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88
◈ 188화. 쟤 왜 저래? (2)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점심 이후, 오후 단련을 위해 단련실로 걸음을 옮기는 최아린이 문득 입을 연 것에 대해 도왕은 깜짝 놀랐다.
도왕은 최아린이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으니까.
‘원래는 한마디도 안 꺼내는데.’
물론 도왕이 최아린에게 현신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나 그도 설난신과 마찬가지로 수시로 자신의 계약자인 최아린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그는 그녀의 성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혼잣말이고 대화고 우선 김주혁이 아니면 필요한 단답 이상은 절대로 꺼내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최아린의 기본 태도.
그러나 지금의 최아린은 어떤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혼잣말을 그녀는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도왕은 조금의 신기함을 담아 입을 열었다.
[뭘 말하는 거지?]도왕의 질문.
그에 최아린은 곧바로 대답했다.
“……나도, 껴안아 달라고 하면, 껴안게 해줄까요?”
딱히 생각할 것도 없다는 곧바로 직구로 물어보는 최아린.
‘역시 그건가.’
사실 도왕도 어째서 최아린의 상태가 평소와 다른지는 짐작하고 있었으나 이렇게 직접 들어보니 그 감회가 새로웠다.
[흐음…….]허나 감회가 새로운 건 새로운 것이고, 딱히 도왕이 그 사실을 들었다고 해서 최아린에게 해줄 말은 없었다.
아니, 해줄 말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도 말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애초에 도왕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성을 사귀어 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는 300년 전에도 죽기 직전까지 이성을 사귀어 본 적도 없었으며 이성이 근처에 있었던 적도 없었다.
‘그나마 이성이 옆에 있었다고 하면…….’
무신의 제자들 정도일까.
그러나 무신의 제자들 중 셋은 분명 생물학적으로 도왕과는 다른 성별을 가지고 있기는 했으니 도왕의 입장에서 도저히 이성으로 바라볼 수는 없는 이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옛날의 제자들은 조금 심하게 말하면 정신병자라고 해도 될 정도의 중증으로 자신의 스승님에 대한 집착을 보유했었으니까.
‘뭐, 지금도 사실 별반 다르지는 않다만.’
아무튼, 그런 배경 덕분에 도왕의 주변에는 사실상 여자가 없었고, 그러다 보니 또한 썸도 타보지 않았기에 딱히 최아린에게 해줄 말이 없었다.
‘……그래도 뭔가 말을 해주기는 해줘야 할 것 같긴 한데.’
허나 그럼에돕 도왕은 쉽사리 ‘잘 모르겠군.’이라는 대답을 할 수는 없었다.
아무튼간에 도왕은 최아린을 나름대로 제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스승의 입장에서는 제자가 물음을 던지면 어떻게 해서라도 대답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도왕이었기에 그는 한참이나 최아린의 말에 어떻게 대답할까를 고민하다.
[한번 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군.]“……그냥 말해봐요?”
[그래.]다시 한번 답하지만 도왕은 연애에 관해서는 무지성, 이라고 스스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연애에 무관심하지만 그럼에도 그에겐 정보가 있었다.
바로 김주혁에 대한 정보가.
제자들만큼은 아니지만 도왕은 김주혁과 꽤 오랜 시간 알고 지냈으니까.
그 말은 곧 김주혁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것이었고.
적어도 도왕의 머릿속에서는 최아린이 안아주기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딱히 거부하지 않을 것이었다.
‘애초에 형 제자들이 얼마나 스킨십을 미친 듯이 했었는데.’
도왕은 문득 300년 전의 오래된 기억을 잠시 꺼냈다.
그것은 멸망의 탑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김주혁이 무신문을 세웠던 언젠가.
그때 당시 간만에 김주혁을 만나기 위해 무신문에 갔었던 도왕은 김주혁의 사방에 붙어 있는 제자들을 보았다.
부리가면…… 그러니까 그때 당시에 김주혁이 모질이라 불리는 이는 김주혁의 양반다리 안에 쏙 들어가 그를 껴안고 있었고.
