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3
3
3화 정화의 룬
곧 이어 추가타가 이어졌다.
퍼억!
사커킥이 작렬했다. 복부를 깊숙이 파고드는 발차기가 일품이었다. 사장은 엄청난 고통에 몸을 파르르 떨었다.
“누…누구야?”
“미친! 일단 말려.”
사장의 친구가 놀라서 외친다. 마왕은 흘깃 쳐다보면서 말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
지배자에게는 그에 걸맞는 카리스마가 있다. 비록 병자의 몸이지만, 마왕의 눈빛은 섬뜩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으으윽……”
마왕은 신음을 흘리는 사장의 머리채를 잡는다. 그리고 뒤를 꺾으면서 사장의 귀에 대고 말한다.
“감히 하찮은 미물 주제에, 여태까지 짐을 농락해?”
“으윽….. 미..민철아, 왜? 왜 그러는거야? 마..말로 하자. 말로!”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외쳤지만, 소용없었다. 주먹을 말아 쥐고 기계적으로 내려쳤다. 금세 그의 얼굴은 죽사발이 되었다.
“꾸엑…….”
손속에 사정을 두긴 했다. 악덕 사장이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밀린 임금은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다만 견디기 힘든 충격인지 제정신을 차리지 못 했다.
마왕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물을 찾았다.
테이블이 넘어지며 다 깨져버린 탓에 물은 없었지만, 마침 뿌리기 좋은 화채는 다 쏟아지지 않고 멀쩡히 남아있었다.
촤아악!
“어푸! 어푸!”
그제서야 정신이 드는 모양이다. 하지만 곧 이어 마왕의 시선을 감당해야 했다.
“히익…….”
이미 기선이 제압당해서인지, 눈도 제대로 못 맞춘다. 40대 후반의 그가 악덕사장일지는 몰라도, 이런 폭력은 난생 처음 당해보는 것이었다.
“김군. 그..그만하게나. 이..이러면 자네도 좋을 것이 없어. 콩..콩밥이라도 먹고 싶은 거야?”
두려운 와중에도 법을 들먹인다. 평범한 소시민에게 있어서 공권력은 특효약이나 다름없으니까.
허나 마왕은 코웃음부터 친다. 오히려 그의 멱살을 강하게 쥐어 틀면서 말했다.
“신고하던가.”
“뭐, 뭐라고?”
“경찰이 오기 전에 네가 맞아죽을지, 아니면 운 좋게 살아남을지. 한 번 알아보지.”
다시 손을 쓰려는데, 사장이 다급하게 외쳤다.
“그..그만. 제발! 원하는 것이 뭔가?”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법이다.
“내 월급과 퇴직금. 그리고 내 주먹이 아프니까, 위자료도 청구하지.”
심드렁한 표정이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만약 그의 제안을 거절하면, 단순히 말로 끝나지 않을 것이기에.
“아..알겠다. 넣어줄게. 넣어줄테니까. 제발 이것 좀 놔줘.”
마왕은 그제야 멱살을 푼다.
“여기서 입금해라.”
그는 휴대폰을 꺼낸다. 그리고 자신의 경리에게 전화를 한다.
“미선아. 500만원을 당장 김민철에게 입금해. 야! 쓸데없는 것은 묻지 말고. 시키는대로만 하라고!”
통화가 끝나고 얼마 있지 않아서 민철의 휴대폰에 메시지음이 나온다. 문자를 확인하니 500만원의 돈이 입금되어 있었다.
사장은 두려웠다.
예전에 그가 알던 김민철이 아니다. 평소의 그는 시키는대로 일만 했지, 어떤 불합리한 처사에도 대꾸를 하지 못 했다.
헌데 지금은 어떤가? 사람하나 죽이는 것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경찰입니다.”
뒤늦게 경찰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곧바로 민철과 사장이 있는 곳으로 왔다.
마왕은 보라는 듯, 빈 소주병을 들어올린다.
작은 미소와 함께.
그것은 사장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죄..죄송합니다. 술 마시다가 서로 감정이 격해져서. 서..서로 화해를 했으니까. 이제 문제 없습니다.”
얼굴을 봐서는 일방적으로 맞은 것 같은데 피해자가 저런 말을 하고 있다. 다른 이들도 모두 동조하니 결국 경찰도 조심해서 마시라는 경고만 하고는 돌아가 버렸다
결국 마왕은 체불 임금을 모두 받았다. 매번 사장은 회사에 돈이 없다는 말만 했다. 하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줄 돈이 없었던 모양이군.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먹지 그랬냐?”
“……..”
“인간, 정당한 대가를 치러라. 손을 펴지 않으면 아무것도 쥘 수 없으니까.”
“그……. 알겠네. 다시는 체불하지 않겠어.”
사장은 겁먹은 표정으로 말했다.
****
가용 가능한 재산이 530만원으로 늘었다. 민철은 귀금속 판매 사이트로 들어갔다.
거래 시가를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순도 99퍼센트가 넘는 금은 확실히 비싸다. 그램당 4만 5천원이다. 하지만 마나 서큘레이션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재료였다.
곧바로 300만원어치 금을 구매했다. 그 외에도 여러 금속을 구매했다. 니켈, 구리, 크롬까지. 나머지는 그리 비싸지 않은 탓에 손 쉽게 구매할 수가 있었다.
이제부터 만들 아티팩트는 정화의 룬이다. 현대 과학으로 말기 암을 치유하기 어렵지만, 마법은 그렇지 않다.
곧 이어 푸른 마력이 마왕의 손에서 발현되었다.
스르륵……
금이 가는 실처럼 늘어나기 시작한다. 인간 김민철이 가진 마력양은 형편없었다. 하지만 마왕으로서 오랜 경험과 세밀한 마력조정은 녹 쓸지 않았다.
뚝….. 뚝…..
굵은 땀방울이 연신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다. 부족한 마력은 체력까지 갉아먹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집중력을 발휘했다.
“후우…….”
3시간동안 마나 서큘레이션을 작업을 완료했다. 완성을 해보니, 작은 귀걸이 형태의 아티팩트가 완성되었다.
하급 정화의 룬.
마왕은 그것을 곧바로 귀에 착용했다. 물론 이걸로 암을 단번에 제거할 수는 없다. 다만 암의 전이를 막아줄 수 있으리라.
급한 일은 마무리했지만 여전히 불만족이다. 나약한 몸뚱이부터 좁쌀만한 마력까지. 게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려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고작 끼니를 거른 것만으로 위장이 아우성을 친다.
“…….”
마왕은 냉장고문을 열었다.
휑하다. 반찬통에 남은 것은 김치 몇 조각이랑 우엉조림이 전부다. 무엇보다 쌀도 없었다. 찬장에 라면 두 개가 전부.
뽀글뽀글.
물이 끓어올랐다. 곧 이어 면과 수프를 털어 넣는다. 하얀 면이 익어가면서 매운 향이 올라온다. 그것은 침샘을 교묘하게 자극시킨다.
“후, 후…..”
전직 마왕의 젓가락이 흉포하게 양은 냄비를 누볐다.
후루룩…….
쩝쩝.
끓인 라면을 순식간에 해치운다. 작은 건더기, 국물 한 방울도 남기지 않았다.
마왕은 당황했다.
‘맛있잖아.’
마왕 시절, 온갖 산해진미로 배를 채웠다. 그런데 라면 스프의 오묘한 맛은…….
그것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이런 저급 음식에 감동하다니…….”
그런 자신이 싫어지는 마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