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61
61
61화 매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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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의 문이 벌컥 열린다.
그리고 성난 발소리와 함께 20대의 청년이 들이닥쳤다.
“누구야?”
큰 소리를 친 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의 손에는 신문이 들려 있었는데 꾸깃꾸깃 접혀져 있었다.
“준쿤. 무슨 일인데, 그리 심각하냐는?”
준이라고 불린 남자는 대뜸 그의 얼굴에다가 신문을 던진다.
“컥!”
“타쿠, 너지? 네가 K 신문과 인터뷰 했어?”
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소리쳤다. 타쿠라는 별명을 가진 뚱뚱한 청년은 땀을 흘리며 변명했다.
“준쿤. 고메네(미안해). 실은 여기자가 너무 카와이(귀여워)해서 어쩔 수 없이 인터뷰 했어.”
준은 달려가서 타쿠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멍청아. 이번 연구는 무조건 비밀로 하자고 했잖아. 왜 약속을 어긴 것이냐고?”
“캑…. 하지만 케이가 시켰다는. 난 이용당한 것에 불과하다고.”
타쿠는 손가락을 들어서 한 곳을 가리켰다. 그곳에는고매한 척하는 키다리 친구가 서 있었다. 그는 흰 색 다기에 홍차를 타고 있었다.
“흐음…..”
나름 고풍스럽게 새끼손가락을 지켜 올리면서 차를 음미한다. 그 모습이 아니 꼬았던 준이 소리쳤다.
“이봐. 케이, 비밀리에 붙이자는 약속은 너도 동의했잖아. 이제 와서 다 까발리면 어떻게 해?”
케이라고 불린 남자는 콧대를 세우면서 말했다.
“훗. 어리석은 것은 오히려 너다. 21세기 제일 뛰어난 지성인으로서 나의 두뇌는 나만의 것이 아니야. 인류의 공공재라고 할까? 오히려 사사로운 이익에 사로잡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너의 어리석음을 탓해라.”
허나 준은 주먹을 들고 부들거렸다.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허영심에 눈이 멀어서!”
준은 맹렬히 달려든다. 오만한 케이를 자기 손으로 결단내기 위해서였다.
“쭌쿤. 참으라는.”
타쿠가 중간에서 말린다.
“이거 놔. 저 새끼는 내가 맨손으로 때려 죽일테니까!”
“후훗. 진화가 덜 된 유인원 같은 생각이라니. 지성인으로서 이곳의 공기는 무척이나 불쾌하군.”
케이의 자뻑.
준의 발광.
타쿠는 중간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그들을 중재한다.
연구동 231호에서는 이런 일상이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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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 기술원.
약칭 과기원이라고 불린다.
대한민국 이공계의 샛별들이 모이는 장소로서, 대전 유성구에 위치하고 있었다.
과학 기술 분야에서 깊이 있는 이론과 실제적인 응용력을 갖춘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주목적이었지만……
연구동 231호의 괴짜 삼인방에게는 전혀 적용이 되지 않았다.
아웃사이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과기원 학생들에게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있었다.
그들의 면면은 이렇다.
준.
다크써클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음침한 사내다. 늘 실패를 두려워하고, 만사가 신경질적인 친구였다. 다만 231호 멤버 중에서 제일 정상인으로 취급받고 있었다.
타쿠.
일본 애니메이션의 열렬한 신봉자로서, 타쿠의 별명은 바로 오타쿠에서 비롯되었다. 그의 말투는 일본어와 혼합되어 있는데, 귀여운 여자아이를 보면 사족을 못 쓴다.
뛰어난 엔지니어이지만, 언제나 엉뚱한 방향으로 그 재능이 발휘되었다.
닥터 K.
흔히 케이라고 불리웠다. 사실 그의 이름은 김춘식이었지만, 이름이 촌스럽다는 이유로 그렇게 불리는 것을 싫어했다.
