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26)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126화
126화 두 마리 토끼(4)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SLK의 주주총회 소식 때문에 묻히게 된다.
재계 서열 3위 기업의 일은 주주총회를 뛰어넘을 만한 사안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는 한국 경제에 전례가 없던 희대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오늘 주주총회에서는 현 경영진을 불법 분식회계 및 이중계약 건으로 사퇴시키고, 동시에 새로운 경영진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경영진이 바뀐다고 해서 회사가 넘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회사의 경영진으로 교체된다면, 회사가 넘어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사회자의 설명에 많은 이들이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어수선함을 보였다.
대부분 현 경영진 쪽에서 큰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그럼 의견이 없으면 주권 투표를 시행하겠습니다.”
더는 시간을 끌 수 없는 사회자의 말에 고정연 부회장이 일어난다.
끝으로 할 말이 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를 지켜보는 경영진은 그래도 뭔가 대책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었다.
“비록 불법 행위가 있었지만, 현 경영진은 회사를 재계 서열 3위까지 끌어올린 능력 있는 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현재 대표이사 및 몇몇 분식회계에 참여한 경영진을 사퇴시킨다면 저는······.”
SLK 측 주주총회에 참가한 경영진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그저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유일그룹의 의견과 같이 한영의 SLK 경영권 장악에 찬성합니다.”
“······.”
“······.”
“당신 뭐야, 이 x새끼야!”
“고정연, 이 배신자 x끼!”
이것 외에도 많은 말들이 나왔지만, 여기에 묻힌 말이 있었다.
“유일에서 SLK를 한영에 넘긴다고?”
고정연 부회장의 한마디가 얼마나 큰 파문을 일으킬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갑자기 나온 유일그룹에 대한 언급 때문에 폭탄이 터진 것이다.
“그럼 주주총회를 신청한 한영에서는 할 말이 있습니까?”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던 한경수 회장은 사회자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정연 부회장의 말에 동조한다는 의미에서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무언의 행동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더 말해 봤자 좋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주주총회가 유일그룹이 뒤에서 압박한 것처럼 내비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 모인 찬성파들은 이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실제 유일그룹에서 한영의 SLK 인수를 너무도 적극적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보기에는 한영의 SLK의 인수 뒤에 유일그룹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 더는 할 이야기가 없는 것으로 알고 투표를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에 따라 바로 투표가 진행되었다.
일부에서는 잘못된 주주총회라고 떠들어 댔지만, 그 세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굳이 고정연 부회장의 발언이 아니었더라도 주주총회의 안건은 통과되었을 텐데······.
고정연 부회장이 발언까지 한 상태이기에 해 보나 마나인 상황이었다.
투표가 끝나고 개표까지 마치게 되었다.
이젠 발표만 남아 있었지만, 누구 하나 긴장하는 사람은 없었다.
“현 주주총회 참석 주권은 92%, 그중 찬성 73%, 반대 27%로 현 경영진의 사퇴 건은 통과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거기에 더해, 새로운 경영진에 대한 한영의 경영진 투표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현 경영진의 사퇴 건이 통과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지만, 이렇게까지 높은 찬성률을 보일 줄은 예상 못 했기에 모두들 놀라고 있었다.
이는 AK가 가진 32%에 달하는 지분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일그룹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영진의 발악은 계속되었지만, 한영의 SLK 경영권 인수는 무리 없이 이뤄지게 되었다.
***
[한영의 SLK 인수 통과]주주총회에서 한영의 SLK 인수 문제가 통과되었다.
정확히 말해, 한영의 SLK 인수가 아닌 경영권 장악이지만, 인수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거기에 더해, 많은 지분을 가진 AK가 한영의 손을 들어 주었기에, 이젠 한영의 자회사로 볼 수 있다.
이로써 재계 서열 순위가 요동칠 것은 자명해졌다.
해피닉스를 인수한 후 재계 서열 10위권에 진입한 한영이 SLK를 인수하면, 재계 서열 2위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여 이에 다른 지각 변동을 예상할 수 있다.
이번 SLK의 주주총회에서는, 국내 재계 서열 1위 기업인 유일그룹이 한영의 SLK 인수를 승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SLK 고정연 부회장의 발언 때문에 더울 불을 붙이고 있는 상태다.
앞으로 유일그룹과 한영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유일이 유일했네.
⤷그게 무슨 말?
⤷1위 기업이니 그 밑 2위 기업을 자신들의 손으로 결정하겠다는 거지.
