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ood Knight's Villains RAW novel - Chapter (252)
나의 악당들 252화
50. 아수라장(6)
그녀의 뒤로 늘어선 기사 내지는 중기병들처럼, 선두로 나선 여인은 판금갑옷으로 중무장을 한 채 늠름 한 전투마에 올라타 있었다.
그 목소리가 귀에 익었던 데다가 투구에 색색의 띠를 두르고 견갑은 화려한 문양을 수놓은 비단으로 장 식하는 등 썩 화려한 차림새였으므 로, 그 여인이 샤엔나 남작이라는 사실을 의심할 여지는 전혀 없었다.
“……어,”
난 미처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얼빠 진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게 갑자기 무슨 말입니까?”
“무기를 버리고, 엎드리라고 했 다!”
위풍당당한 태도로 소리친 샤엔나 남작은 불쾌하다는 투로 말을 이었 다.
“못 들은 건가, 아니면 못 들은 척 을 하는 건가!”
“아니, 그게 아니라, 이해가 안 돼 서 묻는 겁니다. 우리가 왜 그래야 합니까?”
“왜 그래야 하느냐고? 눈이 있다면 봐라, 너와 너의 부하들이 무슨 짓 거리를 저질렀는지!”
그녀는 두꺼운 망토를 펄럭이며 옆 으로 팔을 뻗었다.
어느새 땅거미가 내려앉은 성하마 을은 전투의 여파로 온갖 상흔을 새 긴 모습이었다. 우리가 머물던 길드 홀은 벽 한쪽이 터져 있었고, 건너 편의 선술집은 지붕이 반쯤 내려앉 은 채였다. 저 멀리 보이던 교회의 종탑은 옆으로 쓰러져 흙먼지를 피 워올렸고, 튕겨 나간 청동제 종은 무너진 헛간에 처박혀 있었다. 화염 구나 서리송곳 등 온갖 주문에 난자 당한 공용 화덕 역시 본래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개박살이 난 상태였다.
그 외에도 완전히 무너지거나 반파 된 건물이 예닐곱쯤 더 보였다. 포 탄이 몇 발쯤 떨어진 듯 일대는 완 전히 쑥대밭이었다.
“이건 저희가 저지른 짓이 아닙니 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몇몇은 저희가 한 게 맞지만 웬 미친놈들이 갑자기 습격해 오는 바람에,”
“시끄럽다!”
그녀는 단호한 외침과 함께 허리춤 에서 칼을 뽑아 들었다. 사방을 둘 러싼 병사들도 덩달아 창을 쳐들었 다.
“뭐라고 지껄이든 너희들이 이 소 요를 일으킨 주범임은 변하지 않는 다! 무고함을 밝히고 싶거든 순순히 투항해라!”
심상찮은 분위기에 부하 용병들은 슬금슬금 모여 등을 맞대었다.
“……저 남작 나리, 왕도에서 이름 깨나 날렸다는 그 여기사 맞지?” “어. 기마순찰대장이었다는데, 북쪽 에서 온 놈들이 아주 치를 떨더라 고.”
중장병 데르비쉬의 질문에 답한 애 꾸눈 시모스는 마른침을 삼키더니 한마디를 덧붙였다.
“물고문을 그렇게 잘한다나.”
“X팔. 이거 일이 완전 엿같이 됐 구만.”
말총머리 프리츠의 중얼거림에 몇 몇 용병들이 동의한다는 듯 욕지거 리를 뱉었다. 왕의 열여섯 기수 중 한 사람답게 샤엔나 남작도 나름 명 성이 있는 모양이다.
옹기종기 모여든 용병들은 손에 쥔 무기를 집어넣지도, 그렇다고 치켜 들지도 못하고 내 눈치만 살피고 있 었다.
난 재빨리 사방을 곁눈질했다.
주변에 모여든 병사는 대충 이백 명가량. 뒤쪽에 숨은 자경단, 아니, 수비대의 오합지졸들은 없다고 쳐도 정예병이 백 명쯤 된다. 하나같이 철판으로 보강한 사슬갑옷에 연방 패, 단창 따위로 무장하여 꽤 껄끄 러운 모양새다.
게다가 진정한 위협은 보병이 아니 라 정면에 늘어선 삼십여 기의 중기 병들이었다. 들판이 아닌 마을 한가 운데서 기병대가 힘을 얼마나 쓰겠 느냐만, 개중 삼 분의 일이 기사라 면 말이 조금 달라진다.
