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225
◈ 225화 어서 오고~ (2)
미궁주의 오대주는 강하다.
그것은 정말 당연한 사실이었다.
오대주는 미궁주의 직속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미궁주의 총애를 받고 있는 이들이니까.
아무튼, 그렇게 미궁주의 총애를 받고 있는 오대주는 딱히 밖에 나가서도 누군가에게 그리 꿇리지 않는 무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미궁주가 밖으로 내보내 버린 활주와 권주도 마찬가지.
그렇기에 그 둘은 본능적으로 미궁주의 집무실에 방문했을 때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고 느꼈으나 그렇게 쫄지는 않았다.
분명 앞에 앉아 있는 이들과 창주는 자신들의 전 미궁주를 어떻게 한 것 같았지만, 그래도 자신들은 도망칠 자신이 있었으니까.
있었는데.
꼬로로로록- 푸확!
“사, 살려!”
꼬로로록-!
권주와 활주는 그런 자신들의 안일한 생각을 너무나도 후회하다 못해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두……뒤지겠다……!’
권주는 경악한 상태로 자신의 앞에 있는 다른 이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느긋하게 바라보고 있는 이들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신들을 물에 담궈 버리는, 다크서클이 있는 조금 위험한 눈매를 가지고 있는 여자.
활주와 함께 거꾸로 매달린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그녀를 보며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렇게 허무하게 잡힐 줄이야.’
실제로 권주와 활주는 분위기가 심상찮다는 것을 느끼자마자 몸을 돌려 도망쳤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도망은 애초부터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듯, 그들은 결국 붙잡혀 버렸다.
물론 붙잡히기 직전 저항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허나 애초부터 불리한 싸움.
애초에 활주는 활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아니면 전투에 제약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거의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고, 그나마 권주가 열심히 저항을 해보기는 했으나 달려드는 이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
“자, 잠깐! ㄲ-”
꼬로로로록-
“머, 멈…….”
꼬로로록-
말을 할 때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물에 머리를 처박아버리는 상황에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그들은 사정없이 몸을 비트는 중이었고.
그런 모습을 실시간으로 바라보던 중인 김주혁은.
‘선과 성능이 진짜 확실하네.’
내심 제자들을 바라보며 선과의 성능에 감탄하고 있었다.
‘혹시 몰라서 올라오라고 이야기 했던 건데.’
사실 원래 김주혁은 제자들을 부를 생각이 없었다.
현재 제자들에게는 미궁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조율하라고 내려보내 놓은 상태였으니까.
그럼에도 김주혁이 제자들을 부른 것은 정말 혹시나 하는 상황 때문이었다.
정말 만약에라도 창주나 활주가 생각 이상으로 강해 탈출하게 된다면 피곤해질 거라는 생각에 김주혁은 혹시를 대비해 제자들을 불러놓은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힘을 쓰지 않고 다섯이 달려든 것만으로도 둘을 잡았다……라.’
물론 5대2는 숫자부터가 불리한 싸움이기는 했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힘의 크기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을 때만 가능한 것이었고, 만약 힘의 크기가 크게 차이가 난다면 숫자의 차이는 무의미한 것이 되기도 한다.
허나 김주혁의 걱정과는 다르게 그의 제자들은 너무나도 가볍게 미궁주의 직속인 두 주들을 잡아왔다.
‘……물론 죽창이 이야기로는 오대주 중 여동빈이 특출나게 강했다는 말을 하긴 했는데.’
여동빈이 특출나게 강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김주혁의 제자들은 원래라면 오대주를 잡을 만한 능력이 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김주혁의 제자들이 오대주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선과 때문이었기에 김주혁은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때쯤.
“항복!!!!”
얼마간 계속 물에 담겨있던 활주가 거의 비명을 지를 듯이 외치며 온몸을 비틀었다.
“항복이다! 항복! 그만해라!”
정말 미쳐 버리겠다는 듯 몸을 비트는 활주.
그런 그를 바라보며 김주혁은 피식 웃더니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의리를 지킬 거라며?”
