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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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괴력난신 (1)
김현우가 인상을 찌푸리자 미령, 아니 괴력난신은 입가에 씨익 하는 미소를 지으며 김현우를 보고는 말하려 했으나-
“우선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텁.
“-?”
괴력난신은 갑작스레 손을 뻗어 자신의 이마 위에 나 있는 붉은 뿔을 잡아 챈 김현우를 보며 이상함을 느꼈고.
“지금 무엇을 하려고…… 끄약!?”
“이게 본체지?”
“자, 잠깐! 다시 말하지만 나는 적이 아니다! 아니라고!”
툭-
“끄야아아아악!”
김현우는 자신의 손에 잡혀 있는 괴력난신의 뿔을 힘껏 잡아당겼다.
그와 함께 비명을 지르는 괴력난신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김현우가 뿔을 당기고 있는 왼 손을 잡으며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놔줘라! 놔달란 말이다! 못 들었느냐? 못 들었냐고! 적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걸 내가 어떻게 믿어?”
“진짜다! 진짜라고!”
투둑!
“끄꺄아아아악! 부러져! 부러진다! 진짜로 부러진다! 부러지면 큰일 난다고!”
“너만 큰일 날 것 같은데?”
“아니다! 아니라고! 지금 뿔이 부러지면 네 제자도 큰일 난다! 큰일 난다고?”
“협박하는 거냐?”
우둑!
“소리 났어! 소리 났단 말이네! 진짜로 부러진다! 진짜로 부러진다고!!”
괴악한 비명을 지르는 괴력난신을 바라보고 있던 김현우는 이내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망울망울 맺혀 있는 것을 보곤 이내 뿔을 쥔 손을 놓았다.
“이……익! 분명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는데!”
그와 함께 이마 위에 있는 뿔을 소중하다는 듯 감싼 그녀는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김현우를 바라봤고 그는 후 하는 한숨을 내쉰 뒤 말했다.
“그걸 어떻게 믿는데?”
“말하고 있지 않았느냐!”
“그러다가 뒤통수치면?”
“이 백귀야행(百鬼夜行)의 두목인 괴력난신(怪力亂神)이 뒤통수를 친다고!? 그럴 일은 없다!”
“그래도 치면?”
김현우가 심드렁하게 대답하자 괴력난신은 이내 굉장히 억울한 표정으로 김현우를 바라봤다.
아무런 말도 없이 서로를 바라보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후…….”
이내 가볍게 한숨을 내쉰 김현우는 손에 들고 있던 악천의 원천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말했다.
“우선 따라 들어와. 이야기는 안에서 들을 테니까.”
“도대체 왜 이 아이는 저런 이상한 놈을…….”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조금 전에 있던 방 안으로 들어갔고, 괴력난신은 그렇게 방 안으로 들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그렇게 투덜거리고는 뒤늦게 그를 따라갔다.
그리고-
“…….”
괴력난신은 곧 쿠션 아래에서 자고 있는 구미호를 한번 멍한 표정으로 바라본 뒤 이내 고개를 저으며 김현우의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래서, 왜 미령 대신에 네가 미령의 몸을 컨트롤 하고 있냐?”
그녀가 앉자마자 곧바로 질문하는 김현우.
그에 괴력난신은 살짝은 불퉁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와 계약한 아이는 지금 나름의 수련을 위해 내면세계에 있다.”
“내면세계?”
김현우의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이었다.
“그래서 그 아이의 인격이 잠시 내면세계로 들어가 있는 동안 아이의 몸을 내가 맡게 되었지.”
괴력난신의 말에 그녀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아보고 싶었던 김현우는 그녀에게 ‘심리’스킬을 사용했으나-
유감스럽게도 그녀에게는 스킬 사용이 불가능했다.
“쯧.”
짧게 혀를 찬 김현우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초반에 보여줬던 여유로운 모습과는 다르게 아까 전 뿔을 잡아당긴 탓인지 그를 향해 내내 불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괴력난신.
김현우는 물었다.
“무슨 꿍꿍이지?”
“무슨 꿍꿍이라니?”
“왜 미령한테 붙어 있냐 이 말이지.”
사실 김현우는 미령이 괴력난신의 힘을 얻고 나서부터 줄곧 그게 궁금했었다.
