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73)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73화
루크 영이 아놀드를 앞에 두고 호킨스에게 공을 패스했다.
무리시를 등진 채로 공을 받은 호킨스는 몸을 돌리며 그대로 슈팅했다.
무리시로 시야를 가리면서 한 박자 빠른 슈팅.
호킨스 본인은 골이라고 직감하고 주먹을 불끈 쥐며 골대를 바라봤다.
“이런…….”
하지만 결과는 그의 예상을 빗나가고 말았다.
리첼라가 뛰어올라 팔을 쭉 뻗어 호킨스의 공을 주먹으로 쳐냈기 때문이었다.
아쉽긴 하지만, 맨시티 선수들의 눈빛은 더욱더 날카롭게 빛났다.
준비하던 플랜을 꺼낼 때가 됐다.
[공이 밖으로 나가고 맨시티의 코너킥으로 이어집니다.]코너킥을 준비하는 건 마리오 쥘튼이었다.
쥘튼은 전방을 바라보다 손을 들어 준비가 됐다는 걸 알리고 휘슬과 동시에 공을 찼다.
골대 앞으로 향하는 게 아닌 바로 앞에 대기하고 있던 알케인에게 건네준 패스였다.
알케인이 공을 받자마자 바이스티거가 달려들었지만, 알케인은 한발 더 빠르게 다시 공을 쥘튼에게 전달했다.
공을 받은 쥘튼은 곧 바로 공을 다시 패스했다.
그 공이 향한 곳은 페널티 박스 밖에서 방관자처럼 있던 아모로스였다.
아모로스가 슈팅을 하려는 순간, 그걸 예측하고 있었다는 듯 후방에서 대기하던 메넨데즈가 달려들었다.
그 순간 슈팅하려던 아모로스는 태세를 전환해 옆으로 공을 굴렸다.
기다리고 있던 선수는 헨리 도멩게.
[헨리 도멩게! 슈팅합니다!!!]이번 시즌 4경기 동안 3번이나 중거리 슛을 넣은 맨시티의 주포, 그 주포가 불을 뿜었다.
펑!
그의 중거리 슛이 선수들 사이를 가르며 단숨에 골망을 갈랐다.
[골! 골입니다! 전반 5분 만에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맨체스터 시티!] [철저히 준비한 세트피스로군요! 오늘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걸 준비한 건가요, 맨시티?!]준비?
사실, 베르거 감독이 준비한 건 이게 거의 다였다.
몇 가지 있긴 하지만…….
“이제 통하지 않겠지.”
뉴캐슬이 바보도 아니고 더 이상 이런 장난질이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거라고 그는 예측했다.
물론, 준비한 걸 시도하지 않을 건 아니지만, 일단 중요한 건 이 스코어를 유지하며 경기를 맨시티가 주도해서 끌고 가는 게 중요했다.
“자, 집중해라!”
베르거는 그리 외치고 선수를 살폈다.
누구 하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선수가 없었다.
문득, 불안해졌지만.
“너무 집중해서 그렇겠지.”
베르거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한편, 윤태양은 크게 심호흡하고 하프라인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동료들을 둘러봤다.
그리고 한 선수에게 다가갔다.
“야, 니가 잘못한 거야?”
“응?”
바이스티거였다.
멀대같이 큰 희멀건한 게르만을 바라보며 태양은 그의 배를 툭하고 치며 말했다.
“네 잘못 아니야, 자식아. 맨시티가 생각지도 못한 짓을 한 거지.”
“…….”
“아놀드도 있고 무리시도 있는데 제일 어린 네가 왜 혼자 잘못한 것처럼 축 처져 있냐?”
“이러는 거 좀 오바인가?”
“그지. 마, 그 나이에는 실수도 좀 하고 그러는 거야, 어?”
“음…….”
그 나이라고 말하는 태양이 자기보다 더 어리지만, 바이스티거는 신경 쓰지 않았다.
태양은 이 팀에서 나이를 떠나 뭔가 여러모로 초월적인, 혹은 예외인 존재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의 행동이나 말이 크게 의지되는 그런 존재기도 했다.
“자, 멘탈 흔들리지 말고 너 평소 하던 대로 하라고. 내가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어줄 테니까.”
“그래, 알았다.”
아직 어려서 멘탈이 자주 흔들리는 바이스티거를 다잡아 준 태양은 이번에는 다른 사람을 찾았다.
“이 비응신아.”
