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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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 개미굴 (1)
“2000겔입니다.”
결국 아카데미 은행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 매달 이자는 5%, 즉 100겔씩 내면 된다. 살인적인 이자율이지만, 대출액 자체가 적어서 그리 치명적이진 않았다.
대출 심사 기준은 대표적으로 그 사람의 마력량, 성적, 신용이다. 내 마력량은 고작 E급이기 때문에 대출액 상한선이 2000겔밖에 안 되는 데다가, 이자율이 무척이나 높은 대출상품밖에 고를 수 없었다. 하물며 담보로 내세울 만한 것도 없었으니···.
‘거의 불법 사금융 아니냐.’
아카데미 휘하에서 독점으로 금융권을 장악하고 있는 기관은 이토록 무서운 것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마테오한테 ‘내가 네 목숨 살렸음’하고 생색내면서 밥을 얻어먹기엔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으니.
그리고 내 계획이 성공한다면 얼마 안 가 빚을 청산할 수 있을 테고, 대출 받은 사실 때문에 성적에서 불이익을 받을 염려도 사라질 터였다.
계획이 성공할지는 확실치 않아서 일종의 도박인 느낌이 강하게 들긴 하지만···.
아무튼, 지금은 밥 든든히 먹고 강해질 때였다.
[ 상 태 ]이름 : 아이작
Lv : 36
성별 : 남
학년 : 1
칭호 : 신입생
마력량 : 260 / 400
– 마력 회복 속도(D+)
– 체력(C-)
– 근력(C-)
– 지력(C-)
– 정신력(B)
잠재력 >>상세>>
[ 전투 능력 ]원소 계열 1 : 얼음
– 원소 화력(C)
– 원소 효율(C)
– 원소 시너지(C+)
원소 계열 2 (잠김)
[ 보유 스킬 ]액티브
– (★1) 얼음 생성(C-) / (★5) 흑빙(C-)
– (★2) 얼음 장막(C+)
– (★1) 냉기 발산(C+)
– (★1) 기초 보호 마법(D)
패시브
– (★7) 심리 간파
스킬 트리 >>상세>>
“···좋아.”
어둑한 저녁.
인적 없는 정원 구석에서, 양피지에 얼음 속성 4성급 마법 [서리불꽃]의 술식을 새겼다. 이제 확실히 외웠다.
[서리불꽃 (★4)] [ 습득 가능 !! ]:: 화염 형태의 강력한 냉기를 발산한다.
종류 : 액티브 스킬 (만능형)
속성 : 얼음
습득 조건
– Lv 35 (O)
– [얼음 생성] C-급 (O)
– [냉기 발산] C+급 (O)
– 얼음 속성 [원소 화력] C-급 (O)
– 얼음 속성 [원소 효율] C-급 (O)
발동 조건
– 없음
마법을 사용하려면 기본적으로 마법진의 형태를 외워둬야 한다.
1성급 기초 마법을 제외하곤, 허공에 무작정 마나를 흘려보낸다고 마법이 발동되는 게 아니다.
머리를 써서 마법진의 형태대로, 감각적으로 마나를 흘려보내야 하는 것이다.
고유 특성 [멸악자]가 발동되면 이미 몸이 마법진을 익혀둔 것처럼 느껴져 자연스럽게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평범한 아이작의 몸으론 정석을 따라야만 했다.
오른손을 펼쳐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게 했다. 지금, 얼음 마나를 마법진의 형태대로 흘려보낸다.
손바닥 위로 연파란 빛깔의 마법진이 생성되고.
그 위로 희뿌연 냉기와 연파란 얼음 마나가 불꽃 형태를 띠는 [서리불꽃]이 만들어졌다.
“오오오···!”
[얼음 속성 마법 [서리불꽃(★4)]을 습득하였습니다!]됐다, 됐어!
은은하게 타오르는 차가운 냉기 마나 꽃. 마나가 지속해서 차감돼 가는 게 느껴진다.
나는 [서리불꽃]이 타오르고 있는 손을 앞으로 향하게 한 뒤, 왼손으로 오른팔을 붙잡았다.
이대로 마력을 쏟아붓는다.
