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421)
421화
“아… 아니?! 어, 어떻게 살아 있는…”
“그걸 지금 말이라고 지껄이나?”
최연승은 황당하다는 듯이 사무관을 쳐다보았다.
같은 나라 사람 맞아?
일본 헌터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눈에 독기를 담아서 노려보고 있었다.
“그, 그게. 살아 계셔서 기쁩니다! 지금 전력을 다해서 수색 요청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무관의 말에 옆에 있던 러시아 클랜 헌터들이 고개를 저었다.
“딱히 아무 요청도 안 했을 텐데.”
“서류 준비중이었습니다.”
“…진짜 미친 놈인가 저거?”
러시아 클랜 헌터들은 슬슬 감탄할 정도였다.
어떻게 저렇게 철판을 깔고 지껄일 수 있지?
사무관도 분위기를 눈치 챘는지 태도를 바꿨다.
“물… 물론 제가 바로 움직이지 못해서 섭섭하게 느껴지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클랜 여러분. 이건 다 나라와 여러분을 위한 일입니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닙니까. 그냥 내버려두면 여러분들에게도 좋지 않을 텐데요!”
“……”
나카오는 인상을 굳혔다.
사무관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는 알고 있었다.
헌터들 사이에서도 규칙이 있었다.
이번에 최연승과 다른 A급 헌터들이 던전에 갇힌 헌터들을 구출하러 들어온 것부터 시작해서, 던전 폭발 이후 쓰러진 헌터들을 수습해서 구해준 것까지.
이런 것들은 원래 이후에 그 값을 치러야 했다.
때로는 두껍게 쓰여진 계약서보다 소문과 체문이 더 강력한 법.
만약 무시했다가는 다른 나라 헌터들 사이에서 ‘저 나라 헌터들은 도와줄 가치가 없다’라는 소문이 퍼져서 정말 위험할 때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됐다.
당연히 이번에 일본 정부와 클랜은 최연승과 다른 A급 헌터들에게 상응하는 보상을 해줘야 했다.
나카오 코헤이가 A급 헌터라는 걸 감안해보면 그 목숨값은 절대 싸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하나 있었다.
상대방의 책임을 물어서 진흙탕 싸움으로 들어가는 것!
사무관은 지금 최연승을 비롯한 다른 나라 헌터들에게 책임을 묻자고 선동하고 있었다.
클랜 헌터들에게도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실패 책임은 물론이고 배상까지 피해갈 수 있었으니까.
“정신 나간 사람 같으니!”
“꺼져! 당신의 자리 하나 지켜주자고 우리가 양심을 팔 거 같냐!”
“쓰레기 같은 놈!”
“!??”
그러나 일본 헌터들은 사무관에게 격렬하게 반발했다.
벼룩도 낯짝이 있는 법.
멋대로 들어갔다가 죽을 뻔한 헌터들을 구해준 최연승에게 책임을 돌리는 건, 아무리 뻔뻔한 헌터들이라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후… 후회하실…”
“후회할 건 그쪽 같군. 이쪽에서 물러나시오. 일본 정부에게 정식으로 항의하기 전에.”
러시아 클랜의 클랜장들은 무뚝뚝하게 경고했다.
“최연승 헌터가 이끄는 공격대는 최선을 다해 던전 폭발의 여파를 막아냈소. 거기다가 구출까지 성공했지. 책임을 묻는 건 허락하지 않겠소.”
“……”
아군이 한 명도 남지 않자 사무관은 얼이 빠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중국 쪽 서기관은 입을 열었다.
“쯧쯧. 헌터들이 애국심이 부족하니까 저런 꼴이 나지.”
“……”
돌아온 중국 헌터들은 서기관의 말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저 꼬라지를 보고 나오는 말이…?
러시아 클랜 헌터들은 믿기 힘들다는 듯이 물었다.
“지금 저 꼴을 보고서도 책임을 돌리라고 헌터들을 설득하려는 생각인가?”
“무슨. 설득을 왜 하나?”
“아. 우리가 오해한 건가?”
“설득이 아니라 명령이지.”
“……”
‘진짜 미친놈들인…’
퍽!
중국의 A-급 헌터, 마쥔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서기관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그리고는 스스로도 놀란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 이건…”
“몬스터한테 잡혔군.”
“몬스터한테 잡힌 걸로 치자고.”
“!”
* * *
“님. 외부에서 온 헌터들이 찬양을 받고 있습니다. 감히 외국인들이!”
흔히 사람들은 강하게 통제되는 독재국가에서 악신 성좌들이 더 힘을 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의외로 결과는 반대였다.
통제와 억압이 강할수록 사람들은 악신 성좌에게 쉽게 빠져들었다.
