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273
◈ 273화 난쟁이와 어왕종 (2)
꽈아앙!
거대한 소음을 내며 땅으로 떨어져 내린 한 남자.
도왕(刀王)은 자신의 앞에 몰려있는 수많은 난쟁이들을 바라봄과 동시에.
츳-!
순식간에, 자신의 품에 있는 도를 꺼내 들어 일격을 선사했다.
그에
촤아아아악!
도왕의 앞에 있던 난쟁이들의 목이, 허공을 날았다.
그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보지 못할 정도의 일격.
그렇게 허공을 나는 난쟁이들의 머리통을 바라본 도왕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고.
그 모습을 미궁 안에서 바라보고 있던 길잡이는.
“생각보다 거의 완벽하게 동화해서 이름을 얻었나보네.”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 난쟁이들의 목을 단 일격에 날려버린 도왕을 바라보며 그렇게 이야기했다.
“확실히, 나도 처음 당신의 말을 듣고 갔을 때는 믿기지 않긴 했지만 실제로 보니 놀랍군. 저렇게 빠르게 발도재(拔刀斎)의 이름을 얻었을 줄이야.”
종리권이 감탄하자 길잡이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봐. 내 말이 맞았지?”
“확실히 그렇군.”
종리권은 그렇게 이야기하며 얼마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종리권과 길잡이가 5번 미궁을 향해 난쟁이와 어왕종, 그리고 사대천왕이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길잡이는 종리권에게 이야기했다.
이름에 동화해 힘을 얻고 있을 몇 명을 지정해 그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라고.
그에 처음 종리권은 길잡이의 명령에 의아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듣기로 이름을 얻기 위해 김주혁의 부하들이 떠난 기간은 이제 반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리고 반년이라는 시간은 동화하는 방법으로 이름을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허나 그런 종리권의 걱정이 기우라는 듯, 길잡이가 이야기했던 김주혁의 몇몇 부하들을 찾아갈 때마다 그들은 놀랍게도 동화의 끝자락에 도달해 있었다.
그래, 고작 반년도 되지 않는 시간에, 길잡이가 지정했던 몇몇 이들은 아직 완벽하게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대부분, 이름을 얻기 직전까지 도달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종리권은 놀라움을 표하며 그들에게 길잡이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미궁의 상황을 알렸고.
그 뒤로 몇주의 짧은 시간 동안, 그들은 완벽하게 이름을 얻고 미궁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촤아아악!
도왕의 도가 한번 움직일 때마다 핏빛의 꽃이 수놓아진다.
난쟁이들이 뒤늦게 도왕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도왕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 몇 번이고 도를 휘둘러 난쟁이들을 처리했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랑은 순간 감탄을 내뱉기도 했으나,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을 굳혔다.
분명 도왕의 발도술은 순간 아랑이 감탄할 정도로 빠르고 정확했으며.
동시에 날카로웠다.
그 증거로 현재 도왕을 저지하기 위해 그의 사정거리 내에 들어온 모든 난쟁이들의 머리통은 하늘을 날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촤아아악!
‘역시……!’
도왕의 발도를 맞고도 우직하게 앞으로 전진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로 어왕종.
분명 그들은 도왕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고 피를 흘리며 돌진했고.
마침내 어왕종은 도왕의 바로 앞까지 도달했다.
그에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미소를 지은 어왕종은 곧바로 자신의 주먹을 움직여 도왕을 후려치려 했다.
그러나.
‘웃고 있다고?’
도왕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어왕종을 마주 보며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직후.
또 한번, 하늘에서 누군가가 떨어져내리며 도왕을 향해 주먹을 내리치려 했던 어왕종의 머리를 터트려 버렸다.
“조금 늦었다.”
그와 함께 도왕의 앞에 나타난 남자.
온몸에 문신을 한 채 심상치 않은 마력을 흩뿌리며 나타난 남자는 자신의 등장으로 멈춘 난쟁이들을 바라보며 입가를 비틀어 올렸고.
