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s Youngest son RAW - Chapter (316)
317화. 새로운 시작[완결].
코로나19가 발병한 지도 어느새 2년이 훌쩍 넘었고, 웬만해선 걸려도 죽지 않는 질병이란 인식이 생기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무뎌졌다.
각국은 위드코로나로 체제를 전환했고, 고집스럽게 강한 방역체제를 시행했던 한국과 중국도 결국 위드코로나를 받아들였다.
2022년 9월 10일.
구글.
한도영은 세르게이, 기술자들과 함께 ai에 대해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기술자들이 시연한 ai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다.
“회장님. 어때요?”
“아주 이상적입니다.”
한도영의 대답에 세르게이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질문했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뜻인가요?”
“네. 아무래도. ai연구 성과가 굉장히 훌륭한 게 사실입니다. 또 윤리강령에도 힘을 기울인 부분도 칭찬해줘야 하고요. 문제는 경쟁자죠. 혹 다른 경쟁자는 어떻습니까?”
“아마존은 우리와 비슷하고. 오픈ai가 좀 골치긴 한데.”
ms가 지원하는 오픈ai가 만드는 ai가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 세르게이였다.
하지만 이내 그의 표정은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장담하는데 우리 구글에서 만든 ai가 오픈ai에서 만든 ai보다 훨씬 훌륭합니다. 객관적으로 사실입니다. 또 요즘 오픈ai에서 챗봇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여러 면에서 부족한 게 보입니다.”
“부족하다는 건 무슨 뜻이죠?”
“오류가 많다는 뜻이죠. 그쪽 기술자에게 들은 이야기론 데이터를 2021년까지로 제한했고, 질문에 오류답변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오류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그들끼리 ‘거짓말쟁이ai’라고 자조적인 농담을 하겠습니까? 그에 비하면 우리 구글에서 만든 ai는 오류가 거의 없습니다.”
세르게이는 ai싸움에서 오픈ai는 구글에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도영은 그런 세르게이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사실 구글이 챗봇ai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것도 한도영의 강력한 주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ai에 대한 원천기술은 구글이 압도적이었기에 빠르게 태세전환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아직도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
“세르게이. 지난번에 제가 오라클 사례를 들어드렸는데, 기억하나요?”
오라클이 나오자 세르게이의 표정이 굳어졌다.
오라클은 기업DB시장을 장악한 악덕기업인데, 처음부터 좋은 서비스 따위는 포기하고 오직 점유율에 집착하여 결국 상대기업을 무너뜨리고 시장을 장악했다.
“오픈ai가 먼저 챗봇을 내놓는다면 오라클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저 역시 그 부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격차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고요. 아까 말했지만, 그들은 오류가 굉장히 많습니다. 아마 처음에 그걸 접하면 사람들은 비웃을 겁니다. 설령 그들이 먼저 내놓아 히트했다고 치면 우리도 제품을 서둘러 내놓으면 경쟁할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 구글이 내놓은 ai가 오류를 내면 어떡하죠?”
“저도 완벽한 챗봇ai를 만든다고 자신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오류에 있어서 구글과 오픈ai는 차원이 다릅니다. 구글이 1이라면 오픈ai는 10이 될 겁니다.”
“흐음.”
한도영은 세르게이에게 냉정한 현실을 짚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세르게이는 기술자로서 경영자로서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었지만, 너무 똑똑한 게 문제였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처럼 똑똑하게 판단하고 행동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았다.
“세르게이. 사람들이 구글과 오픈ai를 동등하게 볼까요?”
“···.”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이 챗봇ai를 내놓으면 장점을 바라보며 박수를 칠겁니다. 또 오류가 나면 힘내라며 응원해줄 겁니다. 왜냐? 상장기업이 아닌 벤처기업이니까요. 실수는 당연한 거다. 라는 인식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죠. 아무리 실수해도 좋아지는 모습이 보이면 그들은 실망하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구글은 어떨까요?”
“오류 하나만 나와도 난리가 나겠군요.”
