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20)
020화
‘마법은 기본적으로 간격이 있어.’
마법은 바깥의 마력을 끌어 모아서, 자신의 의지로 뒤트는 스킬이었다.
좋으나 싫으나 외부에서 마력을 모으는 시간이 걸렸다.
뛰어난 마법사일수록 마법 시전 시간이 줄었지만 한계는 있는 법.
그에 비해 무공은 자기 몸 안에 있는 내공을 끌어내서 쓰는 스킬.
마법보다 훨씬 더 빠를 수밖에 없었다.
강자들끼리의 싸움에 있어서는 이런 차이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파파파파파팍-
아르니가 휘두르는 검을 최연승은 수강이 맺힌 손으로 전부 다 흘려보냈다.
휘둘러질 때마다 빛이 공간을 찢는 소리를 냈지만 최연승이 만들어낸 내공의 강기는 한 점 흔들림이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아르니는 경악했다.
그가 최연승보다 약한 건 당연했다. 성좌와 필멸자였으니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놀라워하는 건 다른 이유 때문!
아무리 최연승의 수강이 강하더라도 마법과 부딪히면 어느 정도 흔들림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흔들림이 없는 것이다.
‘전부 다 흘려보내고 있어!’
그랬다.
최연승은 아르니의 동작을 전부 읽고 한 차례 앞서서 흘려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수강이 아니라 맨손이었어도 다치지 않았을 묘기!
무공이 마법보다 근접전에서 유리한 또 다른 점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무공에는 초식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마법 사용자들도 어느 정도는 싸울 줄 알았다. 헌터들 중에서는 복싱이나 종합격투기를 연습하는 헌터들도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수준이었고, 마법 사용자들의 근본은 어디까지나 마법이었다.
시간이 있으면 마법 수련을 하지 마법을 이용한 전투 테크닉을 연습하지는 않는 것!
같은 상대의 힘을 되돌려주는 테크니컬한 스킬은 무공에서나 있는 거지 마법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럴 시간에 마법 하나 더 강화하는 게 이득!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최연승은 점점 아르니와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사납게 공격을 퍼붓는 건 아르니였지만 뒤로 물러나는 것 또한 아르니였다.
이해할 수 없는 광경!
‘허공을 치는 기분이야! 아무리 때려도 타격감이 없어!’
탁!
결국 끝까지 거리를 좁힌 최연승은 아르니를 가볍게 붙잡아 제압했다.
“감… 감사드려요.”
“나도 재밌었다. 아르니, 다 좋은데… 너무 마법 쓰는 것만 의존하지 말고 마법을 응용하는 법도 익히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마법을 응용하는 법이라면… 마법을 개량하거나 섞어서 사용하는 법을 말하시는 건가요?”
“아니. 그런 거 말고. 말 그대로 마법 자체를 응용하는 거. 아까 그 빛의 검 같은 것도 그냥 우직하게 휘두를 필요 없이 기교를 부릴 수 있잖아.”
최연승은 말과 함께 강기로 검을 만들었다.
손끝에서 내공이 어마어마하게 뭉치더니 검의 형태로 변했다.
강기의 검, 검강!
보통 검 위에 검기를 씌우는 것도 어마어마한 내공을 소모하는데, 최연승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검 모양의 강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실로 끝을 모를 내공이었다.
“그냥 휘두르지만 말고, 상대의 공격을 흘려 내거나 검을 휘게 만들어서 변칙적으로 공격하란 거지.”
[에게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스킬 을 얻었습니다.] [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의 시전 속도가 증가합니다.] [의 지속 시간이 증가합니다.]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제압할 수 있는 스킬, 유능제강!
이화접목보다는 약하지만 충분히 강력한 전투 스킬이었다.
거기에 마법마저 바로 강화됐다.
‘…!!!’
원래 마법 하나를 익힌다고 끝이 아니었다.
그 마법을 꾸준히 쓰고 쓰고 쓰면서 조금씩 숙련도를 올려야 하는 것이다.
같은 1서클 마법이라도 많이 써서 숙련도가 높은 마법과, 지금 처음으로 써서 숙련도가 낮은 마법은 차원이 달랐다.
그런데 최연승의 가르침은 그런 과정을 뛰어 넘고 바로 마법을 강화시켜줬다.
실로 어마어마한 가르침!
