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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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태였다.
아카데미와 황실 기사단은 외부인이나 내통자뿐만이 아닌, 아카데미의 일부 학생들이 테러를 벌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정확하게는, 그 학생들 모두 내통자 편인 게 틀림없었다.
황실 기사단은 말이나 사역마를 타고 바르토스관으로 향했다. 테러를 막기 위해서였다.
황실 기사들은 긴장감을 빳빳이 세웠다. 그들 중 일부가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엘빈 선배, 옥상에 저게 대체 뭡니까…?”
“나도 모른다. 그런데 내 경험상, 마력이 무시무시하게 들어가는 마법이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거라면… 무조건 더럽게 위험한 거였다.”
이윽고, 황실 기사단은 도중에 멈춰야만 했다. 클로버 팔라딘, 피에르 플랑체와 수많은 트럼프 병사들이 막아선 까닭이었다.
제복 차림의 피에르는 학생이라고 보기엔 성숙한 성인 남성의 외형을 지니고 있었다.
이번 테러를 벌인 학생들이 앳된 모습으로 위장한 뒤 아카데미에 몰래 잠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황실 기사단은 검을 빼 들고 적들과 맞서 싸웠다.
다른 방향에선 다이아몬드 팔라딘, 알렉사가 트럼프 병사들을 이끌었다. 그녀는 바르토스관으로 다가오던 메르헨 아카데미의 전투 병력과 격돌했다.
아카데미 광장은 패닉의 도가니였다. 그들을 지키고자 십수 명의 마법사가 결계를 펼쳤고, 미리 교장의 지시를 받았던 교직원들이 광장에 있는 사람들을 통솔해 대피소로 안내했다.
그러나 교직원의 통솔에 따르지 않는 학생들이 몇 있었다.
“거기! 빨리 대피하지 않고 뭐 하는 거냐?!”
“아이작, 아이작, 어딨어…?”
루체 엘타니아는 도망치는 학생들을 헤치고 반대 방향으로 나아갔다.
아까부터 아이작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예리한 시력으로 주위를 살펴도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항상 아이작은 사고의 중심지에 있었다. 그는 이름 없는 영웅일 테니까.
지금쯤 테러가 벌어진 바르토스관으로 향하고 있겠지. 이 타이밍이라면 분명했다. 그 모범생이 아카데미 필수 행사에 불참했을 정도다. 이 사태가 벌어질 것을 진작 알아챘을 가능성이 높았다.
루체는 그리 추론하고 뇌신조-갈리아를 소환했다.
순식간에 뇌운이 하늘을 뒤덮었다. 콰광, 거리며 자색 천둥이 몰아쳤고, 검은 구름 안에서 거대한 검은 뇌조 한 마리가 웅대한 위용을 드러냈다.
8성급 번개 속성 마수, 뇌신조-갈리아였다.
학생들을 제치고 달리는 루체에게로 뇌신조-갈리아가 내려앉았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그 마수를 피해 도망쳤다.
“루체 학생!”
“뭐, 뭐 하려는 거예요?! 당장 멈추세요! …으윽!”
교직원이나 황실 기사들이 루체를 막으려 들자, 그녀는 주위로 물 원소 마법을 휘둘러 자신에게로의 접근을 막았다.
뇌신조가 몸을 숙이자 루체는 그 위에 올라탔다.
“갈리아, 저쪽으로! 아이작이 저기 있을지도 몰라!”
[알았다!]아이작의 힘은 조건부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 가정이 정답이라면 무조건 그를 지켜줘야만 했다.
설령 그런 게 아니더라도 루체는 아이작 곁에 있고 싶었다. 그래야만 했다. 아이작이 조금이라도 다치는 날엔, 그녀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말 테니까.
부정할 수 없는 애착이었다. 루체는 그 마음을 소중히 여겼다.
루체를 태운 뇌신조-갈리아는 바르토스관을 향해 날아들었고.
화르르륵!!
“윽?!”
루체와 뇌신조는 근심 속에서 아이작에게만 과하게 신경 쓴 나머지, 포격을 눈치채는 게 늦어졌다.
진분홍빛 불덩이가 빠른 속도로 날아들어 뇌신조의 날개를 공격했다. 퍼어엉, 하는 살벌한 폭발음이 울리고 뇌신조의 날개 한 짝이 불붙었다. 마력 밀도가 높은 화염이었다.
그러나 뇌신조는 아릿한 통증에도 날갯짓을 멈추지 않고 마력을 발산해 불길을 몰아냈다.
