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60)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60화
60화 수확과 씨 뿌리기(2)
유일 그룹에서 이학우 실장이 찾아왔다.
나 또한 한국에 있기에 황규태 실장이 하는 협상을 지켜볼 요량으로 참석한 상태다.
그래도 인사는 건네야 하기에 황규태 실장이 나를 소개한다.
“한경민 사장님입니다.”
황규태 실장의 말에 안경을 잠깐 고쳐 쓴 이학우 실장이 손을 내밀었다.
“이학우 실장입니다.”
난 손을 맞잡으면서 내 소개를 했다.
“한경민입니다.”
“그럼 오늘 협상은 한 사장님이 하시는 겁니까?”
이학우 실장의 말에 난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야기를 했다.
“아닙니다. 전 그저 관전자로 들어왔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겁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학우 실장이다.
말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8,000억 원을 전자 지분으로 넘기도록 하죠.”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였던 8,000억 원의 해결 방안을 가져온 이학우 실장이었다.
“그럼 나머지 9,500억 원 상당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그 부분은 현금으로 상환하죠. 그러나 한 번에 상환할 수 없으니 5년간 분할 상환하도록 하겠습니다.”
일 년에 거의 2,000억 원을 상환한다는 말이었다.
“이자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그건······.”
솔직히 이 상황에서 이자까지 말하는 황규태 실장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나였다.
“그것도 시장 금리로 해 주시죠.”
IMF가 지나면서 금리가 많이 하락한 상황이다.
시중 금리가 5%대를 유지하고 있다.
9,500억 원이면 일 년에 이자만 475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었다.
상환되는 금액에 따라 이자가 차감될 테지만 첫 이자가 475억 원이라는 것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담보를 잡아 주신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저 상환한다는 차용증이 아닌 이에 따른 담보의 설정을 거론하는 황규태 실장이었다.
9,500억 원은 막대한 금액이다.
그러니 이를 담보로 잡힐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원하는 것이 있는 것 같군요.”
“맞습니다. 유일에서 가진 JC 그룹의 지분과 백화점의 지분을 담보로 잡아 주시죠.”
황규태 실장이 말한 회사들은 모두 유일에서 계열 분리된 회사들이다.
그러나 일정 비율의 지분을 아직도 소유하고 있기에 그 지분들을 담보로 잡아 달라는 말을 꺼낸 것이다.
“가격이 맞지 않는데 상관없는 것 같군요.”
“배 째실 생각인가요? 그러셔도 됩니다.”
웃으며 말하는 황규태 실장이었다.
나 몰라라, 해 볼 테면 해 보라는 말이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에 맡기라는 뜻이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무슨 의미인지 이학우 실장 또한 잘 알고 있기에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유일이 이번 일에서 빠져나갈 길을 모두 막아 놓은 상황이었다.
미국에서 말한 슈퍼 301조를 가지고 협박하는 일.
그것도 내 능력 중 하나였다.
“그럼 모두 논의가 끝난 건가요?”
지난번 지분에 대한 논의는 마친 상황이다.
모두 황규태 실장이 주장한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수용한 것뿐이다.
“그런 것 같군요.”
“그럼 오늘부터 인수 절차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어차피 이사회를 소집해야 하지만, 그거야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니까요.”
황규태 실장과 이학우 실장이 벌이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났다.
“협상도 끝이 났으니 개인적인 질문 하나만 해도 될까요?”
협상이 끝났기에 난 이학우 실장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봤다.
“물어보시죠.”
“유일이 탐나지 않습니까?”
유일의 이인자인 이학우 실장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내용이다.
“…….”
“이인자에 만족하시는지 아니면 일인자가 될 생각인지 궁금했거든요.”
“의도가 무엇이죠?”
“일인자가 될 생각이면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난 그러면서 이학우 실장을 한 번 쳐다봤다.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학우 실장의 표정 변화에 있었다.
이 말을 꺼내자 이학우 실장의 표정이 변했던 것이다.
[열망] [의문] [긴장]“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럼 감정을 숨기시든가요.”
내 말에 움찔하는 이학우 실장이었다.
“지금 말한 지분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하하, 내가 가진 유일의 지분이 이게 다일까요? 몇 개 뺏어 오는 것은 지금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
“일단 생각해 보시고 연락 주세요. 요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 알고 있으니까요.”
지금 내가 유일을 가져오는 일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학우 실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유일을 가져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그만큼 유일의 지배 지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 어디를 공략해야 가능한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 이학우 실장이기 때문이다.
***
유일 증권, 중정 일보, 유일 벤처투자는 바로 넘어오게 되었다.
그만큼 이번 일은 유일 그룹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다.
