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551)
551화
“받아서 챙겨라!”
요리사 성좌가 조언을 날렸다.
아무리 에게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강력한 성좌였다.
의 손아귀에 들어갈 바에는 이쪽에서 손에 넣는 게 맞았다.
“알겠다. 이기면 덤으로 받도록 하지.”
졸지에 덤 취급당한 의 얼굴이 분노로 물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대로 된 분노를 보여주기도 힘들었다.
관찰자 성좌에게 정말 완벽한 기습을 당한 탓에 뭘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빌어먹을…! 감히! 감히! 감히!’
이 분노를 속으로 쌓고 터뜨리는 동안 최연승과 관찰자 성좌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가 왜 최연승을 성좌라고 부르는 거냐고 의아해합니다.]그리고 상황 파악을 아직 다 못한 성좌도 있었다.
* * *
절대로 그냥 놔두지 않겠…
시끄러워. 그만 징징거려.
관찰자 성좌는 의 입을 다시 얼려버렸다.
여신은 충격으로 눈을 크게 떴다.
입을 막혀서가 아니라, 지금 눈앞에 보인 모습에 충격을 받아서였다.
여러 성좌들이 얼음 기둥 속에 갇혀 있었다.
뿐만 아니라 관찰자 성좌에게 방해가 되거나 훼방을 놓으려고 한 성좌들.
갑자기 어비스에서 그 행적을 감춘 성좌들.
그 성좌들이 모두 관찰자 성좌의 영역 안에서 이렇게 얼음동상이 되어 있었을 줄이야.
은 그제야 상대와 자신의 차이를 실감했다.
어비스에서 열 손가락에 드는 성좌라고 오만하게 자부하고 있었지만, 하늘 위에는 또 다른 하늘이 있었던 것이다.
‘지구?’
은 얼려진 채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인간들의 영혼이 멀리서 느껴지는 걸 보니 지구가 확실했다.
남극이다. 지구에서도 꽤 괜찮은 곳이지.
그런 여신의 생각을 눈치 챘는지 관찰자 성좌가 입을 열었다.
여러 성좌들은 어비스에만 자신의 영역을 차릴 생각을 하지. 그러니 언제나 몇 걸음 늦는 거야. 지구를 손에 넣고 싶어하는데 지구에 관심이 없다니. 그게 무슨 오만함인가?
관찰자 성좌의 말에 듣고 있던 다른 성좌들이 침묵했다. 사실, 얼려진 상태라서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관찰자 성좌는 지금 입이 묶이지 않은 유일한 성좌인 에게 말을 걸었다.
왜 대답을 하지 않지? 대답해봐.
그… 내가 한 실수들에 대해서 화가 났다면 사과할게.
여신은 일단 사과했다. 그러나 그 사과가 관찰자 성좌를 더욱 분노하게 만든 모양이었다.
사과 같은 소리 하고 있군! 지금 이게 사과로 될 것 같아 보여!
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다 자기가 했던 실수였던 것이다.
관찰자 성좌는 주변을 더욱 더 차갑게 만드는 냉기를 흩뿌리며 분노했다.
나는 필멸자가 스스로의 길을 걷고 싶어하는 게 느껴져서 접촉도 하지 않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지. 그런데 너는 갑자기 정신 나간 환상 하나 봤다고 접촉해서 필멸자를 어비스로 보내버렸고! 가장 어이가 없는 건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널 옹호하고 있다는 거지!
……
대화를 듣고 있던 이 간신히 얼굴을 덮고 있던 얼음을 치우고 말했다.
추하기 그지없군. 결국에 질투심이라 이거잖아? 하찮은 권속 하나에 그렇게 질투를 해서 이 난리를 벌이다니. 어비스의 다른 성좌들이 알면 비웃을… 아아악!
관찰자 성좌는 을 빙하 깊숙한 곳에 가둬버렸다.
아까보다 몇 배는 더 괴로운 냉기에 여신이 몸부림쳤다.
계속 주둥이 놀려봐. 더 깊은 무저갱으로 보내줄 테니까.
내가 했던 실수들은 인정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 싸우는 걸 포기하고 다른 성좌들과 싸우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닌…
은 어떻게든 상대의 이성적인 부분을 건드려서 설득을 하려고 했다.