하늘과 땅에서 수많은 병력이 나타나 루체와 뇌신조 앞을 가로막았다. 날개 달린 말을 탄 트럼프 병사들이었다.
그리고 지상에서 뇌신조에게 화염을 쏘아냈던 귀여운 인상의 여성이 사역마를 타고 날아올라 선두에 섰다.
발굽에 진분홍빛 불꽃을 일으키며 허공을 활보하는, 갑주를 입은 붉은 말. 그 마수 위에 올라탄 인물은 뇌신조에게 화염을 발사했던 귀여운 인상의 여성. 하트 팔라딘, 셰라 헥토리카였다.
그녀가 트럼프 병사들의 선두에 이르러 화염 마법진을 전개하자, 루체는 번개 마법진을 전개하고 경계했다.
“또 만났네?”
“…….”
루체는 셰라를 살폈다. 그녀는 학생일 때와는 달리 붉은 제복 차림이었다. 여전히 앳된 외형이지만, 합동 전술 평가 때보다는 성숙한 느낌이 났다.
“미안해서 어떡해? 여긴 아무도 지나갈 수 없거든!”
“비켜.”
“싫다고.”
루체의 눈빛이 차게 식었다.
그녀들이 있는 방향으로 많은 사람이 몰려오고 있었다. 비상사태 지침대로 재빨리 부대를 이룬 아카데미의 전투 병력과 황실 기사들이었다.
어째선지 이안 페어리테일을 포함해 트리스탄 험프레이, 마테오 조르다나 등 몇몇 학생도 팀을 짜고 몰래 어른들을 뒤따르고 있었다. 아카데미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뭉친 학생들이었다.
그들 모두 트럼프 병사들과 싸워나갔다.
셰라는 생각했다. 어차피 자신은 시간 끄는 용도밖에 안 되겠지.
괜찮았다. 조금이라도 오래 버티자. 앨리스가 악신을 부활시킬 때까지만 말이다. 그러면 자신들의 승리였다.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으리라.
‘그 과정에서 죽더라도… 상관없어.’
앨리스를 위해서라면 셰라는 제 한 목숨 따윈 바칠 각오가 이미 돼 있었다.
원더랜드에서 앨리스에게 구원 받았던 그 순간부터, 쭉.
그렇다고 눈앞에 있는 이들을 막아내는 일이 이기적인 선택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죄책감이 가슴속을 쿡쿡 찔렀다.
다른 팔라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탓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그들 사이에서, 셰라 만큼은 애써 밝은 모습을 보여 왔다. 기껏 여기까지 왔으니 사기가 떨어져선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감정을 죽여야만 했다.
왕국…, 아니, 자신을 구원해주었던 앨리스 캐럴을 지켜내기 위해서.
“명령, 누가 내린 거야?”
“우리들의 왕.”
“처음부터 이럴 목적으로 입학했나 보네.”
“그래, 우리에게도 지켜야 할 게 있거든.”
루체는 혐오감을 감추지 않았다.
치지직!
아카데미의 적이라면 제압해도 상관없으리라.
루체는 그리 생각하며 왼팔을 앞으로 뻗어 번개 마력을 뿜어냈다.
“……?”
셰라는 놀랐다. 루체에게서 느껴지는 마력이 합동 전술 평가 때보다 훨씬 강해졌기 때문이었다.
루체의 번개 마력이 용솟음쳤다. 왼손 약지에 낀 마도 무기, ‘흑해 여제의 반지’가 그 힘을 증폭시켜 주고 있었다.
저번에 싸웠을 때는 전력이 아니었단 말인가. 어이가 없어서 셰라는 실소를 내뱉었다.
동시에 고양감을 느꼈다. 기왕 여기가 자신의 묫자리라면, 저런 불합리할 정도로 강한 천재와 전력으로 맞붙어 보는 편이 재밌고 흥분되지 않겠는가.
“네 사정이 뭐든 관심 없어.”
루체의 냉소적인 목소리가 내려앉았다.
무슨 사정이건, 결국 지들 잘 살겠다고 여기 있는 사람들을 희생시키겠다는 얘기일 테니까.
귀담아들을 가치도 없으리라.
“중요한 건, 네가 날 막아섰다는 거야. 그걸… 난 용서할 수 없어.”
“그럼 날 죽여 보든가, 루체 엘타니아!”
셰라는 흥분하며 앨리스가 맡긴 붉은 기사 하수인, ‘하트 잭’을 소환하고 진분홍빛 화염을 일으켰다.
콰과강!!
대량의 화염과 번개가 맞부딪치며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켰다.
루체와 셰라는 사역마를 타고 날아다니며 서로에게 원소 마법을 퍼부었다.