“아, 왜…….”
이번에는 메넨데즈다.
이놈은 멘탈을 잡아줄 게 아니라 욕을 해줘야 정신을 차리는 놈이었다.
메넨데즈를 갈궈준 태양은 카싸마를 바라봤다.
“싸마, 잘해줄 거지?”
“미안한데, 조금 내려와서 같이 플레이하는 게 나아보이는군.”
“알았어.”
태양은 고개를 주억거리고 하프라인에 섰고, 경기가 재개됐다.
[뉴캐슬, 침착하게 빌드업해 나갑니다.] [맨시티 선수들은 단단히 걸어잠그고 있네요.] [맨시티 입장에서는 급할 게 없습니다. 두 골이나 앞서있으니까요.]맨시티가 거북이가 등껍질에 들어간 것처럼 단단히 걸어잠그고 나오질 않는 상황이라 뉴캐슬 선수들은 라인을 더욱더 올려서 맨시티를 가두고 빌드업해 나갔다.
공을 뺏겨 후방이 털릴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는 듯 보였다.
[실점을 두려워하지 않는 뉴캐슬입니다. 그렇죠, 이번 시즌 바이스티거의 합류로 수비라인이 견고해졌다고 하지만, 원래 이 팀의 마인드는 두 골을 먹히면 세 골로 갚아준다는 공격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팀입니다.]해설의 말대로였다.
언제부터 뉴캐슬이 실점을 두려워하던 팀이던가?
실점을 당하면 더 거센 공격으로 두들겨 패려고 드는 팀이었다.
득점과 실점이 이어지는 개싸움은 오히려 뉴캐슬의 장점이었다.
[카싸마를 중심으로 빌드업이 진행됩니다. 맨시티가 간격을 좁히면서 뉴캐슬의 빌드업을 방해하려 하는데요.] [아, 윤태양 선수가 내려갑니다.]윤태양이 카싸마가 요청한 대로 라인을 내려서 카싸마의 근처에서 패스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쓰읍.”
베르거 감독은 그 모습을 보고 인상을 찌푸리며 경기를 바라봤다.
윤태양이 카싸마랑 붙으면 곤란하다고 둘 사이에 어떻게든 붙어서 가로막으라고 했는데, 지시를 듣는 사람이 없다.
윤태양과 카싸마가 원활하게 패스를 하면서 전진하기 시작한다.
“둘을 막아! 막으라고!”
베르거는 다시 한번 외쳤다.
이번에도 그 누구도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역시 경기에 집중해서 그런 거겠지?
그리 생각하는 사이, 윤태양이 카싸마의 공을 받고는 그대로 전진하기 시작한다.
선수 하나를 제치면 그 뒤에 또 한 명의 선수를 제쳐야 하는 구도였다.
그런데도 윤태양은 과감하게 전진하기 시작했다.
“음…….”
베르거 감독은 그 모습을 보며 얼굴을 굳혔다.
사실 저런 플레이는 어떤 감독이라도 싫어할 플레이였다.
드리블을 해서 시간을 끌고, 결국 공격의 흐름을 끊는 플레이를 현대 축구에서 누가 좋아할까?
물론, 드리블로 돌파하여 라인을 부수며 도움이 되는 플레이가 될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대부분 최대한 빈 공간으로 공을 전환해 풀어나가는 게 정석이었다.
하지만 저런 플레이를 보여도 욕을 안 먹는 선수가 있다.
아니, 현대 축구에서는 사실상 단 한 명이라고 볼 수 있었다.
바로 윤태양.
저 괴물 말이다.
올해 겨우 17살 된 괴물이 달리기 시작하면 노장이든 전성기에 든 선수든 월드클래스 선수든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봐라.
[윤태양! 라 크로케타로 아모로스를 제칩니다!] [그대로 전진하는 윤태양! 아모로스의 뒤에는 미아흐와 에제크웸이 있습니다!]미아흐가 먼저 윤태양의 앞을 막아선다. 윤태양은 공을 미아흐의 반대쪽으로 달고서 달리며 미아흐와 거리를 벌리고 에제크웸에게 다가갔다.
에제크웸은 눈앞에 소년을 바라봤다.
유스팀에서 만만하게 보던 상대는 그때 자신을 유린한 것도 모자라 팀에 여섯 골의 치욕을 선사했으며 이제는 자신이 올려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한 위치에 올라 있었다.
넘는다는 헛소리는 하고 싶지 않다. 이제는 다른 목표가 생겼다.
