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50)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150화
150화 나이키
조직 구성 및 인사이동에 대한 지시는 끝났지만,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었다.
변경된 조직으로 인해 회사가 어수선함을 보였다.
한 번에 이뤄지는 폭풍 같은 일 때문에 직원들의 얼굴에는 들뜬 표정과 함께 불안한 감정 또한 내비치고 있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변화에 따른 두려움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었다.
또한, 인사이동이 되면서 회사 전반에 걸쳐 야기된 문제점에 관한 보고서가 올라오게 된다.
단 며칠간의 조사만으로 황규태 실장은 보고서 몇 페이지 분량의 ‘회사 비리 내용’이란 서류를 떡하니 가져왔다.
“회사 업무에 관한 전반적인 보고서입니다.”
“비리가 있기는 있었군요.”
“모두 깨끗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촘촘히 관리를 한다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막을 수는 없죠.”
나 또한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도 조만간 거의 사라질 것이다.
루비가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면, 자금과 관련한 문제는 대부분 해결될 것이다.
나는 황규태 실장이 올린 보고서를 살펴봤다.
자금 부분에서 크게 해먹은 인물은 없었다.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이 아니었다.
많게는 몇십만 달러, 적게는 몇백 달러로 자잘한 것들이다.
그렇다고 이를 허투루 넘길 생각 또한 없었다.
작은 도둑이 큰 도둑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찾아낸 것도 대단하네요!!”
불법을 저질러서가 아닌 이런 비리를 찾아낸 황규태 실장이 더 대단해 보였다.
“혼란스러운 시기니까요. 그래서 계속 내부 전반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조직 개편이 되면서 자리 이동이 많아지고, 업무가 변경되는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어떻게 처리하기를 원하시나요?”
“회사가 깨끗할 수는 없지만, 불법적인 일은 모두 싹을 잘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정원 출신이기에 조금 과격한 면이 없지 않은 황규태 실장이다.
황규태 실장은, 회사는 항상 정화시켜야 한다는 주의였다.
조직이 안주하면 부패하기 마련이고, 이는 곧 회사의 미래를 좀먹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 힘이 강한 부서나 자금 이동이 많은 부서 위주로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보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정보실을 지금까지 세세하게 관리했다.
그렇기에 정보실은 우려할 만큼의 큰 비리는 없는 상태다.
“그렇게 하세요.”
썩은 부위까지는 아니었지만, 곪으려고 하는 뾰루지 정도의 비리들······.
그렇다고 밝혀진 것을 그냥 넘길 생각은 전혀 없다.
이런 일은 황규태 실장보다 내가 더 두드러기를 일으킬 정도니까.
알파벳에 다니는 이들은 동종업계의 연봉과 같거나 조금 더 많은 수준을 유지한다. 그렇기에 책임감과 진실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다른 보고는 없나요?”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뭔가요?”
“치우 부대를 분리하면서 남은 인력을 일부 정보실로 끌어들이고 싶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타격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국정원의 특수팀 같은 그런 조직이 필요합니다.”
외형적으로 봤을 때, 타격대는 정보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경호실과 완전한 분리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규태 실장이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이유가 있단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요?”
“숨어 있는 적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위험한 사태를 생각하는군요.”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정보실에도 나타나지 않은 세력, 거기에 자살한 럼즈펠드가 입을 닫을 정도면······. 만만한 조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위급한 순간에 현장에서 바로바로 조치할 타격대는 필수입니다.”
황규태 실장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많은 권력은 부패를 낳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언제, 어디서 다시 나에게 테러가 발생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담당자는 누구를 생각하나요?”
“유일그룹을 맡은 권재엽이 좋지만, 그를 부를 수는 없으니 밀러가 어떨까 생각합니다.”
밀러를 원하는 이가 많았다.
치우 부대에서 본사로 복귀할 밀러.
생각해 보니 이들의 관리를 밀러에게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렇다고 단독으로 밀러에게 힘을 실어 줄 생각은 없었다.
누가 뭐라 해도 황규태 실장은 내 사람이기에 이를 믿고 맡기는 것이 좋았다.
그만큼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황규태 실장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세요.”
경호실과 정보실의 인원이 빠져나가면 치우 부대가 많이 쪼그라들 것이다.
회사와 별개의 사업으로 분류한 치우 부대지만, 캐시카우로는 이만한 회사가 없었다.
그렇기에 보안 계약을 이관시키기 전까지는 계속된 관리가 필요하다.
“피터, 치우 부대에 대한 인원을 더 확충하도록 해. 이번에는 미군 특수 부대뿐만 아니라 세계를 망라해 선발하도록.”
“알겠습니다.”
내 의도를 아는지 바로 대답하는 피터 실장이다.
아마 황규태 실장의 요구가 없었다면, 치우 부대는 미국의 보안 계약만 주력하는 회사로 점점 변해 갔을 것이다.