지구의 어린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밀라놀 왕국의 귀족 자제들은 기사의 시동이 된다.
시동들은 국어와 수학을 배우는 대 신 검창궁기를 익히고, 스마트폰으 로 픽셀 캐릭터를 죽이는 대신 연습 삼아 큰 개나 소 따위를 죽인다. 중 학교에 입학하는 대신 종자가 되기 위해 영지의 모든 전사들에게 따귀 를 구걸하고, 시험을 앞두고 제 점 수를 걱정하며 떠는 대신 전쟁에 나 서 생사를 걱정하며 오줌을 지린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아 자신의 실력 을 증명한 소수만이 기사가 된다. 마력 한 줌 없이 마법과도 같은 신 체능력을 뽐내는 초인들은 그렇게 탄생하는 것이다.
그런 초인들에 더하여 저 뒤편에선 마나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이쪽의 마법 전력을 의식하여 준비한 마도 구일 수도 있고, 샤엔나가 끌고 온 마법사들일 수도 있다. 아마 후자일 확률이 높겠지.
“포이 닉스.”
묵직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우테콰 이였다. 턱이 시꺼멓게 붓고 여기저 기에 자잘한 상처를 새긴 상태지만 움직이는 데는 지장이 없어 보인다.
놈의 시선이 기절한 엘렌에게 닿았 다. 허벅지의 출혈이 계속되고 있음 을 알리는듯한 시선이다.
젠장, 나도 알아. 아까부터 그것만 신경 쓰고 있다고.
발치에 몸을 뉜 엘렌의 안색을 한 차례 살핀 뒤 슬쩍 앞으로 나섰다. 흐룬팅은 어정쩡한 각도로 늘어뜨린 채였다.
“부상자가 있습니다. 처치할 시간 을 주시면 협조하죠.”
“그렇다면 무장부터 해제해라. 지 금 당장.”
……이런 개 같은. 은근슬쩍 시간 을 벌 생각이었는데, 말이 통하는 상대가 아니다.
난 명치에서 치고 올라오는 초조함 과 분노를 애써 내리누르며 입을 열 었다.
“그럴 순 없습니다.”
“그럴 수 없다?”
“예. 전 도적놈이 아니라 기사입니 다. 다짜고짜 범죄자 취급하며 무기 를 버리라니, 이런 무례가 어디 있 습니까?”
“무례라고? 감히 일개 기사-”
“미리 말씀드리는데,”
막 언성을 높인 채 이어지던 샤엔 나 남작의 말을 가로막으며, 재빨리 말을 덧붙였다.
“말조심하십시오.”
“뭐?”
“제 주군은 남작님이 아니라 울카 르 왕자입니다. 일개 기사니 뭐니 하실 거면 제가 아니라 남작님의 기 사들에게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이, 무례한……
그녀가 이를 갈아붙이며 무어라 말 하려던 차, ‘잠깐!’ 하는 목소리와 함께 포위망 한쪽에서 건장한 기사 가 병사들을 헤치며 모습을 드러내 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오?”
“……이노멘 남작님? 여기에 계셨 습니까?”
샤엔나 남작의 곤혹스러운 목소리 대로, 병사들 앞으로 걸어 나와 투 구를 벗은 기사는 또 다른 왕의 기 수인 이노멘 남작이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군.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비전사냥꾼의 ‘정신파동’에 당한 병사들을 제압하느라 갑옷 여기저기 에 흙먼지를 묻힌 그는, 투덜거리며 샤엔나 남작을 바라보았다.
대답을 요구하는 듯한 눈빛에 샤엔 나는 고삐를 채며 말머리를 돌렸다.
“웬 병사들이 허우적거리고 있어서 의아했는데, 이노멘 남작님이 이끌 고 온 병사들이었습니까?
“내가 먼저 묻지 않았소. 이게 무 슨 일이냐니까? 놈들은 이미 죄다 도망쳤는데 이 포위망은 뭐 하자는 포위망이 오?”
그녀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묵직 한 투구 때문에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그리 유쾌한 얼굴은 아닐 것 같았다.
“거점 내에서 소요가 발생했으니 치안 책임자로서 당연한 일을 하는 겁니다.”
“당연한 일?”
“예.”
“그럼 방금 있었던 습격에 대한 파 악이 벌써 끝났단 말이오?”
“이제부터 할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저들을 잡아야 하죠.” 샤엔나의 단호한 대답에 이노멘 남 작은 ‘끙’ 하는 소리와 함께 이마를 문질렀다.