‘이것이 수련의 화신…!’
‘수련’이라는 영역을 담당하는 화신답게 어마어마한 위력을 보여줬다.
“왜 그렇게 쳐다보지?”
“너… 너무 대단해서요…!”
“???”
최연승은 어이가 없었다.
이게 뭐가 대단하다는 거지?
“하긴 마법만 익혔으면 이런 테크닉이 좀 신기할 수도 있긴 하겠군.”
“그런 게 아닌데요…!”
* * *
“다 완성됐네. 여기 받게나.”
아다만티움과 오리하르콘으로 만들어진 식기 세트!
최연승의 피와 땀과 눈물, 그리고 의 투덜거림으로 만들어진 걸작이었다.
[가 다시는 이런 걸 만들지 않겠다고 말합니다.]“고맙군. 나중에 뭐라도 하나 잡으면 같이 먹도록 하지.”
[…가 그 말에 솔깃해합니다.]최연승은 오리하르콘 식칼을 꺼내 날을 점검해봤다. 자체적으로 마력을 뿜어내는 명검이었다.
게다가 최연승의 생각에 따라 모습이 자연스레 변했다.
뼈 바르는 칼의 크기에서 작은 과일용 나이프까지 커버 가능!
‘무기로 써도 솔직히 손색이 없겠군.’
오리하르콘 포크에 오리하르콘 나이프, 오리하르콘 숟가락+젓가락.
최연승은 오리하르콘 젓가락을 잡고 가볍게 찔렀다. 그러자 미친듯이 마력이 요동쳤다.
“뭐하는 건가!”
“아. 미안. 가볍게 점검을 해봤어.”
그 다음은 아다만티움으로 만든 프라이팬과 도마였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크기 변환이 가능했다.
아다만티움 프라이팬이 꿈틀거리더니 중화식 아다만티움 냄비로 변했다.
‘괜찮군. 크기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
[가 아다만티움 양 때문에 크기에는 제한이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뭐,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해.”
최대한 늘려봤자 가마솥 정도였지만, 어차피 최연승에게는 그 정도로 충분했다.
‘방패로도 쓸 수 있을 거 같고…’
식칼과 가마솥 무기 세트!
최연승은 수강을 만들어 아다만티움을 가볍게 후려갈겼다. 내공의 덩어리가 퉁하고 튕겨 나왔다.
“대단해!”
[가 으쓱해합니다.]“흠. 한 번 여기서 만들어볼까?”
저번에 갖고 나온 히드라의 고기.
아직 공간 창고에 많이 남아 있었다. 어차피 이 새로 생긴 보물들을 넣으려면 꽤 비워야 할 테니…
“이런 걸 만들어달라고 해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 요리가 취미였나?”
“돌아다니면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더라고. 아. 혹시 조미료 같은 거 있나?”
“기다려보게. 갖고 오라고 할 테니.”
지구처럼 어비스에도 문화가 있었다.
각 성좌의 영역마다 엄청나게 다르긴 했지만, 음식을 즐기는 것 정도는 있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몽마들이 잔뜩 조미료를 짊어지고 왔다. 하나 같이 티끌 하나 없는 아름다운 얼굴에 유려한 곡선의 몸을 갖고 있었지만 표정은 잔뜩 굶주려 있었다.
“같이 먹으려고?”
“아니. 널 먹으려고 하는 거겠지. 돌아가도록 해라!”
소녀가 호령하자 몽마들은 화들짝 놀라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최연승을 간절히 쳐다보는 건 멈추지 않았다.
먹이를 보는 맹수의 눈빛!
‘아, 빨리 떠나든가 해야지 불편해 죽겠군.’
최연승은 동맹이든 뭐든 간에 여길 떠나면 다시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동맹도 좋지만 우리 서로 거리를 좀 두자!
“조미료가 뭐가 있을… 아니?!”
“왜 놀라나?”
“너무… 정상적이잖아?”
“…우리 몽마들을 대체 뭐라고 생각한 거지?”
지구에서와 큰 차이가 없는 향신료들!
매운 맛을 내거나 비린내를 잡아주는 향신료들이 즐비했다.
‘어비스라서 좀 더 이상할 줄 알았는데.’