관찰자 성좌가 어떤 원한을 가졌든 간에 이 그걸 감안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관찰자 성좌가 싸우느라 다치고 부상을 입는다면 가장 먼저 나서서 공격할 성좌였다.
그렇게 을 상대하는 데에 진심이면 네가 희생하면 되잖아? 선언해. 나는 여기 계속 갇혀 있겠다고. 그러면 을 상대하는 데에 전력으로 협력해주겠다고 맹세하지.
…그래. 알겠어. 그렇게 할게.
고민하던 은 결정을 내렸다.
동맹을 맺은 다른 성좌나, 혹은 최연승은 결정을 내릴 수 없을 테니 여신 본인이 결정을 내려야 했다.
관찰자 성좌가 보여준 능력이라면 을 상대할 때 커다란 도움이 되리라.
……
물론 관찰자 성좌의 얼굴은 더욱 더 일그러졌다.
안 그래도 짜증나는 상대가 더 짜증나는 짓을 하니 열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여신이 저렇게 말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어차피 최연승이나 다른 성좌들은 그걸 용납하지 않을 텐데!
하… 하하하! 하하하하!
은 목이 찢어져라 웃음을 터뜨려댔다. 관찰자 성좌의 속마음이 손에 잡힐 듯 읽혔던 것이다.
그렇게 협박을 했는데 정작 상대가 저렇게 나오는군!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상대가 뜻대로 하라고 말했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그래. 인정해. 하지만 너 정도는 더 괴롭힐 수 있지.
관찰자 성좌는 성가시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을 감싸고 있던 얼음이 더욱 더 두꺼워지더니 아래로 내려갔다. 이제 여신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더 지껄여봐. 못하겠지?
은 원독 서린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관찰자 성좌는 무시하고 말했다.
그래. 내가 묵은 원한 때문에 너무 비이성적으로 굴긴 했어. 그건 인정하도록 하지.
일을 시킬 때 내가 말렸어야 했는데 미안하…
그게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미, 미안.
관찰자 성좌는 분노해서 의 앞을 후려쳤다.
빙하들이 부서지면서 날카로운 파열음을 만들어냈다.
저 성좌나 이 성좌나 아주 헛소리하는 데에는 재주가 있어!
미안…
조용히 해! 그래. 어차피 성좌전으로 결정을 낼 텐데 내가 이딴 대화를 할 필요가 없지.
관찰자 성좌는 더 이상 무의미한 대화로 분노를 터뜨리지 않기로 결심했다.
쌓인 응어리를 풀기 위해 붙잡아 온 여신과 대화를 한 거였는데 오히려 더 분노만 쌓이는 기분이었다.
결국 이러니저러니 해도 중요한 건 힘이었다.
힘이 어비스의 모든 것들을 결정하는 것이다.
관찰자 성좌 앞에서 건방을 떨었던 성좌들이 저 얼음 기둥 속에 갇혀 남극의 일원이 되었던 것처럼.
최연승도 무릎을 꿇고 관찰자 성좌 본인의 권속이 되리라.
관찰자 성좌는 마음가짐을 바꿀 생각이었다.
필멸자를 배려하거나 신경을 써줄 필요 없었다. 은혜 모르는 필멸자들은 그런 것에 감사할 줄 몰랐다.
그냥 힘으로 억눌러서 권속으로 삼아버린 다음, 충성은 그 뒤에 바치게 하면 됐다.
와라.
관찰자 성좌는 서늘하게 말했다.
저 멀리서 최연승이 다가오고 있었다.
* * *
[가 그러니까 지금…] [가 지금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힐난합니다.] [을 쓰러뜨려야 하지 않냐고 말합니다.] [가 하지만 이건 너무 충격적이라고…] [가 지금 그래서 최연승을 방해할 거냐고 묻습니다.] [그건 편을 드는 거나 마찬가지인 짓이라고 외칩니다.]최연승과 친했던 성좌들이 충격을 표하려고 하자, 다른 성좌들이 지금 이 상황에 이럴 거냐고 입을 막아버렸다.
