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156)
* * *
“꺄아악…! 인마, 황실 기사단 앞에서 무슨 망언이야?”
“엘레나는 아가리 좀 여물 것.”
아리아 릴리아스는 식겁한 엘레나를 무시하고 마그리오만을 똑바로 응시했다.
남들이 보기에, 메르헨 아카데미의 교장과 헤겔 마탑의 마탑주는 협력 관계이면서도 친밀한 사이처럼 보였다.
마그리오는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다. 마탑주 아리아는 교장 엘레나와 긴밀한 사이였기에, 이름 없는 영웅에 관한 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을 테니까.
“다름아니오. 아카데미 측에서 이름 없는 영웅을 일부러 조사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는….”
“더 듣고 싶지 않음.”
“……?”
씨부려 보라 할 땐 언제고?
“단언. 이름 없는 영웅은 건드려선 안 되는 존재.”
“…왜지?”
“너희들이 황제의 권력을 등에 업고 있어도, 그의 힘 앞에선 무의미함. 그는 이 황국조차 가볍게 폐망시킬 수 있는 존재.”
아리아의 표정은 서리처럼 냉정했다.
“이름 없는 영웅은 우리를 지켜 주고 있음. 마족을 처치하면서 정체를 숨기고 있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 우리가 감히 건드려선 안 되고, 건드릴 명분도 있어선 안 됨.”
“이름 없는 영웅의 정체를 밝히는 건 황국을 위한 일이자 우리를 위한 일이오.”
“이 또한 황국을 위한 일이자 우리를 위한 일. 국가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은 힘의 논리로 돌아간다는 걸 잊지 말 것. …누가 누굴 건드린다는 건지, 스스로가 오만한 사고방식을 가진 건 아닌지 고민해볼 것.”
아리아와 마그리오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교장 엘레나는 속으로 ‘히이익…!’거리며 소리 없는 아우성을 내지르는 중이었다.
어느새 식은땀으로 범벅인 엘레나의 얼굴.
이 분위기를 어찌해야 할지…. 엘레나는 아리아와 마그리오를 번갈아 보며 고심했다. 엘레나의 양손이 허공을 이리저리 방황했다.
이윽고, 마그리오는 두 눈을 감고서 숨을 깊게 내뱉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의 얘기는 무의미하겠군. 서로 맞물리지 않는 점이 있다는 건 분명한 것 같소.”
“동감.”
“아리아…, 왜 네가 아카데미 대표인 것처럼 말하냐고오…!”
“엘트라 해 사건 조사 작업은 지속적인 협력을 부탁드리오. 그럼 이만 물러나지.”
“수고.”
“으아악…!”
마그리오 뒤편에 있던 황실 기사들은 아리아의 예의 없는 말투에 어이가 없어서 혀를 찼으나, 마그리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내, 황실 기사단은 응접실을 나섰다.
“아리아아아….”
교장 엘레나는 벌려진 입으로 혼이 나간 사람처럼 소파에 힘없이 축 늘어졌고.
마탑주 아리아는 태평하게 엘레나의 허브티가 든 잔을 집어 들고 한 모금 들이켰다.
“아이고….”
그 광경을, 여비서는 당혹감 어린 얼굴로 바라보다 이마를 턱 짚었다.
바르토스관 계단을 내려가던 중, 부하 기사 한 명이 부단장 마그리오에게 신경질적으로 따졌다.
“뭡니까, 저 여자는? 부단장님께 말버릇이…! 우리는 황실 기사단입니다. 우리가 그런 취급을 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너무 유하신 거 아닙니까, 부단장님?”
“황명이다. 메르헨 아카데미하고는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애초에 학문의 터전에서 대놓고 이빨을 드러내는 짓은 황명이 아니더라도 내가 용납 못한다. 아카데미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헤겔 마탑도 예외는 아니지.”
“아무리 그렇다지만, 저 마탑주는 기본적인 예의마저 상실했잖습니까!”
“저 여자는 원래 저런 여자니 신경 쓸 거 없다. 그보다, 저 두 여자….”
마그리오는 엘레나, 아리아와 했던 얘기를 떠올렸다.
“이름 없는 영웅이 누구인지 갈피를 못 잡았을 리 없다. 어쩌면… 조사를 느슨하게 했던 게 아니라, 깊게 파고들 필요가 없어서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군.”
