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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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 뇌신(雷神)인가, 천(天)인가(2)김현우가 길드를 창설하고 4일 뒤, 광진구에 있는 아랑길드 고층빌라.
“그러니까, 그 느낌이 도대체 뭐냐니까?”
고층빌라 지하 3층에 지어져 있는 거대한 연습실.
“설명해 드렸잖아요? 말 그대로 느낌이라고요 느낌! 마력이 자기 안으로 들어오는 그런……?”
거대한 연습실의 한구석. 거대한 마력진이 그려져 있는 그곳에서, 이서연은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퉁퉁 치며 고민하더니 말했다.
“그냥 자연스럽게 생각해요. 오빠는 헌터로 각성했으니까 분명히 몸 안에 뭔가 돌아다니고 있는 기분이 느껴질 거라니까요?”
지금까지 본 사복과는 다르게 붉은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있는 이서연은 자신의 스태프를 바닥에 퉁! 하고 내리쳤다.
사아아아-
그러자 그녀의 주변에 피어오르는 파직거리는 기운.
“자, 대충 이런 느낌으로요.”
“아니, 너는 어떻게 말이 계속 다르냐?”
“뭐가요?”
“처음 물어봤을 때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또 안에서 돌아다니는 기운을 느끼라고 하고.”
도대체 뭐에 맞춰야 해?
김현우의 투덜거림에 이서연은 복잡하다는 듯 머리를 부여잡고는 말했다.
“그러니까……!!! 제가 말 했잖아요!? 딴 짓 했어요!?”
“여기서 어떻게 딴 짓을 하냐!?”
“제가 말했잖아요!? 마력은 밖에서 받아들이는 ‘외부 마력’이랑 안쪽에 원래부터 존재하는 ‘내부 마력’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그리고 그건 본인이 직접 마력을 느끼기 전에는 모른다고!”
그러니까 둘 다 해보란 말이에요 둘 다!!!
빼애애애액!!!
이서연의 고성에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귓가를 틀어막았다.
김현우는 도저히 이서연의 설명이 이해되지 않아 답답했지만 그것은 이서연도 마찬가지였다.
‘하아…… 오빠가 이렇게 돌 머리일 줄이야.’
이서연은 슬슬 어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김현우를 바라봤다.
분명 처음 김현우가 마력을 가르쳐 달라고 했을 때는 그가 지금까지 보여 온 압도적인 무력을 생각하며 그가 금방이라도 마력을 깨우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가 마력을 느끼겠다고 노력하기 시작한 지 4일째,
“아니 씨발! 이거 안 되는 거 아니야!?”
“하…….”
“이거 사기야 사기! 사기라고! 이 마법진도 사기야 씨발!”
“아아아아아!!! 그거 만지지 말라고요 오빠! 그거 50억 짜리예요, 50억짜리!! 헌터 중에서도 ‘작성’ 고유스킬이 있는 헌터만 만들 수 있는 거라고요! 그거 지우면 오빠 머리 찍어 버릴 거예요!!”
이서연의 비명에 신경질적으로 발을 구르려던 김현우는 이서연의 영혼 어린 외침에 흠칫하더니 이내 들었던 발을 내려놓았다.
“뭐 마법진 그리는 데 그렇게 돈이 많이 들어!?”
“원래 그러거든요!? 저는 오히려 오빠가 더 신기하다고요!”
보통 튜토리얼 탑에서 빠져나온 헌터는 마력을 깨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몬스터를 사냥하며 자연스레 마력을 깨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이렇게 옆에 선생이 붙어서 ‘마법진’까지 준비해 지도해 주기만 한다면 하루 내로 마력을 깨우치는 것도 가능했다.
근데 김현우는?
“설마 나 마력 같은 거 못 느끼는 체질 뭐 그런 거 아니야!?”
인상을 팍 쓰는 그.
이서연이 말했다.
“헌터 중에 그런 사람 있다고는 못 들어봤거든요? 아무리 늦어도 전부 마력을 깨우치기는 해요…… 그런데…….”
오빠는 답이 안 보여요.
이서연은 입을 다물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4일, 4일이다.
4일동안 이서연은 김현우의 옆에 붙어서 마력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 별 쌩쇼를 다하고 있었다.
현재 회사가 가지고 있는 물건 중에 가장 가치가 높은 ‘마력 집중진’을 수백 개의 마정석을 박아 넣어가면서 활성화하고, 거기에 덤으로 이서연 본인의 마력도 항상 주변에 뿌려두었다.
그것은 ‘무투계’라면 불가능했지만, ‘마법사’인, 그것도 S등급 중위서열에 머물고 있는 이서연이기에 가능한 배려였다.
그리고 보통 이 정도의 배려를 받는다면 신입 헌터들은 하루 내지 이틀 안에 마력을 느낀다.
그에 반해 김현우는…….
“에이 씨 몰라!”
그대로 뒤집어지는 김현우를 보며 이서연은 스태프를 놓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현우 오빠가 강한 건 그 탑에서 12년 동안 계속 탑을 돌아서 그런 건가?’
