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19)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19화
네덜란드는 당황했다.
새파랗게 어린놈에게 휘둘려 선제골을 허락했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들이 원하던 그림이 아니니 당황할 수밖에.
무엇보다 미드필더에서 윤태양이 이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도 마찬가지다.
득점기계라고 불리는 양반이 왜 수비적으로도 잘하는 건데?
공을 가지고 전진하는데 윤태양이 말도 안 되는 활동량을 보여주면서 네덜란드의 패스를 어긋나게 만들고 있었다.
본인이 그렇게 뛰는 와중에도 신기한 건 뒤에 있는 김호와 이현석에게 공이 향할 것 같은 위치를 가리켜 움직이게 만들었다.
마치 눈이 뒤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공간이 철저하게 막히면서 네덜란드는 공을 앞으로 전개할 수 없었다.
그 가운데 공을 잡은 돈크가 롱패스를 시도했다.
공은 중원을 건너뛰고 대한민국의 수비진영으로 향했다.
한국 수비진영 사이에서 리호프가 가슴으로 공을 받아내고 유성재를 등진 채로 턴해서 골대를 바라보며 달렸다.
그 순간 박동근이 잽싸게 달려들어 리호프의 공을 빼앗았다.
[아, 네덜란드의 아쉬운 점이 이겁니다!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가운데 아직 이렇다 할 공격수가 없어요. 34살 노장인 리호프가 지금도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맡고 있습니다.]리호프는 빠른 발을 이용해 침투하며 라인을 부수는 스타일의 스트라이커였다.
하지만 그의 발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았고, 대한민국 수비 듀오는 발이 빠른 편이었다.
[공 빼앗은 박동근, 김호에게 패스합니다! 김호 곧바로 윤태양에게!]공은 순식간에 태양의 발에 도달했다.
태양의 주변으로 네덜란드 선수들이 달려오는 가운데, 태양은 받은 공을 곧바로 앞으로 패스했다.
목표지점은 페널티 박스 우측 끝 공간.
박민규가 공을 잡고 몇 걸음만 걸어가면 그 특유의 감아차기로 득점을 하기 좋은 위치였다.
박민규는 공을 잡자마자 태양의 뜻을 알아차리고 공을 잡고 걸어갔다.
수비수가 그의 공을 빼앗기 위해 길을 막아서는 순간, 박민규는 멈춰서 그대로 공을 감아찼다.
우아한 포물선을 그리며 공이 골망을 갈랐다.
[박민규 고오오오오올!] [아! 네덜란드를 두 골이나 앞서가는 한국! 강합니다! 강해요!]이 시각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환호하며 대표팀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살면서 유럽의 강호를 상대로 두 골이나 먼저 앞서가는 걸 누가 봤겠는가.
그것도 치열한 싸움이 아니라 압도적으로 경기를 지배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축구 역사에 여러 가지 획을 그은 네덜란드는 이대로 끝낼 팀이 아니었다.
두 골을 빼앗긴 뒤 정신을 차린 것처럼 대한민국을 거세게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한국이 공격을 막고서 반격을 하려 하면 어리지만 탄탄한 수비수들이 더 이상 당해주지 않겠다는 듯 완벽하게 막아냈고, 반대로 공격을 할 때는 한국의 혼을 쏙 빼놓으며 위험한 상황을 너무나도 쉽게 연출해 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지금까지 네덜란드 공격진의 느린 발을 대한민국이 효과적으로 공략해 막아내는 것이었다.
그렇게 두 골 이후 경기 주도권은 네덜란드가 가져간 상태로 전반이 마무리됐다.
이비카 마르코비치 감독은 전반에 대해서 합격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약한 한국이 벼락같이 두 골을 넣고, 몰아붙이는 네덜란드는 상대로 잘 막아내며 그 와중에 역습까지 몇 번이나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그는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봤다.
한국 선수들은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달리 축구지능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흡수가 빨랐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감독의 지시를 충실히 수행한다는 거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이비카는 자신과 함께 고작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이 팀에게 더 많은 걸 바라지 않았다.
그렇다고 벌써부터 칭찬하지는 않았지만, 전술 변화와 선수 교체 없이 후반을 맞이했다.
한편, 네덜란드는 선수교체를 단행했다.
[네덜란드 공격진에 변화가 있습니다. 노장인 버나드와 리호프 모두가 교체되어 나가고 그 자리에 오마르 반 더 빈과 브리안 코넨이 투입된다. 두 선수 모두 19살로 어린 선수들입니다.] [이렇게 보면 지금 네덜란드의 세대교체가 극단적이라고 보여질 정도네요. 그만큼 중간에 암흑기가 유난히 길었다고 볼 수 있겠죠.] [이 두 선수는 어떤 선수들입니까?] [반 더 빈은 희한하게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에서 뛰는 선수입니다. 어린 나이지만 미국 리그에서 주전으로 맹활약하며 경험을 쌓는 선수고요, 브리안 코넨 선수는 페예노르트에서 키운 인재입니다. 두 선수는 모두 발이 빠르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두 선수의 빠른 발로 전반 내내 막혔던 공격의 활로를 뚫겠다는 다분히 의도적인 선수 교체였다.