악신 성좌의 정보를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제 때 경고를 하는 국가에 비해 이런 것들을 숨기고 지우는 국가는 악신 성좌들이 퍼져나가기 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만큼 러시아에도 몇몇 강력한 악신 성좌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한 나라를 점령하거나, 매번 사건을 일으키며 뉴스를 장식하는 악신 성좌만 강력한 게 아니었다.
러시아처럼 인구 많은 나라에 자리 잡은 성좌들은 아주 조용하게 강력했다.
도 그 중 하나였다.
[이 상관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내버려두면 클랜들끼리 다툴 것이라고 말합니다.]은 외부에서 온 이나 의 권속들이 활약하는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나는 최근 크게 기세를 올리고 있는 성좌였고, 다른 하나는 전투를 즐기는 사나운 선신 성좌.
그런 성좌들과 직접 부딪혀서 꺾어 놓으려는 악신 성좌들도 있었지만, 그냥 내버려두고 자기 할 일에 집중하는 악신 성좌들도 있었다.
은 그 중 하나였다.
전투만이 성좌의 장기는 아니었다.
이런 암중모략을 장기로 삼는 성좌도 있는 법.
[외부에서 온 헌터가 활약하면 할수록 클랜들은 서로 싸울 테니, 그 때 의 신앙을 더욱 퍼뜨리라고 말합니다.]“알겠습니다.”
고분고분히 계시를 따르는 헌터의 모습에 은 큰 만족감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외부에서 온 헌터는 여기 클랜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리라.
서로 자기들끼리 경쟁하고 다투고 시기할수록 의 힘은 더욱 더 강해질 수밖에 없으니!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전쟁을 만들어서… 우리가 활약할 기회를…”
?중얼거리는 하수인의 모습에 여신은 당황했다.
하수인의 모습이 뭔가 이상했던 것이다.
[이 주변을 경계하라고 명령합니다!]그러나 성좌가 한 발 늦었다.
헌터 곁에 숨어 있던 몽마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은 몽마가 존재력을 사용해 헌터에게 최면을 거는 것을 똑똑히 목격했다.
말도 안 되는…! 정신 차려라, 머저리 같은 인간 새끼야!
-너의 욕망을 폭발시켜라. 그것이 너의 주인도 원하는 바일 테니.
더러운 몽마 놈이 어디서 지껄이는 거냐!? 내 계획을 망치지 말고 꺼져라!
-욕망을 폭발시켜라!
여신의 협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몽마는 헌터를 완전히 홀리게 만들었다.
그 모습에 은 분노했다.
던전 안에서 기어 나온 몽마들이 감히 여신의 커다란 계획에 훼방을 놓을 줄이야!
* * *
“너무 과하게 친절해서 놀라울 정도군.”
“그렇게 일하셨는데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죠!”
“그래. 고맙다. 세하야. 덕분에 주변에 피해가 안 나왔구나.”
[신앙심으로 인해 존재의 힘이 오릅니다!] [의 영역이 더욱 더 강해집니다.] […] […]러시아 헌터들이나 시민들이 굳이 고마워하지 않아도, 최연승은 세계가 보내는 메시지 창으로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일어난 일이 대서특필된 덕분이었다.
러시아 클랜들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 쪽 헌터들이 모두 입을 모아서 증언했는데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의 A급 헌터 보리스가 클랜을 대표해서 한국 헌터와 클랜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초르트 던전 폭발에서 한국 헌터들이 없었다면 막아내지 못했을 거라고 밝힙니다.
-‘한세하 헌터의 인성에 관해서 이런저런 헛소문들이 많다는 것에 분통이 터진다, 이렇게 민간인을 위해 헌신하는 헌터를 모욕하는 이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ㄴ???
ㄴ러시아 놈들 미쳤나??
워낙 커다란 사건인 만큼 한국 쪽 헌터들도 뉴스를 봤다.
물론 한국 헌터들에게는 좀 믿기 힘든 소리였다.
@Kim_Sanggi
-한성 그룹이 러시아에 회사 여럿 내고 있어서 러시아 헌터들이 저렇게 말해주는 거 아닌가? 말이 안 되는데.
ㄴ이봐. 알지도 못하면서 지껄이지 말라고. 우리 클랜이 그런 클랜으로 보여?
ㄴ이 자식이 우리 클랜을 모욕해? 클랜전으로 붙어보겠나?
ㄴ클랜전까지 갈 것도 없다. 그냥 만나서 붙어보자고.