교장 엘레나 우드라인과 마탑주 아리아 릴리아스는 이름 없는 영웅이 누구인지 진작 눈치챘을 가능성이 높았다.
애당초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저 두 사람이 아직까지 이름 없는 영웅의 정체를 모르고 있다는 게 말이 안 됐다. 이미 그 영웅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
만약 그 추측이 맞아떨어진다면, 그녀들이 영웅의 정체를 숨기는 이유는?
그런 의문이 떠오르자, 문득 마그리오의 머릿속에 새로운 가능성이 떠올랐다.
“…아니, 반대일지도 모르겠구나.”
턱을 쓰다듬는 마그리오.
어쩌면, 반대로.
아카데미 교장 엘레나와 헤겔 마탑주 아리아는 이름 없는 영웅의 정보를 ‘은폐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 이유란 무엇인가.
깊게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 ‘누가 누굴 건드린다는 건지, 스스로가 오만한 사고방식을 가진 건 아닌지 고민해볼 것.’
이름 없는 영웅을 건드린다는 건, 나약한 개미 한 마리가 코끼리를 어떻게든 하겠다고 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그런 강자가 자기 정체를 숨기면서 아카데미를 지켜나가는 건 필시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즉, 그런 존재를 곤란하게 만들 바에는.
영웅이 아카데미를 보호하고 있는 흐름을 타고 방위 체계를 굳건히 다지는 것이 그녀들의 목적이리라.
‘하지만….’
혜안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교장 엘레나와 마탑주인 여인 아리아다. 그녀들이 이렇게 뻔히 속 보이는 목적만을 품고 있다는 게 말이 될까?
그 이상의 이유가 그녀들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그리오로선 그런 이유가 있다 한들 알 길이 없었고, 그의 사고 과정을 뒷받침할 확증도 없었다.
애당초 한낱 기사에 불과한 자신이 그녀들의 사고방식을 따라갈 순 없으리라.
마그리오는 눈을 지그시 깜박이곤 엘트라 해 사건 조사 작업에 합류하기 위해 엘트라 해안으로 향했다.
……
마법학부 2학년 수석, 루체 엘타니아의 시선은 줄곧 한 곳에만 머물러 있었다.
기숙사에 있을 때도, 생활동과 수업동을 거닐 때도.
심지어는 수업을 들을 때마저도 고개를 숙인 채 무릎 위에 올린 손을 내려다보곤 했다.
멍을 때리다가 이따금 헤실거리는 그녀의 입가를 보고, 맨 앞자리에 앉은 카야를 제외한 A 클래스 학생들은 오싹함을 느꼈다.
“……?”
A 클래스 강의실. 마수생태학 수업 도중.
뒷자리에 앉은 청색 단발머리의 마법학부 2학년 삼석, 시엘 카르네다스는 재밋거리 감지력으로 아이작이 무슨 일을 벌였으리라 짐작했다.
어차피 시엘은 마수생태학 수업엔 조금도 관심이 없어서 수업 내용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뭐라 하는 교수는 없었다. 툭 하면 수업 시간에도 잠들 정도로 워낙 태도가 개판인 학생이었기에 잠만 안 자도 다행이라 여기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언제 공부했는지 시험 성적은 좋았고.
배운 내용을 능숙하게 응용해가며 빠르게 성장해 가는 그녀의 모습을 본다면 교수 처지에선 마냥 싫어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따라 시엘의 눈망울은 똘망똘망 뜨여 있었다.
마수생태학 수업을 자장가 삼아 품 안에 있는 ‘누구나 기절하는 베개’를 안고 잠들기에는, 평소와는 다른 루체의 기이한 행동이 너무나도 신경 쓰였기 때문이었다.
시엘은 루체를 흘깃흘깃 쳐다보며 그녀가 어디에 시선을 고정하는지 눈여겨보았고.
‘반지…?’
마침내 루체의 왼손 약지에 끼인 검은 반지를 발견하곤 입이 떡 벌어졌다.
비록 처음 보는 것이지만, 저것이 마도무기라는 사실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왜 하필 왼손 약지에 꼈는데?’
루체가 왼손 약지에 반지를 낀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를 리가 없었다.
즉, 저 반지를 준 사람은 아이작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가 욕망에 못 이겨 갈 데까지 가 버린 것일까?
‘아니지….’
