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60
60
60화 라거넬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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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거넬드의 표정은 굳어졌다.
“지금 뭐라고 했나?”
“너의 손녀를 치료해줄 수 있다고 했다.”
허나 라거넬드의 표정은 사기꾼을 바라보는 표정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라거넬드가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아도, 그녀를 소생시킬 수 없었다. 그렇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의 호언장담을 믿을 수가 없었다.
“만약에.”
“뭐?”
“마법처럼 그녀를 소생시킨다면, 너는 무엇을 희생하겠는가?”
여태까지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일변했다. 마왕의 등 뒤에서 검은 아지랑이가 솟아오르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그…그건….”
압도된 라거넬드는 쉽게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남자의 모습이 마치 꼬리를 숨긴 악마처럼 느껴진 것이다.
“하..할 수만 있다면, 내 영혼을 팔겠소.”
라거넬드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절대 거짓이 아니었다. 소중했던 혈육을 잃어버리고, 마지막 남은 것은 손녀뿐이었다.
그녀를 살릴 수 있다면, 자신의 영혼 따위는 거저 줄 수 있었다. 설사 불타는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 받더라도 말이다.
늙은이의 영혼과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영혼의 무게는 분명 다를 것이기에.
“그 정도 바램이라면…. 좋다. 너의 소원은 내가 들어주지.”
그 말만 남기고, 마왕은 저벅저벅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언덕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라거넬드는 움직일 수 없었다.
“허어….. 진정 악마에게 홀린 것일까?”
한참이 지난 후에야, 라거넬드는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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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에 다녀온 후.
라거넬드는 다시 병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정체불명의 남자와 계약을 맺은 후, 기이한 기대감에 이끌린 것이다.
동시에 자신이 노망난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도 들었다.
‘아직 정신은 멀쩡한 줄 알았는데.’
라거넬드는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병원 입구로 들어섰을 때였다.
“라거넬드씨!”
간호사가 놀란 얼굴로 그를 부른다.
“안 그래도 연락 하려고 했는데. 마침 이렇게 오셨군요.”
호들갑을 뜬다. 어리둥절한 라거넬드는 그 연유에 대해서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오?”
“듣고 놀라지 마십시오. 손녀 분의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낭보였다.
“뭐시라?”
직접 두 눈으로 보기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 라거넬드는 늙은 몸을 이끌고, 병실로 빠르게 이동했다.
끼이익…..
문이 열리고 병실 안으로 들어간다. 하얀 가운의 의사들 사이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손녀가 보였다.
“내 사랑스런 안젤라….”
라거넬드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손녀가 그를 보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누구세요?”
“난… 난….”
눈앞이 자꾸 흐려진다. 눈물샘이 완전히 말라버렸다고 생각했건만, 그건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꾸욱.
안젤라가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따뜻했다.
아이는 천사와 같은 목소리로 그를 위로했다.
“엄마가 말했어요. 마음이 아프면 눈물이 난다고.”
“……”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그것이 아니란다. 이것은 기쁨의 눈물이란다.”
라거넬드는 그렇게 말하고 아이를 껴안았다.
답답한 안젤라는 그를 밀어내려다가…..
더 깊게 끌어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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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년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안젤라.
의사들은 그녀의 상태를 정밀하게 검진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안젤라는 그 어떤 후유증 없이 건강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이건 정말이지 기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군.”
혼수상태에 빠진 그녀를 치료한 것은 마왕이었다.
그는 마나 서큐레이션을 이용해서 암도 정복한 사나이였다. 의식불명을 치료하는 것은 마왕에게 있어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곧 이어.
의사들은 만장일치로 그녀의 완쾌를 선언했다.
.
.
.
새벽 한 시.
라거넬드는 가운을 입고, 푹신한 고급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었다.
작은 탁자에는 독한 양주병이 있었고, 투명한 글라스에는 딱 한 개의 얼음이 들어 있었다.
“……”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갔다.
