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61)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61화
너무나도 손쉽게 뚫린 산체스를 바라보며 완더레이는 이를 악물었다.
‘같은 팀이라고 봐주는 것도 아니고…….’
그럴 리는 없겠지.
저놈이 대단한 거다.
괴물 같은 놈.
“태야아아앙!”
완더레이가 결연하게 태양의 길목을 막았다.
태양은 그런 완더레이를 상대로 끝까지 공을 뺏기지 않으며 그를 뒤로 밀어내 제치고야 말았다.
이제 남은 건 골대.
아니, 정확히는 브라질의 골키퍼 에바닐송이 남아있다.
그가 달려와 각을 좁히기 전에 슈팅을 하려던 태양은 옆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흘끔 시선을 돌렸다.
무리시가 안간힘을 다해 달려오는 게 보였다.
그 모습에 태양은 씨익, 그 특유의 사악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슈팅했다.
크게 휜 공이 전력을 다해 뛰어오른 에바닐송의 손을 피해 골망을 뒤흔들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고, 골입니다! 윤태야아아아앙! 골입니다!!] [앙헬로, 산체스, 완더레이를 연거푸 제치며 득점하는 윤태양입니다!] [엄청난 개인기입니다! 정말 엄청난 선수입니다!]골을 넣은 윤태양은 관중들에게 달려가 자신의 등을 가리켰다.
YOON.T.Y
7
[네, 윤태양 선수가 클럽에서는 세리머니를 잘 하지 않는 걸로 유명한 선수인데요, 국민들 앞에서 멋진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크으-! 대한민국 넘버 7 윤태양
-7.윤태양(17) 뉴캐슬 UTD
-프리미어 리그 최다골 득점왕
-챔피언스 리그 최다골 득점왕
-그리고 국적 대한민국
-캬ㅑㅑㅑㅑㅑ
-주모
-주모ㅗㅗㅗㅗㅗㅗㅗ!!
-여기 국뽕 한 사발, 아니, 한 동이!!
-주모!! 여기 골든벨을 울리시오! 국뽕으로 온 국민이 거하게 취하게!
-와 미쳤다 드리블 쳐서 브라질 선수들 셋이나 제치고 골 ㅋㅋ
설마했지만, 윤태양이 브라질을 상대로 믿을 수 없는 득점을 만들어내자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열광했다.
그 가운데 브라질 선수들은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착잡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저 괴물 자식.”
“저 새끼 알고 보면 한국 선수 아니라 브라질 사람 아냐?”
“펠레가 환생한 걸 수도.”
“그거 말 되네.”
“헛소리 그만하고 골 넣을 생각 부터 해. 윤태양이 한 골을 넣었음 우리는 두 골, 아니, 세 골 넣는다.”
이 자리에서 윤태양의 득점에 위축되지 않은 사람은 오로지 델로아뿐이었다.
문제는 지나치게 흥분해 있다는 거다.
저러다가 사고치는 거 아닐까 걱정될 정도였다.
“냅둬, 저래도 주먹질은 안 해.”
그와 같은 팀인 완더레이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거칠게 커서 그렇지 자기 팀 시합을 망칠 정도로 멍청한 녀석은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재개된 경기.
델로아는 굳은 얼굴로 선수들을 다그치며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상대가 어려운 상대면 모를까, 피피파 랭킹 31위인 약팀이었다.
나날이 선수들의 수준이 발전해 무려 10년이나 피파 랭킹 1위로 장기집권하고 있는 브라질이 그런 팀에게 져서는 안 된다.
그게 설령 친선경기라도 말이다.
그들의 패배는 국민적인 문제다.
남미의 경제는 나날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었고, 남미 국가들의 국민들은 힘든 상황을 축구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었다.
이런 작고 사소한 경기라도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거다.
그런 국민의 기대를 져버려선 안 된다.
브라질은 무적이어야 한다.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적어도 델로아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마인드가 가끔 본인을 잡아먹고 제대로 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적어도 오늘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델로아는 중원을 휘저으며 김호와 이현석마저 무력하게 만들고는 하프 스페이스로 공을 찔러넣었다.
날카롭게 파고든 공을 향해 일리뉴가 쫓았다.
그 옆을 배상현이 힘껏 달라붙었지만, 오히려 튕겨 나갔다.
“와…….”
태양이 앞에 순박한 시골 청년 같던 일리뉴는 거기 없었다.
성난 황소처럼 우직하게 달려든 그는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가뿐하게 공을 수습해 왼발을 휘둘렀다.