김주혁의 뒤에는 발광이라 불렸던 이면의 지배자가 김주혁의 등 뒤를 껴안고 부리가면과 싸움을 하고 있었으며.
소심이는 김주혁의 옷소매를 슬쩍 잡고 있었고.
지랄이만이 유일하게 그런 김주혁의 앞에서 열심히 주먹을 휘두르며 수련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적어도 도왕이 알기로 김주혁은 그렇게 제자들이 붙어 있는 게 너무나도 익숙하다는 듯 행동했던 걸 봐서는 그 제자들이 얼마나 집착증 환자처럼 그에게 붙어 다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기에.
‘뭐 안는 것 정도라면 딱히 상관없겠지.’
결국 그런 결론이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결론에.
“나, 지금 가서 당장 해볼게요!”
최아린이 달려 나가는 순간.
웅-!
“!”
발할라 아카데미의 위에, 거대한 검은 구멍이 생겨났다.
XXXX
점심을 먹고 난 뒤 김주혁은 지랄이에게 이름들이 내려오기 시작했다는 소리를 듣곤 곧바로 무신문을 이용해 피난 명령을 내림과 동시에 정보 길드를 이용해 악인집단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그럼, 너도 딱히 모르겠다 이거지?”
무광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도중.
“그렇습-”
우우웅-!!
“!”
김주혁은 곧 발할라 아카데미의 머리 위에 만들어진 검은 구멍을 바라보며 순간적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빠르게?’
지금까지 김주혁은 검은 구멍이 저렇게 빨리 생기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보통 지랄이가 이야기를 하면 30분 전후로 검은 구멍이 생기는 것을 봤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5분도 안 지났는데?’
지랄이에게 이름이 떨어진 지 5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갑작스레 발할라의 위에 만들어진 검은 구멍에 김주혁은 저도 모르게 혀를 찼으나.
‘뭐, 오히려 잘됐네.’
김주혁은 곧 생각을 바꿔먹었다.
어차피 성좌들이 내려올 것이라면 자신이 있는 곳에 내려오는 것이 피해도 최소화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김주혁은 다른 이들에게 명령을 내리면서 자신의 머리 위에 만들어진 검은 구멍에서 성좌가 떨어져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곧.
쾅!!
엄청난 폭음과 함께, 김주혁의 바로 앞에 성좌가 떨어져 내렸다.
구구구국-!
성좌가 떨어져 내리자마자 터져 나오는 모래먼지.
그와 함께 사방으로 퍼지는 마력에 김주혁은 순간 자신의 앞에 떨어진 놈이 만만찮은 놈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나.
곧.
“……응?”
김주혁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김주혁이 느끼고 있는 이 마력은 그가 매우 잘 알고 있는 마력이었기 때문이었다.
의문 어린 표정을 지은 김주혁.
그러나 곧 모래먼지가 걷힌 뒤 그런 김주혁의 의문 어린 표정은 ‘음?’ 하는 표정으로 변했다.
현재 그의 앞에 떨어져 내린 것은.
“이 몸, 강림.”
바로, 멸망의 탑의 탑주인 바르체였으니까.
XXXX
숨어 있는 지략가는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엄청난 숫자의 이름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곤 곧바로 이름을 받은 성좌들을 모았다.
그리고 숨어 있는 지략가의 명령에 대부분의 성좌들은 반발했다.
그중에서도 반발한 건 4계층의 성좌들.
“이 병신 새끼야! 김주혁한테 가서 놀지도 못하고 죽자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우리가 뭐 때문에 300년을 기다렸는데!”
“머저리 새끼 네 녀석 때문에 즐기지도 못하고 하늘로 올라간 새끼가 몇인데 네 말을 또 듣겠냐!!”
그들은 숨어 있는 지략가를 욕하며 내려가려 했으나 그는 오히려 침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잠깐! 정말 내려갈 거면 내려가기 전에 내 말을 한 번씩 듣고 내려가라!”