아랑이 갑작스레 새롭게 등장한 남자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을 때.
“무광도 이름을 전부 얻었나 보네.”
곧 들려오는 길잡이의 말에 아랑은 이번에 등장한 남자의 이름이 무광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XXXX
5번 미궁의 입구로 진입만을 남겨두고 있었던 난쟁이와 어왕종, 그리고 만다라가 합쳐진 군단은 갑작스레 나타난 이들에 의해 미궁의 진입을 저지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이 군단을 규합하고 통솔하고 있는 난쟁이 ‘균’은, 찝찝한 표정을 지으며 갑작스레 나타난 무광과 도왕을 바라봤다.
“쯧.”
그 둘은 그야말로 난쟁이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분명 난쟁이들의 숫자가 많아 둘이서 죽고 죽여도 난쟁이들의 숫자에는 그리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였으나.
‘어왕종들이 죽는 건 문제가 있는데.’
난쟁이들보다도 무력으로는 압도적으로 쓸모가 많은 어왕종들이 죽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니었기에 균은 뚱한 표정을 지었다.
허나 잠시 뒤.
‘뭐, 괜찮겠지.’
균은 다시금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그에게 있어서 지금 이 모든 상황들은 분명 예견한 상황까지는 아니었으나 충분히 허용 범위 내였다.
‘고작 둘이 참여한 것 만으로는 이 판도가 뒤집어지지 않아.’
물론 균의 머릿속에는 아마 김주혁을 지키기 위해 흑몽이 움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그것까지 포함해도 이 압도적인 병력차는 이겨낼 수 없었다.
당장 난쟁이들은 이 거대한 야산을 꽉꽉 채우고 남을 정도로도 많았으니까.
‘아무리 약해졌다고 해도 숫자의 폭력은 무서운 법이지.’
그렇게 생각한 균은 이내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앞의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난쟁이들이 죽어 나가고 있긴 했으나 어차피 이 엄청난 병력이 전부 필요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난쟁이들은 목표하는 바만 이룬다면 충분히 충당할 수 있으니까.’
균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전투를 감상했다.
어차피 그가 목표하고 있는 김주혁의 육체만 얻는다면 이 정도의 희생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릴 테니까.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 여유롭게 전투를 구경하고있던 균은.
“……저건 또 뭐야?”
갑작스레 하늘에서 떠오르기 시작하는 부적과 진법들에 인상을 찌푸리고는 갑작스레 전장에 참여한 이를 확인했다.
“……종리권?”
쾅!!
균이 상대방의 정체를 알아차리자마자 종리권의 손에서 퍼져나간 부적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폭발을 일으켰다.
그와 함께 터져나가는 난쟁이들의 시체.
그에 균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적어도 그가 생각하기로 종리권이 저쪽에 붙을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하아.”
결국, 균은 갑작스러운 종리권의 참전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 대신.
“저 친구를 좀 상대해 줄래?”
균는 지금껏 침묵하고 있던 네 명의 천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 녀석을?”
“뭐, 사실 나도 굳이 몸을 움직이게 하고 싶진 않았는데 조금은 예상외의 상황이라서 말이야.”
균의 말.
그에 네 명의 천왕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종리권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고.
곧 종리권과 네 명의 천왕들이 맞붙음과 동시에.
“모두 죽여버려라!”
지금껏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던 흑몽의 일원들이, 전쟁에 참여했다.
“…….”
흑몽의 일원들이 참여하자마자 순식간에 어지럽게 변해가기 시작하는 전장.
그러나 균은 여전히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
‘네 명의 천왕을 움직인 이상, 여기까지도 예상 범위다.’
그는 그런 생각과 동시에 자신의 품에 있는 유물을 만지작거렸다.
그가 계속해서 현 전황을 냉정하게 파악하려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품속에 있는 유물인 ‘태양산’ 때문이었다.
태양산.