둘의 대화가 길어질 것 같아서 난 잠시 눈치를 살피다 조용히 물러섰 다. 엘렌의 상처를 돌보기 위해서였 다.
“포이닉스 경과 그 부하들이 우리 병사들을 공격했소?”
“아직 모릅니다.”
“그럼 거점에 대한 파괴 공작이라 도 펼쳤나?”
“아직 모릅니다.”
“그럼 먼저 탐문이든 조사든 해서 상황을 파악하고 움직여야 할 것 아 닌가? 포이닉스 경이 낯선 이방인도 아닌데 다짜고짜 칼을 겨누다니?”
“조사를 한 뒤 죄가 없다면 풀어줄 겁니다.”
“샤엔나 남작-”
“이노멘 남작님.”
샤엔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국왕 폐하께서 지명하신바, 이 거 점의 치안 책임자는 접니다.”
“외부인을 상대하는 건 내 역할일세.”
“외부의 적을 상대하는 건 제 역할 입니다. 그게 잠재적인 적일지라도.”
“그 적을 구분하는 게 바로 내 일 이란 말이오. 그리고-”
사슴뿔 장식을 단 투구를 움켜쥔 채, 이노멘 남작은 조금 성난 기색 으로 쏘아붙였다.
“감히, 폐하의 뜻을 곡해하려 들지 마시오.”
“그런 적 없습니다.”
샤엔나는 단호한 대답과 함께 말을 이어갔다.
“저들을 충분히 조사해 본 뒤 정보 를 제공하겠습니다. 그러면 남작님 께서 저들이 적인지 아닌지 판단해 주십시오.”
“샤엔나 남작!”
둘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동안, 난 엘렌의 상처에 피를 부어 넣었 다.
츠츠츠—
사왕의 비늘수갑을 통해 뿜어진 피 는 꼭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세차게 흘러갔다. 녀석의 몸 안으로 흘러든 혈기가 샘솟는 실혈을 끌어당겼다.
엘렌은 아무런 거부반응 없이 내 피를 받아들였다.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는 몸이라서 그런지 치 료는 수월했다.
출혈이 멈추고 상처가 아물자 엘렌 의 얼굴이 점차 평온해졌다. 하지만 애당초 녀석의 기절은 상처가 아니 라 마나의 소진이 원인이었기에 정 신을 차리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 았다.
“……휴.”
엘렌의 호흡이 안정된 것을 확인한 뒤 이번엔 뭉치와 헤일라의 부상을 확인하려 했지만, 불행히도 그때 두 남작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어쩔 수 없군.” 한숨 섞인 중얼거림과 함께, 이노 멘 남작은 내 쪽을 돌아보았다.
“응급처치는 끝났나?”
“……음, 급한 불은 껐습니다.”
난 샤엔나 남작을 슬쩍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덕분에요.”
“다행이군. 하면 무례라는 건 알지 만, 성에서 잠시만 머물러 줄 수 있 겠나?”
“성이라면?”
“레이븐즈 클리프 성 말일세. 안뜰 은 정리가 끝나서 몇몇 건물들은 이
용할 수 있거든.”
……레이븐즈 클리프 성이라.
궁탑이나 본관 등은 엘렌의 화염구 에 박살 났지만, 성벽은 절반 이상 남아있었지. 구획에 따라선 사방에 멀쩡한 성벽을 두른 부분도 있을 거 다. 거기에 가두려는 건가.
“무장은 거두지 않겠네.”
“별일 없을 거야. 내가 경과 일행 의 안전을 보장하지.”
“ O ”
난 대답하는 대신 뒤쪽에 물러나 있던 헤일라와 눈을 마주쳤다. 날 빤히 바라보던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헤일라의 판단을 확인한 나는 슬쩍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쩔 수 없죠. 남작님을 믿겠 습니다.”
“그래. 고맙군.”
그렇게 우리 일행과 병사들이 무기 를 거두려던 순간.
“Erpe, thral.”
어디선가 사나운 목소리가 들려왔 다. 분명 여인의 것이지만, 쇳소리가 섞인 듯한 거친 음성…….
“며칠 기다렸다. 그런데 새치기를 하나? Agbmu?”
어설픈 밀라놀어였다. 분명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인데 그 어눌한 발 음이며 어색한 문장이 어째 익숙하 게 느껴졌다. 전혀 알아들을 수 없 는 외국어도 마찬가지였다.
슬쩍 옆을 돌아보니, 내가 느낀 익 숙함의 원인인 우테콰이는 굳은 얼 굴로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 고 있었다.