「서리불꽃 (얼음 속성, ★4)」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희뿌연 냉기와 연파란 마나가 싸라기눈을 머금고서, 화염처럼 이글거리며 앞으로 뻗어 나갔다.
사거리는 매우 짧았으나, 숙련도 D-급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와아···.”
드디어 공격기다운 공격기가 생긴 덕분일까. 입에서 연신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주먹을 쥐어 은은하게 타오르고 있던 [서리불꽃]을 없애고, 두 눈을 꾹 감았다.
온몸이 덜덜 떨린다. 이 감정···, 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나는 알고 있다.
성취감이었다.
“크흐흐.”
아직 멀었다.
‘다음은 [빙벽].’
[빙벽 (얼음 속성, ★4)] [ 습득 가능 !! ]:: 견고한 얼음의 벽을 만들어 낸다.
종류 : 액티브 스킬 (방어형)
속성 : 얼음
습득 조건
– Lv 30 (O)
– [얼음 생성] C-급 (O)
– [냉기 발산] C급 (O)
– 얼음 속성 [원소 화력] C-급 (O)
– 얼음 속성 [원소 효율] C-급 (O)
[빙벽]을 쓰는 감각은 몸에 새겨져 있었다.그러나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빙벽]을 사용하는 데 애를 먹어야 했다. 굳건한 얼음벽을 만들어 내는 일엔 상당한 마나 컨트롤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왠지 가능할 것 같았다.
나는 눈을 감고서 내 앞에 벽이 생겨나는 광경을 상상하며 얼음 마나를 발산했다.
드드드드드드득───.
손을 조금씩 움직이자, 그에 따라 두터운 무언가가 땅에서부터 튀어나오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마침내 눈을 떴을 때, 내 시야는 얼음벽에 가려진 채였다.
[얼음 속성 마법 [빙벽(★4)]을 습득하였습니다!]「빙벽 (얼음 속성, ★4)」
[빙벽] 성공! 적당한 방어기도 생겼다!역시 [마법 단련 효율]이 B+급이 되니까 성장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 게 여실히 느껴진다.
“크흐으으으으···!”
힘들었던 단련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며.
“크하하핫!”
성취감이 화산 분출하듯 솟구쳐 올라왔다.
기쁜 마음에 허공에 주먹을 마구 갈겨댔다.
흡사 매니 파퀴아오였다.
······
앞으로 1주하고도 4일 뒤에 2막 3장, 실습 훈련이 있다.
개미 마족, 은둔의 가르지아가 힘을 비축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실습 훈련으로부터 2주 전.
지금쯤이면 탄타크 지하 동굴에 자리 잡고 있을 터.
녀석의 마나가 만들어 낼 마나 잔흔, 제프림도 만들어져 있겠지.
참고로 2막 4장을 마치고 탄타크 지하 동굴로 가서 얻을 수 있는 제프림은 그리 많지 않다. 왜냐하면 과한 마나를 받아 과부하로 제기능을 잃어버린 제프림이 많기 때문이다.
즉, 미리 탄타크 지하 동굴에 갈 수만 있다면 따끈따끈한 양질의 제프림을 많이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
즉, 현 시기가 최적의 타이밍인 셈이었다.
마침 내일은 주말이다. 나는 오늘 모든 수업을 마친 뒤, 곧장 마차를 타고 탄타크 지하 동굴로 떠날 예정이었다.
거기까지 가는 데 마차 타고 5시간은 걸릴 테니, 은둔의 가르지아를 처치하고 나면 하룻밤 노숙해야 할 것이다.
내일 출발했다가 일을 해결하고 곧바로 돌아오는 편이 몸은 편하겠지만.
하루라도 시간을 아껴서 스탯을 투자하고 단련하는 편이 강해지는 데 더욱 효율적일 터였다.
‘짐 다 챙겼지?’
D 클래스 강의실.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전부 떠나간 탓에 강의실은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중간 자리에 앉아 양피지에 짐 리스트를 적고 하나하나 체크하고 있었다.
물과 빵 같은 식량과 휴대용 발광 램프.
간이텐트나 간이의자 같은 캠핑용품, 담요나 베개 등. 만일을 대비한 여분도 챙겼고···.