사실 김주혁이 맨 처음부터 활주와 권주를 막 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권주와 활주를 잡은 뒤 묶어 놓기는 했지만 딱히 무슨 짓을 하지 않았다.
애초에 김주혁은 그들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정보를 얻는 것이 목적이었으니까.
허나 활주는 잡혀오자마자 그 귀찮은 듯한 얼굴과는 다르게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얻어 갈 것이 없을 거라고 배짱을 부렸고 그 옆에 있던 권주도 마찬가지로 배짱을 부렸기에 김주혁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이런 선택을 한 것이었다.
“…….”
김주혁의 말에 슬금 시선을 돌리며 침묵하는 활주.
그런 그의 모습에 김주혁이 슥 웃자 그는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는 대로 전부 말하겠습니다!”
굉장히 다급함이 엿보이는 말투에 김주혁은 잠시 생각하다 어깨를 으쓱이며 이야기했다.
“좋아.”
김주혁이 이야기를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천장에 매달린 밧줄을 풀어버린 이면의 지배자.
“끄…….”
그 덕분에 그들은 매달린 지 한참이 되어서야 다시금 땅에 내려올 수 있었고, 곧 김주혁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자, 그럼 내 질문에 하나하나 전부 답해줘 보실까?”
그렇게 입을 열었다.
XXXX
그로부터 수 시간 뒤.
“저희가 아는 건 이게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하나도 몰라요!”
“흐음…….”
김주혁은 자신의 앞에 있는 활주와 권주에게서 굉장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당장 필요했던 미궁 밖의 간단한 정보부터 시작해서.
“정말?”
“이렇게 된 판에 괜히 거짓을 고해봤자 저희한테 남는 게 있겠습니까.”
그가 제일 궁금했던 이야기들까지.
“으음…….”
그렇기에 김주혁은 활주와 권주들한테 들은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차근차근 정리하기 시작했고.
곧 한동안 머릿속에서 이야기를 정리한 김주혁은 이내 확인하듯 이야기했다.
“자, 그럼 내가 확인 좀 할 테니까 잘못 이해한 게 있으면 이야기해 봐. 알았지?”
김주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활주와 권주.
“첫 번째로, 지금 내가 있는 이 미궁은 5번 미궁이다. 맞지?”
“네, 맞습니다.”
“그럼 나 같은 미궁주는 총 10명이 있고?”
“그것도 맞습니다.”
“거기에 파수꾼 놈들은 그런 미궁주에게 의뢰를 받는 용병 같은 녀석들이고?”
“맞습니다.”
그 이외에도 미궁의 바깥세계에 대해 하나둘 확인을 하던 김주혁은 얼마 있지 않아 원하는 것을 전부 물어본 뒤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이어서 이야기했다.
“그래, 그럼 그건 됐고. 천수화신에 대해서는?”
김주혁의 물음에 순식간에 굳은 표정을 짓는 활주와 권주.
그중에서도 활주는 조금은 기가 죽은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아까도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저희는 진짜 천수화신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애초에 저희가 아는 걸 전부 뱉은 마당에 왜 거짓말을 치겠습니까?”
“진짜 몰라?”
“진짜로 모릅니다!”
“진짜?”
“정말입니다!”
믿어달라는 듯, 묘하게 애원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활주.
그에 김주혁은 쩝 하고 입맛을 다셨다.
‘외형까지 이야기해 주기는 했는데, 역시 모르나.’
사실 내심 예상하고 있기는 했었으나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기에 김주혁은 한숨을 내쉬었고, 이내 곧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그럼 내가 말했던 호랑이 수인에 대해서는?”
“…….”
김주혁의 물음에 다시금 꿀 먹은 벙어리처럼 김주혁의 눈치를 보는 활주와 권주.
“아니 왜 아는 게 하나도 없어?”
그에 김주혁이 슬쩍 인상을 찌푸리며 이야기하자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던 활주는 곧 이야기했다.