쿠우우우!!
셰라의 화염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바르토스관을 향해 나아가던 아카데미 전투 병력, 황실 기사들과 이안 페어리테일 일행에게로 불덩이가 여우비처럼 떨어져 내렸다.
전투에 쓰이고 튕겨나간 잔해에 불과했다. 맞으면 부상을 입겠지만 대처는 간단했다. 아카데미 전투 병력과 황실 기사들은 트럼프 병사들과 싸우면서도 쏟아지는 불덩이를 피하거나 베거나 없애버렸다.
마테오 조르다나는 [암벽]을 끌어올려 불덩이를 막아 냈다.
허영심 많은 금발 귀족, 트리스탄 험프레이는 바람 마력이 담긴 발차기로 불덩이를 날려 보내고 전황을 살폈다.
한 명, 불덩이를 피하지 못해 맞고 날아간 이가 있었다. 트리스탄은 그를 보고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저 머저리가!!”
“이안!!”
빛 속성이라는 불세출의 힘을 타고나 순수한 파괴력 만큼은 압도적인 학생, 이안 페어리테일.
그는 김을 모락모락 피어 올리며 기절해 있었다.
한편, 바르토스관.
[ 상 태 ]이름 : 아이작
Lv : (159)
현재 [대 인간 전투력]은 76. 스탯 10당 임시 레벨은 5씩 오른다. 총 증가 레벨은 35. 그에 맞게 능력치도 향상된다.
시야가 연신 점멸했다. 샹들리에의 빛이 끊겼다 돌아오길 반복하는 까닭이었다.
스릉!
냉기 마력이 스민 태도(太刀)가 거세게 휘둘러졌다.
마법을 시전하던 아이작은 몸을 비틀어 자신의 가슴팍을 향해 오던 검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했으나.
몸이 얼어붙는 감각을 느끼고 다급히 지면을 박차 제논과 거리를 벌렸다.
“…지랄이네.”
가슴팍에 싸늘한 한기가 감돌았다. 아이작의 얼음 속성 저항력을 상회하는 냉기였다. 하마터면 얼어붙을 뻔했다.
검날의 거리를 재고 감각적으로 피해선 안 됐다. 의식해서 거리를 더욱 벌려야만 했다.
절대로 스쳐선 안 된다. 가까이서 훑고 지나가기만 해도 몸의 일부가 얼어붙을 각오를 해야 하는 수준이니까.
심지어 태도이기에 검신의 길이가 길어, 게임에서 느꼈던 것보다 훨씬 까다롭다고 아이작은 느꼈다.
“이름 없는 영웅은 아니었나.”
제논은 태도를 갈무리했다.
만약 아이작이 이름 없는 영웅이었다면, 제논은 그에게 자그마한 상처라도 입히기 위해 목숨도 가볍게 내걸 작정이었다.
어쩌면 그조차도 만행인지도 몰랐다. 이름 없는 영웅은 상식을 벗어난 강자 중의 강자니까.
하지만 그 가정은 이제 생각할 필요도 없으리라.
아이작의 마력 밀도가 급격히 높아지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저 마법 지팡이의 효과일 터.
“그동안 여왕님께서 헛된 의심을 품으셨군.”
제논은 머리에 쓴 군모 챙을 잡고 아래로 끌어내려 눈가를 가린 채 나지막이 독백했다.
여기서 결론이 났다. 앨리스는 아이작이 이름 없는 영웅이라고 의심해 왔지만, 아쉽게도 그 의심은 사실이 아니었다.
단지 저 청은발의 소년은 좋은 재능과 고된 단련의 결과물일 뿐.
다시 제논은 아이작을 향해 짓쳐들었다. 냉기를 휘감은 검격이 섬광처럼 내질러졌다.
차라락! 콰가강!!
아이작이 뒤로 빠지면서 빙결 마법을 시전하면 제논은 똑같은 빙결 마법으로 반격했다. 빙괴와 빙괴가 맞부딪치고 냉기와 냉기가 격돌하며 서로를 상쇄시켰다.
냉기가 휘몰아친다. 그 속에서 두 남자는 격렬한 공방전을 펼쳤다.
원소 마법의 위력, 마력 운용력, 전투 경험. 모두 제논이 우위였다. 그러나, 그렇기에, 합을 주고받을 수록 제논은 아이작의 재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공격이 읽히는 것만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아이작은 매 순간 합리적인 판단을 하며 적절한 반격과 회피로 대항해 왔다.
더군다나 마법 캐스팅 속도는 몹시 빨랐다. 머리를 무서운 속도로 회전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이건, 고작 학생 레벨이 아니었다.