당장 미령이 강해진 것은 나쁘지 않았고 그녀가 괴력난신의 힘을 잘 다루고 있기에 은연중에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미령 대신 괴력난신이 나와 있는걸 보니…….’
묘한 불안감이 느껴졌다.
그런 김현우의 물음에 괴력난신은 김현우를 빤히 바라보다 그제야 불퉁한 표정을 지우고는 말했다.
“걱정 마라. 딱히 꿍꿍이 따위는 없으니……. 뭐, 그래도 굳이 알고 싶다면야 그냥 파장이 잘 맞았다는 것 정도일까.”
“……파장이 잘 맞았다고?”
“그래, 나는 그저 거기에 흥미가 생겼을 뿐이다. 이 아이…… 그러니까 미령의 영혼은 나와 비슷하게 성장할 수 있는 파장을 가졌거든. 다시 말해서 그건─”
괴력난신은 이어서 말하려다 슬쩍 김현우의 눈치를 보며 말을 돌렸다.
“-뭐, 그건 나중에 말해두도록 하지.”
“그게 뭔데?”
“아니다, 이건 그저 내 희망 사항일 뿐이니 딱히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구나.”
괴력난신은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으쓱였고, 김현우는
‘무력을 써서 알아낼까?’
라는 생각을 하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보니까 딱히 미령에게 피해를 입힐 것 같진 않고-‘
생각해 보니까 그녀의 몸을 탐할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자신을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기에 그는 더 이상의 무력행사를 하는 것은 그만뒀다.
“그래서 미령이 내면세계에서 수련하고 있다는 건 또 뭔 소리야?”
“말 그대로다. 그녀는 빙정에게 진 뒤부터 내 제안에 따라 수련을 하고 있다. 뭐, 정확히 말하면 내 백귀야행(百鬼夜行)의 업을 얻기 위해서-”
-내면 속에 있는 업(業)속의 부하들과 신나게 싸움을 벌이고 있지.
괴력난신은 그렇게 말했고, 김현우는 곧 미령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내가 근두운술을 배울 때처럼.’
미령도 아마 내면세계에서 괴력난신의 업(業)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으로 없을 얻으려고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뭐, 나로서는 당장 미령이 강해지면 나쁘지는 않은데.’
전력적인 의미로도, 그리고 자신을 지킨다는 의미로도 힘을 키우는 것은 좋다.
9계층에서는 끊임없이 등반자가 올라오고, 당장 미령은 등반자를 상대할 수 있기는 해도 결국 목숨의 위협은 항상 존재하고 있으니까.
김현우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려니 괴력난신은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부탁을 하나 하기 위해서다.”
“부탁?”
“그래, 뭐 정확히 말하면 나 스스로라기보다는 이 몸에 영향을 받은 덕분에 일어나게 된 일인데.”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김현우가 묻자 괴력난신은 별것 아니라는 투로 이야기했다.
“말 그대로 미령의 인격체는 지금 내면세계 속에 들어 있긴 하다만 결국 따져보면 이건 그 아이의 몸이지 않느냐?”
“……그렇지?”
“그러니까 내 인격이 들어가 있어도 그녀의 몸짓이나 행동…… 뭐 그 이외에 기본 베이스는 바뀌지 않았다 그거지.”
“……그래서 부탁할 건 뭔데?”
“아, 별건 아니다. 그냥 나랑 하룻밤 정도만 자주면 된다.”
“?”
괴력난신의 말에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멍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xxxx
노아의 방주.
“왜 그런 표정이지?”
노아흐는 자신의 앞에서 왠지 좋지 않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김현우를 보며 물었다.
“아니, 그냥 좀…….”
“?”
“좀, 그런 게 있어.”
김현우의 말에 노아흐는 그를 보면서도 어깨를 으쓱였고, 김현우는 이곳에 들어오기 전 괴력난신이 했었던 이야기를 떠올리곤-
“쯧”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노아흐는 의자에 앉아서 찜찜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진지하게 고심하고 있는 김현우를 묘한 표정으로 바라봤고, 곧 잠시 뒤.
“에휴.”
생각을 전부 정리한 듯, 가볍게 머리를 흔들었다.
“생각할 건 전부 끝냈나?”
노아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김현우는 곧 그에게 물었다.
“혹시 이곳으로 바로 올 수 있는 물건 같은 건 없어?”