-혹시 한영이 실제로는 유일그룹 것이 아닐까?
⤷이건 뭔 산뜻한 개소리야.
⤷그렇잖아. 같은 반도체로 경쟁하는 기업을 키워 줄 이유가 없는데······.
별의별 유언비어성 댓글이 달리면서 한국 재계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여론 조작은 계속하고 있지?”
“물론입니다. 아마 욕은 모두 유일이 먹을 겁니다.”
여론 조작에도 특화된 알파벳의 정보실이기에 이런 류의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댓글에 뭔가 먹이를 던져 주고 물고 뜯게 하면서 조그만 길만 열어 주면, 알아서 풍부한 상상력들이 따라오는 것이 바로 여론이었다.
그렇기에 댓글 부대라 칭하는 정보실의 인력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알파벳의 소속인 것도 모르고 있다.
그들은 실상 AHO언론재단의 소속이었다.
오진호가 관리하기 때문이다.
“며칠 후 유일에서 발표할 예정이지?”
“그렇습니다. 다른 기관들과 모두 말을 맞춘 것 같더군요.”
“재미있군. TH의 이학우 회장과 골드만삭스의 움직임은?”
“아마 지금쯤 만나서 협의가 이뤄지고 있을 겁니다.”
골드만삭스가 가진 유일그룹의 전방위적인 지분은 그룹 전체로 본다면 5%가 넘는다.
특정 기업 위주로 본다면 20%까지 상승할 정도로 지분을 투자한 골드만삭스였다.
그때 사무실 문을 열고 이용한 AK 지사장이 들어온다.
“유일그룹에 관한 일을 상의하고 있으신가 보네요.”
들어오면서 말하고 있는 이용한 지사장을 보며, 먼저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는 황규태 실장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
“그건 그렇죠. 그래도 변하는 것은 없잖아요.”
“그건 그렇지. 우리가 욕을 덜 먹게 하는 것뿐이니까.”
“오 이사장님은 AHO언론재단이 아니라 매일 여기로 출근하시네요. 그러다 밖으로 알려지면 어쩌시려고······.”
힐책이 아닌 그저 걱정하는 뜻에서 꺼낸 말이란 것을 아는 두 사람이다.
“거기 가야 재미가 있어야지. 그리고 같은 건물인데 뭐 어때.”
알파벳과 AHO언론재단은 같은 건물에 있기에 내부적으로 새어 나가지만 않는다면 별문제가 없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뻔질나게 오진호 이사장이 여기를 찾아오는 것이다.
거기에 AHO언론재단이 모두 황규태와 오진호의 측근으로 이뤄졌기에 밖으로 새어 나갈 일 또한 없었다.
“그렇다면 그런 건가 보네요.”
“그런데 왜 올라온 거야?”
그냥 올라올 이용한 지사장이 아니기에 올라온 이유를 물어보는 황규태 실장이다.
“카드 때문에요.”
“왜? 어차피 부실이 쌓여 가고 있는데······.”
“그게 론스타에서 카드 부실채권을 인수하기를 원하고 있어서요.”
“이 지사장, 그거 인수해서 쪼아야 좋은 소리 못 들어. 알잖아.”
카드의 불법 채무자들은 모두 서민들과 학생, 주부들이었다.
그만큼 카드 발급이 사상 최대인 상황이다.
한 사람당 카드 5장은 기본인 세상이었다.
재산이나 직장도 보지 않고 무분별하게 발급된 카드는 현재 카드 돌려막기와 같은 방법으로 부실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건 그렇죠.”
“존 그레이켄 회장한테 한국에서 돈 벌 생각하지 말라고 다시 한번 경고해야겠네.”
한국 론스타의 완전한 계열 분리라는 카드로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
그러나 그들은 아쉬움이 남는 듯했다.
카드의 부실채권 소식은 외환은행 때문에 론스타로 흘러 들어간 정보다.
이는 외환은행에서 가지고 있는 외환카드 때문이다.
부실을 줄이기 위해 카드를 전면 개편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던 것이다.
이걸로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그럼 우리는 카드사 인수에만 신경 쓰면 되겠군요.”
“그래, 부실을 털어 내고 하나 인수하는 것이 좋지. 증권과 카드 그리고 종국에는 보험까지 진출해 은행을 제외한 종합금융사로 나가는 게 AH의 목표니까.”
“알겠습니다.”
