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64
64
64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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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시각.
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타쿠가 눈을 비비며 물었다.
“집.”
“안 돼.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걱정하지 마. 속옷이 다 떨어져서 그래.”
“아…. 그거라면 뒤집어서 입으면 괜찮은데.”
“제발……”
준은 화를 낼 힘조차 없었다.
그 와중에 케이는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
그것을 본 준은 마음을 정했다.
“안 되겠다.”
“뭐가?”
“우리한테는 휴식이 필요해. 시간을 더 달라고 해야 겠다.”
타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지 마셈. 사장님이 화를 낼지도 몰라.”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했던 준은 시키지도 않았건만, 빡빡하게 스케쥴을 채워넣었다.
그리고 그것을 마왕에게 보고했다. 물론 지금은 그것을 무척 후회하고 있었다.
“그 때는 내 정신이 아니었어. 처음부터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진행했어야 했는데.”
“준군이 그랬던 것은 나도 이해한다는. 우리 능력에 이런 대우는 대단한 것이야. 참고 견뎌야 한다고 보는데.”
그들이 힘든 업무에도 참고 견디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었다.
마왕이 엄청 무섭다는 점과 10억이라는 연봉 때문이었다. 두 가지 요소는 큰 압박감으로 작용했다. 결국 기준 이상의 업무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게 만들었다.
“난 준쿤이 위험한 것은 바라지 않는다는. 그냥 좀 더 고생하면 된다고 생각해.”
고마운 말이지만, 준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집에 다녀온다는 말을 하고, 그는 곧바로 마왕의 집무실로 달려갔다.
‘떠..떨린다.’
그 날의 공포가 다시 떠오른다.
마왕은 마력을 이용해서 출입구를 모두 막았다. 그리고 태연하게 삼인방을 협박했다. 압도적인 존재감에 그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벌벌 떨었다.
‘하마터면 지릴 뻔 했지.’
지사장이 트라우마에 걸린 것처럼.
준도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온 몸에 닭살이 돋았다.
허나 더 이상은 한계에 다다랐다. 육체가 되었든 정신이 되었든, 결국 탈이 나고 말리라. 그렇게 되면 프로젝트 자체가 박살이 날 수도 있었다.
‘이실직고하자. 차라리 그게 더 나을 수도 있다.’
.
.
.
“안녕하세요.”
마왕의 비서인 진예리가 미소를 지으며 준을 맞이했다.
“아… 넵.”
“무슨 일로 오셨나요?”
“사..사장님에게 드..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잠시만요.”
그녀는 인터폰으로 마왕에게 연락했다.
“지금 들어오라네요. 호호.”
꿀꺽.
준은 마른침을 삼켰다. 하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하던가?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슨 일인가?”
마왕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저..저기 다..다름이 아니라….”
“난 시간이 많지 않다. 똑바로 말해라.”
“아..알겠습니다. 사실은 여러 가지 변수로 연구진척이 느려지고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시간을 더 주신다면……”
마왕의 키보드 소리가 멈추었다.
‘설마 죽이지는 않겠지?’
허나 마왕의 목소리 톤은 여전히 낮았다.
“시간이 얼마나 더 필요하지?”
“예상시간보다 적어도 2주는 더 피..필요합니다.”
“한 달 주지.”
“네?”
마왕은 합리적인 사람이었다. 굳이 밤을 새워가면서 일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꼴을 보아하니, 밤을 자주 새었군.”
“….그렇습니다.”
“너희들을 고용한 이유는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러니까 미련한 짓을 하지마라.”
대충하기에는 너무 많은 돈을 받았다.
10억이나 받아 놓고 ‘나 몰라라’ 하기에는 그들은 너무 착했다. 괴짜 삼인방은 받은 만큼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하고 있었다.
“난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니 할 말이 있으면 기탄없이 하도록.”
“가..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일이 쉽게 흘러갔다. 마왕은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되었는데. 왜 그렇게 고민을 했을까?’
오히려 스스로 어리둥절할 지경이다.
“그럼 가보도록.”
“넵. 감사합니다.”
준은 인사를 꾸벅하고 사장실에서 나왔다. 그는 곧바로 케이와 타쿠에게 전화를 걸었다.
“으윽… 속이 메슥거려. 근데 무슨 일이야?”
케이가 다 죽어가는 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런 그에게 준이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기뻐해라. 데드라인이 한 달 보름으로 늘어났다.”
“뭐? 그게 정말이냐?”
“그래. 일단 하던 일은 접어두고, 잠이나 자자.”
그 소식을 들은 케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크흑…… 적어도 심근경색으로 죽지는 않겠네.”
“일이 잘 풀려서 요캇다(다행이다). 나는 적어도 미소녀 10명에게 둘러싸여서 모에사로 죽고 싶다는.”
“넌 영생하겠구나.”
케이는 진지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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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삼인방은 간만에 꿀 같은 휴식을 취할 수가 있었다.
아침에 일어난 타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먹을 것이 없다.
‘편의점 도시락이라도 먹어야 겠다는.’
그는 대충 입고, 밖으로 나왔다. 강렬한 햇살이 그의 눈을 괴롭혔다.
‘크윽. 와따시의 몸뚱이가 뱀파이어라도 된 느낌이군. 크큭.’
이상한 상상을 하면서, 그는 편의점에 도착했다. 도시락을 계산하고, 그는 근처 공원으로 이동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그는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이타다키마스(잘 먹겠습니다).”
식사를 하려는데, 개 한 마리가 그의 앞에서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응?”
타쿠는 의아한 표정으로 개를 쳐다보았다.
‘주인이 없는 개인가?’
