신우주가 보였다.
‘……뭐,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긴 해.’
현관 앞 기둥에 기대어 서서, 안드레이는 완전히 집중한 소년을 바라봤다.
미국에서 신우주를 발견한 건 얀코 팁사레비치와 네마냐 플라브시치다. 그리고 베오그라드로 데려온 소년을 자신의 앞으로 데려와 테니스를 하게 했다.
처음 안드레이는 심드렁하게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동양인이었기 때문이다.
테니스에서만큼은 동양과 서양인의 구분은 인종차별이 아닌 현실이었다. 역사가 그것을 말해왔고, 또 현재와 미래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때 안드레이는 회색빛 세상에서 살았다.
하지만 신우주가 라켓을 휘두르고 얼마 뒤, 안드레이는 불과 10살밖에 안 된 소년의 스트로크에 경악했다. 보통 그 나이 때에 하는 조언은 전혀 필요치 않았다.
오히려 몇 살이나 많은 이들보다도 안정감이 느껴졌고, 놀란 안드레이는 다가가 느리고 또박또박한 영어로 이렇게 물었다.
『“테니스를 한 지 얼마나 됐니?”』 그러자, 소년은 9살 때 처음 라켓을 손에 쥐었다고 했다. 그러곤 금세 고개를 저으며 8살로 정정했다.
한국의 나이 세는 방식이 좀 다르다며 말이다.
그게, 둘의 첫 만남이었다.
“우주!”
“?”
“시간이 됐구나! 슬슬 가자!”
“네!!”
안드레이는 과거, 자신이 테니스를 하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라고 믿었다.
수많은 위대한 테니스 선수가 그런 것처럼, 안드레이는 테니스를 사랑했고 또 테니스에 소질이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이 최고가 될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자신에게 비극이 닥쳤을 때, 안드레이는 모든 걸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며 나쁜 선택을 했다. 약혼녀를 포함한 소중한 이들을 전부 멀리 밀어낸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그것을 후회하고 있지만, 그가 배운 것은 시간으로도 자신이 내뱉은 말과 잘못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안드레이는 거기에 좌절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여기 자신의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신우주를 만난 후 테니스 코칭에 관한 더 많은 공부를 했다. 그리고 그 결과, TTA 최고의 코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 줄곧, 안드레이는 과거의 비극이 자신을 이곳으로 이끌었다 믿고 있었다. 한국에서 온 낯선 소년을 만나게 하고, 이 소년과 함께 하는 삶을 즐기는 곳으로 말이다.
밝은 표정으로 걸어오는 소년의 등을 따뜻하게 토닥이며, 안드레이는 현관문을 닫고 가방을 챙겨 앞으로 걸어 나갔다.
쏟아지는 햇살이 제법 눈부시다.
“코치님?”
“응? 왜 그러니?”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웃고 계셔서요.”
“그래?”
자신이 웃고 있는지조차 몰랐던 안드레이.
그는 이제 더 큰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그건 어쩐지 신우주와 닮아 있었다.
‘누가 누구에게 물든 건지…….’
정확한 답을 알고 있었던 안드레이는 똑같은 미소를 간직한 채로, 뒷좌석에 가방을 넣어두고 렌트한 차량의 운전석에 올라탔다.
“출발할 준비는 됐니? 안전띠 채우고.”
“네. 출발해요.”
“그래.”
오늘은 GTG 토너먼트 준결승 경기가 펼쳐지는 날이고, 신우주는 앞선 두 개의 코트와는 다른 곳에서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코트와는 만나봤니?”
“네. 어제는요.”
“그럼 오늘도 다시 대화를 나눠봐야겠구나.”
“어제 비가 왔었으니까요. 아마, 어제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할 것 같아요.”
“하하. 그래.”
코트를 만지는 소년.
코트와 대화하는 소년.
비현실적이기도 하고 어떻게 본다면 유치하다고 말할 수도 있었지만, 안드레이는 이러한 모습 또한 신(神)이 내려준 축복이자 커다란 재능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을 태운 차량은 지금 GTG를 향하고 있다.
여전히 하늘 위에서는 햇볕이 내리쬐는 중이다.
* * *
▷ GAME SET(준결승)
3 0 : 아담 엑스트룀
6 6 : 신우주
* * *
#. GTG
#-1. 오피스
아이슬란드 출신의 아담 엑스트룀(Adam Ekström)은 16살이라곤 믿기 힘든 체격을 지닌 소년이었다.
