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ood Knight's Villains RAW novel - Chapter (369)
나의 악당들 369화
61. 전쟁의 기술(11)
울카르 왕자에 대한 암살 시도는 지금까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 나 암살자가 그의 침실까지 침입해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저히 상상이 가질 않는다. 하이 캐슬에 버티고 있는 숱한 기사와 마 법사, 병사들의 경계망을 뚫고 이중 성벽과 내성을 넘어 최심부까지 숨 어들었다니.
뭉치 정도 되는 실력자가 아니고선 절대로 성공하지 못할 일이다.
내성을 지키는 임무를 맡은 중앙수 비대장으로서 변명하려는 게 아니 라, 이전까지 암살을 시도한 스무 명의 암살자들 중 내성까지 들어온 건 고작 두 명뿐이었다. 대부분은 이중성벽을 넘다 발각되었고 나머지 는 순라꾼과 군견, 혹은 내성의 병 사들에게 잡혔더랬다.
근데 이렇게 뚫리다니. 도대
체 어떻게 들어왔답니까?”
“글쎄……. 뭐라고 설명하는 게 좋 을까, 아주 기이한 자 같더군. 괴상 한 무술을 익혔는지 상대하기도 꽤 까다로웠고.”
지하 감옥은 당연히도 성탑의 지하 아주 깊은 곳에 있었다. 덕분에 울 카르와 나, 그리고 왕자의 측근들은 어둡고 음습한 지하 계단을 내려가 고 있었다. 물론 공간이 워낙 협소 했기에 울카르는 몇몇 기사들만 대 동한 채였다.
횃불이 걸려 있는 계단참을 통과하 며, 울카르는 찬찬히 말을 이어갔다.
“그래, 사람 같지 않은 자였소.”
“사람 같지가 않다뇨?”
“……음, 경이 직접 보는 편이 나 올 거요.”
지하 감옥은 끔찍한 곳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린내가 스멀 스멀 올라오는, 좁고 더러운 석 실…….
식량과 술 따위를 보관하는 저장고 보다도 아래층에 있기에 당연히 햇 빛도 들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것 이라곤 가끔 마주치는 간수들을 제 외하면 쥐나 작은 벌레들뿐이었다. 이런 곳에 갇히느니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 각이 들 정도였다.
그게 나만의 생각은 아닌지, 서른 개가 넘는 수감실은 대부분 비어 있 었다.
텅 빈 수감실들이 늘어선 복도를 지나, 울카르는 간수들의 방에 딸린 심문용 석실로 향했다.
“ 전하.”
작지도 크지도 않은 석실에서 두 마법사가 우리를 맞이했다. 마스터 에포즈와 마다즈 라오였다.
“준비가 되었다고 들었소.”
“예, 보시다시피.”
한쪽 벽에 놓인 X자 모양 형틀에 는 왜소한 체구의 사내가 묶여 있었 다.
“……어?”
난 사내를 보자마자 조금 놀라고 말았다. 눈이 게게 풀린 채로 침을 흘리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곳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이목구비를 갖고 있었던 탓이다.
“……동방인? 내가 잡은 암살자는 이런 얼굴이 아니었는데.”
왕자의 의문에 마다즈가 연녹색 가 죽장갑을 벗으며 답했다.
“뼈와 근육을 뒤틀어 얼굴을 고친 모양이더군요.”
“얼굴을 고쳤다? 마법인가?”
“마법은 아닙니다. 뭔가 비마법적 인 조치를 한 모양인데……. 제 나 름대로 ‘외과적인’ 복구를 시도해 봤습니다. 이게 본래의 얼굴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지요.”
“그런가……. 기괴하군.”
이마에 금속띠를 두른 젊은 마법 사, 마스터 에포즈는 낯빛이 조금 창백해진 채 고개를 내저었다.
“마다즈 공이 처치를 하는 모습을 보셨어야 합니다. 그건 기괴한 정도 가 아니라…… 웁
그는 말하다 말고 고개를 돌리며 헛구역질을 했다. 비위가 뒤집힐 만 한 장면을 떠올린 모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다즈 라오는 어째 개운한 표정으로 가죽장갑을 탁탁 털었다.
“말씀하신 조치는 모두 끝냈습니다. 양귀비 진액과 광대버섯, 고산초로 처방했더니 효과가 아주 좋더군요.”
“수고했소. 심문은 내가 직접 하 지.”
“뜻대로 하십시오, 전하. 그럼.”
마다즈는 글씨가 빼곡하게 휘갈겨 져 있는 양피지 너덧 장을 소중히 챙기고는 수감실을 나섰다.