숨어 있는 지략가의 말에 굉장히 불만 어린 표정을 지으면서도 멈추는 성좌들.
그에 숨어 있는 지략가는 곧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바르체와 숨어 있는 지략가가 은밀하게 나누던 사인들을.
맨 처음에는 바르체가 말했던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서는 마지막인 흑룡 때까지 진행됐고.
한동안 그렇게 바르체와 했던 비밀사인을 성좌들에게 이야기한 숨어있는 지략가는 이내 이름을 받은 성좌들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알겠나!? 탑주님은 우리를 배신한 게 아니다! 애초에 탑주님이 왜 우리를 배신하겠나!?”
“……솔직히, 그건 그렇긴 하지.”
“맞긴 해, 왜 배신했는지는…….”
“솔직히 이유가 없긴 하지.”
애초에 바르체가 모든 힘을 잃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성좌들은 숨어 있는 지략가의 나름 합리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탑주님은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있던 거다! 이 순간을 보신 거야!”
“……확실히!”
“그리고 이 순간 우리가 해야 할 건 뭐다?”
숨어 있는 지략가의 물음.
그에 곰곰이 생각에 빠져 있던 성좌 중 한 명이 답했다.
“……어그로?”
“그래 맞아! 어그로다!”
숨어 있는 지략가는 그렇게 답하며 곧 이야기했다.
“탑주님은 지금 내려갔다. 이미 무신과 접촉했을 거라 이 말이다! 그런데 그 순간 우리가 단체로 내려가서 무신의 앞에 선다면?”
“아마 시선이 우리한테 집중되겠지?”
“그래! 우리는 그 순간을 만들어드려야 한다! 우선 그 순간을 만들어드리기만 하면 탑주님이 무신을 처리할 거라 이 말이다!”
숨어 있는 지략가의 한마디.
“오, 오오!”
그에 성좌들은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는 듯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고.
곧 숨어 있는 지략가는 성좌들의 뜻을 모아 성좌들을 데리고 지상으로 내려갈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그래도 혼자 갈 거야! 안 그래도 몇 번이나 당했는데……!”
“나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 와중에도 숨어 있는 지략가가 설득하지 못한 몇 명은 그냥 지상으로 내려가 버렸으나 그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대부분의 성좌들은 자신의 뒤에 모였고 이 정도면 충분히 김주혁의 어그로를 끌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숨어 있는 지략가의 생각은 너무나도 확실하게 들어맞았다.
“단체로 몰려왔네?”
발할라 아카데미의 중앙 광장.
굉장히 넓은 광장에서는 김주혁과 성좌들이 대치하고 있었다.
그것도 광장을 거의 한 방에 덮어버릴 정도로 많은 성좌와, 그런 성좌를 바라보며 웃음을 짓고 있는 김주혁.
그러나 숨어 있는 지략가는 그렇게 자신감을 드러내는 김주혁을 보지 않았다.
어차피 저 얼굴은 곧 있으며 고통과 배신으로 가득 찰 테니까.
‘역시, 예상이 맞았어……!’
숨어 있는 지략가가 본 것은 바로 그런 김주혁의 뒤에 서 있는 바르체였다.
침묵을 지킨 채 마치 김주혁의 편인 것처럼 뒤에 서 있는 바르체.
그런 그를 바라보며 숨어 있는 지략가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그에.
씨익-!
바르체도 마찬가지로 미소를 지었다.
‘정답이다!’
그에 환한 미소를 짓는 숨어 있는 지략가.
그 웃음을 바라본 성좌들이 마찬가지로 미소를 지으며 마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하고,
그와 함께 김주혁이 묵색의 검의 손잡이를 잡는다.
동시에 움직이는 바르체.
그는 곧바로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백색의 마력을 끌어모으기 시작했고.
그에 숨어 있는 지략가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르체 펀치!”
바르체의 주먹의 휘둘러짐과 동시에.
콰직!
숨어 있는 지략가 옆에 있던 성좌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