안젤라와의 해후도 잠시, 이제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 곧 악마가 와서, 자신의 영혼을 집어 삼키리라.
그저 망상이라면 좋겠지만, 아마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모든 일에는 반대급부가 있기 마련이다. 기적을 대가로, 저울 반대편에 달리는 것은 늙은이의 영혼이리라.
‘인생에서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는 법이지.’
그것은 라거넬드 인생의 좌우명이나 마찬가지였다.
딩동딩동.
새벽 두시가 되었다.
시계는 정확히 두 번 울렸다.
삐걱……
오래된 마루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집 안에 들어온 것이다. 평소라면 도둑이라고 난리를 쳤을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었소.”
예상한대로, 낮에 보았던 악마가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떤가? 그녀와의 해후는 즐거웠나?”
“그렇소. 덕분에 나는 구원 받았지.”
라거넬드의 모든 재산은 그녀에게 상속될 것이다. 안젤라가 커가는 모습을 못 보는 것이 아쉽지만.
적어도 불행하게 살아가지는 않으리라. 라거넬드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내 영혼이 당신에게 쓸모가 있으면 좋으련만. 악마 양반.”
“……”
“왜 그러시오? 뭐가 잘못 되었소?”
이윽고 악마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의 영혼은 나에게 가치가 없다.”
“뭐라고? 그럼 대체 무엇을……”
“내가 필요한 것은 너의 재능이지.”
재능?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악마는 한 장의 명함을 꺼내어 주었다.
-마왕 컴퍼니 CEO 김민철.
“내 밑에서 일해라. 인간.”
“허어…. 당신은 악마가 아니었단 말이오?”
그는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다.
“그런 하찮은 이름으로 부리지 마라. 인간.”
이윽고 그는 자신에 대한 명칭을 정정해주었다.
“난 마왕, 세계를 지배할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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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이 돌아왔다.
비록 나이는 많이 들었지만,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패션계를 이끌던 라거넬드가 컴백을 천명한 것이다.
느닷없는 뉴스였지만, 사람들은 큰 기대감에 휩싸였다.
특히 구찌니의 CEO는 기쁨의 만세를 외쳤다. 그가 은퇴하고, 마땅한 후계자가 없었던 것이다.
끼익.
기자 회견을 TV로 본 구찌니의 CEO는 한달음에 달려갔다. 이미 라거넬드 집 앞은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잠시 지나가겠소.”
수행원의 도움을 받아, 겨우 입구에 들어섰다.
탕탕탕!
문을 강하게 두드린다. 얼마 있지 않아서, 라거넬드의 하인이 나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라거넬드씨를 만나러 왔소.”
“죄송하지만,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요? 분명 그는 칩거를 깨고, 컴백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단 말이오.”
CEO는 침을 튀기며 말했다. 그가 다시 돌아온다면, 구찌니가 제일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죄송합니다. 주인님은 이미 마음을 정하신 곳이 있습니다.”
그 말은 마지막으로 문이 닫혀버렸다. 결국 그는 라거넬드를 만나지도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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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거넬드가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은 바로 마왕 컴퍼니였다.
대부분의 유럽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이름도 못 들어본 극동 아시아의 기업이 라거넬드를 스카웃하리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허나 그것은 헛소문이 아니었다.
라거넬드는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서, 유명 디자이너를 섭외했다.
그저 거장과 협업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마왕 컴퍼니에 지원했다.
인력은 충분히 모였다. 마왕은 한 술 더 떠서, 밀라노에 마왕 컴퍼니 지부를 세웠다.
패션의 도시에서 라거넬드를 앞세워,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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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거넬드의 패션쇼가 열렸다.
딸을 잃은 그 날부터, 그는 깨끗하게 은퇴를 했다. 하지만 작품 활동을 쉰 것은 아니었다. 그는 틈틈이 새로운 디자인을 생각해내었고, 그것은 하나하나 도화지에 옮겨 그렸다.
그것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숨을 쉬듯이, 그의 머릿속에서 저절로 조립되고 스케치 되었던 것이다.