“그……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오, 뭐야. 아는 거라도 있어?”
“아뇨 그건 아닌데…….”
“나랑 장난치는 거?”
김주혁의 물음에 활주는 다급하게 양손을 휘저었다.
“아뇨! 절대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그 호랑이 수인에 대해 알고 있을 만한 사람을 한 명 알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호랑이 수인에 대해 알고 있을 만한 사람?”
김주혁의 되물음에 활주는 크게 고개를 두어 번 끄덕거리더니 이야기했다.
“예! 아마 제 생각에는 파수꾼 중에서 종리권이라는 자가 있는데…….”
“종리권?”
“예. 그, 혹시 아십니까?”
“뭐, 알고 있기는 하지. 그다지 좋게 알고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김주혁이 슬쩍 인상을 찌푸리며 이야기하자 활주는 그의 눈치를 한번 보더니 이내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그…… 아마 제 생각에는 종리권이라는 자가 호랑이 수인에 대해서 알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리권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뭔데?”
“우선 그는 신선(神仙)이지만 파수꾼이라는 위치에서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왔기에 굉장히 해박합니다.”
“흐음…….”
“아마 이건 그저 추론에 불과할 뿐이지만 아마 여쭤보신 천수화신에 대해서도 어쩌면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 이거지?”
“예.”
“그럼 그 종리권이라는 녀석은 어디서 만날 수 있는데?”
“제가 알기로 종리권은 자신의 거처가 여러 곳 있어서 언제 어디에 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화산(花山)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습니다.”
“화산?”
“예.”
“여기서 얼마나 걸리는데?”
“……여기서 말입니까?”
김주혁의 물음에 슬쩍 말꼬리를 늘이던 활주가 잠시 생각하자 이번에는 옆에 있던 권주가 입을 열었다.
“아마 여기서 이동한다 치면…… 빠르게 갔을 때 일주일 정도면 도착할 겁니다.”
“일주일?”
“예.”
“흠…….”
권주의 말에 고민하기 시작하는 김주혁.
그런 김주혁의 눈치를 보던 권주는 슬쩍 입을 열었다.
“그…….”
“왜?”
“저희는 이제 슬슬 알고 있는 걸 전부 말씀해드린 것 같은데…… 가봐도 되겠습니까?”
권주의 말.
그에 김주혁은 고개를 저으며 이야기했다.
“아니? 적어도 지금은 안 되지.”
“네? 그게 무슨…….”
“내가 종리권을 찾아갔는데 만약 걔가 아무것도 모르면?”
김주혁의 말에 저도 모르게 입을 다무는 권주와 활주.
그런 둘을 바라보며 한동안 생각을 이어나가고 있던 김주혁은 이내 결정했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거래를 하자.”
“거래……요?”
“그래, 나랑 깔끔하게 거래를 끝내고 나면 미련 없이 풀어줄게.”
김주혁의 말에 잠시 서로 시선을 교환하는 권주와 활주.
그들은 한참 동안이나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슬쩍 김주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 거래를 하는 건 좋습니다만, 거래를 하고 나서 미궁주님께서 약속을 지키신다는 보장은……?”
“그런 거 없는데?”
“……네?”
“그런 거 없다고.”
너무나도 당당하게 말하는 김주혁의 말에 저도 모르게 벙찐 표정을 짓는 권주와 활주.
“아니 그럼 어떻게 믿고 거래를…….”
그에 조금 황당하다는 듯 권주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김주혁은 어깨를 으쓱이며 이야기했다.
“싫으면 여기서 죽던가.”
“…….”
입을 다무는 권주와 활주.
그런 그 둘을 보던 김주혁은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했고.
“선택해. 나랑 거래를 할래? 아니면 여기서 그냥 깔끔하게 이름 반납하고 죽을래?”
“……거래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 둘은 김주혁과 거래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권주와 활주에게 성공적으로 거래를 제안한 김주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낡은 판잣집으로 소환되었고.
“……천수화신을 봤다고?”
김주혁은 길잡이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