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301)
〈 301화 〉 철의 요정 토벌전 (11)
* * *
오른손에 응축된 얼음 마력이 요정들의 힘으로 다채로운 빛깔을 발하며, 휘황찬란한 광채를 발했다. 그 빛이 아이작을 꼬리처럼 뒤따랐다.
‘왜 내가 적합자라는지 알겠다.’
힘을 다스리는 데 오감을 짓누르는 묵직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이대로 있으면 인지를 뛰어넘는 미지의 묘리에 도달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죽음이리라.
이 힘을 체내에 간직한 채 오래 버티는 건 불가능했다. 한 번의 공격으로 모든 걸 쏟아부어야만 할 터.
[끝을 보자고!]구름의 요정 클라디가 웃으며 소리쳤다.
라크닐을 적신 소나기는 [서리바람]에도 얼어붙지 않았다. 그저 극도로 차가워질 뿐이었다.
클라디가 쏟아낸 소나기는 [원소 시너지]를 극대화해준다. 다만, 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건 요정에 필적할 수 있는 존재뿐.
어느덧 아이작은 라크닐의 가슴팍 앞에 도달했다.
[가증스러운 마법사여!]콰가가각!!
날아다니는 거대한 대검들이 넝쿨을 베어내고, 라크닐은 자유를 되찾았다.
섬뜩하고도 건방진 인간, 아이작을 향해 철의 마력이 스민 대검을 휘두르는 라크닐.
매서운 파공음. 머나먼 지평선까지 갈라낼 검격. 퍼져나가는 철의 마력으로 인해 검격의 범위는 몹시 드넓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그래…, 끝을 보자.”
>메르헨의 마법 기사> 「11막 3장, 요정 대전」의 끝을.
아이작은 라크닐을 향해 날아들었고.
자신을 향해 휘둘러지는 대검에 대항해, 오른손에 응축된 얼음 마력을 터뜨렸다.
콰아아아아아!!!!!
귀를 찢을 듯한 폭음이 울려 퍼졌다.
청광이 철의 성을 가득 메우고, 뚫린 천장을 타고 먼 하늘로 솟구쳤다.
압도적인 화력이었다.
지속적으로 허공을 빙결하며 먼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가는 뾰족한 빙괴.
무지개의 요정 엘레인은 결계를 푼 뒤, 무지개 마력을 그 빙괴에 실었다.
충격 반사의 힘이 실린 빙괴가 지속적으로 솟아나며, 하늘에서 추락하던 대검과 격돌했다.
콰가가가강!!!
하늘의 대검이 우수수 부서지며 빙괴의 앞길을 열었다.
요정들의 마력을 머금고, 클라디의 능력으로 [원소 시너지]까지 극대화된 아이작의 얼음은 라크닐의 철의 경도를 우습게 넘나들고 있었다.
콰아아아앙!!!!
어마어마한 양의 얼음덩이가 범람하며 철의 성을 통째로, 낱낱이 무너뜨렸다.
철의 거인은 꽁꽁 얼어붙은 상태로 산산이 부서졌다. 그 잔해가 일대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뭐가 어떻게 된…?]휘몰아치는 냉기 속.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어린 체형의 라크닐이 패닉에 빠진 채 허공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몸은 안쪽까지 한기로 그득했다.
터억!
한 남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날아와 라크닐의 머리를 붙잡았다.
쭉 뻗어 있는 세 쌍의 냉기 날개가 라크닐의 시야에 내비쳤다. 그의 두 눈동자는 강진이라도 난 것처럼 격하게 떨렸다.
전신에서 냉기를 흘리는 얼음의 마법사가 싸늘한 적안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너 죽인다고 했지?”
[사, 살려…!]쏟아지는 얼음 마력.
라크닐의 머리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리고.
콰아악!!
아이작이 주먹을 꽉 쥐며, 라크닐의 머리가 터져 비산했다.
붕괴되어 가는 철의 요새.
