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63
63
63화 베이커(2)
베이커는 입이 딱 벌어졌다. 설마하니 10 조를 요구할 줄이야.
“네? 방금 10조라고 하셨습니까?”
베이커는 따지듯이 말했다. 물론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저 시킨대로 말했을 뿐이었다.
‘왜 이런 시련이 나한테 오는 것인지?’
베이커는 본래 군대 장교출신이었다. 그래서일까? 슈트를 입고 있지만, 몸이 다부져 보이고 귀가 안으로 접혀져 있었다.
흔히 말하는 실전형 근육이랄까?
평생 책상물림으로 살아온 준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프레셔였다.
“듣던대로다. 그는 분명 10조라고 말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결국 마왕이 나섰다.
베이커는 이해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말했다.
“10조라니요. 그 돈이라면 항모전단을 5년 이상 운영할 수 있습니다.”
무지막지한 돈이건만, 마왕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만큼 대단한 기술이다.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어쩔 수 없지.”
마왕은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베이커는 저 말의 저의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싫으면 관둬라.’
기분 나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no’ 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어쨌든 칼자루를 쥔 쪽은 마왕이었으니까.
“일단 제의는 알겠습니다. 이 자리에서 결정하기에는 어렵고, 잠시 시간을 주십시오.”
“그러지. 다만 기회가 언제까지 열려있다고 생각하지는 말아라.”
세계는 넒다.
꼭 미국만 상대하리라는 법은 없다. 기술만 확실하다면, 군침을 삼킬 나라는 많았다.
러시아, 중국, 일본 등등.
군대를 보유한 나라라면 신형 방탄복을 가지고 싶을 터였다.
“잘 가게.”
아쉬울 것이 없는 자의 표정이다. 베이커는 욱 했지만, 노련한 요원답게 내색하지 않았다.
‘빌어먹을…..’
CIA 요원은 연구소 밖으로 나갔다.
“수고했다.”
마왕은 연구진들을 치하했다. 괴짜 삼인방이 비록 경력이나 학식은 짧을지 몰라도, 적어도 다루기는 쉬웠다.
.
.
.
한바탕 소동이 지나가고, 괴짜 삼인방은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괜찮을까?”
그 대단하다던 미국 중앙 정보부 요원이 찾아왔다. 어쩔 수 없이 마왕이 시키는 대로 했지만. 꺼림직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내가 보기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어.”
이미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호랑이의 등에 올라탔으면, 끝까지 달려야 하는 법이다.
“그나저나 우리 집은 아들내미가 죽어나가는데, 동네방네 자랑한다고 난리더라.”
“그렇다는. 어제 집에 갔는데, 여동생이 내 어깨까지 안마해주었다는. 언제나 사람 이하로 보는 보았는데, 갑자기 달라져서 놀랐음.”
“타쿠, 그건 그냥 용돈을 달라는 제스처 아닐까?”
“하긴. 어제 결국 용돈으로 20만원이나 털렸네.”
비록 일은 힘들었지만, 봉급은 업계 최고였다. 덕분에 하루하루 버틸 수 있었다.
****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마왕은 집무를 잠시 그만두고, 밖의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갑작스레 옛 일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교통사고가 때문인가? 마왕은 이곳에 내동댕이쳐졌다. 비록 그것이 자의는 아니었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남았다.
그러기를 2년 반.
쉼 없이 달린 덕분에, 마왕은 대기업의 총수가 되었다.
‘잠시 정리해볼까?’
마왕이 가진 사업은 크게 세 가지 파트였다.
첫째로 음료수 파트가 있었다.
키메라 크리갈리드를 이용해서 만든 음료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중국과 한국에서만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여러 가지 변수도 있었다.
악성루머 사태도 있었고, 롯떼음료가 산업 스파이를 보낸 적도 있었다.
허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했던가?
오버 플로우는 그 이후에도 승승장구하면서, 강력한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두 번째로 의류 산업이 있었다.
키메라 마그네시아를 생산한 거미줄 덕분에 마왕은 마나 서큐레이션을 대량으로 뽑아서 쓸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온도 조절이 되는 옷은 물론이며, 여태까지 존재하지 않던 방탄복까지 선을 보였다.
23개나 되는 대형 쇼핑몰을 열었으며, 매달 수백만의 인구가 그곳을 찾았다.
기능성 의류의 성공도 잠시.
마왕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직접 밀라노로 갔다. 그곳에서 그는 한 소녀를 소생시켰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패션계의 거장인 라거넬드를 섭외한 것이다.
그의 패션쇼는 큰 성공을 예고했다.
잡지에서는 대호평이었고, 사람들은 얼른 그것이 출시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물론 라거넬드의 작품이 곧바로 출시되기는 어렵다.
최소한의 준비를 해야 하니까.
1년의 시간이 지나면, 한국은 물론이거니와 밀라노에서도 그의 세련된 옷을 만날 수 있으리라.
마지막으로 다이어트 사업관련이 있었다.
다이어트 안마의자는 시간이 갈수록 효과가 점점 줄어든다는 단점은 있다.
왜냐하면 저주라는 특성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주를 오래 쐬면 쐴수록 몸은 약해진다. 아무리 다이어트가 좋아도, 건강까지 해치면 문제가 되기 마련이다.
몇몇 어리석은 사람들은 건강을 해치더라도, 살을 더 빼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러다가 문제를 일으킨 제품이 한두가지던가?
당장 덜 팔리더라도, 마왕은 롱런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했다.
그런 점에서 사업 파트너인 이정수는 뜻이 통했다. 그는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안전한 다이어트 안마의자를 판매했다.
