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304)
304화
“??”
최연승은 의아해했다.
-뭡니까. 원래 이렇게 대화가 활발합니까?
-아니. 보통은 그런 일이 없지.
원래 아는 사이 아니면 각자 자기가 할 일만 하고 가는 자리.
하지만 상대가 말을 걸어 온 이상 대답은 해줘야 했다.
“우리가 평가 내리겠다는데 왜 그쪽이 지랄이야?”
“……”
최연승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한세하가 당당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세하야…’
“아… 아니. 미안하게 됐습니다.”
상대가 강하게 나오자 오히려 김찬동이 물러섰다.
워낙 신분 높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 자리인 만큼, 상대가 강하게 나오자 ‘뭔가 있나?’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김찬동이 먼저 말을 걸기도 했고…
“나는 그저 그쪽이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도와주려고 했을 뿐입니다. 저 고천식이란 친구는 지금 황룡고등학교에서 뽑을 수 있는 인재 중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단 말입니다.”
고천식.
아직 졸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D+급의 등급을 받았다는 건 그만큼 대단한 인재라는 걸 의미했다.
물론 해외에서는 실전 경험 한 번 없이 잠재력만으로 C급을 뚫고 나타나는 인재들이 즐비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천재들만 모아 놓은 경우였다.
게다가 보통 그런 이들은 대학 내내 훈련을 받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에 D+급 정도면 매우 대단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고천식
레벨:97
힘:194
민첩:93
체력:88 (-5)
마력:100
지능:66
C랭크 스킬
B+랭크 스킬
…
게다가 성좌로서의 힘이 강해진 최연승의 눈에는 저것뿐만이 아닌 다른 정보들도 추가로 들어왔다.
-오만한 성격입니다. 주변을 깔보고 마찰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집니다.
-현재 약물을 사용 중입니다. 체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스탯이야 평범한 힘 위주의 근거리 딜러 유망주였지만, 품고 있는 정보들이 만만찮게 폭탄이었다.
오만한 성격에 약물까지 하고 있으면 나중에 문제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헌터들 중에는 능력을 올리기 위해서 무엇이든 하는 이들이 많았다.
온갖 불법적인 재료를 섞어서 약물을 만드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단순히 몸에 부담이 가는 것뿐만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
‘악신 성좌한테 몸을 뺏길 수도 있다는 게 문제지.’
한 번 유혹에 발이 빠지면 그 다음부터는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최연승은 이번 자리가 끝나자마자 한국 정부에 직통으로 연락을 넣어서 고천식을 재활 시설에 넣으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참고로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김찬동은 수상쩍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명함을 건넸다.
소속이라는 걸 본 최연승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정원욱의 부하였나?”
“클랜장… 님을 아십니까?”
“알고 있지.”
최연승은 선글라스를 들어 올리고 마스크를 살짝 내렸다.
낯익은 얼굴을 본 김찬동은 숨이 멎을 듯 놀랐다.
“최… 최연ㅅ…”
“조용히 해주겠나?”
“죄, 죄송합니다! 제가 귀한 분을 몰라 뵙고! 동생이 정말 신세 많이 졌다고 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동생?”
“그, 김찬성 헌터라고…”
“아.”
하도 구해준 사람이 많아 헷갈리긴 했지만, 김찬성이라고 하니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의 명령을 받고 남몰래 미국 기업의 연구자를 빼돌리려고 찾아왔던 산업스파이!
“그 스파이?”
“제, 제발 목소리 좀…”
“미안하군. 그러게 목소리를 먼저 높이지 말았어야지.”
“죄송합니다.”
“뭐야. 가 신인을 찾는 건가?”
“이야기하자면 좀 복잡합니다만…”
김찬동은 자기가 왜 여기 나와 있는지를 간단하게 설명했다.
남현 그룹의 의뢰를 받아, 임원인 남학기를 모시고 여기 왔다고.
“남학기?”
“재수 없는 새끼 있어요. 나 보면 맨날 질투하는 눈빛으로 노려보는.”
한세하는 당연히 남학기가 누군지 잘 알고 있었다.
가끔 재벌 그룹 자제들끼리 얼굴 마주칠 일 있으면 ‘두고 봐라 언젠가 널 뛰어넘겠다’같은 눈빛을 보내는데 모를 리가 있을까.