마스터 에포즈는 조금 질린 눈빛으 로 그의 뒷모습을 쫓다가 철문이 닫 힌 다음에야 혀를 내둘렀다.
“정말…… 음, 탐구심이 왕성한 분 이더군요. 라오 가문이 원래 저런 건지, 마다즈 공이 특출난 괴짜인지 궁금해질 지경입니다.”
대체 마다즈 아저씨가 무슨 짓을 했길래 이런 말까지 하는 거지? 같 은 마법사, 그것도 20대에 마스터 칭호를 얻은 천재에게서 괴짜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라니.
울카르는 마스터 에포즈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고는 암살자에게 다가 갔다.
“이름이 뭐냐?”
울카르의 질문에 사내는 침을 흘리 며 입술을 움찔거렸다. 앓는 듯한 소리를 몇 번쯤 반복하고 나서야 알 아들을 만한 소리가 나왔다.
“가단••••••
“‘가단’? 그게 네 이름인가.”
“이름. 맞아, 가단……
“특이한 이름이군. 동방 대륙에서 왔나?”
“……아니. 나, 아링겐 사람……
아링겐. 미테르게란트 제국의 서부 에 위치한 지방 이름이다. 프리츠가 그쪽 출신이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
이후로도 울카르는 몇 가지 시시콜 콜한 질문을 했고, 암살자는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술술 대답을 내 놓았다.
그 광경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나는 목소리를 낮춰 마스터 에포즈에게 질문했다.
“신기하네요. 자백제라도 놓은 겁
니까?”
“자백제, 요?”
그는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 였다.
“으음,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름을 들어보니 마다즈 공의 처방 과 그리 다를 것 같진 않군요. 사실 을 고백하게 만든다기보단, 질문에 답하도록 의지를 꺾는 쪽에 가깝지 만 말입니다.”
“제가 아는 자백제도 그런 종류일 겁니다.”
“아, 그렇습니까? 다만 이건 비가 역적인 처방이라 사용에 극히 주의
해야 합니다.”
“비가역적이라고요? 그럼.”
마스터 에포즈는 암살자를 턱짓으 로 가리켰다.
“영원히 저 꼴로 살아야 한다는 거 죠. 뭐, 어차피 심문이 끝나자마자 목을 자를 테니 큰 상관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으흠.”
난 잠시 턱을 쓰다듬다 재차 속닥 거렸다.
“혹시 그 처방, 가르쳐주실 수 있 습니까?”
“예? 어째서.”
“언젠가 필요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서 말입니다.”
“……어려울 건 없지만, 이 처방을 제대로 다루시려면 연금술과 마법, 양쪽에 조예가 있는 식자가 필요할 텐데.”
연금술과 마법 모두에 능한 사람이 라.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그런 능력자는 한 사람, 엘렌밖에 없었다.
“……그래도 가르쳐 주십시오. 알 아둬서 나쁠 건 없을 것 같으니.”
“그러시다면야. 나중에 처방을 상 세히 적어드리지요.” 마스터 에포즈와의 대화가 마무리 된 것은, 처방의 효과를 확인한 울 카르가 본격적인 심문을 시작할 즈 음이었다.
“네게선 냄새도 기척도 느껴지지 않더군. 마법사들의 말로는 마력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고.”
냄새도, 기척도, 마력도 없다고?
울카르의 말에 새삼스레 그를 살펴 보니, 암살자 가단은 정말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냄새와 기척이야 지하 감옥의 심문 실이라는 환경 탓에 특별히 다른 걸 느끼지 못하겠다. 하지만 확실히 마 력은 한 줌도 느껴지지 않는다. 아 무리 마력에 문외한이더라도 미세한 양이나마 마나를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썩 특이한 경우였다.
왕자가 아까 말한 기이함이 바로 이거 였나.
“네 정체는 뭐냐?”
“……마녀, 마녀사냥꾼……
“역시. 마녀사냥단의 암살자인가.”
마녀사냥단? 비밀결사인 ‘삼검회’ 의 한 갈래라는 그 마녀사냥단?
예상치 못한 이름에 내가 눈을 휘 둥그레 뜬 사이, 울카르는 고개를 주억거리다 심문을 이어나갔다.
“하이캐슬에 침입한 건, 나를 암살 하는 게 목표였겠지?”
“……나? 나를?”
“아니. 나, 울카르 라이오넬슨 오브 제오레 말이다.”
“……울카르. 은왕자 울카르……
암살자 가단의 초점 없는 눈이 왕 자에게 향했다.
“……맞아. 울카르. 생포 못해. 죽 이는 것뿐……
“누구의 사주냐?”
