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87)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87화
87화 꽃길만 걸으세요
한경수 한영 회장은 해피닉스를 방문한다.
인수 후 첫 방문인 해피닉스의 모든 임원이 모였다.
이는 한경수 회장의 지시 때문에 이뤄진 일이었다.
“반갑군요. 이번에 해피닉스를 인수한 한영의 한경수라고 합니다.”
들어서서 인사부터 건네는 한경수 회장이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표정은 그리 편해 보이지 않았다.
“그럼 회의 시작하죠.”
눈을 가늘게 뜨고 각자 탁자 위에 있는 직책과 성명이 있는 팻말을 천천히 훑어봤다.
경영진과 임원진이 모두 모인 자리.
한영의 결정에 따라, 잘려 나갈 부류와 존속할 부류가 섞여 있었다.
“그럼 해피닉스의 향후 방향에 관해 설명하겠습니다.”
한경수 회장의 말이 떨어지자 제갈혁 실장이 앞으로 나선다.
“이번 회의의 사회를 맡은 제갈혁이라고 합니다. 해피닉스는 메모리사업의 지속적 투자와 함께 비메모리 사업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그에 따라 회사의 발전 방향은 ······할 예정입니다.”
뭔가 뜬구름같이 장황하게 설명하는 제갈혁 실장이었다.
“한 가지 질문 있습니다.”
“말해 보시죠.”
“아직 우리 경영진은 한영으로의 인수에 찬성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김태경 사업 본부장이라는 명패가 붙은 인물이 말했다.
그런 모습에 흥미롭다는 표정을 한 한경수 회장이다.
“찬성하지 않았다, 재미있군요.”
약간의 비웃음까지 보이는 한경수 회장이었다.
“지금 비웃는 겁니까?”
“비웃는 것이 아니니 더 이야기해 보시죠.”
바로 아니라고 하는데 그에 대해 더 할 말이 없는 김태경 사업 본부장은 바로 이야기를 한다.
“이거 참, 그럼 이야기하죠. 우리는 한영 인수에 대해 찬성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자구책으로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입니다.”
“그거 정부와 협의가 끝난 일인가요?”
“······.”
“정부에서 다 해결했다고 하는데 이상하군요. 그럼 그렇게 하세요. 우린 빠질 테니까요.”
“······.”
깔끔하게 말하는 한경수 회장을 보면서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김태경 본부장이었다.
“잠깐······.”
“왜 그러십니까?”
일어나려는 한경수 회장을 붙잡는 김태경 본부장이었다.
“그럼 인텔의 투자나 부채는······.”
“인텔의 투자는 전면 무효로 하고 우리와 직접 투자 계약을 체결할 겁니다. 신규로 비메모리 사업에 진출하면 되니까요. 부채야 정부와 협의하세요. 아마 그대로 돌아갈 겁니다. 그럼······.”
밖으로 빠져나가는 한경수 회장을 붙잡을 수 없는 김태경 본부장이었다.
정부와의 협의도 다 끝난 상태다.
부채를 모두 소각시켜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
이러면 해 볼 만하다고 생각을 한 현 경영진이다.
그렇게 되니 아까웠다.
반도체를 모르는 신생 기업이기에 강하게 나가면서 협상을 벌인다면 자리를 존속시키고 일정 권한을 위임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는 신생 반도체 회사의 성격상 모든 경영진을 해고할 수는 없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그런데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다.
돌아온 것은 싸늘한 눈초리와 함께 해피닉스의 포기, 그리고 어떤 협상의 여지도 없다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이제 믿을 것은 정부밖에 없었다.
정부에서 내건 부채 소각에 기대를 건 경영진이다.
그러나 들려오는 대답은 한영 인수가 안 되면 부채 소각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더해, 정부 자금 및 채권자들, 그리고 은행의 추가 자금 지원은 일절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그 말은 곧, 내일이라도 망할 수 있다는 뜻과 같았다.
이 경우 현 경영진은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고 회사는 공중분해 될 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노조 또한 이 소식을 듣게 된다.
한영이 인수하지 않으면 발생할 사태를 모두 알게 된 것이다.
무슨 이유인지 정부에서 한영이 해피닉스를 인수할 경우 그 지원금만 수조 원에 해당하는 부채를 소각해 준다는 말에 눈이 돌아간 것이다.
한순간에 회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
송경태 회장이 AK를 전격 방문한다.
지난번 자산운용 인수 제안에 대한 답변을 직접 하기 위해서였다.
그만큼 AK 자산운용 인수에 적극적이라는 방증이었다.
“이렇게 찾아와서 미안하기는 하지만, 유일그룹의 김혁권 회장과 만났다는 말을 들었네.”
“네, 그렇습니다.”
“그럼 우리가 아닌 유일에 넘길 생각인가?”
바로 물어보는 송경태 회장의 저돌적인 모습에 속으로 찔끔한 이용한 지사장이었다.
일이 커져 버린 것이다.
유일의 김혁권 회장, 그리고 한양 자동차그룹의 송경태 회장······.
