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89
189
189화 결혼
그녀의 질문에 마왕은 곧바로 답변을 하지 않았다.
“…….”
침묵이 오간다.
그리고 마왕은 스스로 그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사실대로 말하고 싶지 않다.’
그것이 마왕의 본마음이었다.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발모제 따위를 개발 중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마왕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기밀사항이다. 너에게는 알려줄 수 없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미나는 마왕과 오래 알고 있는 사이였다. 발모제 개발 사실을 안다고 하더라도 딱히 문제될 것은 없었다.
“알…겠어요.”
김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파헤칠만큼 궁금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이라면,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
“전 이만 가볼게요.”
미나는 자리에 일어났다. 꾸벅 고개를 숙이고 난 뒤, 그녀는 떠나갔다.
“…….”
마왕은 불편한 침묵을 유지했다.
.
.
.
그녀가 떠나간 후.
마왕은 발모제 연구를 잠시 등한시했다. 왜냐하면 하루 종일 김미나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 사실대로 말을 못 했을까?’
발모제를 만드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딱히 어려울 것도 없다. 실제로는 그보다 더 무시무시한 것도 많이 개발하지 않았던가?
‘혹시 나는?’
그러다가 한 가지 결론에 다다른다.
혹시 발모제를 만드는 것을 그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왜?”
그 이유는 간단했다.
혹시라도 김미나가 오해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왕 본인의 머리카락이 빠지고 있기 때문에, 발모제 연구를 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었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그녀가 오해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마왕은 무의식적으로 그런 상황을 예측하고, 대답하는 것을 거부했던 것이다.
“…….”
마왕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업가로서, 그는 완전무결한 존재였다. 헌데 10살이나 어린 여자의 오해가 무서워서, 대답을 회피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답답한 그는 하루 종일 서성거렸다. 그러다가 그는 결정했다.
‘내 마음이 이러한 이유를 알아야겠다. 그녀와 다시 만나면 확실해지겠지.’
그는 발모제 개발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섰다. 운전 기사가 말했다.
“어디로 모셔드릴까요?”
“OO 수영장으로 가자.”
김미나가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마왕이 지어준 전용 수영장이었다. 비용은 엄청나게 들었지만, 마왕은 전혀 그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더 빨리 가도록.”
“알겠습니다.”
멀지 않은 거리였다. 헌데 그 시간이 오래 걸리는 느낌이었다.
“도착했습니다.”
“금방 다녀오지. 자네는 이곳에서 기다리도록.”
수영장은 철저히 외부 인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비원이 마왕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다가갔다. 출입을 금지시키기 위해서였다.
‘김미나의 열성 팬인가 보군.’
허나 경비원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다가오는 사람의 정체는 다름 아닌 마왕 컴퍼니의 CEO가 아닌가?
“사… 사장님?!”
마왕은 손가락으로 입을 막았다.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였다.
“네..넵.”
그렇게 하고 난 이후.
그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
.
삐익.
호른이 울리고, 그녀는 물속으로 빠져들었다.
촤아악!
물살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간다. 머리가 복잡하더라도, 수영을 할 때만은 진지해진다. 그녀가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서, 어쩔 때에는 단순해져야 한다.
복잡한 생각은 경기 전에 해도 충분하다.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모든 역량을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연습도 마찬가지다. 잡생각이 많아지면, 육체도 그것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
마왕은 먼 곳에서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할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그녀를 부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마왕이 내키지 않았다.
마왕은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탈의실로 향했다. 원래라면 남성인 마왕이 그곳을 무단침입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상관없지.’
그녀가 들어오는 즉시, 대화를 시도할 것이다. 낯 뜨거운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마왕은 그렇게 생각했다.
*****
시간이 흐르고.
김미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탈의실로 이동했다. 오늘 해야 할 훈련을 모두 마쳤다. 집에 가서 휴식을 취하다가 잠에 들면 오늘 일은 마치는 것이다.
달칵!
문이 열린다. 동시에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수영복을 벗었다. 당연히 탈의실에 변태가 아닌 이상, 누군가 숨어있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흠……”
누군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김민철 사장님?”
수영복 상의는 거의 벗은 와중이었다. 적나라한 모습을 모두 마왕에게 보여주었다.
“미안하군. 원래 내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다.”
“그렇군요.”
무척이나 부끄러운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비명 같은 것은 지르지 않았다. 그저 무덤덤하게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상체를 가렸을 뿐이었다.
“……..”
오히려 상황이 애매해진 것은 마왕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의문을 풀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다음에 다시 만나도록 하지.”
그렇게 말한 마왕은 그녀를 지나치려고 했다. 타이밍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잠시만요.”
밖으로 나가려는 마왕의 옷자락을 잡는 이가 있었다.
“……”
김미나는 진지한 눈빛으로 마왕을 바라보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
“저는 당신을 좋아해요.”
“…….”
“알고 계셨죠?”
“물론이다.”
“하긴 당신이라면 충분히 알고 있었겠지요.”
그녀의 목소리는 자조적이었다. 13년이나 뒤에서 그를 기다렸다. 바보가 아닌 이상,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할 리가 없다.
“전 안 되겠지요?”
“…….”
마왕은 바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마족에게 13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지만.