유일에 슈퍼 301조가 떨어지게 되면 막대한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빨리 지분과 함께 경영권까지 넘겨준 상황이었다.
유일 증권은 AK(Alphabet-Korea) 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하게 되었다.
AK 증권이 등록되자 유동성 위기를 면했기에 떨어지는 주식은 보합세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시장에 알파벳-코리아에서 AK 증권의 주식 매집 공고가 떴다.
유일에서 받은 31%와 인수전 10%를 확보해 41%를 보유한 상태다.
여기서 80%까지 확보한다는 공고를 냈다.
그렇기에 AK 증권은 급상승하게 되었다.
“지난번 대박 난 곳이 알파벳이라고 하지 않았어?”
시장에 나돌고 있는 소문 중 하나였다.
“그렇지. 그래서 유일 증권이 돈을 못 갚아서 넘어갔잖아!”
시장이 돌아가는 상황을 대충 알고 있는 이들이었다.
“그럼 AK 증권의 주식을 사야 하는 것 아니야?”
“그렇게 보면 그렇기는 한데, 내가 들은 이야기는 좀 다르던데.”
그의 말에 모두 귀를 쫑긋 세웠다.
“뭔데?”
“AK가 원하는 것이 중권에 있는 유일 그룹의 지분이라고 하더라고. 그걸 빼내고 싶은데 지금 관심이 쏠리니 그걸 돌리려고 자사주 매입을 한다는 소리가 있어. 주식이 오르면 매입은 조금만 하고 상승해서 번 이득금으로 유일 그룹 지분을 빼돌리려고 한다더군.”
“그럼 뭐야, 알맹이는 다 가져가고 빈껍데기만 우리 같은 개미들에게 넘기겠단 소리군.”
“그렇지, 알파벳이 유명한 것은 선물이지 않나. 거기에 지난 테러 후에 벌인 일도 선물의 수익을 위해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그런 거라고 하더군!”
“나도 한 가지 들었는데.”
각종 소문이 무성하게 증권 시장에 퍼지고 있었다.
대부분이 AK 증권에는 좋지 않은 소문들이었다.
이런 소문은 광범위하게 증권가에 퍼지게 되어 AK의 주가는 다시 하락하게 되었다.
***
“유일 그룹이 소문의 근원지입니다.”
오진호의 말에 황규태 실장은 또 재미난 일을 유일이 벌인다고 생각을 했다.
“되레 그놈들이 증권을 도와주는군.”
“그러게 말입니다.”
실상 알파벳-코리아의 AK 증권 매입.
이것은 주가가 급상승하면 매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마침 퍼진 소문으로 일부는 투매 현상까지 보였다.
소문이라는 것에 휩쓸리는 사람들은 많다.
그런 소문에 현혹되어 주식을 매입, 매수하는 것은 그들의 선택일 뿐이었다.
“보고해 봐야 알겠지만, 일단 놔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게 좋겠죠.”
이런 정보를 가지고 벌이는 뒷공작은 황규태나 오진호에게 주 종목일 정도였다.
그렇기에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흘러가는 시장의 변화는 알파벳-코리아에 더없이 좋은 일이었다.
그렇기에 보고를 한다고 해도 그냥 놔두자는 쪽으로 할 예정이었다.
“그건 그렇고, 감사는 어때?”
현재 유일에서 인수한 기업들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가 있었다.
이것은 알파벳의 정보팀을 주축으로 벌이는 일이었다.
“그나마 증권이 나은 정도입니다. 중정 일보는 이게 언론인지, 무슨 양아치 조폭인지 모르겠습니다.”
“보고서 있지?”
“여기 있습니다.”
그러면서 품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 놓는 오진호였다.
저 많은 보고서를 어디에 숨기고 다녔는지 의아할 정도다.
“아직도 보고서를 숨기고 다니냐?”
“이게 습관인 것을 어떻게 합니까?”
되레 화를 내는 오진호였다.
정보를 다루기에 항상 어딘가에 자료를 숨기는 습관을 버리지 못해 회사에 들어와서도 똑같이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개를 흔든 황규태 실장은 건네받은 보고서를 천천히 살펴봤다.
다 살펴본 황규태 실장은 보고서를 들고 사장실로 직행했다.
***
한국의 일을 얼추 마무리한 나는 다시 미국으로 넘어왔다.
미국으로 넘어온 시점이 10월 중순이었기에 이때 엔론의 실적 발표가 났어야 한다.
실제 지난 8월 애널리스트인 대니얼 스코토는 [모든 것이 엉망이며 갈 곳이 없다.]라고 엔론에 대해 평가했다.
이 말은 엔론의 지분을 가진 주주들에게 빠져나오라는 조언과 같은 말이었다.