“……사주냐. 사주?” “나를 죽이라 명령한 자가 누구냐 고 묻는 것이다.”
“아아.”
풀어진 눈동자가 서서히 위를 향하 며 흰자위를 보였다.
“••••••검의 주인••••••
“검의 주인?”
“……검의 주인. 나의 주인. 중간계 의 숨은 수호자가, 마땅히 주인이 되실 분……
사내의 잠꼬대 같은 말에 다들 어 리둥절한 기색이었지만, 난 어렴풋 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삼검회가 가지고 있다는 세 보물. 파사검(破邪劍)과 정마검(定魔劍) 그리고 위외검(威外劍).
밀라놀 왕국에 뿌리내린 ‘은행’의 주인은 파사검주고, 아미르 연합국 의 ‘암살 교단’을 거느리는 건 위외 검주다. 그리고 미테르게란트 제국 의 집단인 마녀사냥단의 단장은,
“정마검주……
조용히 뇐 혼잣말을 듣지 못한걸 까? 울카르의 기사, 머리를 빡빡 민 볼솜 경이 헛다리를 짚었다.
“혹시 검의 달인을 말하는 거냐?”
“……달인•♦••••
“그래. Schwertmeister, 검의 달인 말이다.”
“……달인. 그래. 그분은 달인이시 다……
조금 애매한 대답이었지만, 볼솜 경은 ‘하, 역시!’ 하며 손가락을 튕 겼다.
“호프컨 성백입니다. 놈이 미텔탕 에서 암살자를 고용해온 겁니다.”
“……글쎄. 마녀사냥단은 신출귀몰 한 집단이라 들었소. 미테르게란트 의 수도에서 그들과 접촉했을 것 같 진 않소만.”
“하지만 지금 적진에 있는 검의 달 인은 호프컨 성백 뿐이잖습니까. 놈 은 미텔탕에 도장을 가지고 있으 니,”
“속단하기는 이르오. 또한, 적이 보 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 지 정확히 누가 사주했는지는 별로 중요치 않소.”
“음. 알겠습니다, 전하.”
볼솜 경이 햄버거처럼 주름진 뒤통 수를 긁적이며 물러나자, 울카르는 쓸 만한 정보를 캐내려 이것저것 질 문을 던졌다.
대부분 단편적이거나 모호한 대답이 었으나, 놀랄 만한 이야기도 있었다.
“••••••욕심이야•♦••••
“욕심? 무엇이?”
“은왕자를 죽일 것……
“뭐라?”
돌연, 사내의 멍한 얼굴이 일그러 졌다.
“첫째, 잡히지 않을 것. 둘째, 배치 를 살필 것. 셋째, 은왕자를 죽일 것. 첫째가, 둘째가 먼저다. 셋째는 안돼, 위험하다……
“공이 탐나서 날 죽이려고 했다는 건가……. 네놈의 본래 임무는 정찰 이었던 게로군?”
정찰. 그래 “무엇을 위한 정찰이었지? 공격이 예정되어 있는 건가?”
“……공격. 하이캐슬의 머리를 자 른다. 은왕자, 남색가, 어린 여우, 고블린……
은왕자는 당연히 울카르일 테고, 대충 눈치를 보니 나머지는 다른 영 주들을 지칭하는 별명인 것 같다. 남색가는 란드리 변경백, 어린 여우 는 오스 백작, 고블린은 시릴로 자 작이겠지.
“수뇌부를 모조리 암살할 셈이군.
“……검의 주인 오신다……
“검의 주인? 네 주인이 온다는 거 냐?”
“나의 주인. 길 닦는 게 우리의, 마녀사냥꾼들의 일……
울카르는 무언가 감을 잡은 듯한 얼굴이었지만 여전히 침착하게 질문 을 이어갔다.
“언제 공격하기로 했지? 예정된 날 짜가 언제냐?”
“……곧. 달빛이 없는 날……
“그믐이군. 그믐달이 뜨는 게 언제 요?”
왕자가 뒤돌아보며 묻는 말에 지젤 라 경이 얼른 대답했다.
“사나흘쯤 남았습니다, 전하.”
“사나흘이 라.”
울카르는 굳은 얼굴로 이마를 매만 졌다.
“준비를 해야겠군.”
심문으로 얻은 정보는 그 정도가 전부였다.
마다즈의 처방에 완전히 맛이 간 상태라 대화를 하기 어려운 건 둘째 치고, 암살자 가단은 아는 것 자체 가 별로 없었다. 뭐, 소속된 세력과 공격계획을 알아낸 것만으로도 충분 히 큰 성과이긴 하지만.