기술은 투박했고 풋워크 역시 평균 한참 아래였지만, 199㎝의 큰 키와 엄청난 힘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비스는 그가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단 인상을 심어줬다.
실제 오늘 경기에서도, 신우주는 첫 번째 세트에서 3개의 서비스 게임을 내어주었다.
하지만 이후 10개의 게임포인트를 몽땅 가져가며, 2세트 베이글과 함께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그런데, 아까 그거 도대체 뭐야?”
“뭐가 말이지?”
“우주, 그 꼬마. 코트에서 한참을 내려다보질 않나. 쪼그려 앉아서 만져보질 않나. 나중에 볼을 튀겨보는 거야 그렇다고 하지만, 엉뚱한 장소에서 튀기고 다녔잖아.”
“……”
GTG의 젊은 코치 루드빅 킬포스(Ludvig Kylefors)는 경기 전 신우주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가끔 경기전 날씨가 짓궂었을 때 ATP 프로들이 코트 컨디션을 점검하는 경우는 자주 있었지만, 오늘 신우주가 보인 모습은 그와는 많이 달라 보였다.
그렇게 젊은 코치들이 얘기를 주고받는 걸 보며, 미카엘 틸스트룀은 자신이 본 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오늘, 신우주는 또 다른 테니스를 했다.
‘정크볼이었지, 오늘은.’
갈고 닦이지 않은 슬러거(Slugger)였던 상대를 신우주는 철저히 네트로 불러들였다.
이를 위해 백핸드 슬라이스를 많이 시도했고, 그렇게 상대를 끌어들인 뒤엔 날카로운 패싱샷이나 문 볼(Moon Ball) 같은 것들로 포인트를 따냈다.
처음엔 강력한 서비스를 앞세워 득점하던 엑스트룀은 계속된 네트플레이에 제대로 포지셔닝을 가져가지 못하고 가장 나쁜 데드존(Dead Zone)에 머물렀다.
마치 그곳에 그물이 깔려 있고, 거대한 물고기가 걸려들어 팔딱거리는 듯했다.
‘이 꼬마, 도대체 뭐지?’
벌써 네 경기를 지켜봤고, 세트론 8개를 보았다.
그런데 여전히, 스타일을 정의 내릴 수 없다.
굳이 따지자면 로저 페더러와 같은 올라운더(All-rounder)지만, 그와도 분명 결이 조금 달랐다.
“후우-”
오늘도 신우주의 테니스를 정의 내리는 걸 포기한 미카엘이 내일 결승전 경기를 살핀다.
반대편 블록에서 올라온 선수는 2001년생의 핀란드 출신 오토 비르타넨(Otto Virtanen)이다.
복식에만 장점이 있는 페트로비치와는 달리 단식과 복식을 모두 괜찮게 소화할 수 있고, 주니어 랭킹도 참가자 중에 가장 높은 1,014위다.
그리고 이 랭킹 역시, 내년 바로 프로에 데뷔하기 위해 올해 주니어 투어 대부분을 쉬면서 떨어진 순위다.
물론 애초부터 주니어 투어에 많이 참가하지 않아 최고 순위는 별로 높지 않았는데, 이것 또한 어릴 때부터 이른 프로 데뷔를 노리고 관리한 것으로 봐야 했다.
주니어 투어 참가를 준비하던 시기 갑자기 키가 엄청나게 자라기 시작하면서, 대회 참여를 최대한 줄이고 아카데미에서의 훈련에만 집중한 선수다.
어쩌면 칼 프리버그보다도 더 뛰어날 수도 있다.
결승전에 맞는 매치업이 성사된 셈이다.
‘오토를 상대로도 할 수 있을까?’
사실 미카엘은 이런 의문보단, 조금이라도 더 많이 신우주의 테니스가 보고 싶었던 것뿐이다.
소년의 플레이엔 사람을 매료시키는 뭔가가 있다.
그리고 그걸, 한 번이라도 더 경험하고 싶다.
딸깍.
하루를 마무리하며 사무실의 불을 끄고 퇴근을 준비하는 미카엘. 그는 어느새 자신이 신우주의 팬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은.
GTG가 주관한 B16의 마지막 경기.
내일, 그 막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