둘 다 한국 기업에 있어 거인이었고, 최상위 포식자였다.
“일단 앉으시죠.”
온 손님을 서서 맞이할 수는 없기에 먼저 앉으라는 말을 꺼냈다.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그럼 정말······.”
“아직 결정은 안 되었지만, 그렇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유일에서 작정하고 나오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건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허허허, 이거 우리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는가 보군.”
송경태 회장은 웃고 있었지만, 결코 재미있거나 웃겨서 웃는 것이 아니었다.
“한양건설을 가져오시죠. 그럼 다른 사업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그런 송경태 회장의 반응에 이용한 지사장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나와 장난하자는 건가?”
“장난은요. 자산운용보다 더 큰 사업을 할 예정인데 그러려면 한양건설이 필요하죠.”
“······.”
한양건설은 한양그룹의 모체와 같은 기업이다.
그 한양건설을 송경태 회장은 과감히 포기하고 자동차 관련 기업만 가지고 분사를 했다.
얼마 전의 증권 역시 어렵게 가져온 것이었다.
그 당시 도요타의 미국 슈퍼301조가 아니었다면, 자금 확보가 어려웠을 정도······.
한양건설은 현재 2조 2,000억 원의 적자와 4조 4,000억 원의 부채를 안고 채권단이 가지고 있었다.
이를 지금 인수하려면 적어도 4조 원의 자금이 필요했다.
또한, 부채에 대한 이자만도 연 몇천 억 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양자동차그룹이 아무리 대기업이지만, 인수금액이 모자랄 수밖에 없었다.
“자금은 우리가 지원해 드리죠.”
“???”
그 성난 송경태 회장이 아무 말 못 하고 입을 벌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용한 지사장의 말에 할 말을 잃은 것이다.
최소 4조 원이 필요한 인수.
그 자금을 지원해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단, 한 가지만 해 주시면 됩니다.”
“뭔가?”
언제까지 놀라고만 있을 수는 없는 송경태 회장의 입에서 드디어 말이 떨어졌다.
그 모습에 웃는 얼굴을 한 이용한 지사장은 말을 이어 나갔다.
***
[인텔 해피닉스 한영 인수가 아니면 투자는 무조건 철회] [해피닉스 투자는 한영과의 경쟁력 제고의 일환이라는 인텔]인텔의 비공식적 기사가 나오면서 똥줄이 탄 것은 해피닉스였다.
정부에서도 난색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칫 한일어업협정이 잘못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힘이 한경수의 아들인 경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제길, 도대체 한영이 뭐기에 이러는 거야?”
해피닉스의 정부와 채권단의 지원이 끊기면서 직원들은 이번 달 월급도 받지 못하게 될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러니 이게 다 현 경영진 때문이라는 말이 돌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김태경 사업 본부장은 회사에 출근하는 것 자체가 가시방석이었다.
이득을 취하려고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욕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때 송종명 노조 위원장을 위시한 간부들이 본부장실로 들이닥친다.
“이런 개XX, 도대체 무슨 짓을 벌였기에 한영이 인수 못 한다고 하는 거냐. 네놈들의 그 더럽고 추악한 욕망 때문에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들어? @#$^%@#$^%@#$^@%#!”
온갖 쌍욕을 다 하는 송종명 노조 위원장이다.
실제 송종명 노조 위원장 또한 이번 기회에 한몫 잡으려고 한 사람이지만, 시도는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런 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이 아무리 노조 위원장이지만, 이러면 해고라는 것 몰라?”
“그래, 이 #$^Y%#$, 어차피 다 죽을 거, 너, 이 @#^#^%@#$ 죽이고 세상 그만 살련다.”
말끝마다 욕을 찾는 송종명 노조 위원장과 그런 위원장을 말리는 노조 간부들이었다.
“제길, 공돌이 새끼들······. 이러니 너희는 평생 발전이 없는 거야!”
“너, 말 다 했어?”
그 말에 꼭지가 돈 송종명 노조 위원장은 주먹까지 휘두르고 있었다.
경찰까지 와서 서로 쌍방 폭행까지 간 것이다.
본부장실이 아수라장이 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거기에 모든 직원이 이 일을 알게 되면서 한 가지 기류가 흐르게 된다.
노조만이라도 인수 철회를 막아 보자는 것이다.
노조가 없어지더라도 상관없으니 말이다.
IMF를 거치면서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알고 있는 직원들이었다.
그렇게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
해피닉스 노조가 한영 본사를 방문한다.
“앉으세요.”
회장실로 들어간 노조원은 총 4명이었다.
송종명 위원장을 필두로 노조 간부들이 함께한 것이다.
송종명 위원장의 눈가는 검게 멍이 들어 있었다.
“인수 철회를 거둬 주십시오.”
들어와서 바로 무릎을 꿇는 4명의 노조원이었다.
그들의 모습은 필사적이었다.
그 모습을 본 한경수 회장은 일일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일으켜 세운다.
“일어들 나세요.”
