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46
146
146화 샤이닝 스타(2)
거르고 걸러서, 본선에 진출한 8명.
허나 그 중에서 이곳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참가자 L양은 안타깝게도 석상에 참가하진 못 했습니다.”
그녀는 마왕 컴퍼니 소속의 참가자였다. 대신 병실에서 음성통화는 가능했기에 목소리로만 참여할 수 있었다.
“암은 정복되었지만, L양은 불치병입니다. 선천적 에이즈인 탓에, 무균실에서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녀의 애틋한 사연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 삶의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는 그녀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녀의 작품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았지요. 이번 기회에 그녀가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는지, 크게 기대가 됩니다.”
그것과 동시에 그녀가 그린 그림이 차례대로 나열되기 시작했다.
“와……”
사람들은 모두 감탄을 했다.
예술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 사람들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림은 매우 직관적인 것과 동시에, 아름다운 색채의 향연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무언가가 마음속 깊이 충족이 들게 만들었다.
“와…. 아마추어가 아닌 것 같은데?”
“뭔가 대단한 것 같아.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참가자의 작품을 살펴보아도 L양만큼 임팩트를 주지 못 했다.
심사위원 가르트는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대단히 잘 그린 그림입니다. 이거 참… 제가 도전자로 출전해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허나 가르트와 반대로 이민수 화백은 반대 의견을 내었다.
“선이 난잡합니다. 그리고 여백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 했군요. 혼자 배워서 그린 그림이라는 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군요.”
악평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감정사 김현석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대단해보이지만, 사실 이런 그림은 굉장히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병마와 싸우는 그녀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더 많이 배워야겠습니다.”
심사위원 중 2명이 마왕 컴퍼니 소속의 예술가에게 적대적이었다. 그들은 어떻게든 흠짓을 찾아서 비판을 했다.
“……”
마왕 컴퍼니 소속 화가들은 모멸감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 중 지극히 나이가 있는 화가도 있었다. 비록 명성은 없지만,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이어온 화가였다. 그런 그에게는 허송세월을 보내었다는 악평을 가했다.
시청자들은 이민수 화백의 독한 어조에 깜짝 놀랐다.
“와…. 독설 수준 보소?”
“훈수가 만렙이다. 직접 들으면 멘붕할 듯.”
더 재미있는 것은 다음 장면이었다. 늘 악평을 일삼던 이민수 화백이 이번에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칭창하지 않는가?
“굉장히 훌륭합니다.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볼 수 없는데요.
마찬가지로 감정사 김현석도 이민수 화백을 거들었다. 둘이서 편을 먹고 심사를 좌지우지 하는데, 환상의 투톱을 보는 것 같았다.
“뭔가 좀 심사가 이상한데?”
“그..러게 말이야.”
“근데 예술에 대해서 까막눈이니, 맞는지 틀린지 잘 모르겠다.”
이민수 화백은 그렇게 자신과 연관 있거나 직전 제자를 뒤에서 밀어주었다.
다만 가르트는 머리를 갸웃거렸다. 해외에서 지내다가 온 그는 그 두 명의 심사평을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중립적인 가브먼트 맨을 제외하면, 가르트는 소수의견에 불과했다. 결국 샤이닝 스타는 두 명의 협잡꾼에 의해서 흘러갔다.
힘들게 본선에 올랐지만, 마왕 컴퍼니 소속 화가들 대부분은 1차전에 탈락하고 말았다.
“네. 결과가 나왔습니다. 본선에 진출하는 것은 김정준씨가 되겠습니다.”
김정준의 상대였던 노 화가는 쓸쓸이 무대를 내려와야 했다.
마지막 라운드는 화제의 L양과 미술 협회 소속의 화가였다.
그의 이름은 백정규.
이민수 화백의 직전 제자로서, 고인물의 끝판 왕이라고 할 수 있었다.
뒷짐을 서고 있는 그의 모습이 아주 거만하게 보였다. MC도 그 점을 문제 삼고 싶었지만, 일단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참았다.
백정규의 상대는 병마와 싸우는 L양이었다.
“자 드디어 마지막 라운드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L양의 첫 번째 본선인데요. 이 자리에 나올 수는 없지만, 다행이 음성 통화는 가능하다고 합니다. 지금 바로 연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윽고 신호음이 가고, 상대측에서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MC가 먼저 인사의 말을 건넨다.
그리고…..
“안녕하세요. 그림쟁이 L입니다.”
깜찍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놀란 눈치였다. 듣기에는 아직 변성기도 오지 않은 것이 분명해보였다.
“오…. 혹시 나이를 물어봐도 되려나요?”
“헤헷. 올해로 14살입니다.”
그녀는 또박또박 자신의 나이를 밝혔다. 활기차고 목소리가 명랑해서, 불치병에 걸린 아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덩달아서 시청율도 급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그녀가 실은 불치병 환자라니.
대중이 소모하기 좋아하는 컨텐츠가 아닌가?
많은 이들이 L양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해요. 여러분도 제 그림을 보고 저라는 사람을 좋아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좋아한다는 말이 여러 번 들어갔다. 허나 오히려 그런 점이 많은 남성 시청자에게 호의를 얻을 수 있었다.
“와… 목소리가 꾀꼬리 같다.”
“왠지 실제 모습도 예쁠 것 같아.”
MC는 인터뷰를 끝내고, 대회 진행을 준비했다.