한동안 어비스의 외지고 황량한 곳만을 돌아다니며 성좌vs야생을 찍었던 최연승에게, 이런 잘 만들어진 조미료는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최연승은 솔직히 독버섯 가루 같은 게 나올 줄 알았던 것이다.
“…뭐, 상관없지. 타르타르 스테이크나 만들어볼까.”
생고기로 만드는 스테이크!
최연승은 히드라의 고깃덩이 한 덩어리를 큼지막하게 자른 다음, 도마 위에 올려놓고 오리하르콘 식칼로 얇게 펴듯이 잘라냈다.
히드라의 고기는 그 독성만 빼면 어디 가서 흠잡을 곳 없는 일품의 고기였다.
“기름, 소금, 후추 뿌리고. 양파, 마늘, 계란을 섞고…”
지구와 비슷하게 생겨서 대충 같이 부르고 있었는데, 효과도 비슷하겠지?
고기의 독성을 전부 태워버리자 선명한 붉은 색이 돌아왔다. 그릇 위에 아름답게 놓인 스테이크의 모습에 는 감탄했다.
“대단하네. 이 정도로 본격적으로 할 줄은 몰랐는데. 하긴, 무공이 그 정도이니 칼 쓰는 솜씨도 대단하겠지.”
“칭찬은 먹어보고 나서 해보라고.”
“그러면…”
소녀는 신중한 표정으로 고기를 한 점 먹었다.
맛있다!
한 점 씹을 때마다 차가운 고기가 착 달라붙었다. 육향(肉香)도 육향이었지만,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도 장난이 아니었다.
아무리 히드라의 고기라지만 이 마력은 대체 무엇인가?
‘그렇구나! 오리하르콘과 아다만티움은 이걸 위해서…!’
마력을 내뿜는 광석과 마력을 흡수하는 광석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요리를 더욱 더 풍부하게 진화시킨다!
“…맛 없나??”
최연승은 불안하다는 듯이 물었다. 소녀가 한 입 먹더니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지구의 식재료라고 생각해서 쓴 게 실수였나?
“아니. 정말 맛있네!”
“앗. 정말인가?”
“????”
아니 이건 왜?
‘스스로를 이겼다고? 이게?’
물론 요리도 일종의 수련으로 볼 수 있긴 했지만…
최연승은 당황스러웠지만 곧 깨달았다.
세상 모든 것이 수련이다!
‘하긴, 무엇이든 간에 즐기면서 하는 게 가장 강력하지.’
최연승이 지구에 있을 때부터 무공 수련을 즐기면서 했듯이, 요리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한 취미로 시작했지만 그만큼 즐기면서 했기에 수련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가 지들만 먹냐고 화냅니다!]“앗.”
“앗.”
최연승과 조종자는 당황했다. 무심코 먹다 보니…!
* * *
결국 최연승은 남은 히드라 고기를 싹 꺼내 에게 대접해줬다.
처음에는 삐졌는지 대답도 안 하던 고양이 성좌였지만, 나중에 먹고 나니 금세 마음이 풀렸는지 좋아했다.
[가 만들어 준 보람이 있다고 말합니다.]“그런데 이렇게 다 뿌려도 되는 건가? 본녀야 고맙지만…”
그래도 남은 고기는 전부 다 몽마들에게 대접해줬다. 소녀는 괜찮냐는 듯이 물었다.
히드라의 고기라면 성좌들 사이에서도 꽤나 값어치가 나가는 물건인 것이다.
“고기는 어차피 남이 먹으라고 있는 거잖아? 여기 와서 대접을 받았으니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똑같이 반복하는 건 성장에 좋지 않았다.
계속 생각하고, 더 나아갈 고민을 해야 했다.
그래서 최연승은 대량 요리를 시도해봤다. 근처에 있는 몽마들을 모두 먹여보려는 시도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취급하기 어려운 식재료들을 사용해 많은 이들을 대접하는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스킬로 인해 존재의 힘이 오릅니다.]“대… 대접?”
[대접??]“…꼭 사람이 좋게 넘어가려고 해야 하는데 토를 달아야 하나?”
“미안해서 그런 거네.”
몽마들이 대접한 건 최연승을 보고 군침 흘리기밖에 없는 것 같았다.
심지어 지금도 그러고 있었다.
몽마들의 주인으로서 솔직히 너무 부끄럽다!
꿈과 욕망의 조종자는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손님 보기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