그제야 일어나는 4명의 노조 간부들이었다.
“그럼 인수 철회를 재고해 주시는 겁니까?”
송종명 위원장의 말에 한경수 회장은 한숨을 푹 내쉰다.
“솔직히 말하면 노조 간부들이 이렇게 나올 줄 몰랐습니다. 파업을 준비한다는 말에 해피닉스에 대한 생각이 다 사라졌었죠. 거기에 경영진의 권리 주장도 짜증이 났고요.”
가슴이 뜨끔한 송종명 위원장과 노조 간부들이었다.
“······.”
“그런데 자발적으로 이렇게 노조가 찾아와 주니 기분이 좋군요.”
“······.”
“만약 인수되더라도 노조는 존속됩니다. 직원의 권익보호를 위해서라면 두 발 벗고 나서겠지만, 경영권에 대한 간섭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래도 우리가 인수하기를 원하나요?”
노조의 해산이 아닌 경영권에 대한 불간섭을 내미는 한경수 회장이었다.
사고는 경영진이 치고 해결은 노조원이 하는 이상한 모양새를 보였다.
“그 약속을 하면 인수 철회를 다시 철회해 주시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그럼 경영진은······.”
“욕심이 과하면 쳐내야죠. 주주로서 할 수 있는 조치를 하면 됩니다.”
경영진과 임원진은 노조원이 아닌 계약직 근로자다.
그렇기에 언제라도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알겠습니다. 노조원의 의견을 들어 투표로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말하는 내내 저자세를 유지하는 노조 위원장과 간부들이다.
노조의 위원장을 위시한 간부들이 나가고 난 후 제갈혁 실장이 옆에서 말을 한다.
“생각보다 좋게 끝나서 다행입니다.”
“허허허, 그러게 말이야. 괜히 언론을 이용했으면 나빠졌을 수도 있으니까.”
해피닉스의 경영진 및 노조에 관한 기사를 준비 중이었다.
그때 노조가 찾아온 것이다.
그만큼 타이밍이 절묘했다고 하는 게 이번 경우였다.
해피닉스의 많은 정보가 황규태 실장을 통해 전해지다 보니 한 번은 기를 죽여야 할 때였다.
임원진, 노조 둘 다 문제점투성이인 해피닉스······.
그렇기에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노조가 백기를 들고 나온 것이다.
해피닉스에 대한 얘기만 계속할 수 없던 제갈혁은 보고서를 하나 더 꺼내 놓는다.
“공유기 기획안입니다.”
“많은 걸 느꼈나 보군.”
“그렇습니다.”
“그래, 한번 볼까?”
AK 홍콩 지사가 설립되면서 월 지사장과 협력해 중국 내 동업자를 선정했다.
중국 당 서열 90위권에 있는 후이핑이란 인물이 바로 한영의 중국 내 파트너였다.
90위라고 해도 그 권력의 크기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중국의 판매 전략은 고급화입니다.”
“중국인의 허세를 이용하잔 말이군.”
“그렇습니다.”
“알았네, 추진하도록.”
고개를 숙이고 나가는 제갈혁 실장의 얼굴은 그제야 펴지고 있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금은 공유기지만, 해피닉스, 그리고 전자까지 아우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할 생각이었고 노력할 생각이었다.
그게 자신의 숙명이라고 생각하면서······.
제갈혁이 미국 알파벳에서 본 회의의 광경은 충격이었다.
그만큼 알파벳에서 다뤄지는 사업은 세계적이었던 것이다.
미국 정부를 비롯해 월드컴, 엔론, 중국 투자까지 한 번에 논의가 이뤄지는 모습은 거대하고 포괄적이었다.
이런 것이 무슨 회의냐고 볼 수도 있지만, 한경민 회장의 지시에 일사불란했으며 각자 알아서 일을 맡아 처리했던 것이다.
모든 시스템이 한경민 회장 위주로 돌아갔고 결정 사항에 대해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한국의 족벌 경영 시스템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회의의 분위기는 자유로웠고, 다들 자신의 의견을 내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유일에서 아옹다옹한 것이 부끄러웠다.
만약 유일그룹이 미국 기업이었다면, 세계를 호령하고 있을 거라는 자부심이 그전에는 있었다.
그러나 결국 그 자부심은 산산이 부서졌다.
그리고 이젠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한영을 유일그룹보다 큰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런 포부 말이다.
***
황규태 실장의 보고서를 통해 해피닉스의 일이 완만히 해결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상외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여론 조작에도 능하네.”
[황규태와 오진호를 말하는 거죠?]“맞아.”
둘의 여론 조작······.
아버지는 알지 못한다.
그저 노조에서 자발적으로 떠밀려 만든 것으로 알고 계실 것이다.
그러나 실상 해피닉스 송종명 노조 위원장과 일부 간부는 정보실에서 작업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무릎까지 꿇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언론사와 딱 맞는 것 같아요.]“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도 다행이기는 하지.”
아버지께 알리지 않고 이 일을 처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꽃길만 걷게 해 드려야지!’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