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59)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59화
59화 수확과 씨 뿌리기(1)
청와대 비서실에서 온 전화 한 통으로 유일 그룹은 난리가 났다.
현재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과 벌어지고 있는 물밑 협상에 대해 조금 알고 있는 유일 그룹이다.
그러나 그 일은 유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국가 간의 일이었다.
지금 유일에게는 알파벳과 한영에 줄 증권의 옵션 정산 금액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다.
그러나 그건 증권에 국한된 문제였지 그룹 차원의 존폐까지 영향을 줄 일은 아니었다.
“일을 도대체 어떻게 처리한 건가?”
얼굴이 시뻘게진 김혁권 회장은 이학우 실장을 타박하고 있었다.
증권의 일을 모두 이학우 실장이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지배 지분 3.9%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혁권 회장의 질책에 표정 변화 없이 대답하는 이학우 실장이었다.
실상 이학우 실장은 그룹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제길, 도요타의 슈퍼 301조가 한경민이란 놈이 벌인 일이라는 말이 사실인가 보군.”
콜린 파월 장관이 언급했던 청와대와 유일 그룹에 관한 이야기.
유일 또한 슈퍼 301조가 발효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도대체 한경민이란 놈이 어떻게 미국 정가를 좌지우지하는 건데.”
“그것까지는 아직 파악할 수 없습니다.”
욕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만약 미국에서 슈퍼 301조가 발효될 경우 어마어마한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그만큼 무서운 법이 슈퍼 301조였다.
“얼마라고 했지?”
“지배 지분만 8,000억 원입니다. 그 외 9,500억 원은 현금으로 갚아야 합니다.”
총 1조 7,500억 원의 자금 중 문제가 일어난 것은 8,000억 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제길, 앉아서 8,000억 원이 날아가게 생겼군!”
“대응방안은?”
“어차피 줘야 한다면 주력 기업의 지분을 넘기는 것이 좋습니다.”
“어디?”
“이 정도를 줘도 소화할 수 있는 곳은 전자밖에 없습니다.”
유일전자의 현 시가총액은 25조 원 상당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8,000억 원의 지분을 주더라도 4%가 채 안 되는 지분이었다.
전자의 지분 4%가 넘어가도 유일 그룹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준다면 적게는 지분의 10%가, 많게는 30%가 넘어가게 된다.
“넘기면 문제점은 뭐지?”
“전자의 4%가 넘어가면 그룹 지배 지분이 1.5% 정도 넘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증권에 있는 3.9%의 지배 지분을 합쳐도 5.4%입니다. 적어도 15% 이상 확보했다면 모를까 위협이 되지는 않습니다.”
“알파벳-코리아에서 전자의 지분을 인수하지 않았나?”
“그래 봤자 3%입니다.”
김진영 회장 및 특수 관계인이 가진 유일 그룹의 지배 지분은 총 20%였다.
그 외 지배 지분은 각 투자회사 및 기관 그리고 개인들이 가지고 있다.
그 지분들은 조각조각 나뉘어 있기에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지분이었다.
그렇기에 15% 이상의 지배 지분이 넘어가지 않고, 특정 기업의 지분이 25% 이상만 넘어가지 않는다면 지배 지분에 대한 김혁권 회장의 지배력은 공고했다.
“그럼 전자의 지분을 넘겨.”
“알겠습니다.”
김혁권 회장의 입에서 빠르게 처리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이 일 때문에 이학우 실장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깨지는 김혁권 회장이었다.
***
일본의 아베 신조가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배석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의 협상만이 남아 있었다.
“이번 협상 전권을 가진 아베 신조입니다.”
“반갑군요. 이번 한국의 협상 전권을 가진 박찬민입니다.”
박찬민은 지난 외무부 장관이 한영의 한경수 사장을 호출한 일로 경질되고, 새로 임명된 외무부 장관이었다.
“미국 국무부의 콜린 파월이요.”
묵직한 콜린 파월의 목소리가 회의장의 공기를 차갑게 만들었다.
“그럼 한일어업협정에 대해서 논의를 하겠습니다.”
“네, 우리는 지도에 나온 라인의 개정을 원합니다.”
지도 하나를 아베 신조에게 내미는 박찬민 장관이다.
힘 있는 목소리로 말하는 박찬민 장관은 그래도 혹시 일본의 협상 당사자인 아베가 반발할까 봐 조마조마했다.
“그렇게 하죠.”
그러나 들려오는 대답은 바람 빠진 풍선과 같은 대답이었다.
수용하겠다는 말.
박찬민 장관은 모르지만 벌써 미국과 사전 협의가 끝난 상황이다.