윤태양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수비수, 그 타이틀이라도 얻고 싶었다.
그 마음으로 에제크웸은 신중하게 윤태양을 살폈다.
어디냐,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사실, 몇 번이고 그의 영상을 지켜보며 연구했지만, 아무리 봐도 그는 안 좋은 습관이나 패턴이 없었다.
그저 지켜보며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낼 수밖에 없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다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순간.
태양이 공을 두고 있던 왼발을 움직인다.
왼쪽으로 빠지는 건가?
“……!”
아니다.
슈팅이었다.
공이 떠올라 에제크웸의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에제크웸은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에제크웸의 머리를 지나쳐 솟아오른 공은 엄청난 스핀이 들어가 있었다.
위로 솟구친 공이 뚝하고 떨어져 내린다.
에제크웸으로 인해 시야가 가려졌던 골키퍼가 한발 늦게 움직였을 때, 공은 골라인을 넘어 바닥을 때리고 회전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골! 골입니다! PSG전에서 보여줬든 슈팅과 비슷하네요! 엄청난 무브먼트를 보여주는 슈팅입니다!]에제크웸은 망연한 표정으로 윤태양을 바라봤다.
말도 안 되는 슈팅을 보여준 당사자는 별것 아니라는 듯 자신을 스쳐 지나가 골대 안에 공을 챙겨 하프라인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윤태양이 추격의 불씨를 피웁니다.] [이겁니다. 뉴캐슬, 아니, 윤태양은 순식간에, 그리고 손쉽게 득점을 만들어냅니다.] [이게 무서운 게 너무 말도 안 되는 퍼포먼스로 골을 만들다보니 앞서가고 있는데도 멘탈이 흔들린다는 겁니다.] [그렇죠, 이런 골은 단숨에 기세를 바꿔 버리기도 하는데요. 태양은 거의 항상 이렇다는 게 문제입니다.]해설들의 말대로 맨시티도 기세가 꺾였을까?
아니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기세가 꺾이긴커녕 오히려 흥분된 상태였다.
“자, 자, 플랜대로 가자! 한 골 더 할 수 있어!”
로자스가 주도해서 선수들을 독려한다.
그의 말을 들은 선수들도 호응하면서 휘슬이 울리기 무섭게 뉴캐슬을 향해 달려들었다.
“아, 아니야. 애들아 그게 아니다!”
그런 선수들을 보며 베르거는 기함을 하며 소리쳤다.
아니, 하필이면 제일 처음 보여줬던 작전을 또 시도할 줄이야.
앞서가고 있는 상황에서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가자! 우리는 맨시티다!!”
흥분해서 외치는 로자스의 목소리에 베르거는 깨달았다.
앞서가고 있는 그 순간부터 선수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건 과거의 영광이었다.
항상 상대보다 스코어가 앞서가며 언제나 승리하던 그 과거 말이다.
그 영광의 시절에는 이런 실점이 나오면 지금처럼 더 거세게 공격하며 앞서나가고는 했다.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그때와 입장이 달라졌다.
그런 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은 뉴캐슬이었고, 맨시티는 과거의 맨시티에게 당했던 팀들의 입장이었다.
저런 식으로 달려들면 상대가 겁을 먹는 게 아니라, 오히려 침착하게 기다리며 기회를 노린다.
[로자스가 루크 영에게 패스합니다! 루크 여, 아! 바이스티거 공 가로채며 그대로 공을 길게 차냅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역습 찬스!!!]공을 향해 달려 나간다.
맨시티의 골키퍼 맥나마라도 이를 악물고 달려갔다.
그 가운데 공을 가장 먼저 차지한 것은 일리뉴였다.
일리뉴는 골키퍼를 바라보고 거리를 확인하고는 슈팅했다.
강력한 대포알 같은 슈팅, 맥나마라는 그 슈팅을 향해 몸을 날렸다.
펑!
복부로 공을 막은 맥나마라는 밀려오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공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리고 절망했다.
기껏 몸을 날려 막은 공이 윤태양의 발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윤태양은 발 아래 공을 찼다.
거리가 있어서 행여 골대를 벗어나거나 수비수가 따라잡아 걷어낼 걸 걱정하는 모양인지 힘을 싣고 정확하게 골대를 노린 슈팅이었다.
[골! 골입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단숨에 경기를 원점으로 만듭니다!] [윤태양의 리그 11번째 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