이곳 멤버 중에서 아이큐가 제일 높았지만, 그에 비해 허영심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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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준의 주도하에 그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로 브레이크 아웃 등산복이 가지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대체 어떤 원리로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걸까?”
준의 질문에 타쿠가 대답했다.
“쿠쿡. 와따시(나)의 마력에 방어구가 공명하는 것이라는. 답은 마법이라는.”
준이 바로 태클을 걸었다.
“일본 라노벨 좀 그만 보라고. 너 과기원 소속 아니냐? 그럴거라면 문과를 가지 그랬어?”
“크큭. 나도 그러고 싶었다는. 하지만 와따시의 부모님이 이곳으로 원서를 썼다는.”
준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나마 머리가 똑똑한 케이를 보고 말했다.
“네 생각은 어때? 케이.”
“이건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무시한다. 아무래도 우리가 모르는 어떤 불가해의 힘이 미치는 것이 아닐까?”
준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결국 타쿠랑 같은 이야기잖아. 물리학에 근거해서 증명해야지. 그런 엉뚱한 소리를 누가 믿어주겠어.”
허나 케이는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어떤 결과도 낼 수 없다. 차라리 한 가지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하는 방식이 옳을 수 있어.”
괴짜 삼인방은 대학생에 불과하다. 그 누구도 브레이크 아웃이 가지는 비밀을 발견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군. 하지만 우리 가설이 너무 허무맹랑한 것이니까. 다른 이들에게는 비밀로 하자고.”
준의 말에 다른 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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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약속이 불과 한 달 전 이야기였다.
허나 입이 가벼운 두 친구 때문에, 일파만파로 소문이 나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준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타쿠는 양 옆의 친구의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사실 허무맹랑한 이야기잖아. 아무도 믿지 않을 거야.”
허나 타쿠의 말에 딴지를 거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케이였다.
“전혀. 어제 몇몇 의류 전문기업에서 연락이 왔다. 자문을 요구하더군.”
뻘떡 일어나는 준.
“뭐라고? 그걸 왜 이제 말해?”
케이는 트리머로 손톱을 간다. 가지런하게 정리된 손톱을 보고 만족한 그가 말했다.
“어차피 너희들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내가 알아서 처리했다.”
“너 이 새끼!”
한 바탕 난동이 지나갔다.
겨우 진정한 준이 그에게 물었다.
“그..그래서 설마 자문을 허락한 것은 아니지?”
다행이 케이도 자각은 있었다.
“물론이다. 제안은 모두 거절했다.”
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한 가지 결정을 내릴 수가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무조건 폐기한다.”
듣고 있던 타쿠가 놀라서 외쳤다.
“뭐..뭐라고? 여태까지 연구한 것이 아깝지 않아?”
“당연히 아깝지. 그렇다고 허풍이나 늘어놓는 멍청이가 되고 싶지 않아.”
231호의 괴짜들이 만든 가설은 단 하나다.
양자역학에도 존재하지 않는 불가해의 힘이 등산복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증명할 방법도 없어. 그냥 없던 일로 하자.”
어차피 삼인방 중에서 일을 주도하는 사람은 준이었다.
약간의 반발은 있었지만, 결국 모든 연구는 무로 돌아갈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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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원은 대부분의 재정을 세금에서 충당한다.
허나 모든 비율이 그렇지 않다. 특허료와 자체 사업을 통한 수익이 있지만, 많은 부분은 기부금에 의지하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과기원의 장교수는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무려 엄청난 기부금을 약속한 거부가 나타난 것이다.
“이런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으시다니. 정말이지 감사드립니다.”
기부금을 들고 나타난 사람은 바로 마왕이었다.
허나 장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백강주였다. 마왕은 뒷짐 서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이 나라는 이공계를 너무 가볍게 보고 있어요. 자고로 과학이 발전해야, 강대국이 되는 법인데 말이죠.”