-짧은 생각으로 내뱉은 말로 러시아 헌터 여러분들에게 물의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클랜과는 상관이 없으니 제발…
한세하가 왜 미친개인지 아는 한국 헌터들은 말도 안 된다고 글을 남겼다가 러시아 헌터들과 시민들에게 강렬한 위협을 받았다.
한세하 덕분에 목숨을 구한 사람들에게 한국 헌터들의 발언은 질투와 시기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러시아 헌터들만 저렇게 증언하는 게 아니었다.
천사 성좌를 섬기는 헌터들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 헌터들 모두 최연승과 한세하 덕분에 피해를 막아낼 수 없다고 찬양했다.
최연승 인성 좋은 건 누구나 알고 있고, ‘아 또 최연승 칭찬이야? 그래 그건 별로 안 놀랍긴 해’하고 납득할 수 있다지만…
한세하 인성 좋다는 건 정말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더 환장하는 건 한국 사람들도 저 뉴스를 보고 ‘어라? 그런가?’싶어하기 시작한 것이다.
A급 헌터인 한세하와 직접 부딪힐 일이 없는 일반 시민들은 저런 뉴스를 보면 ‘와 한국 언론들이 썩었구나! 이제까지 저런 헌터를 음해하다니!’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언론이 너무하네요. 저번에 신문사 건물 입구 부쉈다고 그렇게 기사를 쓰더니.
-아마 언론에서 저렇게 헐뜯으니까 그렇겠지.
-아니라니까!? 한세하 헌터가 클랜 헌터들 열다섯명 두들겨 팬 거 내가 봤다고!
-그 클랜 헌터들이 잘못을 했겠지. 참.
-이래서 언론을 믿으면 안 된다니까.
-한세하 인성 안 좋다고 증언한 클랜들이 어디였지? 그 클랜들이 가장 문제야.
한국 헌터들이 답답해서 환장할 지경이었지만, 이미 한 번 탄 흐름은 막을 수 없었다.
-한세하 헌터, 최연승 헌터와 같이 러시아 최고훈장인 우호훈장 수훈…
-러시아 클랜들 극찬! 러시아 내에서 한성 전자 매출 폭등, 제 2의 한류가 오나?
외부에서 사건들이 일어나는 동안 최연승과 헌터들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포위망을 뚫고 도망친 몽마들은 러시아 클랜들이 추적에 나서고 있었고, 남은 건 러시아 정부가 훈장 수여식을 진행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정도였다.
물론 기다리는 동안 최연승이 그냥 쉴 리가 없었다.
‘쓸만한 헌터들이 없나 찾아봐야겠군.’
성좌로서 왕국을 다스리면 다스릴수록 권속이든 하수인이든 많은 인재를 끌어들이는 게 필수라는 걸 느꼈다.
무공을 가르치든, 은혜를 베풀어주든, 돈을 주든 끌어들이면 끌어들일수록 남는 장사 아닌가.
러시아 클랜들은 최연승이 헌터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하자 흔쾌히 허락해줬다.
“최연승 헌터라면 우리 쪽에서 영광입니다.”
“그렇게 말해주다니 고맙군.”
‘아니, 우리들은 왜…’
최연승은 혼자 나오지 않았다. 이카로스 클랜 헌터들을 같이 끌고 나온 것이다.
러시아 클랜들이 하는 훈련부터 시작해서 서로 실력 비교까지 좋은 기회가 될 테니까.
물론 좋아하는 헌터들도 있었지만 휘태커처럼 방탕하게 쉬고 싶었는데 끌려나온 헌터도 있었다.
“최연승. 최연승. 휘태커가 힐러로서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데.”
“그래? 한 번 해봐라. 러시아 헌터들이 좋아하겠군.”
“내가 언제…! 난 그러고 싶지 않아! 마력이 얼마나 드는지 알기나 하는 거냐!?”
“해라.”
“내가 왜?!”
“내가 네 연봉을 주고 있으니까.”
“……”
휘태커는 납득해버렸다. 그리고 납득해버린 자기 자신이 슬펐다.
“저 자식 제대로 못 보여주면 바로 보너스 삭감해버리자.”
“…!”
휘태커가 러시아 헌터들 앞에서 필사적으로 마법을 보여주고 있는 동안, 최연승은 클랜의 다른 헌터인 일레야에게 물었다.
“혹시 네가 알고 있는 러시아 헌터들 중에서 저평가받고 있지만 잠재력 있다고 생각되는 헌터들이 있나?”
물으면서도 최연승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물론 최연승 본인이 스탯이나 스킬보다 헌터의 마음가짐을 더 좋아하는 편이긴 했지만, 그런 헌터가 바로바로 나오는 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일레야의 대답 대신 돌아온 건 성좌의 대답이었다.
[ 성좌가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