입으로 내뱉으면 한세하가 팬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인지 맨날 눈빛으로만 선전포고를 하곤 했다.
“…제법 능력 있는 친구지.”
이창식은 한세하보다 좀 더 객관적으로 설명해줬다.
여기저기서 잘 배워서 능력 있고, 젊어서 의욕 있는 사람이었다.
점점 더 기업에서 헌터들 확보가 중요해지는 지금 남학기 정도 되는 회장 직계 임원이 이렇게 찾아와서 인재를 찾는 건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거 다 퍼포먼스라니까요? 지가 봐봤자 뭘 아는데요? 헌터도 아닌 놈인데!”
“하긴. 너하고 비교하면 보름달 앞의 반딧불이긴 하지.”
최연승의 말에 한세하는 매우 만족했는지 고개를 빠르게 위아래로 끄덕였다.
그렇게 한세하를 입 다물게 한 최연승은 김찬동에게 말했다.
“정원욱의 부하인 만큼 한 가지 조언을 해주지. 고천식은 뽑지 마.”
“예…?”
“못 믿으면 어쩔 수 없고. 그럼 우리는 다른 곳으로 가보자고.”
폭탄 발언을 던져 놓고 유유히 떠나는 최연승 일행.
그 모습에 김찬동은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이유나 알려주고 가셔야죠…!’
* * *
돌아온 남학기는 바로 말했다.
“고천식을 뽑겠습니다. 물어보니 다들 고천식을 추천하더군요.”
“……”
어딜 가나 했더니, 그 사이 자리를 비우고 다른 사람들한테 확인을 한 것이다.
김찬동은 살짝 자존심이 상했지만 참았다.
원래라면 성질을 냈겠지만…
상대가 약속한 보상은 워낙 두둑해서 저 정도는 참아줄 수 있었다.
‘역시 돈이 최고긴 해.’
“누구한테 물어보신 겁니까?”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최고의 클랜 출신 전문가들이라는 것만 명심해두십시오.”
‘다른 3대 클랜 스카우트들도 섭외했냐? 징글징글한 자식.’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렇지 한국 3대 클랜 스카우트들 모두를 동원해서 확인을 하다니.
좀 과한 게 아닌가 싶었다.
김찬동은 잠깐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근데 저는… 그, 고천식을 뽑는 것에 좀 걱정이 있긴 합니다.”
“??”
남학기는 김찬동을 빤히 쳐다보았다.
아까 좋다고 말해놓고 이제 와서 왜 이러냐는 눈빛이었다.
“제가 헌터 시절에 느낀 건데, 허우대가 멀쩡하더라도 속이 썩고 인성이 안 좋은 녀석은 사고를 치는 경우가 많더란 말입니다.”
‘젠장.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김찬동은 말하면서도 살짝 후회했다.
만약 최연승이 고천식을 갖고 싶어서 충동질을 한 거면 김찬동은 업계에서 소문난 멍청이가 될 것이다.
-의 김찬동이 황룡고 고천식을 깠다고?
-미친 놈 아니야? 질투심이라도 났나?
-와. 저런 헌터를 까는 스카우트가 있다니. 대단하군. 고천식을 거르고 대체 누굴 데리고 갔는데?
…하지만 김찬동은 믿었다.
동생한테 들은 최연승은 그런 쪼잔한 사람이 아니었다.
분명 근거가 있으니까 저런 말을 했으리라!
“김찬동 헌터. 저는 조금 실망했습니다. 그런 의견을 내놓을 때는 근거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아까 동료들하고 대화하는 거 보니 제 감이…”
남학기는 피식 비웃었다.
노골적이진 않지만 ‘너 못 믿겠다’하는 웃음이었다.
‘아오. 젠장. 괜히 했다.’
김찬동은 후회했다.
“어쨌든 고천식을 지명하겠습니다. 김찬동 헌터의 의견은 기억해두도록 하지요.”
“예…”
* * *
황룡고등학교 소속 예비 헌터, 위성우는 매우 신경이 쓰였다.
…못 보던 스카우트들이 뒤에서 수군거리면서 그를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경 쓰인다!’
지금 인기 있는 스타 유망주들은 익숙해졌을지 몰라도, 위성우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다.
고천식이 지금 1순위라고 이야기가 나온다면 위성우는 정확히 그 반대였던 것이다.