그러나 시장은 이 애널리스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미국 기업들에 대해 평가를 했으나 그중 맞는 것은 반의반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포춘지에 실린 기사가 한몫했기 때문이다.
포춘지는 엔론을 [앞으로 10년간 성장 가능성이 큰 10개의 주식 중 하나]라고 발표했던 것이다.
게다가 여러 매체를 통해 여러 가지 시장 예측을 하고 다른 의견이 나오면 영향력이 큰 곳을 더 신뢰하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1년 3/4분기 실적은 무려 6억 3,800만 달러의 적자라고 발표되면서 대니얼 스코토의 말에 힘이 실리게 되었다.
“로버트.”
“네.”
“엔론에 대한 조사 자료는 다 된 거죠?”
지금까지 로버트를 시켜 엔론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분식회계 정황이 총 5억 달러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그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5억 달러의 분식회계를 밝힌 것 역시 대단한 성과인 것이다.
실상 6억 5,000만 달러였지만 다 찾아내지는 못한 것 같았다.
“그런데 왜 분식회계를 한 겁니까?”
엔론이 분식회계를 한 원인이 궁금했다.
“파악한 바로는 신사업에 진출한 두 가지 사업 때문입니다. 하나는 날씨 파생상품, 다른 하나는 무리한 초고속 인터넷망 설치죠.”
루비가 가진 자료와 같은 말을 하는 로버트였다.
“수고 많았어요. 그러나 한 가지를 더 해야 할 것 같군요.”
“말씀하시죠.”
“이번 엔론의 분식회계를 주도한 아서 앤더슨 회계법인의 인물 일부를 회사에 흡수시켰으면 하는데······.”
아서 앤더슨 회계법인은 미국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큰 규모였다.
아서 앤더슨 소속이라면 미국의 회계 분야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물론 범죄자이긴 하지만 몇 년간 분식회계를 벌일 정도의 인물들이라면 물불 안 가리고 절세에 대해서는 도가 튼 인재들이란 말과 같았다.
“회사에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로버트는 아직 신생 회사인 알파벳에 아서 앤더슨에 다니는 인물들이 들어오려고 할지 그게 걱정인 것 같았다.
“분식회계를 이용해 보면 될 것 같군요.”
“???”
“그쪽 사람 중 분식회계와 연관된 이들만 알고 있죠. 경력에 해가 되기 전에 일단 이직하라고 해 보세요. 혹시 알아요. 몇 명 넘어올지.”
분식회계가 터지고 회계법인인 아서 앤더슨은 해체되었지만 이에 소속된 회계사들은 각 회계법인과 기업에 경쟁적으로 스카우트 될 정도였다.
그러나 그걸 아는 사람은 현재로는 나 혼자뿐이다.
그렇기에 미래의 불안을 이용하라는 말이었다.
“알겠습니다.”
로버트가 나간 후 나는 제인을 들어오라고 했다.
조금 지나자 제인이 방에 들어왔다.
“사장님, 부르셨어요.”
제인의 상큼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은 나에게 힘이 나게 한다.
남자라면 아는 그런 힘 말이다.
“자금 모두를 투자한 거지?”
“네, 엔론 공매도로 총 20억 달러를 투자했고 10억 달러는 미국의 방산 기업에 각각 투자했어요.”
엔론의 공매도는 추가로 10억 달러가 더 투자되어 총 20억 달러가 투자된 상태다.
레버리지를 가지고 총 200억 달러의 공매도를 벌인 것이다.
거기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전 방산 기업에 10억 달러로 레버리지를 이용해 총 40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에 투자한 것이다.
“생각보다 엔론에 많이 투입되었네.”
“사장님이 계속 공매도를 벌이라고 해서.”
지시했지만 실질적인 투자는 제인이 주도를 했다.
그렇기에 이번 일의 일등 공신은 제인이었다.
“조만간 엔론에 큰 사건이 하나 터질 거야.”
내 말에 눈이 동그래지는 제인이었다.
벌써 주가가 12% 빠진 상황이다.
실적 하락에 대한 주가 하락이었다.
“혹시 엔론에 불법이 있나요?”
“그걸 어떻게 알지?”
“그게······. 대니얼 스코토란 애널리스트가 엔론에 대해 발표한 것이 있어서요.”
“그걸 찾아본 거야? 벌써 몇 개월이 지난 이야기인데······.”
“네, 혹시 몰라서 여러 곳의 기사하고 관련 문서를 좀 찾아봤거든요.”
생각보다 많은 공부를 하는 제인이었다.
시키는 일이 아닌 직접 찾아보고 확인하면서 투자를 한 것이다.
그런 제인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