시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이작은 세 명의 여자를 자기 것으로 만들 심산인 게 틀림없어 보였다. 두말할 필요 없이 장래가 유망한 난봉꾼이지.
한 명에게만 저리 못을 박아버리면 필시 전쟁이 벌어질 터. 아이작을 좋아하는 삼인방은 하나같이 강자들이니 말이다.
물론 아이작은 신분을 막론하고 아예 하렘 왕국을 차려도 이상할 게 없는 수준이기도 했다.
부유섬을 혼자서 처치하고, 저번엔 심해괴수란 거대한 마족도 가뿐히 해치운 최연소 대마법사니까. 유례에도 없는 괴물이지 않은가.
‘하지만 우린 학생이기도하고, 걔는 무슨 이유인지 정체를 숨기고 있고….’
베개를 꼭 끌어안고 곰곰이 생각하는 시엘.
‘어쨌든 하나는 확실해. 아이작 그놈이 준 반지가 아니라면 수석이 왼손 약지에 꼈을 리 없다…!’
저 반지로부터 파생되는 세 여자의 신경전은 어떤 양상을 보이게 될까. 시엘의 가슴속에서 엄청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시엘은 맨 앞자리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여느 때처럼 마법학부 2학년 차석, 담녹색 양갈래 머리의 여학생 카야 아스트레앙은 교수의 설명에 홀린 듯이 집중하고 있었다.
‘지지 마라, 차석…!’
시엘은 주먹을 불끈 쥐고 속으로 카야를 응원했다.
* * *
“여기서 사만 획을 덧대면 원소 마법이 확산되는 형태로 뻗어 나오거든. 이 획은 각 마법별로 그려야 할 부분이 다 달라서 전부 외워두는 게 기본이고. 이 부분 알겠어?”
“…네에.”
“아니, 나 말고 이 법진 봐야지.”
“네에….”
“…….”
여느 때처럼 수국 정원 구석에서 스노우화이트를 가르치고 있었다.
한구석에선 팔짱을 끼고 이쪽을 부담스럽게 쳐다보는 호위 기사, 메를린 아스트레앙이 보였다.
‘영 집중을 못하네.’
요즘 화이트는 틈만 나면 내게 의미심장한 눈초리를 보내 왔다. [심리 간파]로 살펴보니, 합동 전술 평가에서 벌였던 나와의 전투를 잊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뭐, 이것도 나아진 편이었다. 합동 전술 평가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땐, 마족이 출현했던 일 때문에 내내 겁먹은 기색을 보였거든.
그래도 이제는 그 문제로 두려워하지 않는 듯 보였다.
아카데미와 이름 없는 영웅이 강력한 마족을 철벽처럼 막아 내 준 까닭에, 며칠간 고민하다 보니 나름 이곳에 신임이 생긴 모양이었다.
어쨌든.
‘이래선 안 되겠다.’
나는 마법진을 그린 양피지를 돌돌 말았다. 그러자 화이트는 깜짝 놀랐다.
“아이작 선배?”
“고민 있어?”
“네?”
“그런 식으로 집중 못 하면, 내가 널 잡고 갈 이유가 없어.”
나는 두루마리처럼 만 양피지를 잡고 어깨를 톡톡 치면서 말했다.
고압적인 수준은 아니고, 적당히 목소리에 힘을 주고 단호하게.
“고민 있으면 지금 당장 여기서 풀어.”
“아, 앗…. 죄, 죄송해요….”
화이트는 으으, 하고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한동안 고민에 잠겼던 그녀는, 끝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로 결심했다.
“…아이작 선배.”
“응.”
“저, 잘할 수 있을까요?”
역시.
화이트의 심리를 읽고서 예상했던 고민이었다.
“여긴 아이작 선배 같은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곳이잖아요오…. 솔직히, 이번 시험까지 겪으니까 자신감이 수직으로 떨어져서…. 도저히 잘할 자신이 안 나요.”
의욕 상실.
뭐, 이럴 때 격려해주는 법은 간단했다.
잠시 뜸을 들여 화이트가 생각할 시간을 준 뒤, 나는 안경을 한 차례 들쳤고.
눈을 감고서 나지막이 한숨을 내뱉었다.
이후, 다시 눈을 뜨고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도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어서 괴물이란 표현이 맞을진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 넌 재능이 있어 보여.”
“재능이요?”
“합동 전술 평가 때 내가 했던 말 기억나?”