아무도 관심 없는 애매한 헌터들!
이런 헌터들은 대학으로 올라가서 능력을 갈고 닦던가, 아니면 그냥 무작정 실전에 목숨 걸고 뛰어들던가, 그도 아니면 헌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 마지막이 가장 흔했다.
옛날이야 목숨 걸고 실전에 뛰어들어서 강해지려는 헌터들이 있었다지만 이제는 그게 멍청한 짓이라는 게 널리 퍼진 것이다.
“저… 혹시 여기 앉아서 보셔도 됩니다만…”
“아. 고맙군.”
위성우의 말에 넷은 의자에 앉았다. 위성우가 매우 부담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원하시는 헌터 있으면 불러올까요?”
“아니. 자네가 하는 걸 보러 왔네.”
이창식의 말에 위성우가 깜짝 놀랐다.
“저를요!?”
“그래.”
“뭔, 뭔가 착각한 게 아니신지…?”
위성우가 이러는 이유가 있었다.
-성우야. 음… 너는 다른 걸 알아보는 게 어떻겠니?
-딜러인데도 근력 테스트에서 최하위인데다가, 마력도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구나. 이러면 원거리 공격도 그다지…
나름 근거리 딜러를 맡아서 훈련하고 있는 위성우였지만, 공격력이 약해도 너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웬 정체불명의 스카우트들이 노려보고 있으니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헉. 혹시 중국 스카우트들 아니야!?’
위성우는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이 떠올랐다.
-자. 여기서 훈련 받는 동안 가장 조심해야 할 건 외부인들이에요. 특히 중국 스카우트들을 조심하세요. 일단 무조건 감언이설로 꼬셔서 데리고 간 다음 단물만 빼고 버리는 경우가 아주 많으니 말이에요.
-예!
그한테 관심을 보일 정도면 정말…
위성우가 고민하는 사이, 이창식 대신 최연승이 입을 열었다.
“혹시 던전에 들어갈 생각이 있나?”
“!!”
저런 수상쩍은 질문까지?!
진짜 중국 스카우트들인가!?
“있… 있긴 하지만 그쪽과는 안 할 겁니다!”
“?”
최연승은 살짝 당황했다.
그가 누군지 알고 있단 말인가?
“내가 누군지 아나?”
“중국에서 온 스카우트들 아니십니까!”
“……”
“……”
이창식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치웠다.
그걸 본 위성우는 말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진짜 기절한 건가?”
“그럴 수 있지.”
위성우
레벨:85
힘:81
민첩:82
체력:225
마력:91
지능:90
D+랭크 스킬
C-랭크 스킬
…
-강해지기 위해서 어떤 시련도 불평하지 않고 도전할 성격입니다.
-헌터로서 몬스터를 잡지 않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에 회의감이 많습니다. 은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탱커군.’
딜러로서 평가가 박한 것도 이해가 갔다.
다른 스탯들이 다 좀 약했던 것이다.
게다가 받쳐주는 스킬들도 없었으니…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탱커로 바꾼다면 상관이 없어졌다.
레벨 85인데 체력 스탯이 200을 넘어간다는 건 정말 타고난 탱커라는 의미.
갖고 있는 스킬들이야 별 볼일 없었지만, 갖고 있는 성격이 최연승의 마음에 들었다.
사기 스킬들 갖고 있는 거만한 놈들보다는 훨씬 최연승과 성격이 맞는 것이다.
아까 물어봤던 ‘던전에 들어갈 수 있나?’라는 질문에 바로 대답하는 것도 그랬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도 그런데요.”
“능력이야 키워주면 됩니다. 몸 튼튼하고 성격 괜찮은 것만으로도 만족스럽군요.”
이창식은 완전히 납득이 된 건 아니었지만, 최연승이 저렇게 말하니 받아들이기로 했다.
게이트가 열리고 나서부터 나타난 성좌들은 언제나 상식을 초월한 능력을 보여주곤 했다.
최연승이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저 예비 헌터에게는 잠재력이 있는 게 분명했다.
그리고 최연승에게는 그걸 피어낼 방법이 있는 거겠지.
“무슨 방법으로 강하게 만들 생각이세요?”
“아. 영국에 던전들 많은데 오크들하고 같이 순례나 시켜볼까 생각하고 있지.”
“……”
앞에서 걸어가던 이창식은 귀를 의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