***
회사의 정리가 이뤄지는 것은 알아서 할 일이다.
회사 일을 보고 있던 중에 반가운 사람이 찾아왔다.
내게 필요했기에 친분을 쌓은 매튜 라이트였다.
“오랜만이군!!!”
실상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래, 회사에 복귀했다는 말은 들었네!!!”
나는 나이키에 관심이 있기에 계속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이젠 나도 마음잡고 일을 해야지.”
어떻게 보면 나와 마찬가지로 덤으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 바로 매튜 라이트였다.
그렇기에 동질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 무슨 일인가? 혹 지난번에 가면서 얘기한 기대하란 말 때문인가?”
가면서 인수는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을 생각하라는 말을 남겼다.
무슨 말인지 모르지는 않았다.
아니, 지금도 나이키의 지분 10%를 공개시장에서 인수해 언제라도 이사회의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맞아. 나는 자네를 회사의 파트너로 생각하네!! 그게 경영이라고 해도······.”
“하하하, 알겠지만 나는 지분을 남과 나누는 성격이 아니네. 인텔의 예도 있고.”
“나도 그것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이번 일은 다르게 처리해 줬으면 하네!!!”
“일부 지분을 넘기겠다는 말이군. 거기에 자네 아버지를 만나는 것은 아직 결정된 일이 아니란 말이고. 맞나?”
“맞네!!”
“내가 움직이기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 거라고 보네, 그러니 미안하지만, 아버님보고 직접 회사로 오시라고 해 줬으면 하네.”
힘으로 결정되는 나라.
그렇게 보면, 아무리 지금까지 나이키를 일군 필 나이트라고 해도 내가 움직일 일은 아니었다.
사적인 만남이라면 집으로 초대하겠지만, 이번 만남은 사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회사로 초대한 것이다.
“알고 있네. 다행히 오늘 뉴욕에 같이 출장을 왔기에 가능한데······.”
“오늘 만나잔 말인가?”
“시간이 된다면 온 김에 만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네!!”
이게 매튜 나이트의 생각인지 필 나이트의 생각인지는 모른다.
[오후 5시쯤에 30분 정도의 여유가 있어요.]일정을 확인해 주는 루비의 말에 빨리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럼 5시에 다시 오도록 하지.”
“알았네!!!”
그렇게 매튜 나이트가 나간 후 나는 루비를 호출했다.
LOT가 인수한 유니클로와 같은 의류 업체와 점점 관련이 많아지고 있었다.
의식주라 불리는, 인간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요소 중 ‘의’에 해당하는 사업.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면서도 평생 망하지 않는 사업 중 하나.
“어떻게 생각해?”
[경민 님이 어디까지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무슨 의미지?”
[처음 계획한 브랜드 파워의 나이키 인수가 아니라면, 패션 산업 전반을 선도해 나가는 것 또한 나쁘지 않아 보여요.]나이키 인수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때문이다.
워런 버핏과 비슷한 구조로 KM-Investment를 꾸리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면 명품 시장에도 진출해야 하는 것 아냐?”
[5년 안에 이탈리아 명품이 시장에 쏟아져요.]그러면서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명품 업체를 주르륵 나열시키는 루비였다.
생각 외로 많은 명품 브랜드였다.
이탈리아 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의 80%가 시장에 쏟아지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군.”
어차피 나이키의 인수가 아닌 경영 참여였다.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벌써 LOT를 통해 유니클로에 진출한 상태이기에 다른 브랜드 인수도 나쁘지 않았다.
[이참에 명품 계열사 하나 차리세요.]돈이 썩어 나가고 있기에 이런 것을 인수한다고 해서 타격을 받진 않을 것이다.
“인수하면 명품 컬래버를 해도 되겠군!!!”
[패션 산업의 트렌드가 차츰 그쪽으로 바뀌게 돼요.]내가 생각한 것이 미래에 벌어질 일이라고 생각하니 이상하기도 했다.
“알았어. 일단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네.”
***
회사가 언뜻 보면 활기차 보이지만, 어딘가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와중에 저녁 5시가 되자 매튜 나이트가 다시 회사에 방문했다.
옆에는 매튜 나이트의 아버지면서 나이키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필 나이트가 대동해 있었다.
백발의 필 나이트는 인자한 할아버지 같은 느낌.
조금 흘러내릴 정도로 볼에 주름이 많았다.
“반갑습니다. 알파벳의 한경민입니다. 여기는 금융을 책임지고 있는 제인 존슨 사장입니다.”
처음으로 인사 이동된 제인을 외부에 소개했다.
“제인 존슨입니다.”
“반갑습니다. 나이키의 필 나이트입니다.”
인사가 끝나고 각자 자리에 앉았다.
“이번 만남은 옆의 제인 존슨 사장이 진행할 예정입니다.”