“자…. 미리 준비된 그림을 꺼내도록 하겠습니다. 1라운드에 준비된 그림은 1주일이라는 시간이 동일하게 주어졌습니다.”
MC의 설명이 끝나고, 백정규의 그림이 먼저 선을 보였다.
“와우… 심오하군요. 설명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조각조각난 남자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백정규는 거만한 자세로 말을 이어나갔다.
“제 작품은 모더니즘을 표한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기성 도덕은 배제하는 방식으로, 도시 문명이 가져다주는 인간성 상실을 주제로 삼고 있지요. 존재의 무의미성과 그로 인해서 심화된…….”
복잡하고 어려운 말을 늘어놓는다. 그 말을 들을수록 MC의 곤혹스런 표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것은 대부분 시청자도 마찬가지였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이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너무 어렵다.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걸.”
시청자에게 무척이나 불친절한 모습이었다.
“그….렇군요. 하하…. 백정규님, 설명 감사드립니다.”
MC는 얼떨떨한 최대한 지우려고 노력했다.
“자 다음은 기다리고 기다렸던 L양의 작품입니다.”
천에 가려진 캔버스가 나왔다.
“자! 제가 직접 열어보겠습니다.”
천이 걷어지고 L양의 작품이 드러났다.
캔버스에 그려진 것은 미소녀였다. 병실에서 온화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만 안색이 창백하고, 전체적으로 마른 편이었다. 허나 그 와중에도 호선을 그리고 있는 눈을 바라보자면, 영혼이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아 갑자기 눈이 밝아지는 느낌이군요. 대단히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요.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들어봅시다.”
L양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림에 대해서 설명했다.
“부끄럽지만, 제 자화상이에요. 병실에 있다 보면, 이래저래 심심하거든요. 그릴 것도 많이 없구요. 그래서 제일 많이 그리는 것이 저의 모습이랍니다.”
그녀의 깜찍한 대답에 MC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아….. 자화상이었군요.”
곧 이어 MC는 짓궂은 표정으로 농을 걸었다.
“이렇게 미소녀인지는 몰랐는데, 혹시 포샵처럼 고친 부분은 없습니까?”
“어마나…. 어떻게 알았데요? 히힛.”
그녀는 익살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많이 뜯어고쳤답니다. 여러분 착각하시면 안 돼요.”
농을 농으로 맞받아쳤지만, 전혀 어색하지가 않았다. 프로그램 성격상 예능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그녀는 완벽하게 견인차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방송 PD는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
“대단해. 시청율이 급상승하고 있어.”
“이럴 때가 아니지. 인터뷰를 최대한 길게 지속하라고 해.”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방송에 더 오래 노출시켜야 했다.
방송경력이 남달리 오래된 MC도 눈치를 챘다. 그는 타이밍에 맞추어 그녀와의 인터뷰 시간을 늘였다.
그녀에 관한 이야기가 방송을 제외하고, 인터넷 검색 순위에도 올라왔다.
L양은 힘겹게 불치명과 싸운다. 하지만 힘든 와중에도 어두운 기색이 없다. 오히려 활기가 넘치고, 긍정적인 포스를 마구 뿜어내고 있었다.
그에 더해 자화상을 볼 때, 그녀의 미모는 무척이나 아름다울 것을 짐작 되었다. 아무리 미화를 했다 하더라도 말이다.
마지막으로 L양의 그림 솜씨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예술에 대해서 까막눈이라 할지라도, 그녀의 그림은 범상치 않았다.
보면 볼수록, 그림에 빠져든다고 해야 하나?
실력, 외모, 배경.
대중이 좋아하는 요소는 전부 갖추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많은 이들의 환호를 받고 있었다.
“자…. 이제 심사위원님의 평가가 있겠습니다.”
가르트는 그녀를 매우 크게 칭찬했다.
“대단한 솜씨입니다. 아름다운 마드모아젤의 모습도 잘 보았구요. 역시 고대로부터 여인의 아름다운 곡선은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또 확인하게 되는 그림이었습니다.”
가르트의 격찬에도 불구하고, 이민수 화백과 감정가는 L양을 인정하지 않았다.
“가르트님은 너무 점수를 후하게 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에는, 입시생을 살펴봐도 이 정도 그리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무엇보다 그림에 대한 깊이가 없어요. 고찰과 깊은 이해가 받침 되지 않으면 그 그림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민수 화백의 독설이 다시 가동되었다. 그 장면을 보고 있던 PD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아니, 저 양반이 방송을 다 망치네.’
급하게 사인을 보내었지만, 그것은 무용지물이었다. 이미 이민수 화백은 자신의 말에 스스로 심취되어 있었다.
나머지 심사위원들도 짧은 심사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미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었다.
“자! 그럼 하이라이트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각자 그림의 가격을 메길 텐데요. 과연 누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지….. 곧 이어서 그 결과가 밝혀집니다.”
시청자와 방청객들은 모두 숨을 죽인다. 누가 봐도 L양의 그림이 훨씬 뛰어났지만, 여태까지 이해하기 힘든 심가 평이 많았다.
“자! 먼저 백정규님의 그림의 가격을 알아볼까요?”
두두두…..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이어서 드러난 가격은…..
“350만원.”
심사위원이 내린 가격의 총합이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그런 가격이었다. 하지만 백정규는 불만이 많은 표정이었다. 그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무언의 제스처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MC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자 그럼 L양의 자화상은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지? 지금부터 가격을 공개하겠습니다.”
MC의 말이 끝나고.
L양이 그린 자화상의 가격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