이 청은발의 사내는 이름 없는 영웅이 아니더라도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천재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미안하다.’
분명 너는 미래에 그 재능을 꽃 피워 훌륭한 마법사가 되었겠지.
하지만, 나는 너를 죽여야만 한다.
네 미래를 짓밟아야만 한다.
앨리스 여왕님을 위해서, 내가 지켜내야 할 왕국을 위해서.
제논은 속으로 그리 말하며 아이작에게 맹렬한 공세를 퍼부었다.
아이작의 움직임이 느려져 갔다. 제논의 냉기를 휘감은 검격이 아이작의 몸을 서서히 얼려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락!
제논은 아이작의 원소 마법 공격을 피하고 파고든 뒤, 태도를 휘둘렀다.
아이작은 첫 검격을 피하고자 억지로 거리를 크게 벌려 뒤로 피했지만, 필연적으로 동작이 커져 버렸다.
두 번째 검격이 날카롭게 허공을 가로지른다.
피할 수 없으리라고 본능적으로 판단한 아이작은, 품 안에서 단검을 꺼내 들었다.
곧바로 단검 쥔 손을 잔야의 지팡이로 받치며 제논과 서로의 날붙이를 맞부딪혔다.
채앵!
쇠의 마찰로 튀긴 불꽃이 몰아치는 냉기에 잡아먹혔다.
어느 쪽도 밀리지 않는다. 두 사람은 날붙이에 무게중심을 실어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동시에 두 사내가 쏟아붓는 냉기가 격돌했다. 서로의 마력이 뒤엉키며 상대방을 얼려내려 했다.
“끄으!”
신음하는 아이작.
아이작은 서서히 단검이 얼어가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그 탓에 점차 힘겨루기도 아이작의 열세로 이어졌다. 그의 몸이 서서히 뒤로 밀려났다.
아이작은 이를 악물고 버텨 내려 했다.
제논은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차분하게 두 눈을 좁히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훌륭하다.”
“뭐?”
아이작은 눈살을 찌푸렸다.
“넌 뛰어난 자질을 갖췄다. 여기서 죽는 게 아까울 정도로. 하지만… 아쉽게 됐구나.”
“…….”
“날 원망해라, 아이작.”
그때, 아이작은 살벌하게 제논을 노려보며 발목에 고정해 놨던 얼음을 풀었다.
그러자 바지 밑단을 타고 재해의 검집이 흘러내려 아이작의 발치에 떨어졌다.
곧바로 그것을 신발 끝으로 툭 치며, 아이작은 저장되어 있던 얼음 원소 마법을 발동했다.
“……!”
예상치 못했던 흐름에 당황한 제논은 바닥을 박차고 뒤로 후퇴했다.
그러나 이미, 재해의 검집은 그를 향해 차가운 냉기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다.
콰아아아아!!
5성급 얼음 원소 마법, [빙결 폭발].
폭발과 함께 빙괴가 솟구쳤다. 제논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다리 일부가 동렬하고 얼어버려 큭! 하고 신음을 냈다.
후우욱!
순간, 아이작이 자욱한 냉기를 뚫고 뛰쳐나왔다. 그 엄청난 속도에 제논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일말의 마력이라도 흘러냈으면 그를 감지하고 반사적으로 대비했을 터였다. 그러나 지금의 아이작은 순수한 육체 능력에 의지해, 폭발의 여파에 기척을 숨기고 냉기를 헤쳐 나온 것이었다.
그 까닭이 제논의 판단을 늦춰버렸다.
자세가 불안정했으나, 제논은 재빨리 태도를 휘두르려 했다.
퍼어억!!
아이작의 주먹이 더 빨랐다.
“크헉!!”
매서운 권골이 제논의 안면에 꽂혔다.
포탄 같은 위력이었다.
부웅!
그리, 아이작이 내지른 주먹이 제논의 몸을 날려 보냈다.
제논의 몸이 공기를 가로지르다 바닥을 두 차례 튕겼다. 그는 얼음덩어리를 끌어올려 그것을 밟고 몸을 멈춰 세웠다.
숨을 헐떡이는 제논. 입과 코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는 상시 단단한 [기초 보호 마법]을 두른 상태였으나, 이조차도 무시할 만큼 아이작의 주먹은 몹시 위력적이고 강맹했다.
제논은 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아이작의 주먹에서 핏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학생치곤, 뭐라고…?”
적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
휘몰아치는 냉기 속, 아이작의 싸늘한 적안이 안광을 발했다.
그 눈엔 절제된 분노가 깃들어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