처음, 김현우가 처음에 탑에서 빠져나오고 자신의 힘을 드러낼 때, 이서연은 그의 힘을 보고 질투심을 넘어 경외심을 느꼈었다.
하지만 지난 4일간, 그가 마력 하나를 느끼는데 이렇게 개고생을 하는 것을 보며 그녀는 김현우의 강함이 전부 이유가 있다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하고, 또 깨달았다.
그는 천재가 아니었다.
12년.
그의 강함은 자그마치 12년 동안 탑 안에 있으면서 쌓인 노력의 산물이었다.
“형, 아직도 그대로예요?”
그렇게 이서연이 자빠져서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고 있는 김현우를 바라보고 있을 때 들려온 목소리.
“왔냐……?”
“왜 그렇게 누워 있어요?”
김시현은 트레이닝 복장을 하고 있는 둘을 보며 다가왔다.
“왜긴 왜겠냐? 마력이 더럽게 안 느껴지니까 그렇지.”
“와, 아직도요? 이제 4일째 아닌가??”
“놀리냐? 응? 응!?”
“아니, 뭘 그렇게 반응해요? 그냥 4일 동안 마력을 못 느꼈다길래 좀 놀라서 그런 거죠.”
김시현의 말에 김현우는 죽겠다는 듯 입으로 끅끅 소리를 내며 마법진 위에 엎어졌다.
“몰라…… 시발, 마력이고 뭐고 그냥 신경 안 쓸래.”
“흠, 마력 있는 게 좋을 텐데.”
“마력이란게 그렇게 꼭 필요하냐?”
“필요하죠. 원래 헌터의 힘의 원천은 마력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인데, 헌터들 중에 마력안 쓰는 사람은 신입들이랑 형밖에 없어요.”
“…….”
김시현의 말에 아아아아~~ 하는 괴상한 소리를 내며 늘어진 그.
그런 김현우를 보며 김시현은 들고 있던 종이를 내밀었다.
“이건 뭐야?”
“길드 설립 승인서요. 집으로 왔길래 길드 업무 끝내고 집 갔다가 다시 전해주러 온 거예요.”
“뭘 굳이 그렇게까지.”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서류를 받아들였고, 김시현은 여전히 누워있는 그를 바라보며 피식 웃은 뒤 말했다.
“형. 근데 길드 이름은 왜 그렇게 지었어요?”
“뭐?”
“길드 이름 ‘가디언’이던데.”
“그게 어때서?”
“아니, 형 스타일이랑 좀 안 어울리지 않아요?”
“……내가 어때서? ‘지키는 자’ 멋지지 않냐?”
“전혀 형이랑 안 어울리는데요?”
김시현이 그렇게 말하자마자 그 옆에 있던 이서연은 그의 행적을 차근차근 떠올렸다.
처음 탑에서 빠져나와 튜토리얼 존에 가자마자 튜토리얼 장비들을 망가뜨려 협회원을 엿 먹이고, 거기에 덤으로 아레스 길드에게 수많은 엿을 먹였다.
아레스 길드 독점 던전을 혼자 뚫고 들어가서 보스를 처치하고 나와버리고, 자기를 죽이러 왔던 헌터를 역으로 죽여 버렸다.
거기에 크레바스 사태에서는 혼자 크레바스 안으로 밀고 들어가 보스 몬스터를 처리하고.
최근에는 아레스 길드의 한국 지부장을 설득해 돈과 초급 던전의 독점권을 빼앗았다.
뭐, 독점권은 지금 당장 받지는 못했지만, 아마 곧 있으면 받겠지.
김현우가 빠져나온 지는 불과 이제 한 달이 약간 안 됐지만, 그가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도저히 ‘가디언’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순적인 느낌이었다.
“뭐 어때, 그냥 길드 이름인데.”
“……그렇기는 하죠, 뭐. 그렇기는.”
“아, 그보다 걔는 일어났냐?”
“걔……? 아, 그 여자요? 아뇨 아직도 그대로예요.”
김현우가 5일 전 아레스 길드의 은밀한 벙커에서 구해 왔던 여자는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잠에서 깨어나지를 못하고 있었다.
“……걔 뇌사상태 아니지?”
“아니라니까요.”
이미 그 여자가 쓰러지고 2일이 지나도록 일어나지 않았을 때, 김시현은 비밀리에 집 안에 간호사를 들여 그녀의 상태를 진단한 적이 있었다.
‘듣기로는 그냥 쇼크에 의해 눈을 뜨지 않을 뿐이라는 건데…….’
“그럼 됐어…… 그보다, 진짜 어떻게 하지…….”
“뭘요?”
“마력 말이야 마력.”
김현우는 답답하다는 듯 자기가 깔고 앉은 세밀한 마력진을 툭툭 치며 말했다.
“이게 어떻게 된 게 전혀 마력을 느낄 수가 없단 말이지.”
“……음, 그렇게 답답하면 그냥 차라리 진짜 마력을 뚫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 보는 게 어때요?”
“……마력을 뚫어 줄 수 있는 사람?”