일찍이 악마의 왼발을 물려받았다 평가받는 그의 왼발에서 쏘아진 공은 그야말로 대포알 같았다.
직선으로 빠르게 뻗어가는 공.
그 공을 보는 모두의 얼굴이 절망으로 뒤바뀌려는 순간.
펑!
[시, 신성호!!! 선방입니다!!] [일리뉴의 대포알 같은 슈팅을 막아냅니다!] [역시 신성호입니다!]자신의 득점을 막아낸 선수를 보고 일리뉴는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 뭐냐?”
“마!! 니 아나? 내가 조선의 남바완 키퍼다!”
신호성이 호기롭게 외친다.
일리뉴는 고개를 갸웃했다.
“한국어가… 이상하다.”
생소한 한국어였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태양은 히죽 웃었다.
신성호.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할 ‘골키퍼’였다.
그는 단점과 장점이 명확한 사람이다.
단점은 무수히도 많지만, 엄청나게 매력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인간 같지 않은 순발력과 원숭이처럼 긴 팔, 그 긴 팔에서 나오는 유인원 같은 팔 힘이었다.
지금도 보라.
일리뉴의 강력한 슈팅을 한 팔로 잡아내지 않았는가.
“아나, 좀 더 씨게 차바라, 씨게!”
“뭐래.”
“으이? 니 한국말 할 줄 아나?”
“흥.”
일리뉴가 콧방귀를 뀔 때, 유성재가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야, 속공해야 하는데 뭐하냐!”
“아, 선배, 쏘리쏘리.”
하지만 이미 속공은 늦은 뒤였다.
신성호는 멀찍이 박동근에게 공을 패스했다.
[박동근, 우태현에게 패스합니다. 우태현, 김호에게! 김호 공을 앞으로 전진시키지 못하고 이현석에게! 이현석 공을 뒤로 돌립니다.] [브라질의 압박이 거세군요.] [우리가 흔히 인식하는 개인 기량만 뛰어난 브라질을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요즘 브라질 선수들은 빅리그에서 뛰며 체계적인 전술을 습득한 선수들입니다.] [아, 이현석 공 뺏깁니다!]브라질이 모든 공간을 차지하고 밀어붙이자 공을 가지고 있던 이현석이 기어이 공을 뺏기고 말았다.
이현석은 다급하게 공을 빼앗은 델로아를 쫓았지만, 델로아의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웠다.
델로아는 이현석에 이어서 윤진용까지 끌고 오른쪽으로 공을 끌고간다.
“공간! 공간 비우지 마!”
한국의 진영이 델로아가 이끄는 곳으로 몰리는 것 같자, 유성재가 버럭 소리친다.
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중앙이 훤히 비워지자 델로아는 디네이에게 공을 패스했다.
디네이가 유성재에게 달려간다.
유성재는 뒤로 물러나며 1대1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유성재가 위치를 고수하고 침착하게 상대하자 디네이는 공을 세자르에게 패스했다.
세자르가 측면으로 빠져 올라가다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세자르가 올린 크로스를 향해 일리뉴가 뛰어오른다.
그의 압도적인 피지컬은 한국 선수들이 감당하기 어려웠다.
[일리뉴 헤디이이이잉!]너무나 손쉽게 일리뉴가 공에 머리를 가져가 헤딩한다.
골대 구석으로 떨어져 내리는 공, 이건 진짜 골일 거다.
하지만, 신성호는 긴팔을 쭉 뻗어 기어이 그 공도 쳐냈다.
튕겨 나간 공을 달려온 디네이가 기어이 골로 연결했다.
신성호가 다시 움직여 공을 막아내기 힘든 위치로 넣은 공이었다.
득점한 디네이가 일리뉴와 가볍게 손바닥을 마주치며 득점을 자축한다.
“후.”
태극전사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는다.
본인들은 필사적인데, 브라질은 너무 가볍게 축구를 하는 것만 같았다.
사실, 신성호가 아니었으면 벌써 두 골이나 먹혔을 상황이 아닌가.
과연 세계 최강은 다른 건가?
그런 선수들 맨 앞에 선 태양은 허리춤에 손을 얹고 자신 앞에 공을 바라봤다.
“공아 반갑다. 우리 오랜만이네?”
득점을 하고 난 뒤에 공을 받지를 못했다.
태양은 새삼 깨달았다.
뉴캐슬에서 뛸 때는 고립되어도 조금만 내려오면 공을 이어줄 선수들이 많다는 걸.
‘나름 행복 축구를 하고 있었던 거네.’
한국에서는 그게 쉽지 않았다.
아니지, 이건 그걸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브라질이 대단한 건가?