인간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지고지순한 사랑이 있어도, 13년간 순정을 바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나는……”
마왕의 재력에 이끌려서, 많은 여자들이 마왕에게 대시했다.
허나 그것도 잠시.
마왕의 본 모습을 확인한 여인들은 모두 떨어져 나갔다. 목석보다 더 딱딱한 마왕을 견딜 여자는 이 세상에 없었다.
단 한 명인 김미나를 제외하고 말이다.
“미안해요. 저는 바보 같은 여자라서. 아마 좋아하는 마음을 끝까지 놓지는 못할 것 같아요.”
그녀는 쓴 웃음을 짓는다.
“사실 얼마 전에 선을 보았어요. 부모님이 강권했거든요.”
“……”
“상대는 무척이나 훌륭한 남자였어요. 매너도 좋았고 능력도 있는 남자였지요.”
마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인생은 그녀가 살아가는 것이다. 남자를 만나서 가정을 꾸리는 것을 마왕이 막을 리가 없다. 오히려 엄청난 규모의 축의금을 선물했으리라.
“허나 문제는 따로 있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그 남자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이 생겨나지 않았으니까요.”
주변 시선도 있었고, 부모를 생각해서라도 좋은 만남을 유지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 남자와 잘 지내려고 해도 마음이 가질 않았다. 결국 선을 본 남자가 이렇게 말했다.
‘김미나씨는 늘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 같네요. 혹시 제 착각인가요?’
그 남자의 시선은 정확했다. 그리고 미나도 그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결국 그 둘은 자연스럽게 연락을 끊었다.
“그리고 깨달았어요. 저에게 남은 것은 수영뿐이라는 것을요.”
입 밖으로 내지 않은 말이 있었다. 평생 혼자서 인생을 살아가고 마감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다만 그렇게 말하는 것은 너무 비참한 것 같아서, 결국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허나……
눈치가 빠른 마왕이 그것을 모를 리가 없다. 자신이 아니면, 김미나는 독수공방하다가 쓸쓸이 혼자서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마왕 본인이 원하지 않았다.
꽈악!
마왕은 그녀의 손을 부여잡았다.
“……?”
화들짝 놀라는 김미나.
그런 그녀를 두고 마왕이 말했다.
“똑똑한 여자인지 알았건만, 미련하기 그지없군.”
“…….”
“운 좋게 생각해라. 너처럼 미련한 여자를 거둬들일 사람은 나 밖에 없으니까.”
그의 심미관은 마족의 그것에 맞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13년에 가까운 시간은 그의 심미관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방금 보았던 그녀의 나신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내 여자가 되어라. 김미나. 물론 거절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내가 그리 마음을 먹었으니까.”
마왕은 단호하게 말했다.
물론 김미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마왕이 자신에게 연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 못 했었다.
“저..저는…..”
그녀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졌다. 얼음 공주라는 별명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왜? 너무 급작스럽나?”
“아니요. 저..저도 좋아요.”
김미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허락을 들은 마왕은 거침없었다. 곧바로 그녀의 가느다른 허리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자신의 품을 향해서 확 끌어들였다.
“아……”
마왕은 왼손으로 그녀의 턱을 매만졌다.
너무나도 능숙한 그의 리드에 김미나는 몸이 굳었다. 하지만 마왕은 그런 그녀의 상황을 헤아려주지 않았다.
“…….”
신체 부위 중에서 제일 부드러운 부위가 어디일까?
바로 입술이었다.
마왕과 김미나는 어느새 그 부위가 서로 맞닿아 있었다.
물론 마왕은 그 부분이 익숙했지만, 김미나는 그렇지 않았다. 온 몸의 기운이 쭉 빠지는 기분이었다.
“아……”
키스가 끝나고.
미나는 자신의 입술에 남은 여운을 느꼈다.
“넌 이제 내 여자다. 다시는 허튼 생각 따위 하지 마라.”
물론 그 품에 안긴 김미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마왕의 결혼 소식.
그것은 갑작스레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상대는 더 놀라웠다.
세계적인 수영 선수인 김미나였기 때문이었다.
전 세계의 매스컴은 이 일대의 사건에 집중했다.
-마왕 컴퍼니 CEO 김민철과 수영 여제 김미나의 결혼 소식!
-‘우리는 지금 사랑 중♡’ 충격의 소식.
-김미나의 열렬한 팬들은 졸도 중.
유명 포털 순위를 독차지 하는 것은 당연했다. 무엇보다 김미나의 팬클럽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아….. 이건 안 된다. 김미나가 결혼이라니?”
“이런 억울한 일이 있나? 이제 나는 누구를 바라보고 살아야 하나?”
“그녀가 결혼하는 날, 저는 자살하렵니다.”
“김민철. 이 XX하고 XXXX 할 새끼! 평생 저주할테다.”
물론 그 열렬한 팬들을 조롱하는 댓글도 다수 있었다.
“네 분수를 알아라. 김미나도 눈이 있는데, 너희 같은 씹덕이랑 만나줄 리가 없잖아.”
“애초에 가능성이 없는데, 왜 그렇게 열폭들 하시는지?”
“하여튼 극성 팬들이 문제야.”
수영 여제인 김미나의 상대로서 마왕의 부족하다는 의견은 없었다.
세계 최고의 갑부.
마왕 컴퍼니의 CEO 김민철은 이미 명실상부한 최고의 신랑감이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