“네, 그 일본에 있는 ‘이자나미’길드의 길드장인 ‘나카가와 야스미’라는 사람인데, 그 친구가 ‘무투계’스타일에 마력을 기가 막히게 다루는 헌터거든요.”
“그래?”
“고유 스킬도 ‘혈도’라는 스킬이라서, 저번에 들어보니까 마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헌터의 혈도를 뚫어줘서 마력 등급을 올려줬다는 소리도 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오피셜은 아니고 찌라시지만요.
김시현의 뒷말에도 그는 주머니에 넣어 놓았던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나카가와 야스미’라는 이름을 검색했다.
“이 사람이야?”
“네, 이 사람 맞아요.”
그리고 곧 스마트폰 화면에는 한 여자가 있었다.
차가워 보이는 느낌에 검지와 중지를 편 채로 기수식을 잡고있는 여자.
김현우가 그렇게 사진을 보며 손가락을 툭툭 치던 도중, 쿠득-
“어?”
조금 전까지 환한 빚을 내고 있던 마력진이 갑자기 정전된 듯 꺼져 나갔다.
그 상황에 순간 이서연과 김시현은 얼굴에 물음표를 띄며 김현우를 바라봤고, 그도 마찬가지로 물음표를 띄우며 그 둘을 바라봤다.
“?”
“?”
“?”
그리고 곧 김현우는 자신의 손에 짓눌려 있는 돌 부스러기를 발견하고, 시선을 돌려 자신의 오른손이 있었던 곳을 바라봤다.
그리고-
“”
“아.”
“”
김현우는 자신이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꾹꾹 누르다 마법진의 끝 부분을 짓눌러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곧 아랑길드 지하 2층에-
“잠깐! 진정해! 내가 돈으로 고쳐 줄게!!”
“야…… 야! 나는 뭔 죄야! 나는 무슨 죄냐고!! 끄아아아악!?!?”
마법진의 빛보다도 강한 푸른빛의 뇌격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랑길드 2층에서 이서연의 분노가 터졌을 때, 일본 도쿄에 스기나미에 있는 ‘중급 미궁’에는 무척이나 많은 사람, 아니, 헌터가 모여 있었다.
제각각의 방어구를 입고 있지만 그들의 방어구 어딘가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될 만큼 초승달 문양의 표식이 새겨져 있었고, 그런 헌터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에-한 명의 여성이 서 있었다.
여러 가지 방어구를 걸치고 있는 다른 헌터와 같이 몸에는 검붉은 색의 가죽 튜닉을 입고 있는 여성.
손에는 푸른색의 권갑을,
다리에는 마찬가지로 화염의 수가 놓아져 있는 각반을 끼고 있는 그녀는 바로 일본의 대형길드 ‘이자나미’의 길드장이자 S급 중에서는 중상위 서열인 172위라는 랭크를 가지고 있는 헌터였다.
그녀의 입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상황은?”
“이제 곧입니다. 길드장님.”
“……참으로 특이하군요. 미궁 앞에 생겨나는 크레바스라니.”
나카가와 야스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냉정한 눈으로 전황을 파악했다.
‘다른 대형 길드인 ‘오로치’가 오기까지는 대략 30분. 만약 열리는 크레바스가 하위 크레바스라면 클리어, 만약에 중위 크레바스라면 망설임 없이 전력을 뺀다.’
크레바스라는 재앙이 열림에도 불구하고 냉정하게 손익을 계산하고 있는 그녀는-
그그그그긍–
곧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하는 땅을 느끼며 자세를 잡았다.
다른 헌터들도 긴장한 채로 제각각의 무기를 잡고 협회 일본 지부에서 예정해 주었던 크레바스의 진원지를 바라봤고,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땅은 그저 잠시 흔들렸을 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보이는 것은 그저 텅 빈 미궁.
들리는 것은 긴장한 헌터들의 막힌 숨소리뿐.
나카가와 야스미가 이상함을 느끼며 입을 열려고 할 때-그 소리는 들려왔다.
터벅- 터벅.
작은 소리, 하지만 무척이나 선명하게 귓가에 꽂히는 그 걸음소리에 나카가와 야스미가 긴장하기 시작했고, 곧- 미궁 안에서 어느 한 사내가 걸어 나왔다.
“……?”
“사람?”
남자.
지반이 흔들린 뒤, 미궁에서 걸어 나온 것은 한 남자였다.
몸에는 현대 사람들은 절대 입지 않을 듯한 흑의를 입고, 길게 기른 머리는 뒤로 묶어 말총머리를 하고있는 남자.
그 어느 방어구도 입지 않고, 그저 한 손에는 척 보기에도 낡은 검 하나를 가지고 나온 그.
헌터들은 어리둥절함을 느끼며 미궁 밖에서 걸어 나온 그를 바라보고 있을 때, 나카가와 야스미, 그녀만이 격앙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모두 공ㄱ─!”
그리고-
그 어느 세계에서 ‘뇌신(雷神)’이자 ‘천(天)’ 이라고 불렸던 그가-측-!
검을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