그 가운데 주심의 휘슬과 함께 후반이 시작된다.
네덜란드는 시작부터 선수 전원이 라인을 올리며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한국은 단단히 걸어 잠근 상태로 그들을 막아냈다.
전반 초반 두 골 이후 연출된 상황이 다시 벌어진다.
거북이처럼 웅크린 채로 라인과 간격을 유지한 채로 버티는 한국을 뚫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낀 네덜란드는 공을 후방으로 보내며 정비하려 했다.
그때를 놓칠세라 한국이 적극적으로 네덜란드를 압박해 들어간다.
이번에 네덜란드는 측면을 이용해서 공을 앞으로 전개하려 했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간격이 벌어졌고, 측면에서 공을 가지고 있던 네덜란드의 우측 풀백 바히어가 돈크에게 공을 패스했다.
중앙에서 공을 받은 돈크는 벌어진 공간으로 공을 찔러넣었다.
왼쪽 공격수 반 더 빈이 김호의 뒤에서 공을 잡고 측면으로 질주했다.
박동근이 그런 반 더 빈을 막기 위해 나서는 순간 반 더 빈은 더욱더 측면으로 달려가며 박동근을 끌어오더니 옆으로 공을 패스했다.
박동근이 힘껏 다리를 뻗었지만, 공은 야속하게 코넨에게 연결됐다.
코넨은 반 박자 빠르게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신호성은 몸을 쭉 펴서 손바닥으로 공을 쳐냈다.
실책이었다.
차라리 공을 골대 밖으로 내보냈어야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린 니흐만이 신호성이 쳐낸 공을 차지해 빈 골대로 공을 집어넣어 추격골을 만들어냈다.
와아아아아!
그제야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관중석 가득한 오렌지색 물결은 기세를 단숨에 네덜란드가 가져가게 만들기 충분했다.
공격진의 노장들이 없어진 네덜란드는 빠르고 위협적이었다.
다시 킥오프가 이뤄지고 대한민국을 상대로 네덜란드는 기세가 사그라들기 전에 추가골을 넣기 위해서 거세게 압박해 들어갔다.
네덜란드의 기세를 잠재우기 위해서 태양까지 내려오고 전체적으로 라인을 내려 네덜란드의 공세를 막아내야 했다.
하지만 기세를 탄 네덜란드를 막아내는 건 쉽지 않았다.
돈크가 조금 쳐진 위치에서 중원을 생각하고 최전방으로 롱패스를 보냈다.
이번에 공을 잡은 건 니흐만.
니흐만은 윤진용을 제치고 하프 스페이스를 파고들었다.
유성재가 분주하게 달려가 니흐만의 앞을 막아서자 니흐만은 순간 멈춰서 상체 페인팅을 시도했다.
왼쪽으로 들어가려는 시늉을 하다가 그대로 오른쪽으로 파고든다.
유성재는 몸을 움직여 니흐만이 들어오는 위치를 막아섰는데, 그 순간 니흐만은 이곳 경기장의 위대한 선수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크루이프 턴을 선보이며 유성재를 제쳤다.
그 상태 그대로 슈팅을 하려는 모션을 취해 신호성을 속인 뒤 코넨에게 패스했고, 코넨의 슈팅 페인트에 속아 넘어간 신호성으로 생긴 공간으로 슈팅해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21분, 네덜란드가 한국을 상대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환호하며 공중제비를 도는 코넨에게 자국민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그 가운데 한국에는 문제가 터졌다.
니흐만을 막아섰던 유성재가 쓰러진 채로 허벅지 뒤를 부여잡고 있었다.
[아, 유성재 선수 쓰러져 있습니다, 무슨 일이죠?] [보아하니 아무래도 햄스트링이 올라온 것 같습니다.]빌어먹을 햄스트링은 아무리 단련을 해도 난데없이 부상을 당하는 곳이었다.
무리해서 역동작이 걸린 상태에서도 니흐만을 막으려다가 햄스트링이 올라온 것이다.
대한민국의 의료진은 유성재의 상태를 점검하고는 곧 바로 감독에게 손으로 X자를 표시했다.
감독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잠시 생각하다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배상현 준비해라.”
“…네!”
여기 또 대한민국의 신인이 커리어에 국가대표 경력을 추가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경쟁자이지만 선배이기도 한 유성재는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상황은 동점골이 터진데다 여전히 기세는 네덜란드가 가져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서 네덜란드는 다시 한국을 압박해 들어갔다.