내 말에 필 나이트 회장은 ‘허허허’ 웃으면서도 눈매는 매서운 모습을 보였다.
거기에 내가 아닌 제인과 이야기하라는 말에 약간의 실망감이 담긴 눈빛을 보였다.
“우리는 계속 나이키에 인수 제안을 넣었습니다. 항상 같은 대답이었죠. ‘거절.’ 그런데 오늘 필 회장님을 만나고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합니다.”
“우리를 높게 평가해 줘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물어볼 말이 있습니다. 나이키의 나아갈 방향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필 나이트 회장이 먼저 질문을 던졌다.
이 대답이 선행되어야만 한다는 굳은 의지가 내비쳤다.
“저는 나이키를 그저 스포츠용품만이 아니라 종합 디자인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종합 디자인 회사라면······.”
“모든 제품은 디자인으로 통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의류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판매가 되는 모든 제품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죠. 이를 위해 의류뿐만이 아닌 다양한 산업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생각한 나이키와 제인이 생각한 나이키는 달랐다.
나 같은 경우, 의류 산업 전반에 걸친 사업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면, 제인은 디자인 산업 전반에 걸친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었다.
이러면 또 말이 달라진다.
그러나 지금은 제인을 지켜보기로 했다.
“한 가지 분야에서도 1위를 하는 데 30년이 걸렸습니다. 그게 가능할 것 같습니까?”
“나이키의 명성이라면 불가능하진 않다고 생각해요.”
“재미있는 말이군요.”
제인의 말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필 나이트였다.
그 감정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제인이 말을 제대로 못 한 것이 아니다.
너무 허황된 말을 꺼냈기 때문이다.
실상 제인의 말을 실현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바로 루비에 있는 각종 디자인 자료가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저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아들의 말로는 한경민 회장이 나이키의 미래라고 하던데.”
“저 말인가요?”
잠깐 말이 끊어지자 나에게 질문하는 필 나이트였다.
내가 필 나이트 회장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솔직히 이번 만남으로 제인과 필 나이트 회장이 이야기하면서 많은 것이 바뀌게 된다.
나이키의 스포츠용품과 스포츠 의류에서의 인지도 및 점유율은 이제 무의미해진 것이다.
“그렇습니다.”
“하하하, 스포츠용품의 한계성을 생각하면 제가 진출할 사업은 아닙니다. 유행 및 외부 요인의 영향을 무엇보다 많이 받는 산업 중 하나니까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필 나이트 회장이다.
경제 상황에 따라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산업 중 하나가 바로 의류 산업이다.
“거기에 재고 관리 또한 생각해야 할 분야죠.”
의류는 기본적으로 얼마간의 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건 명품이라 해도 마찬가지였다.
나이키의 경우 세계적으로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기에 재고 또한 많이 발생한다.
“그 부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재고 또한 시스템을 보강해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제가 프로그래머이기도 하니까요.”
회사 전반에 프로그램을 도입해 예측 관리한다.
순전히 거짓말이지만, 루비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
그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단박에 눈치챈 필 나이트였지만, 내 성과를 본다면 믿지 않을 수도 없기에 조금은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또한, 나이키의 인수가 아닌 지분 참여라면, 솔직히 이 정도 선에서 협력이 될 겁니다.”
나는 확실하게 못을 박아 버렸다.
나이키의 인수에 목매지 않을 생각이다.
“갑자기 인수에서 마음이 바뀐 것 같군요. 맞나요?”
내 분위기가 바뀐 것을 아는지 바로 물어보는 필 나이트였다.
“맞습니다. 솔직히 나이키가 저에게 꼭 필요한 회사는 아니니까요. 그저 남을 따라 하고 싶었던 마음이 앞선 것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버크셔 해서웨이의 전철을 밟아 나가는 것.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 아닐 수 없었다.
제인은 모르겠지만, 이번 결정은 제인의 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앞으로 디자인의 중요성은 제품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는 의류만이 아닌 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될 것이다.
“그럼 아직은 지분 참여는 가능하단 말이군요.”
[필 나이트 회장은 나이키를 완전히 넘길 생각은 없네요.]루비는 바로 필 나이트의 감정을 나에게 알려 줬다.
“경영권 일부를 포함한 지분이라면 유효합니다.”
“우리가 알파벳에 넘길 수 있는 지분은 총 30%입니다. 공개시장에서 인수한 10%는 별도로 계산하죠.”
필 나이트가 뭘 보고 이런 결정을 했는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30%의 지분을 넘긴다는 말은 똑똑히 들었다.
몇 년 동안 그렇게 인수 거부를 한 것치고는 너무 허무한 승낙이었다.
나는 이번 만남에서 결정되지 않으면 나이키를 완전히 포기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승낙을 한 것이다.
“좋은 협력 파트너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