제프림을 넣어둘 목적으로 산 마법 주머니도 두 개 챙겼다. 전부 대출 받은 겔을 탈탈 털어서 산 것들이다.
‘완벽하네.’
문제없다. 이제 곧장 출발하면 된다.
하늘은 서서히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탄타크 지하 동굴에 도착할 때쯤이면 깜깜한 밤이 될 것이다.
나는 마법 주머니가 든 가방을 챙긴 뒤, 마차 정류소로 가서 마차 하나를 잡아탔다.
말(馬)은 없었다. 여기서 마차의 ‘마’는 ‘말 마’가 아닌, ‘마법 마’니까.
탈 것의 형태는 기존에 알고 있던 마차(馬車)와 동일하나, 마차를 끄는 건 앞에 있는 마부(魔夫)가 운용하는 마나이다. 손잡이에 마력을 불어넣으면 움직이는 식.
정확한 원리는 공식 설정에도 안 나와 있어서 모른다. 게임 설정이니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수밖에.
“어디로 갈까요?”
“탄타크 지하 동굴이요.”
“예? 지금부터 거기로 가면··· 밤이 꽤 깊어질 텐데? 그 근처엔 숙박 시설도 없어요. 그건 아시죠?”
“괜찮아요, 그리로 가주세요.”
마차에 올라타 의자에 앉았다.
마부는 “으음, 진짜 괜찮으시려나···.”하고 자꾸 중얼거리며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당사자가 괜찮다는데 걱정도 많네.
“…….”
끼익 끼익,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마차 속.
이럴 때 쪽잠을 자서 피로감을 날리는 편이 좋을 것이다.
나는 눈을 감고 조용히 잠들었다.
* * *
아이작이 떠나기 20분 전.
카야는 A 클래스 수업을 마치고 D 클래스 강의실 문 앞에 이르렀다.
최근에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흉흉한 음모론, ‘메르헨 아카데미의 비밀’. 그녀는 그 문제를 파헤칠 방법을 며칠간 곰곰이 고민했다.
만약 진짜로 아카데미에 위험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거라면.
학생들은 물론이고 그녀 자신의 안위에 있어서도 중대사나 다름없었다.
끝내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 유일한 연결고리로 추정되는 남자, 아이작을 미행해 보자고.
왠지 이전 행동과 다를 바 없는 것 같고, 그냥 동경하는 사람을 스토킹하는 것 같았지만.
카야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자신을 정당화했다.
학생들이 떠난 강의실. 카야는 열려 있는 문 뒤에서 고개만 슬쩍 내민 채 강의실 내부를 살폈다.
아이작 혼자 중간 자리에 앉아 있었다. 양피지에 무언가를 끼적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뭐 하시는 거지? 공부? 아니, 공부는 아닌 것 같은데···.
카야는 머리 위로 물음표를 마구 띄웠다.
“앗.”
아이작이 일어나자 카야는 화들짝 놀라 얼른 옆으로 도망쳤다.
마침 복도에 청소 도구함이 있었다. 그 뒤로 그녀는 은신했다.
청소 도구함 옆으로 고개만 살짝 내밀었다. 아이작은 D 클래스 강의실을 나서서 복도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제 미행하자. 암살자처럼 기척을 숨기고, 살금살금···.
카야는 아이작을 몰래 뒤쫓았다. 쓱쓱, 은신처에 몸을 숨겨 가면서.
아이작이 향한 곳은 마차 정류소였다. 나무 뒤에 숨은 채 고개만 살짝 내밀고 있던 카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차?”
아이작은 마차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기 시작했다.
하늘이 노랗다. 마차 타고 어딘가로 떠나기엔 늦은 시각인 것이다. 이 시각에 아이작은 어디로 가려는 걸까.
심상치 않았다.
그를 쫓을까 말까. 카야는 곰곰이 고민한 끝에 그를 쫓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마차 정류소로 간 후, 얼른 새로운 마차에 올라탔다.
“저, 손님. 어디 가실지부터 얘기해주셔야···.”
“저 마차 미행해주세요. 안 들키게.”
마부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학생들간의 치정 문제일까.
어차피 자신은 삯만 받으면 되는 처지. 그는 별말 없이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하늘엔 해가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