올드렉 대피소에 있던 사람들, 맥그리거 형제, 전투를 벌이던 메피스토와 뒤펜도르프의 군단장들은 그 광경을 바라보며 넋을 잃어버렸다.
[…이건, 어쩔 수 없군요. 여러분, 즐거웠답니다! 그럼 타나토스, 당신에게 맡기죠.]“뭐? 야, 잠깐…!”
푸우욱!!
메피스토는 그대로 자기 목을 꺾어 자살했다.
한편.
“역시 방법이 있었네요. 무서운 남자.”
도제 세이렌은 감탄하며 말했다.
다른 원왕들도 철의 요정을 토벌한 아이작에게 놀라움을 느꼈으나, 방심할 틈은 없었다. 지금은 타나토스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집중해야만 했다.
라크닐의 몸체는 재가 되어 사라져갔고, 아이작의 손안엔 기이하게 조각된 철의 구체가 쥐어졌다.
라크닐이 구축한 것들은 아름다운 은빛 가루가 되어 바람에 흩날렸다.
[축하합니다! [철의 요정 라크닐(Lv 200)]을 처치하고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Level Up!! Lv이 168로 상승했습니다!][스탯 44를 획득합니다!][전설 업적 [부러진 검]을 달성했습니다! 모든 원소 속성 저항력이 [30] 만큼 증가합니다!] [전리품 [철의 핵]을 획득하였습니다!] [철의 핵]: 철의 마력의 근원이다. 철의 마력의 적합자가 이 핵을 받아들인다면 먼 훗날 요정에 필적할 존재가 될 것이다.
등급 : 1티어
아이작이 얼음 마력을 거두고 빙괴를 풀어내자 올드렉엔 한겨울의 눈송이처럼 대량의 마나 잔흔이 살랑살랑 쏟아져 내렸다.
사람들이 보기에 무척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철의 성이 사라지며 추락하려던 나머지 아이작 일행은 도로시와 카야가 별빛 마법과 바람 마법으로 공중에 띄웠다.
그들은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갔다.
“어떻게든, 이겼다…!”
안도하는 도로시.
앨리스는 카야의 바람 마법을 타고 내려가면서 멍하니 아이작을 쳐다보았다.
[카야.]“실피아?”
화록청의 요정 실피아가 카야의 귀청에 대고 귓속말을 건넸다.
[우리 역할은 여기서 끝이야. 이제 더는 너희들 일에 개입할 수 없어.]“…….”
카야는 실피아를 꼭 껴안았다.
실피아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다시 만날 수 있는 거지?”
[…응. 귀염둥아. 언제나 그곳에서, 또 보자.]“조심히 가.”
실피아는 웃는 얼굴로 빛나는 가루가 되어 바람에 흩날렸다.
그리 실피아를 포함해 4명의 요정은 제 역할을 마치고 유성이 되어 하늘을 가로질렀다.
휘우우우우.
사그라지는 [서리바람].
먹구름이 걷히며, 무지개가 떠오르며, 세 쌍의 냉기 날개를 펼친 채 높이 떠 있는 한 남자에게 햇볕이 쏟아졌다.
마치 신이 강림하기라도 하듯 성스러운 광경이었다.
얼음 속성의 최고 경지에 도달한 자만이 다룰 수 있는 빙제의 냉기가 그의 전신에서 온화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빙제 아이작.
그의 얼음장처럼 차가운 적안이 먼 황야에 있는 사멸의 타나토스를 향했다.
타나토스가 부활한 후, 놈의 공격을 막기 위해 강력한 마법들이 동원됐을 터였다.
철의 요정 라크닐과 격돌하는 동안, 타나토스는 원왕들의 마력을 잡아먹고 강해지며 크기를 키운 듯했다. 아이작이 보기에, 게임에서 봤던 모습보다 훨씬 비대해져 있었으니.
저놈을 해치우려면 힘을 흡수하고 성장하는 능력조차 무의미해질 만큼 막강하고 파괴적인 공격을 쏟아부어야만 했다.