“정답. 주가도 폭락할 겁니다. 그게 세상이 우리 구글을 바라보는 시선이죠. 이걸 놓치면 안 됩니다.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오픈ai에게 밀릴 수 있습니다.”
한도영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의 속내도 답답했다.
현재의 기술력으로 보면 구글이 앞서고 있고, 윤리강령 또한 엄격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구글에 너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류 하나만 발생해봐라. 가만두지 않겠다.
이게 후발주자 구글을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물어뜯으려고 이빨과 발톱을 숨긴 채 기다리고 있는데, 세르게이는 이걸 간과하고 있었다.
실제로 전생에서 구글은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고 얼마 되지 않아 바드를 출시했다가 오류가 나서 엄청난 비난을 받으며 철수했고, 주가가 대폭락했었다.
이후 몇 달 동안 고심한 끝에 다시 바드를 출시했지만, 시장은 챗gpt에게 많이 내줘서 추격자의 신세가 되었다.
여전히 정확도에서 바드가 앞섰지만, 사람들의 머릿속엔 챗gpt가 자리 잡았다.
한도영은 고개를 흔들어 전생의 기억에서 벗어났다.
“지금부터 냉정하게 연구해서 단 하루라도 빠르게 출시하세요. 그리고 완벽하게 하세요. 구글의 기술력이면 훨씬 좋은 결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휴우, 이거 끝이 없군요. 할 일이 산더미에요. 산더미.”
세르게이는 쓴웃음을 지었다.
오늘따라 구글이란 이름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졌다.
동시에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도 넘쳐났다.
그런 세르게이를 보고 한도영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라면 승부가 되리라 생각했다.
얕보지 않고 조금이라도 일찍 출시한다면 괜찮을 것이다.
2022년 11월 1일.
백산그룹.
한도영은 심각한 표정으로 세르게이와 통화 중이었다.
“오픈ai에서 내놓은 챗봇ai가 곧 출시된다 이 말이죠?”
-네. 챗gpt로 나오는데, 이번 달 말이 유력합니다. 예상했었던 것보다 훨씬 빠른데요. 내년 1~2월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충격입니다. 회장님 말대로 서두르길 잘했습니다. 내년으로 생각하고 느긋하게 대처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군요.
“최대한 빨리 제품을 출시합시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야단을 맞고요. 처음이라면 쏟아지는 질타가 그리 심각하지 않을 겁니다.”
한도영은 망설이는 세르게이를 독려했다.
-알겠습니다. 저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그럼 11월 25일에 출시하겠습니다. 회장님. 오실 거죠?
“가야죠. 역사적인 순간이 될 텐데요. 반드시 성공하세요.”
-물론입니다. 여기서 패배하면 검색시장을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 구글에겐 사활이 걸린 문제죠. 절대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세르게이는 전투의지를 불태웠다.
통화를 종료한 한도영은 의자에 몸을 편하게 기대고는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게 마지막이다.’
챗gpt를 끝으로 그가 알고 있는 중요한 미래지식은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백산그룹이나 그가 보유한 토마토뱅크, 구글 등이 방향을 잃고 휘청거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웬만한 충격에는 끄떡없을 만큼 강력해졌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체제를 갖추고 있었다.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백산그룹을 보더라도 한도영 개인이 통제한다기보다는 전략기획실이 통제하고 있었다.
물론 매우 중요한 일이 터지면 한도영이 직접 나서긴 했지만, 이런 때를 대비하여 한도영은 직접 나서는 걸 자제하고 있었다.
11월 25일.
구글.
바드를 발표하는 날이었기에, 넓은 홀에는 수많은 기자들과 관계자들로 가득 했다.
그들은 챗봇ai 바드에 대해 성능이 어떨까 매우 궁금해 했다.
세르게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왔다.
“여러분께 바드를 소개해드리게 되어 영광입니다. 바드는 챗봇ai이며 검색시장에 획기적인 패러다임을 몰고 올 겁니다. 이제까지는 검색어를 입력한 후에, 일일이 검색결과를 확인해야 했다면 바드는 직접 검색결과를 확인하여 요약한 후, 사용자가 원하는 걸 알려줍니다. 또한 창작도 가능합니다.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능을 보여줍니다.”