“저 말……
“옳다. 대초원의 말이다.”
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쩔그 百, 묵직한 발소리와 함께 병사들 사이에서 웬 장신의 인영이 나타났 다.
“어어?”
나와 비슷한 덩치의 거대한 인영이 었다. 어두운 망토를 두르고 후드를 푹 눌러써 얼굴을 가린 모습. 보이 는 건 어깨 위로 비죽 튀어나온 한 쌍의 칼손잡이와 강철로 만든 장갑, 정강이받이, 발덮개 정도가 다였다.
“저, 저건 뭐야?”
“뭣들 하고 있어? 막아!”
몇몇 병사들이 앞을 막아섰지만, 장한은 팔을 슬쩍 털며 걸음을 옮겼 다. 그 간단한 동작에 장한을 가로 막은 병사들이 우르르 쓰러졌다.
“이런 미친,”
“젠장, 그냥 찔러 버려!”
몇몇 병사들이 이를 악물고 창을 내질렀지만, 장한은 벌레를 쫓는 듯 한 손짓만으로 얼굴로 향하는 창들 을 모조리 튕겨내었다. 나머지는 망 토 아래의 묵직한 판금갑옷에 미끄 러지거나 튕겨 나가고 말았다.
“Gua lune’telil.”
장한은 그렇게 지껄이더니 두어 걸 음의 도움닫기와 함께 훌쩍 몸을 날 렸다.
망토가 펄럭였다. 거한은 마치 중 력이 없는 것처럼 밀집한 병사 무리 를 뛰어넘었다.
“ O ”
장담컨대, 보통 인간은 아니었다.
나와 비슷한 덩치가 판금갑옷을 껴 입고 2미터 넘는 높이로 도약하는 건 분명 정상의 범주를 넘어서는 일 이었으니까.
“……멈춰라!”
잠시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던 이 노멘 남작은 장신의 인영이 지척까 지 다다랐다는 사실을 깨닫곤 칼을 겨누었다.
“넌 누구냐!”
“기다리는 자다. 네놈들 앞에 기다 리는 자.”
“……뭐라고?”
어리둥절한 이노멘 남작을 그대로 두고, 장한은 우리 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후드 아래로 씩 미소를 지었 다.
“Zui, zui. Umjragta.”
그 이해 못 할 말에, 우테콰이가 가라앉은 음성으로 물었다.
“Urwha?”
“Ayun lavdi tille hatanka.”
“……tanka’ae. Sueda
orre?”
“Haunde?”
뜻 모를 대화를 주고받은 뒤, 장한 은 미소를 지은 채 후드를 벗었다. 어느새 밝힌 횃불들 사이로 장한의, 아니, 여인의 얼굴이 훤히 드러났다.
“너의 친구, 멍청한 얼굴들이다. 나 도 왕국 말 쓴다.”
제멋대로 헝클어진 적갈색 머리칼 과 X자 흉터가 새겨진 이마, 사납 게 솟은 눈썹, 날카로운 눈매.
난 한눈에 그녀의 정체를 알아보았 다.
광전사.”
“ o 으2”
내 중얼거림에 여인은 날카로운 송 곳니를 드러내며 씩 미소를 지었다.
“날 아나?”
“옳다. 나 유명해졌다. Tonkumak 얻었지. 폭풍검, 멋지다.”
제멋대로 지껄여대던 여인은 말 위 에서 칼을 늘어뜨리고 있던 샤엔나 를 돌아보았다.
“내 권리, 주장한다.”
“••••.•권리?”
“옳다, 내 권리.”
그녀는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이 며 당당히 말을 이어갔다.
“네 날 기다렸다. 포이닉스 위해. 그런데 Urwi 잡아간다? 안 된다. 새치기 지겹다.”
얼떨떨한 듯 고삐를 챈 샤엔나는 이내 성난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너는 누구길래 야만인 따위가 주 제도 모르고 나서느냐? 목숨이 아깝 거든 당장 물러서라!”
“흐, 웃긴 대답이다.”
그렇게 말한 여인은 품에서 웬 돌 조각을 꺼내 들었다.
“Oumde, 나도 웃긴 대답한다.”
“이런, 미친-”
그 돌조각에 새겨진 무늬를 보고, 나는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그 표정이 재밌는지 여인은 나와 눈을 마주치곤 미소를 더 진하게 피 워올렸다. 그리고 다시 샤엔나를 돌 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엿 먹어.”
콰직.
여인의 손아귀에서 룬돌 ‘화염의 지옥문’이 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