화이트가 기억 못 할 리 없었다. 내가 해주었던 피드백은 공포감, 안도감과 더불어 그녀의 뇌리에 깊게 박혔을 테니.
“작년 이맘때쯤에, 난 너처럼 못했거든. 그래서 훌륭하다고 했던 거야.”
“네에…?”
“그런데 난 여기까지 올라왔잖아.”
고시 생활을 할 적에 내가 가장 불안해했던 건, 스스로가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다는 점이었다.
두꺼운 문제집을 몇 번이고 풀어내도, 사법시험 당일까지 시험을 잘 치를 자신이 생겨나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내게 ‘넌 잘하고 있다’라는 확신을 심어줬다면 그만큼 격려가 될 만한 건 없었으리라.
‘자기확신.’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확신이 중요했다.
그리고 나는 화이트에게 그런 확신을 심어 줄 수 있는 영향력을 갖추고 있었다.
“지금은 잘 모를 수 있어도, 넌 잘하고 있어. 그것만은 내가 단언한다.”
내가 은은하게 웃으며 그리 말하자, 화이트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았다.
문득 나무에 기대고 서 있던 메를린이 은근슬쩍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쟤가 저러는 이유는 뻔했다. 내가 화이트에게 건네주는 격려의 말을 듣고 혼자서 ‘청춘이군’하고 뿌듯해하는 것이리라.
“…에헤헤.”
화이트는 뺨을 붉히면서 어색하게 웃으며, 광대를 살살 긁적였다.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대놓고 보였다.
“그, 그런가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나름 썩….”
몸을 살랑거리는 화이트.
많이 기쁜가 보네.
이제 됐다.
“자, 집중하자.”
“네, 네엣…!”
그 후로 화이트는 잡념 없이 내가 하는 설명을 귀담아들었고, 단련에 열을 올렸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아서 상으로 마력푸딩바를 건네 주었고.
메를린이 와서 반절을 뺏어 먹자 화이트는 으아앙, 하고 울먹였다.
……
“니히히, 회장 왔구나!”
“아, 선배.”
나비 정원 구석. 화이트와 헤어지고 단련을 이어가려고 그곳을 들렀다.
연보랏빛 머리칼을 가진 여학생이 책에서 시선을 돌려 나를 반겨 주었다. 옆에 떠 있는 별 무리 조명이 유독 돋보였다.
교복 리본에 달린 보라색 브로치는 그녀가 3학년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
여느 때처럼 나무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는 그녀. 내 최애캐 도로시 하트노바였다.
저녁 하늘의 어스름함도 도로시의 사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녀 모자 아래로 여신의 미모가 광채를 발했다. 예쁘거나 잘생긴 연예인을 보면 후광이 비치잖아. 딱 그런 느낌이었다.
“단련충 답게 저녁 먹자마자 단련하러 왔구만! 그러다 체한다?”
“조심할게요. 선배는 식사하셨어요?”
도로시 옆에 가방을 내려 두며 웃으면서 물었다.
“물론이지. 닭고기 먹었어~.”
“역시 우리 선배, 닭고기 사랑.”
“니히히.”
도로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닭고기다. 일주일 식단 중 7할이 닭고기로 이루어져 있을 만큼.
도로시의 눈길이 다시 책 쪽으로 돌아가자, 나는 어깨를 돌리면서 몸을 풀며 잔디밭 한가운데로 발을 옮기려 했다.
“회장, 나 오늘 재밌는 거 봤다?”
그때, 도로시의 목소리.
“재밌는 거요?”
“응, 네 스토커 친구 왼손 약지에 반지 끼워져 있더라.”
“…….”
그리고 무거운 공기.
나는 발을 뚝 멈추었다.
어째 오싹한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우수수 올라왔다. 고개를 뒤로 돌려 다시 도로시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그거, 누가 줬는지 알아? 교복 입은 학생끼리 반지 주는 거, 이 누나는 너무 로맨틱하게 느껴져서~ 꽤 궁금해졌거든.”
마녀 모자의 챙이 한쪽으로 기울여진 탓에, 도로시의 한쪽 눈이 가려져서 보였다.
웃는 얼굴임에도, 어째선지 그녀가 웃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넌 걔 친구니까, 누가, 줬는지, 알 것 같은데….”
…위압감.
어째선지 부유섬을 상대할 때보다도 강한 심리적 압박감이 느껴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