충격적인 건 알겠지만 느림과 침묵의 주인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
이 논리로 화제를 뭉개고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수작에, 순진한 다른 성좌들은 그대로 당해버렸다.
[가 조심하라고 외칩니다!] [의 권능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합니다.]천사 성좌가 말해주지 않아도 최연승 본인이 느끼고 있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존재력.
최연승도 이제 지구에 있는 성좌들 중에서 존재력만 놓고 보면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이었는데, 관찰자 성좌의 존재력에는 압박감을 느낄 정도였다.
최연승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남극의 하늘이 유난히 맑고 파란 느낌이었다.
마음껏 힘을 써봐. 지금 다른 성좌들은 못 볼 테니까.
“고맙군. 그런 배려까지 해줄 줄이야.”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연승의 팔과 다리가 얼어붙기 시작했다.
자신의 영역인 만큼 관찰자 성좌는 압도적인 속도를 보여줬다. 생각과 동시에 공간을 얼려버렸다.
최연승은 무공을 사용했다. 내공을 움직이자 동시에 존재력이 같이 움직이며 성좌의 권능으로 변했다.
이미 최연승이 쓰는 무공은 성좌의 권능으로 바뀐 지 오래였다.
강력한 극양의 기운이 온몸을 타고 뿜어져 나오자 존재력이 담긴 열기가 얼음을 녹였다.
움직임이 다시 자유로워졌지만 상대의 공격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쩌저저저저적!
사방의 빙하가 솟구치고 최연승이 있는 장소를 뒤덮으려고 들었다.
최연승은 권격을 날려서 빙하를 쪼개고 주변의 장애물들을 치워버렸다.
“…!”
최연승은 자신이 내신 숨이 얼음으로 변하고, 몸 안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공격을 막아내는 사이 상대가 자신의 몸에 직접적으로 권능을 사용한 것이다.
‘혼원신공.’
최연승이 가장 오랫동안 익혀왔던 무공이 다시 한 번 몸을 보호했다.
존재력으로 만들어진 냉기가 몸에서 튕겨나갔다.
아무리 의 존재력이 최연승보다 강하다 하더라도 전투에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별개의 이야기.
더 효율적으로, 더 정교하게 사용하는 쪽이 순간을 제압할 수 있었다.
최연승의 혼원신공이 냉기를 몰아냈다. 관찰자 성좌는 인상을 찌푸리며 상대의 공격을 기다렸다.
한 번 시간을 벌었으니 이제 상대가 공격할 때.
최연승의 공격 패턴은 거의 다 알고 있는 관찰자 성좌였다.
무공을 기반으로 한 여러 가지 다채로운 권능을 사용하는 난적.
특히 다른 성좌들과 달리 근접전이나 육탄전의 경험이 많아 한 번 붙으면 더 강한 성좌라고 하더라도 순식간에 말려들 수 있었다.
‘그러나 상관없다.’
관찰자 성좌는 이미 상대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상대가 어떻게 덤비든 간에 이길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연승은 관찰자 성좌의 권능과 상성이 좋지 않았다.
덤벼들어서 주먹을 뻗으며 공격하는 순간 점점 느려지는 스스로를 경험하게 될…
???
관찰자 성좌는 뭐하냐는 듯이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바로 덤벼들어야 할 때 가만히 서있다니.
왜지?
지금 뭐하는 거지? 원거리에서 해결을 보겠다고?
관찰자 성좌의 힘이 무서워서 거리를 두고 있는 거라면 그건 실망스러웠다.
그나마 붙어야 승산이 있지 저렇게 거리를 둔다면 있는 승산도 사라질 것 아닌가.
“걱정 마라. 이길 생각이니까.”
그래? 어떻게?
“널 설득해서 납득시키겠다.”
……
관찰자 성좌는 순간 허를 찔린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지하 깊숙한 얼음 속에서 위로 간신히 기어 올라온 이 외쳤다.
멍청하게 굴지 마, ! 상대는 어떤 자비심도 없는 적이다! 급소를 노려야 해!
저 쓰레기가 한 번만 더 지껄이면 성좌전의 승자를 위한 보상이고 뭐고 그냥 갈아서 치워버리겠어.
관찰자 성좌는 최연승에게 선언했다. 최연승은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