지젤라 경을 포함한 몇몇 측근은 혹시 적에게 정보가 샐 수도 있다며 암살자를 생포했다는 소식 자체를 비밀로 하기를 건의했다.
그러나 왕자는 은밀한 공격에 대비 하기 위해선 아군끼리 아는 바를 모 두 공유하는 것이 효과적이리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울카르는 즉시 회의를 소집 했고, 암살자에게서 얻은 정보를 공 유했다. 동시에 곧 있을 암살자들의 공격에 대비해 도시의 경계 상태를
재점검했다.
한편, 이번 암살자의 침입은 내게 도 썩 불쾌한 일이었다. 내성 하이 캐슬의 경비책임자가 다름 아닌 나 였기 때문이다.
내가 맡은 일이 워낙 많다는 것과, 왕자의 실질적인 호위책임자가 지젤 라 경이라는 걸 다들 알기에 내게 책임을 묻는 자는 없었다.
그래도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어서, 난 프리츠를 포함한 부하들 을 몇 명 더 데려와서 경계를 강화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군의가 마무리된 다음, 나 는 왕자와 독대하여 그간 준비해 온 건의 사항을 꺼내놓았다. 아탈란테 가 이끄는 누데인족 병사들에 관한 일 말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틈틈이 살펴보 니, 누데인족 병사들은 기량도 나쁘 지 않고 전투 의지도 충만해 보였습 니다.”
“……나도 알고 있소.”
바람을 쐴 겸 성탑의 창문에 걸터 앉은 울카르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란 하레스(아탈란테)는 강력한 전사고, 그녀의 친위대는 내 휘하의 친병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정 병이오. 친위대를 제외하더라도 기 병, 창병, 궁병이 적절하게 조화된 좋은 군대지.”
“게다가 오두엔느 항구에서 활약하 며 믿을 만한 전우라는 것도 입증했 죠.”
“동의하오. 그들의 활약에 대해서 는 라이암 경을 통해 충분히 들었으 니까.”
순순히 수긍하는 왕자의 모습에, 이것저것 많은 말을 준비해온 난 떨 떠름한 기분에 미간을 좁혔다.
“……그걸 다 아시면서 왜 그들을 쓰지 않으십니까? 실컷 왕자님을 위 해서 싸웠는데도 도시 안으로는 들 어오지도 못하고 이중성벽 사이에 주둔지를 펴고 앉아 있는 상황입니 다. 전하께서 훈련장을 설치한 뒤로 는 평소에도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신세고요. 다들 불만이 이만저 만이 아닙니다.”
“경이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군.”
울카르는 차분한 얼굴로 입을 열었 다.
“난 그들을 내쫓은 적이 없소.”
“예?”
“‘액소드’ 서쪽에 작으나마 구역을 내주었지. 일부러 인적이 드문 곳을 고른 탓에 썩 좋은 자리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지금처럼 천막 신세를 질 필요는 없었을 거요.”
“하지만 아탈란테의 말로는……
“영주와 주민들의 등쌀에 내벽 밖 으로 쫓겨났다는 거겠지. 하지만 누 군가 위세를 부리며 그들을 몰아낸 건 아니오.”
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누데인족의 처지에 대해서는 나도 잘 알고 있소. 하지만 그들을 백안 시하는 광명교도들을 일일이 제지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내겐 없소.”
울카르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은 진즉 자리를 내줬는데 누데인족이 저들끼리 눈치를 보며 내벽 밖으로 나간 상황인 거다.
그런 누데인족에게 은연중에 시비 를 건 영주들이나 텃세를 부린 주민 들이 잘못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울카르로서는 전쟁을 앞둔 상황에서 ‘쟤네가 너무 눈치를 줘서 여기서 못 살겠어요’ 하는 징징거림 까지 받아 줄 수는 없는 노릇일 터 였다.
“……음, 그럼 그들에게 아무런 임 무도 맡기지 않는 이유는 뭡니까? 누데인족 병사들은 자기들이 도시를 방어하는 일에 완전히 배제되었다며 분통을 터뜨리던데요.”
“그건 사실이오.”
“……네? 그게 무슨.”
“그들은 공성전에 참여하지 않을 거요.”
난 어안이 벙벙해져서 작게 입을 벌렸다.
“가뜩이나 수적으로 열세인 상황인 데, 팔백 명이나 되는 병사들을 배 제하겠다고요?”
“그렇소.”
“어째서 입니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소만.”
울카르 왕자는 아주 단호한 표정으 로 대답했다.
“가장 중요한 건, 그들에게 왕국의 땅을 내줄 수 없기 때문이오.”
“•…-네에?”
어쩌지, 아탈란테?
아무래도 너희, 엿 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