마치 숨쉬는 것처럼 말이었다.
덕분에 오랜 공백기간임에도, 그는 왕성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와글와글.
패션쇼가 시작하기 전,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과연 거장이 다시 전설을 써내려갈지.
아니면 한물 간 퇴물이 될런지는 이제 곧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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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전 이후, 다시 조명이 밝게 무대를 비춘다.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에 따라서, 모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맙소사.”
“저렇게 아름다울수가.”
“내 눈을 믿을 수가 없군.”
라거넬드가 직접 제작한 패션이 선을 보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그는 예전보다 진일보했다. 더불어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구매 욕구를 강하게 자극시켰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자유분방한 그의 매력이 곳곳에서 드러난 것이다.
찰칵찰칵!
사진 기자들은 서로 경쟁하듯 셔터를 눌렀다. 이번 패션쇼는 이미 대박이었다.
패션쇼가 끝나고, 누가 할 것 없이 거장의 귀환을 환영했다. 특히 유명 잡지들은 1면에서 라거넬드의 컴백을 다루었다.
-He`s 70.
-Men of Honor.
그를 수식하는 헤드라인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패션 업계에 마왕 컴퍼니는 무시 못 할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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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의 한 의류점.
딸랑딸랑.
문이 열리고, 라거넬드와 손녀 안젤라가 매장에 들어섰다.
“어서 오십……”
대머리 점장은 말을 하다가 흐렸다.
“오랜만이네. 루만.”
“선생님!”
대머리 점장, 아니 루만은 기쁜 표정으로 달려갔다.
“어이쿠.”
라거넬드는 부담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밀어냈다.
“자네 몸무게를 생각하게.”
“아! 죄송합니다.”
자신의 추태를 깨달은 루만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그에게 안젤라가 치마를 붙잡고 숙녀다운 인사를 건네었다.
“안녕하세요. 미스터 루만.”
“아! 아름다운 꼬마 아가씨로군요.”
루만 역시 멋들어지게 허리를 숙이며 꼬마 숙녀를 맞이했다.
“지나가던 길에 들렸네.”
“미리 말씀해주셨으면, 마중나갔을 텐데요.”
“그럴 필요 없네.”
곧 이어 라거넬드는 창가에 DP 된 옷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나저나 아직도 저 옷을 팔지 않았더군.”
“그걸 제가 어떻게 팔겠습니까?”
창가에 있던 마네킹의 옷.
그 것은 라거넬드가 자신의 딸을 위해서 손수 만든 옷이었다. 특히 직접 수제로 작업했기에, 더욱 의미가 깊은 것이었다.
허나 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던 날.
수심에 빠진 그는 손수 만든 옷을 루만의 가게에다가 넘겨버린 것이다.
그것이 얼마에 팔리든, 전혀 상관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말이다.
“저 옷을 다시 사고 싶군.”
“얼마든지요.”
루만은 미소를 지었다. 지금 당장 그 옷을 입을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루만은 따뜻한 눈빛으로 안젤라를 바라보았다.
‘언젠가는 그녀가 저 옷을 입을 날이 오겠지?’
루만은 미소를 지었다.
얼른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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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은 국내로 복귀했다.
나름 짧은 시기였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국내 여론도 마왕 컴퍼니의 소식을 다루었다. 특히 라거넬드의 합류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 했다.
아직 라거넬드의 작품이 아직 선을 보이지도 않았건만, 부스트라도 단 것처럼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한국인들은 1등 혹은 최고만 찾는 습성이 제대로 발동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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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진예리가 곤란한 표정으로 그를 찾는다. 그녀의 손에는 오늘자 신문이 들려져 있었다.
“무슨 일이지?”
“이..이걸 봐주세요.”
거기에는 3명의 대학생이 어설프게 웃는 사진이 실려 있었다.
그리고 거기 헤드라인은 마왕조차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브레이크 아웃의 비밀을 파헤치다.
-부제: 괴짜 삼인방의 해답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