“이곳으로 바로 올 수 있는 물건?”
“그래, 아티팩트 같은 거.”
“그건 왜?”
“왜긴 왜야, 이곳에 올 때마다 몬스터를 잡는 게 불편해서 그렇지.”
“몬스터를 잡는다고?”
노아흐의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악천의 원천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그 이야기를 잠시간 듣고 있던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확실히 그런 식으로 계속 이곳에 들어왔던 거면 확실히 불편하겠군.”
“그러니까 이 아티팩트를 좀 보강해 주든가, 아니면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아티팩트 같은 걸 만들어 줄 수 있냐는 이야기지.”
김현우의 말에 노아흐는 대답했다.
“흠, 아마 그 악천의 원천은 내가 손대지를 못할 것 같으니 이곳으로 넘어 올 수 있는 아티팩트를 따로 만들어 주도록 하지, 다만 시간은 좀 걸릴 것 같군.”
“얼마 정도나 걸리는데?”
그는 고민하는 티를 내다 말했다.
“아마 얼마 걸리진 않을 걸세. 9계층의 시간으로 따지면 대충 2주에서 3주 정도 될 것 같군.”
“뭐, 한두 번만 더 올 것도 아니고 그 정도면 됐어.”
김현우는 노아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뒤, 이어서 그가 이곳에 다시 들어온 진짜 본론을 꺼냈다.
“그리고, 이게 진짜 본론인데.”
“말해보게.”
“지하계층까지 빨리 가는 법은 없어?”
“……지하계층까지 빨리 가는 법이라?”
김현우의 말에 노아흐는 저도 모르게 되물은 뒤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내 입을 열었다.
“빨리 가는 방법이라면 자네가 했던 것처럼 그 통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네만…… 자네가 나한테 그걸 물어본다면 더 빠르게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걸 원하는 거겠지?”
“맞아. 만약 나 말고도 등반자나 정복자를 막을 수 있는 녀석이 있다면 좀 느긋하게 다녀와도 되겠지만, 그게 아닌 이상은 빨리 갔다 와야 하잖아?”
김현우의 말에 노아흐는 그의 말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지금 상황에서 김현우가 떠날 경우 9계층을 지킬 수 있는 이들은 없었으니까.
물론 미령과 하나린이 있기는 했으나 그녀들도 정복자가 오면 이전처럼 당할 수밖에 없을 테니 되도록 일을 빨리 끝내고 와야만 했다.
“흐음…….”
노아흐는 김현우의 말을 듣고 작게 고민을 하는 듯하더니 대답했다.
“뭐,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네만.”
“무슨 방법인데?”
“조율자의 물건을 찾는 거지.”
“……조율자의 물건이라고?”
“그래. 자네가 내 탑을 이용해 노아의 방주에 온 것처럼 아마 지하계층도 조율자의 물건을 사용하기만 한다면 바로 갈 수 있을 걸세.”
“조율자의 물건은 어디서 얻을 수 있는데?”
“잠깐 기다려 보게. 한번 찾아보도록 하지.”
노아흐는 그렇게 말한 뒤 곧바로 자신의 손을 올려 김현우에게 전에 보여주었던 마법진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노아흐의 앞에 켜진 반투명한 창.
“검색 스킬?”
“그렇지.”
노아흐는 김현우의 물음에 답하며 곧바로 검색스킬을 활용해 무엇인가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가 검색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을까.
김현우는 그저 반투명한 로그가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살짝 하품했고. 그가 슬슬 지루함을 느끼고 있을 때쯤.
“흠.”
지금껏 정보를 조사하고 있던 노아흐가 짧은 신음성을 흘렸다.
“왜?”
“없군.”
“뭐?”
“정보 권한으로 아무리 찾아봐도 각 계층에 조율자가 남겨 놓은 물건들이 존재하질 않는군.”
“……그럼 그냥 통로를 통해 내려갈 수밖에 없는 거야?”
김현우가 슬쩍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노아흐는 짧게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말했다.
“아닐세.”
“그럼 다른 방법이 있는 거야?”
김현우의 물음에 노아흐는 확실치 않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솔직히 말해서 확실치는 않네만, 만약 내가 생각한 것이 가능하다면 자네는 곧바로 1계층으로 갈 수 있을 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