사실, 브라질 선수단은 클럽팀으로 그대로 옮겨놓으면 우승을 해도 이상할 게 없는 팀이긴 하다.
이 팀은 다른 나라, 피파 10위권 안에 팀들도 쉽지 않다.
이렇게 버티는 것도 다행일 수도 있지.
“…이런 식으로 자기합리화는 곤란하지.”
태양은 오기가 들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죄다 자신에게 패배한 패배자 그룹 아닌가.
태양은 뒤를 돌아봤다.
자신보다 일찍 태어났지만, 따지고 보면 자기보다 어린 친구들이었다.
이 친구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 같다.
월드컵에서 할 수 있다는 비전을 말이다.
그 비전이 무엇이냐.
뭐긴 뭐겠어, 바로 윤태양 본인이지.
[경기 재개됩니다! 윤태양, 조동호에게 패스, 조동호 공을 뒤로… 어? 윤태양에게 다시 보냅니다!]“다 올라와! 올라와!!”
태양이 버럭 소리쳤다.
“새끼가… 반말?”
김현수는 윤태양의 반말에 눈썹을 꿈틀한다.
“하지만 까라면 까야지.”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 팀의 대장은 윤태양이니까.
오우, 유럽 마인드인가 봐?
그저 그리 생각하며 윤태양이 ‘시키는 대로’ 부지런히 올라갔다.
태양도 동시에 달려갔다.
“내 위주로!”
태양의 외침에 선수들은 집중하며 움직인다.
“막히면 나한테 패스!”
“공 줘!”
“저리로 가!”
“달려!”
태양이 반말로 소리를 치든 말든, 선수들은 그 말에 집중해 시키는 대로 따랐다.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선수들은 개의치 않았다.
어리면 어떤가?
상대는 어리다는 이유 때문에 세계 최고라는 말이 쉬이 나오지 않지만, 사실상 세계 최고의 선수나 다름없는 선수였다.
그 선수가 하라는 대로 하면 뭔가 결과가 나오겠지.
기죽은 것도 잊은 채 정신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사이.
어느새 공은 2선과 3선 사이까지 운반되고 있었다.
아니, 언제 이렇게 빌드업이 진행됐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 모든 걸 미드필더 위치에서 해낸 태양은 서서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 순간, 한국 선수들은 똑똑히 봤다.
지역방어로 자신의 앞에 있으면서도 시선은 태양을 쫓는 브라질 선수들을, 그리고 그 선수들 얼굴에 두려움이 깃든 걸 말이다.
평균 몸값 한화 1,300억 원에 달하는 이 괴물 같은 선수단도 윤태양을 두려워하는구나.
그런 선수가 함께한다는 건 자신감을 더욱더 펌핑해 주는 역할을 했다.
반대로 브라질 선수들은 어떨까?
그들은 태양이 내려온 위치에서 모든 걸 조율하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아나 있었다.
세상에 미드필더로서의 재능도 있었어?
중원의 플레이메이커도 가능했던 거야?
“그래, 그랬지.”
델로아는 유스 시절 태양을 마주쳤을 때를 떠올렸다.
그 당시 태양은 미드필더 위치에서 자신을 희롱했었다.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 말이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 안 하는 것일 뿐, 프로 무대에서 뛰면서 자연스럽게 더욱더 발전했을 거다.
“으…….”
델로아는 질색을 하면서도 라인을 내려 태양을 견제하려 들었다.
하지만 그 전에 태양이 움직였다.
김현수에게 공을 패스한 태양이 수비수 사이로 달려든다.
“공!!!”
김현수가 홀린 듯 태양에게 공을 패스했고, 태양은 라 크로케타로 귀신같이 무리시를 스쳐 지나갔다.
워낙 빨라 옆에 있던 완더레이도 반응할 수 없었다.
남은 건 골키퍼 에바닐송뿐.
에바닐송의 머리가 바빠진다.
왼발? 오른발?
어떤 슈팅이 나올 거지?
양발잡이에 다양한 슈팅을 구사하는 태양을 상대하면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런 고민할 필요 없었다.
태양은 단숨에 에바닐송한테 짓쳐들어 그마저 제쳐 버리고 빈 골대 안으로 골을 집어넣었다.
골대 발 앞에 선 태양을 향해 필드 위 선수들이 모두 홀린 듯 태양을 바라봤다.
아까는 관중들이 대한민국의 7번을 인식했다면.
YOON.T.Y
7
이번에는 두 나라 모든 선수들이 태양의 뒷모습을 인식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강의 선수이자 앞으로 오랜 시간 위대해질 선수의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