이용한 지사장이 나간 후 황규태는 존 그레이켄에 대한 관리를 조금 더 세밀하게 해야겠단 생각을 한다.
***
[유일물산과 모직 1:1.7 비율로 합병]유일물산과 모직의 합병 추진은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들려오던 소문 중 하나였다. 이는 SLK의 예를 들어, 지주 회사로의 체제 전환이 목적이었지만, 속으로 들어가 보면 승계 작업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모직에 있는 김진영 부사장의 지분이 이 상태로 합병될 경우, 합병 후 회사의 지분 47%를 김진영 부사장이 차지하게 된다.
이는 합병 회사를 중심으로 유일그룹을 재편하겠다는 복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 일고 있는 합병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모직의 실적 향상은 그저 내부 일감 몰아주기 때문에 벌어진 일시적 현상이기에 합병 비율이 1:5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는 의견이다.
이러면 김진영 부사장이 가질 합병 회사의 지분은 14%로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물산의 지분을 소유하지 않았다면, 이마저도 10% 이하로 떨어졌을 것이다.
그만큼 현재 합병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반발이 예상되기에 앞으로 주주총회의 결정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영의 SLK 인수가 이걸 막기 위한 포석인가?
⤷그러게. 이 기사가 메이저 언론에서는 나오지 않고 있으니.
-하, x발, 더러운 재벌 세상 유일공화국이다.
-대대로 이어 나가면서 부를 상속하네······.
⤷상속은 나쁜 게 아니지. 그저 불법이 개입된 게 나쁠 뿐이야.
메이저 언론에서는 단 한 줄의 기사도 쓰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다루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인터넷 신문과 유일과 척을 진 진보 신문에서 다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여론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기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방송이나 메이저 언론을 통해 기사를 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큰 이슈가 되지 않고 있었다.
***
“갑자기 백두증권에서 반발하는 이유가 뭐야?”
모직과 물산의 합병에 반대하는 증권사가 나오면서 김혁권 회장의 화는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백두그룹에서는 증권사 사장의 단독 행동이라고 합니다.”
“제길~ 도대체 직원 관리는 어떻게 하는 거야······.”
합병의 반대 보고서를 작성해 낸 백두증권의 오종태 사장이다.
“무조건 백두그룹한테 이걸 해결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
“그쪽 지분이 6%지?”
“네, 물산 지분 6%, 모직 지분 2%입니다.”
“오종태 사장이 다른 쪽과 연결된 정황 같은 것은?”
“파악은 하고 있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는 상태입니다.”
많은 조사를 벌였지만, 딱히 나오는 것이 없었기에 권재엽 실장 또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만큼 뜻밖인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회사의 총수가 승인한 일을 일선 사장이 반대하고 나섰던 것이다.
이 한마디로 그는 더 이상 백두증권에서 사장을 해먹을 수 없을뿐더러, 유일과 백두와 관련된 회사에도 취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럼 무조건 그 뒤에 누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정황 증거 또한 없는 상황이다.
“최대한 파악하고, 이 때문에 벌어질 향후 문제점을 확인해 봐.”
“알겠습니다.”
바쁘게 다시 유일그룹에서 백두증권의 여파를 확인하는 와중에 더 큰 사건이 터져 버리면서 폭탄이 떨어졌다.
그것도 그냥 폭탄이 아닌 핵폭탄이 떨어진 것이다.
***
[TH그룹 유일그룹의 물산과 모직 합병 전면 반대 입장] [TH그룹의 이학우 회장, 김혁권 회장의 등에 칼을 꽂다]유일그룹의 이인자에서 시작해 TH그룹을 설립한 이학우 회장이 유일그룹의 물산과 모직의 합병을 정면으로 반발했다.
TH그룹은 유일그룹의 지분을 가진 회사는 아니지만, 골드만삭스가 가진 7%의 유일전자 지분을 위임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어떻게 보면 같은 뿌리에 해당하는 TH그룹이지만, 이는 유일그룹의 김혁권 회장의 등에 칼을 꽂은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AK가 가진 유일그룹의 지분의 향방이 어디를 향할지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AK는 어디든 안 끼어 있는 데가 없는 것 같다.
⤷외환은행 인수에는 빠졌잖아.
⤷걸치긴 했지. 그리고 또 혹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AK 작품인지도 모르고······.
-TH의 유일 합병 반대 이유가 혹시······.
⤷혹시 뭐? 한영처럼 경영권이라도 가져온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기업 가치 차이가 얼마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