여기서 개정을 뒤집을 수 없었다.
“정말입니까?”
되레 박찬민 장관이 놀라 되묻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아베 신조의 말에 얼굴에 함박웃음이 지어지는 박찬민 장관이다.
“그럼 다음으로 공동 수역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죠.”
박찬민은 이 기회에 공동 수역까지 한 번에 논의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는 수산 자원과 관련 있기에 아베 신조와 박찬민 장관은 서로 위치를 놓고 다투게 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독도에 대한 논의가 끝났지만, 포항 인근과 부산 인근에 대한 논의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걸 지켜보던 콜린 파월 장관이 나섰다.
그저 지켜보고만 있자니 협의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도돌이표였던 것이다.
“그럼 이렇게 하시죠.”
“말해 보시죠.”
콜린 파월의 말에 토를 달 인물은 여기에 없다.
여기는 서로 칼만 안 들었지 손에 큰 칼 한 자루씩을 들고 누가 더 큰 칼인가 재고 있는 협상장이었다.
그런 협상장에서 가장 큰 칼을 품고 있는 인물이 바로 콜린 파월이었다.
“독도 기점은 각자 라인 안쪽으로 정하고 독도 상부 지역만 공동 수역을 설정하면 될 것 같군요.”
한국은 독도 기점으로 대마도 라인으로 이어지는 남해 라인을 사수하려고 했다.
그 위에 대해서는 일절 말을 안 하는 상황이었다.
“그건······.”
아베 신조로서는 포항과 부산 라인을 공동 수역으로 설정하자는 주장을 계속했다.
“여기부터 여기까지 공동 수역으로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이런 둘의 의견을 모두 들은 콜린 파월은 한국의 손을 들어 주고 있었다.
콜린 파월 또한 양국 간 공동 수역으로 인해 분쟁이 일어날 거라고 예측했다.
그런 조그만 분쟁은 미국의 무기 판매에 도움이 되지만, 지금은 한경민 위주로 생각해야 하기에 콜린 파월 장관은 한국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크-읔, 알겠습니다.”
아베 신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지금, 이 협상장에서는 일본이 약자였다.
이번 협상은 라인의 설정에 대한 협상이지 공동 수역까지의 협상은 아니었다.
한국 또한 이승만의 바깥쪽 10Km 라인만 사수하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박찬민 장관이 무리하게 이 자리에서 그에 대한 논의를 끌고 간 것이다.
그런 박찬민 장관의 손을 콜린 파월이 들어 주면서 협상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이제는 실무자들의 협상만 남아 세세한 협상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번 협상은 미국 정부에 통보하게 되기에 이번 라인 협상이 해상 국경선이 될 것이다.
미국이란 나라가 힘을 유지하는 한 말이다.
***
삼국 간 한일어업협정에 대한 선이 정해지고 나서 아베 신조가 나를 찾아왔다.
처음에는 왜 왔느냐고 면박을 줬지만, 꿋꿋하게 협상을 하자는 말을 하는 아베 신조였다.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한 나는 아베 신조와의 협상장을 마련하였다.
“원하는 것이 뭡니까?”
아베 신조에게 원하는 것, 솔직히 정계를 완전히 은퇴했으면 한다.
아마 이번 협상 때문에 정계 활동에 타격받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했다.
그거야 두고 봐야 할 문제였다.
“내가 아베 신조 당신에게 뭘 원할까?”
난 초장부터 둘이 있는 자리에서 반말을 했다.
“이러지 마시죠. 저 또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결론은 하나더군요. 내게서 뭔가를 원한다고요.”
생각보다는 똑똑한 놈인 것 같았다.
아베의 치부를 가지고 있는 내가 원하는 것은 딱 하나다.
난 정치인이 아닌 기업가다.
그렇기에 정치적인 일을 원하고 있지는 않다.
“후후후.”
난 거만하게 웃어 줬다.
“…….”
“그럼 먼저 배상금부터 논의하지?”
배상의 문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125억 달러 모두 배상하게 하죠.”
“내가 본 피해금은 그게 아니지. 이번 일 때문에 마음의 상처와 회사 직원들이 겪어야 했을 고통은 빠져 있는 것 같군.”
“그건······.”
“왜? 힘들다고 할 텐가?”
어차피 일본 정부가 부담하는 배상금이 아니었다.
일본의 각 증권사와 도요타가 부담해야 할 배상금일 뿐이다.
“그럼 얼마를 원하는 겁니까?”
“뭐 정신적 손실까지 쳐서 딱 150억 달러로 하지.”
내 말에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베 신조였다.