보급률은 벌써 20프로를 향하고 있었다. 더불어서 중국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마왕은 그 외에도 염두하고 있는 사업이 있었다.
지사장을 통한 자선사업도 그것 중 하나였다. 지사장과 그의 부하는 매일 양로원이나 보육원을 찾아가고 있었다.
덕분에 하루에 수십개의 스피릿츄얼 소울을 확보할 수 있었다.
허나 마왕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재단을 통해서,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을 세웠다. 물론 전적으로 그 일은 지사장이 맡았다.
그는 매일매일 계산기를 두드리며,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늘 악행만 일삼던 그가 이렇게 공익적인 일에 매진할지 누가 알았을까?
마왕은 스피릿츄얼 소울을 모으면서, 에너지 사업을 염두하고 있었다. 허나 이것은 아직도 많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었다.
최하급 정령의 효율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중급 정령을 확보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만큼 희귀한 스피릿츄얼 소울이 발견된 보고는 없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여전히 마왕의 사업은 하루하루 일취월장하고 있었다. 이런 기세를 본다면, 얼마 되지 않아서 대한민국 10대 기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였다.
****
오버플로우는 마왕 컴퍼니의 주력 사업이었다. 하지만 마왕은 그 사업에서 일단 한 발자국 물러난 상태였다.
롯떼음료의 전직 상무였던 김주곤이 담당하고 있었다. 롯떼음료를 상대하기에는 매우 적절한 인사조치였다.
롯떼음료는 이런저런 악재가 겹치자 점점 힘에 부치고 있었다. 내부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안타까지만, 더 이상의 적자는 어렵습니다. 차라리 음료사업을 접는 것이 어떨까요?
-운이 없었다고 생각합시다. 지진이나 태풍으로 생긴 피해라고 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음료 공장이 문을 닫았어요.
-소송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게다가 재판에서 지면 엄청난 과태료가 나올지도 몰라요.
이런저런 이야기 나온다.
그런 소문을 들을 때마다, 제일 화가 나는 것은 이진규였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악성 루머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역풍으로 롯떼음료가 휘청하지 않았던가?
섣불리 덤비면 오히려 당한다.
아주 은밀하고, 치명적인 계략이 필요했다.
덕분에 그의 고민은 늦은 밤까지 계속 되었다.
****
마왕과 만난 후, 베이커는 곧바로 상부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무려 10조를 요구했습니다. 그조차 최소라고 못 박더군요.”
본부장은 웃음을 터뜨렸다.
재미가 있어서?
아니다. 너무 기가 차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 법이다.
“안 그래도 비용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연구에 10조도 투자할 여유는 없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연구의 주체는 한국의 연구소다.
지리적으로도 무척 좋지 못했다. 미국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러시아나 중국이 그저 보고 있을 리 없다.
어떻게든 고춧가루를 뿌리려고 최선을 다하리라.
“……”
베이커와 본부장 사이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미묘한 분위기를 감지한 본부장이 먼저 선수를 쳤다.
“설마 자네? 그런 생각은 관두게.”
“무슨 생각 말입니까?”
“내가 자네 생각은 모를 줄 아는가? 잘못하면 한미간 동맹에 금이 갈 수도 있어.”
“하하.. 너무 생각이 가셨습니다. 냉전시대도 아니고, 제가 그렇게 막무가내로 진행하겠습니까?”
본부장은 베이커가 납치 내지는, 중요기관 폭파를 염두하고 있는 줄 알았다.
‘가질 수 없으면, 부숴버린다.’
동서를 고금하고, 늘 효과가 있는 계책이었다.
“그런 머저리 같은 방식은 내가 인정할 수 없네.”
본부장은 그를 노려봤다. 그러다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저는 CIA 에이전트이지,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 Sir.”
“……”
“절대 폭력적인 사태는 없습니다.”
베이커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번 교섭하는 동안, 그곳의 약점을 발견했습니다.”
엄청난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다. 연구소의 규모는 매우 큰편이었지만, 정작 핵심인원은 고작 3명에 불과했다.
‘얼 빠진 젊은이들이였어.’
누가 말했던가?
미국은 기회의 땅이다.
여러 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 꾸고 있었다.
베이커는 그것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자랑스러운 미국 시민이 될 수 있는 기회지. 그에 더해 막대한 봉급을 줄 수 있을 테니까.’
듣기로는 개인당 10억의 연봉을 챙긴다고 들었다. 하지만 미국은 그것의 곱절을 챙겨줄 생각이었다.
“본부장님, 저는 은밀하게 연구진들을 구워삶을 것입니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멍청하게 경영진에게 일러바치지 않을 테니깐요.”
“……”
본부장은 잠시 고민을 한다. 베이커의 말을 들으니 그리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았다.
“좋다. 그 계획은 나도 동의하지. 허나 절대 허튼 생각은 하지 말게.”
“물론입니다.”
****
베이커의 부하 중에서는 교포 2세 출신도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수잔.
어머니가 한국인으로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한국어도 유창했으며, 한국에서 몇 년 거주한 경력도 있었다. 그런 점을 높이 사서, 베이커의 팀에 발탁된 것이다.
“그러니까 제 임무는 그들을 꼬시는 것이군요.”
수잔은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미안하다. 듣기에 따라서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을 수 있겠군.”
“천만예요. 도구든 사람이든 다 용도가 정해져 있지요. 오히려 이번 일은 제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수잔은 키가 큰 미녀다.
서양인에 환상을 가진 사람이라면, 눈을 떼지 못할 정도였다.
“일은 은밀하게 진행하게. 괜히 김민철 사장이 경계심을 가지지 못하도록 말일세.”
“알겠습니다. 저에게 맡겨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