백강주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아는 척 했다. 뻘쭘 했지만, 장교수 역시 그의 말에 동의했다.
“물론입니다. 역시 날카로운 안목을 가지고 계시군요. 허허허…..”
허나 둘은 동시에 마왕의 눈치를 본다. 이래저래 이야기는 나누고 있지만, 알맹이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백강주.”
“넵!”
“그 괴짜 3인방은 어디서 만날 수 있는지 알아봐라.”
“알겠습니다.”
원래라면, 사적인 이유로 난데없이 학생을 부르기 힘들다. 하지만 마왕은 많은 돈으로 그것을 실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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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호의 괴짜들은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준은 밀린 과제를 하느라 연신 에너지 음료를 들이키고 있었다.
타쿠는 자기의 자리에 앉아서 미연시 게임을 돌리고 있었고, 케이는 자신의 책상 위를 계속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결벽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이잉.
준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린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으니 장교수였다.
“네? 지금 당장 세미나실로 오라구요?”
급한 호출이었다. 하던 일이 있었지만, 교수의 부름을 거절할 수 없었다.
“히잉. 아케미쨩과 데이트 해야 하는데……”
타쿠는 불만을 제외하면 별 일이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너희들 나 몰래 사고친 것 없냐?”
“준은 너무 한다는. 난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케이도 한 마디 거들었다.
“타쿠의 말에 나도 동의하지. 넌 남을 의심하는 아주 좋지 못한 습관이 있다. 기저핵에서 프로그래밍 된 수준이다.”
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 일 없기를 바라면서, 그들은 세미나실로 입장했다.
“안녕하십니까?”
세미나실 안에는 이미 선객이 있었다.
‘누구지?’
장교수를 제외하고도 처음 보는 사람이 두 명 있었다.
특히 입을 다물고 괴짜들을 주시하는 남자가 꺼림찍하게 느껴졌다.
‘눈에서 레이저 나올라.’
장교수는 괴짜들을 맞이해서 이렇게 말했다.
“험험…. 이분은 마왕 컴퍼니의 CEO 김민철 사장님이시라네. 아무쪼록 실례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장교수의 말에 괴짜들은 깜짝 놀랐다.
저 젊은 사장님이 세간에 화재를 일으키는 마왕 컴퍼니의 수장이 아닌가?
동시에 그들은 얼마 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기억해냈다.
지금은 파기했지만.
그들은 브레이크 아웃의 비밀을 파헤치려고 하지 않았던가?
불법은 아니었지만, 자리가 불편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자네들의 이야기를 기사에서 봤다.”
“하…하하. 그렇군요.”
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뭐..뭐라고 수습해야 하나?’
그는 도움을 바라는 심정으로 타쿠와 케이를 보았다.
휙.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정작 중요한 순간에 그들은 준을 버린 것이다. 그에 더해서 뒤로 한걸음 움직였다.
결국 준은 혼자서 마왕을 상대해야 했다.
‘이 도움 안 되는 빌어먹을 것들이!’
덕분에 마왕은 준을 꼭 찝어서 말했다.
“네가 책임자로군.”
“그..그렇습니다.”
“너의 이론에 관심이 생기더군. 이 자리에서 다시 설명해보지 않겠나?”
마왕의 어금니가 살짝 보인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준은 그것이 포식자의 그것으로 느껴졌다.
“알…겠습니다.”
준은 차례대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애초에 프로젝트는 뜬 구름을 잡는 이야기였다. 설명을 하면서도 준은 쥐구멍을 찾고 싶었다.
“….지구상에 없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연구진은 그 힘을 가리켜 ‘매지카’ 라고 부르기로 정했습니다.”
매지카.
쉽게 말해서 마법의 힘이라는 뜻이다.
언뜻 들으면 공상 과학의 축에도 못 들어갈 이야기였지만.
진실에 제일 가까운 것은 바로 괴짜 삼인방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