네덜란드의 거센 압박에 선수들이 지친 기색이 보이자 이비카는 대대적으로 선수 교체를 단행했는데, 여기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금 시점에서 유럽파, 유럽에 근접한 1군을 제외한 2군급 선수들의 실력 격차가 크다는 거였다.
완전히 네덜란드가 경기를 압도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빛을 발휘한 건 배상현이었다.
그는 어린 선수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인트라흐트에서 1군 출장 이후 서서히 출장 빈도를 높이고 있는 20세 유망주 배상현 선수가 대한민국 수비를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저 선수는 일찍이 유소년 국가대표팀에서도 두각을 드러냈고, 아인트라흐트에서도 심혈을 기울여 키운 유망주로 축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선수입니다. 기대 그대로 훌륭하게 커준 것 같네요.]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네덜란드가 가져가고 있습니다. 점유율이 65대35로 우리가 압도적인 열세에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윤태양 선수도 뭔가 해줄 수 없어요. 축구는 결코 혼자 하는 게 아니거든요?]…과연 그럴까?
공이 라인 밖으로 벗어난 사이 윤태양은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크게 심호흡했다.
사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혼자 힘으로 네덜란드 선수를 상대하기에는 힘에 부치긴 하다.
친선경기에서 무리해서 뚫고 가다 부상당하는 것도 염려해야 하고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네덜란드 선수들이 지치기를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네덜란드도 지친 선수들을 교체했지만, 대부분 공격진에 치우쳐져 있었다.
수비라인의 선수들은 대부분 지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사이 스로인으로 네덜란드가 다시 공세에 들어갔을 때 윤태양은 의도적으로 아래로 내려갔다.
윤태양이 이동함에 따라 동료 선수들 모두가 전체적으로 라인을 내렸다.
그렇게 웅크린 채로 네덜란드의 니흐만이 다시 한번 돌파를 시도한다.
위력적인 돌파로 교체되어 출전한 한국의 풀백을 손쉽게 돌파한 니흐만은 아까처럼 하프 스페이스로 짓쳐들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한 박자 빠르게 배상현이 뛰쳐나와 공을 가로챘다.
타이밍에 맞춰 물 흐르듯이 손쉽게 공을 빼낸 배상현을 향해 윤태양이 소리를 높였다.
“야!!”
태양의 목소리를 듣기 무섭게 배상현은 태양에게 공을 패스했다.
태양이 공을 받으며 전방으로 달려갔다.
라인을 내린 상태로 네덜란드에게 얻어맞아 줬기 때문에 네덜란드 수비진영에는 센터백 둘과 미드필더 한 명이 쓰리백을 형성하고 있는 게 다였다.
윤태양이 공을 가지고 달리자 대한민국의 쓰리톱도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그 가운데 윤태양을 가장 먼저 반긴 건 돈크였다.
[윤태양 그대로 달려갑니다! 바로 앞에서 급가속하면서 옆으로! 돈크 따라잡지 못합니다! 빠릅니다, 윤태양!]윤태양은 그대로 1선과 라인을 나란히 했다.
그런 윤태양을 이번에는 반 벨젠이 맞이했다.
윤태양은 반 벨젠에게 달려들어 라 크로케타로 가볍게 제쳤다.
완전히 속아 넘어간 건 아니라 반 벨젠이 곧 바로 따라붙었지만, 지친 그는 윤태양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반 벨젠이 제쳐지고 윤태양이 골대로 직진하자 뷔유크는 윤태양이 직접 해결하리라 확신하고 그의 앞을 막아섰다.
그때 윤태양의 시선이 옆을 향한다.
박민규를 바라보는 그 시선에 뷔유크는 박민규를 확인하고 윤태양의 다리를 확인했다.
공이 없다.
벌써 패스했나?
고개를 돌린 그 순간, 뷔유크 모르게 플릭으로 공을 머리 위로 넘겨 버린 윤태양은 뷔유크의 시선 밖으로 벗어나 떨어지는 공을 차지했다.
이를 지켜보던 로샤네일은 진즉에 나와서 윤태양을 맞이했다.
윤태양은 공을 가지고 로샤네일과 숨바꼭질하듯 피하며 급제동과 급가속으로 로샤네일의 스탭을 엉키게 만들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로샤네일 뒤로 훤히 드러난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네덜란드로 건너와 에레디비시를 초토화시켰던 호나우두가 연상케 하는 득점이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윤태야아아아앙! 이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도 기어이 해줍니다! 골입니다! 골!] [스코어는 3대2! 펠레 스코어입니다! 남은 시간은 인저리 타임을 고려해도 2, 3분! 이제 막기만 하면 대한민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네덜란드에게서 승리를 가져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