정신적 치료비로 25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책정되었기 때문이다.
“왜 안 되나 보지?”
“아, 아닙니다.”
처음과 달리 아무런 토를 달지 않는 아베 신조였다.
“다음으로 내가 원하는 조건 하나를 들어주면 된다.”
내 말에 침을 꼴깍 삼키는 아베 신조였다.
실질적으로 아베 신조에게 원하는 내 조건을 말하려고 했다.
“캐논의 노광장비 사업부 일체와 렌즈에 대해 기술 이전을 해 준다면 난 이 일을 깨끗이 잊고 모든 자료를 넘길 생각이야.”
캐논은 시가총액 2조 엔의 회사다.
한화로 한다면 24조 원의 회사였다.
한국 시가총액 1위인 유일 그룹과 맞먹는 기업이 바로 캐논이었다.
그런데 왜 아베 신조에게 이 일을 말할까?
그건 캐논의 지분 4.8%가 아베가의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아베가가 가진 일본 내 위치를 본다면 캐논의 노광장비 사업부 일체와 렌즈에 대한 기술 이전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기에 아베 신조에게 그리 큰 어려움이 없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장고를 하던 아베 신조는 알았다는 말을 꺼냈다.
“그럼 캐논에서 인수할 사업부에 대한 금액은 이번 배상금에서 빼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도요타에 대한 담합으로 인해 엄청난 이익을 거둔 나였다.
“그럼 우리의 은원은 이제 끝났군, 맞나?”
내 은원은 모두 끝이 난 상황이다.
그러나 아베 신조가 나에게 품은 복수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표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거짓] [복수] [치욕]“후후후.”
그런 그를 보면서 한번 웃어 줄 수밖에 없었다.
***
아베 신조와의 협상을 마무리한 나는 그의 감정에 나온 [거짓] [복수] [치욕]에 대해 생각을 했다.
우익에 대변되는 위험인물인 아베 신조.
그런 인물이 후일 복수한다고 날뛰면 골치 아파지게 된다.
“아베와 경쟁하는 인물이 누구지?”
내 질문에 루비는 자료에 나온 내용을 말해 준다.
“자민당 내부라면 아소 다로와 다나키 사다카즈가 있습니다. 당 외로 본다면 민주당이 있으나 그들은 정권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게 돼요.”
일본 역대 총리와 함께 각 당의 총리들이 나열된 문서가 투영되었다.
“우익이 판을 치네.”
“그렇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난 루비가 보여 주는 자료를 유심히 확인했다.
그만큼 그의 복수심이 대단해 보였기 때문이다.
난 피터를 호출했다.
“피터.”
“네, 사장님.”
“아베 신조가 나에게 복수심을 품은 것 같은데, 경호는 어떨 것 같아?”
피터는 내가 협상하는 과정을 지켜본 인물이기에 내 말의 뜻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조금 더 경호원을 충원하고 훈련을 더 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총 68명의 경호원이 있었다.
“그 정도로 위험한가?”
나는 혹시 괜한 짓을 벌인 건 아닌가 하고 잠깐 후회를 했다.
“이건 일본의 최정예인 내각 조사실 특수요원이 투입된다는 가정하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한 팀이 투입된다고 가정할 때는 상관없지만 3팀 이상 투입된다면 위험합니다.”
내각 조사실 특수요원을 잘 모르기에 난 피터를 한 번 쳐다봤다.
더 설명하라는 눈빛을 보낸 것이다.
“일본의 내각 조사실의 특수요원은 총 8개 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 팀의 무력은 얼마 전 마지막에 들어온 30명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한 팀에 총 10명이 배속된 일본 내각 조사실의 30명이 급습을 가정할 때 우리 쪽 경호 인력은 최소 24명 이상 필요합니다.”
현재 내가 데리고 다니는 경호원의 숫자는 총 12명이었다.
이 말은 지금보다 두 배 이상의 경호 인력을 끌고 다녀야 한다는 말이다.
68명의 경호 인력이지만 부모님과 여동생에 각 3명씩, 그리고 회사 임원들에게 각 1명씩 그 외 비번까지 치면 현재 빠듯한 상황이었다.
“이거 경호 인력을 구해도 구해도 부족하네.”
“사고를 많이 치고 다니셔서 그렇습니다.”
피터의 말에 난 할 말을 잃었다.
사고를 치고 싶어서 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돈을 벌려고 하다 보니 충돌이 난 것이다.
“앞으로 조심해야 하나?”
“그건 아닙니다. 경호원이야 조금 더 확충하면 될 일이니까요.”
피터의 말에 난 안심이 되는 것을 느꼈다.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