그것은 바로 유물을 사용할 시 이곳에 있는 난쟁이들의 능력을 일시적으로 원래대로 돌려주는 역할을 하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그가 이 물건을 굳이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유물의 유지 시간이 너무 짧은 것 때문.
‘이 유물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김주혁이 있을 때여야만 한다. 그 녀석을 반드시 잡아야 하니까.’
균은 그렇게 생각하곤 침착한 표정으로 전황이 서서히 난쟁이들쪽으로 기우는 것을 보며 입가를 비틀어 올리려 했으나-
“……!”
얼마 지나지 않아, 균은 다시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으하하하하핫!”
갑작스레 원래라면 전혀 공격이 들어와야 하지 않을 야산의 북쪽에서.
“내가 누구냐! 나는-!”
꽈아아아아앙!
“슈텐이다!!!!”
갑작스레, 요괴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것도 꽤 많은 숫자의 요괴들이.
갑작스레 선두에서 나타난 슈텐의 정권과 함께 어왕류의 머리가 찌그러지고 난쟁이들의 몸이 허공에 떠오른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난쟁이가 기겁한 이유는.
카가가가가가가각-!!!!
말 그대로 엄청난 크기로 변한 불가살이가, 마치 자신의 몸을 운석처럼 이용해, 지상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으득!
갑작스러운 요괴의 참전으로 인해 순식간에 기울어져 버린 무게추.
균은 여유를 잃고 사정없이 쓸려나가는 난쟁이들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니, 균은 억울함까지 느끼고 있었다.
“올 거면 한 번에 와라 좀……!”
계속 승기를 잡을 때쯤이면 한 명씩 등장해서 예상하지 않은 일이 생기는 상황에 균은 짜증을 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자신의 품 안에 있던 유물을 꺼냈다.
“쯧.”
여전히 머릿속에는 이 유물은 김주혁을 잡기 위해 써야 한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으나 그는 과감하게 태양산에 마력을 집어넣었다.
어차피 이곳에서 전부 전멸하면 김주혁을 잡는 것은 생각도 못 하게 되니까.
우우우웅!
그런 결심을 하고 균이 태양산에 마력을 집어넣자, 곧 그의 마력을 머금은 태양산은 허공을 부유한 뒤.
콰아아아아-!
곧 거대한 마력파를 쏘아내었다.
그리고.
“키키기기기긱!!!”
난쟁이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요괴들에게 속절없이 짓이겨지고 있던 난쟁이들은 오히려 요괴들을 찍어누르기 시작했고.
마찬가지로 흑몽과 힘겨운 접전을 벌이고 있던 난쟁이들은 순식간에 흑몽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바뀐 전황.
기울어진 무게추가 서서히 기울어져 중앙을 맞추고.
중앙을 맞춘 무게추가 다시금 자신에게 넘어오는 것을 보며 균은 한숨을 내쉼과 동시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더 이상 균은 이번 싸움이 패배로 흐를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금의 난쟁이들은 일시적이지만 예전의 힘을 되찾았으니까.
‘계획대로 되지 않아 김주혁을 잡는 데 태양산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15분 내로 이 전쟁은 정리될 것이었다.
만약 여기서 또 다른 예외가 생기지 않는다면.
‘……설마, 또 예외가 생기지는 않겠지.’
균은 인상을 찌푸렸다.
맨 처음에는 갑작스레 튀어나온 강자 두 놈이.
그다음에는 종리권이.
그다음에는 요괴 무리가 상정 외의 상황을 만들어냈다.
‘그래, 더 있을 리가 없다.’
허나 얼마 있지 않아 균은 단호하게 결론을 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정 외의 상황이 이렇게 많이 일어날 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래,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화르르륵! 꽈아아아아아앙!!!!!
그는 갑작스레 전쟁터 한가운데에 떨어진 거대한 번개와 화염을 보며.
“이런 씨발.”
균은 결국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고.
곧 거대한 번개와 화염이 떨어져 내린 곳에는 크레이터와 함께.
“이 몸, 강림.”
두 여자가 바르체와 함께,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