영역 지배, [무궁빙설경]은 독이다. 당장에 큰 피해를 입히지 않는 영역 마법 따위는 타나토스에게 좋은 성장 촉진제가 될 뿐이니까.
차락!
빙설룡-힐드가 쥐고 있던 서리낫이 마력의 형태로 치환되어, 아이작의 손으로 옮겨졌다.
“마족….”
시야에 들어오는 마족.
아이작의 가슴속에 불을 지피는 적의.
마족과 싸울 수 있는 환경.
조건은 충족되었다.
“정말 질리는구나, 너희들.”
아이작은 눈을 감았다.
전신을 타고 흐르는 마력이 맥동했다.
이내, 마력이 날뛰기 시작했다.
[마족을 적으로 인식했습니다.][고유 특성 [멸악자]가 발동됩니다!] [레벨과 능력치가 일시적으로 크게 향상됩니다!][스킬트리가 일시적으로 +10이 됩니다!]그 감각을 온전히 느끼고, 아이작은 깊은숨을 내뱉으며 천천히 눈을 떴다.
레벨은 200을 넘어갈 때부터 그 초과분은 책정되지 않으나, 능력치는 EX급을 한계로 두고 여전히 증가한다.
지금의 아이작은 인류가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올라 있었다.
화아아아아!!
[멸악자]가 발동된 아이작의 압도적인 마력이 세계로 뻗어 나갔다.돌연 군청색으로 뒤바뀌는 하늘. 칼날처럼 날카로운 냉기가 하늘을 휘감기 시작한다.
하늘에서 쏟아내는 자신의 얼음 마법의 위력을 증대시키는 효과.
서리낫의 고유 마도, [천공 지배-상야].
이 순간, 아이작은 하늘의 지배자가 되었다.
“힐드.”
[카아아아아!!]아이작 뒤로 거대한 백룡이 포효하며 비상했다. 아름다운 백익을 활짝 펼쳐지며 백옥빛 마력을 흩뿌렸다.
빙설룡-힐드였다.
그 백룡은 이안 페어리테일을 제 등 위에 태운 채였다.
“가자.”
아이작과 빙설룡-힐드가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사방으로 퍼지는 풍압. 빙제의 냉기가 아이작을 꼬리처럼 뒤따랐다.
“맙소사….”
올드렉의 사람들은 흡사 죽음에 버금가는 공포를 느꼈다.
사멸의 타나토스와 대규모 전투를 벌이던 원왕들마저 오싹한 감각을 느꼈다.
빙제 아이작의 존재감은 이미 도를 한참이나 넘어서 버렸다.
쿠우우우우우.
뒤이어 황야를 드리우는 그림자.
어느새 원왕들과 타나토스의 머리 위, 상공에 면적을 가늠하기 힘든 거대한 철문이 나타나 지상을 관조하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철문을 목격하고 입을 떡 벌렸다.
도제 세이렌의 표정이 굳었다. 뇌제 자울과 염제 안데르센은 눈을 좁혔다. 풍제 에린은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저건, 그때의…?”
“원옥마수인가.”
도제 세이렌이 당황하자 염제 안데르센이 진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자, 잠깐만요? 저 철문이 열리면 절대영도의 냉기가 쏟아질 텐데…! 그 괴물을 불러오다니? 빙제 당신, 대체 무슨 생각을…!”
그리 원왕들이 불길한 감정을 느낄 때, 서리 같은 목소리가 그들의 머릿속을 울렸다.
‘결계를 전개하고, 버텨라.’
이 세상이 얼어붙지 않도록.
‘그놈은 내가 맡는다.’
아이작은 원왕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어떻게 결계를 전개하라는 것인지, 아이작의 의사가 대번에 원왕들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재밌네요….”
도제 세이렌은 식은땀을 흘리며 피식 웃었다.
“당신으로부터 이 세상의 멸망을 막으라니. 제정신이 아니야.”
아이작은 세계멸망급 화력을 쏟아부을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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