창작이란 말에 사람들은 술렁였다.
이제까지 창작은 오직 사람들의 영역이라 생각했었다.
물론 바둑에서 알파고가 이석현 구단을 물리치면서 ai의 위력을 실감했지만, 과연 창작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 건 사실이었다.
“바드, 미국의 수도를 알려줘.”
-워싱턴시티입니다.
“이건 너무 쉽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좀 어렵게 가볼까요? 바드, 오늘 저녁에 여자 친구와 함께 식사하려고 하는데 추천해줘. 장소는 샌프란시스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걸로.”
마치 친구에게 대화하듯 말하자, 기자들은 조용해졌다.
과연 ai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데이트하기 좋은 곳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몇 가지 추천 장소를 소개합니다.
· 피셔맨스 워프 : 이곳은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적인 랜드마크인 피셔맨스 워프에 위치한 레스토랑입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멋진 전망을 즐기며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차이나타운 : 이곳은 미국에서 가장 큰 차이나타운으로, 다양한 중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중국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 재즈 센터 : 이곳은 샌프란시스코의 재즈 명소입니다. 다양한 재즈 공연을 관람할 수 있으며, 재즈를 즐기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 뮤어 우즈 국립 기념물 : 이곳은 샌프란시스코의 숲에 위치한 국립 기념물입니다. 울창한 숲속에서 산책을 하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 골든 게이트 파크 : 이곳은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공원입니다. 넓은 공원에서 산책을 하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샌프란시스코에는 데이트하기 좋은 곳이 많으니, 취향에 맞는 곳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와우.”
기자석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훌륭한 대답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물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걸로’라는 질문에 나온 대답치고는 레스토랑은 어울리지 않았지만, 이런 대답은 오직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기자들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기자들에게 질문할 시간이 주어졌다.
그들은 미리 준비해 두었던 수준 낮은 질문을 집어던지고, 인간과 대화하는 수준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바드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을 척척해냈다.
실내는 축제분위기로 바뀌었다.
그걸 지켜보는 한도영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류가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깔끔하게 잘 해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순항하던 바드는 결국 오류를 냈다.
아이에게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무언가를 새로 발견했을 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를 질문했는데, 바드는 아쉽게도 태양계 밖의 행성을 최초로 사진 찍었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
대답이 엉뚱하기도 했고, 태양계 밖 행성을 최초로 사진 찍은 망원경은 VLT였기 때문이었다.
한도영은 긴장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반응을 살폈다.
전생에서는 이때 기자들의 날 선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첫 번째로 출시했기 때문이었을까?
전생과는 달리 기자들은 ‘실수할 수도 있지’라는 반응을 드러냈고, 일부는 조금 과격한 반응을 드러냈지만, 구글에서 이런 부분을 보완해달라고 요구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바드 출시는 호평 속에 마무리되었다.
주식도 큰 폭으로 올랐으며, 구글은 검색시장의 왕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2023년 1월 5일.
바하마.
한도영은 휴가를 가족과 함께 이곳으로 왔다.
이희연이 특히 바하마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는데, 한도영은 이곳을 좋아했기에 휴가는 으레 이곳으로 오곤 했다.
유신, 유상은 많이 컸다.
유아 때부터 자라는 걸 지켜봐서일까?
아직도 여전히 아이 같다는 느낌이었다.
싱그러운 해변을 바라보며 긴 의자에 앉아 이희연과 유신, 유상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도영은 행복감을 느꼈다.
‘그래. 이제 진짜 시작이다. 이제까진 치트키를 쓴 것이나 다름없었어. 미래 지식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오로지 내 실력으로 정상의 자리를 지켜낼 것이다. 반드시.’
한도영은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아빠.”
한도영이 고개를 들자, 유신이 연신 손짓하고 있었다.
한도영은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