그런데 저 멀리서 한 명의 여인이 뛰어오고 있었다.
‘오오.. 바운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화려한 금발의 미녀가 뛸 때마다, 어떤 신체부위가 유난히 흔들리고 있었다.
“헤피. 어딜 그리 뛰어가니?”
그녀는 강아지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타쿠에게 사과했다.
“어머…. 실례했어요. 강아지 때문에 놀라셨죠?”
“아닙니다.”
타쿠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말했다.
‘엄청 예쁘네.“
서양인의 우월한 기럭지에 이목구비도 뚜렷하다. 게다가 흰 셔츠에 핫팬츠라니.
타쿠는 눈을 어디로 두어야 할지 몰랐다.
“아…. 한참 뛰었더니 힘드네요.”
그러면서 타쿠의 옆자리에 자연스럽게 앉는다. 타쿠의 인생에서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결국 어색함을 이기지 못한 그는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계하는 건가?’
CIA 요원 수잔은 그가 옆으로 피하는 모습을 보고 착각했다. 실은 그저 부끄럼이 많을 뿐이었다.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그..그렇네요.”
타쿠는 모태솔로였다.
엄마를 제외하고 이성과 이렇게 가까이 있어본 경험이 아예 없었다. 덕분에 그의 뇌가 온갖 망상을 펼치기 시작했다.
‘위..위험하다는. 내 장기를 노리는 범죄자 집단인가? 그렇지 않으면 적국에서 온 스파이?’
안타까운 점은 그 중 하나는 거의 정답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벌떡…..
“저..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더 이상 어색한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로봇트처럼 어색하게 앞으로 걸어간다. 팔과 다리가 동시에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
타쿠는 부끄러워서 그만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허나 수잔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설마 눈치를 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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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은 근처 카페로 출근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연하게 하나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휴대폰을 바라본다. 쓸데없는 게시판이나 들락거리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드르륵.
의자가 움직이는 소리였다.
준은 고개를 들어서 앞을 보았다.
“음?”
왠 서양인 하나가 맞은편에 앉는 것이 아닌가?
“누구신지?”
“전 이런 사람이에요.”
금발의 여인은 한 장의 명함을 건네주었다.
“CIA?”
“네. 맞아요.”
준은 자세를 고쳐 앉았다. 대체 무슨 이유로 그녀가 자신을 찾은 것일까?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어서요.”
“저 말입니까?”
준은 당황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네. 미국은 뛰어난 과학자를 우대하고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고액의 연봉과 미국 시민권을 드리죠.”
온갖 혜택을 약속하는 계약서까지 꺼내어 보여준다. 세금 감면은 물론이거니와, 웬만한 범죄는 저질러도 눈 감아 준다는 내용까지 있었다.
“이건?”
“당신은 뛰어난 인재입니다. 이런 작은 울타리에서 갇혀 지내기에는 그 능력이 아깝지 않나요?”
타쿠의 실패로 그녀는 의기소침하고 말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공법으로 준을 공략하려고 했다.
“…….”
허나 준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미국이 그에게 내건 조건은 분명 분에 넘치는 것이었지만, 절대 그것을 수락할 수가 없었다.
“어떤 제안인지는 알겠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네요.”
“그..그런. 이것으로도 부족한가요?”
부족할 리가.
허나 준은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마왕이 무서운 이유도 있지만, 제일 큰 이유는 신형 방탄복을 만들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작동 원리를 대충 알면 뭐해? 그걸 만들 방법이 없는데.’
오로지 마왕만이 그 방탄복을 생산할 수가 있었다. 준은 그런 이유로 수잔의 제안을 거절했다.
“저는 한국인입니다. 죄송하지만, 조국을 배신할 수는 없군요.”
준은 비장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적절한 변명거리가 생각나지 않았던 그는, 결국 있지도 않은 애국심을 팔 수 밖에 없었다.
“그..그렇군요. 오히려 제가 당신에게 실례를 저질렀군요.”
수잔은 고개를 숙였다.
‘이들을 너무 쉽게 생각했어. 내가 안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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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의 치졸한 수는 곧 마왕에게 들키고 말았다.
베이커가 처음 연구소에 방문했을 때, 몰래 크리갈리드를 풀어놓은 것이다. 옷에 몰래 숨어든 그 벌레는 수신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었다.
‘하찮은 수를 쓰는군.’
신형 방탄복은 말 그대로 엄청난 기술이었다. 허나 제 아무리 미국이라 할지라도 10조나 되는 돈을 투자하기에는 고민이 되는 법이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나름 꼼수로 그 기술을 확보하려고 했다. 허나 그것은 결과적으로 마왕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
“진 비서.”
“넵.”
“각 나라의 대사관에 공문을 보내라.”
“알겠습니다.”
A4 용지 한 장짜리 내용에 불과했지만.
그 내용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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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는 한가로이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상부에서 갑작스럽게 연락이 내려왔다.
“전화 받았습니다.”
“방금 마왕 컴퍼니가 대사관에 공문을 보내왔다네.”
“네? 대체 무슨 내용입니까?”
“자네도 읽어보게.”
첨부한 내용을 읽었다.
-오후 2시.
마왕 컴퍼니에서 신형 방탄복의 새로운 실험이 있을 예정입니다. 원천 기술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얼마든지 참석할 수 있습니다.
베이커는 제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설마하니 마왕 컴퍼니에서 이렇게 선수를 칠 것이라고 예상 못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나라에게 그 기술을 뺏기면 안 되네. 없는 꼬리를 흔드는 한이 있더라도, 방탄복을 꼭 확보하게.”
상부의 지엄한 명령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