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80)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80화
사우스햄튼은 프리미어 리그의 대표적인 셀링 클럽이었다.
대대로 저렴한 가격에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서 비싼 가격에 선수들을 팔아 구단을 운영한다.
이게 가능하려면 뛰어난 스카우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사우스햄튼의 스카우트 시스템은 팀의 명성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났다.
한편으로는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유스 시스템을 자랑하기도 한다.
이 두 가지가 사우스햄튼의 원동력이자 저력이었다.
문제는 셀링 클럽이다 보니 한때 황금기가 찾아오고 돌풍을 일으키다가도 선수들을 모두 팔아버리며 한동안은 또 쇠락기를 거치기를 반복한다는 거다.
하지만 그들의 원동력이 저력이 발휘되면 언제 나락으로 떨어졌냐는 듯 기어이 프리미어 리그까지 올라와 돌풍을 일으킨다.
지금이 딱 그 시기였다.
그리고 이번 돌풍은 제법, 아니, 상당히 매서웠다.
무려 6승 1무.
이런 기세를 박싱데이까지 이어간다면 박싱데이를 말아먹어도 우승이 가능할 정도의 성적이었다.
그리고 이 정도 성적이면 이십대 젊은 청년들이 자만하기 딱 좋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사우스햄튼은 자만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 돌풍을 만들어낸 놀라운 감독, 루카스 반 이완 감독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전술적으로도 뛰어난 감독이지만, 선수단을 장악하는 데 있어서도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항상 겸손할 것을 가르쳤고, 선수단이 자만하거나 멘탈이 흔들려 위축되는 걸 막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구단에 요청해서 정신과 상담의를 배치했고, 불교와 요가를 병행하는 명상의 시간도 만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심신 안정에 좋다는 테라피까지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그는 선수의 심리를 관리하는 데 많은 걸 쏟아부었다.
그 덕분에 선수단은 자만하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위축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가 뉴캐슬을 이길 수 있을까요?”
뉴캐슬은 두려웠다.
뉴캐슬이나 사우스햄튼이나 이번 시즌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고, 고작 승점 2점밖에 차이나지 않았지만, 상대는 7경기에서 29골을 넣고 3실점밖에 하지 않은 괴물 같은 팀이었다.
그 중심에는 혼자서 사우스햄튼이 넣은 득점인 15골보다 더 많은 18골을 넣은 괴물, 윤태양이 있었다.
아무리 정신적인 부분을 케어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긴장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하면 나도 자신 없어.”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언제나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위닝 마인드를 심어주던 감독이 자신없는 반응을 보이자 사우스햄튼 선수들이 벙찐 표정으로 감독을 바라봤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홈이라는 걸까? 아니다. 윤태양 그 빌어먹을 자식은 원정 경기에서 더 잘한다며? 남 굴욕 주는 게 취미야? 왜 남의 홈구장에서 날뛰는데?”
“…감독님까지 그러면 어쩝니까?”
팀의 주장이자 핵심 선수 중 한 명인 휴고 피어스가 어이 없는 얼굴로 감독을 바라보며 물었다.
반 이완은 감독은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인 걸 어떻게 하냐. 상대는 한 시즌에 리그 50골을 넣는 괴물이 있는 팀이라고.”
“그건… 그렇네요. 그런데 감독님, 감독님은 잘 막았잖아요?”
놀라운 사실은 사우스햄튼은 지난 시즌 뉴캐슬과 두 번 붙어서 윤태양에게 고작 1골 2도움밖에 허락하지 않았다.
쥐어터진 다른 구단까지 생각하면 굉장히 양호한 점수였다.
물론, 지난 시즌 20라운드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휴고 피어스는 일개 코치에 불과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안다.
빅팀과 대부분 경기에서 수비전술을 도맡아 했던 게 바로 감독이라는 걸 말이다.
그리고 감독 대행이 된 그는 뉴캐슬과 리그 후반기 경기에서 무려 3대2 승리를 거두기까지 했다.
질풍가도를 달리며 우승을 바라보던 뉴캐슬에게 위기감을 심어주며 제동을 건 팀이 사우스햄튼, 그리고 반 이완 감독이라 이거다.
물론, 이걸 기억해 주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어쨌든, 뉴캐슬을 상대로 승리까지 이끌었던 감독이 선수들을 다독이긴커녕 저리 엄살(?)을 부리니 선수들로선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랑 지금이랑 같냐? 너희들 윤태양 못 봤어? 하루하루가 달라진다고. 가뜩이나 괴물인데 17살 꼬맹이라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고.”
그 말에 선수들이 안색을 흐렸다.
그 당시 뛰었던 선수들이자, 이번 시즌 팀의 핵심라인이 된 선수들도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신기하다.
도대체 어떻게 막았었지?
“걔뿐이냐? 영입한 애들 봐라. 어휴, 돈 많은 구단은 참 좋아. 수준급 선수들을 막 사주잖아? 나도 카싸마 한 명만이라도 사주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설 텐데.”
선수들의 사기를 팍팍 꺾는 말이지만, 선수들은 개의치 않았다.
그들도 팀의 공격력이 약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데려온 선수, 어려서부터 키워온 선수들 모두가 하나같이 공격적인 부분보다 수비적인 부분과 연계적인 부분이 특화된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아… 아무튼, 걱정이다, 걱정.”
“그럼 손 놓고 우리가 얻어터져 지는 걸 보기만 할 겁니까?”
감독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는 없지. 팬들이 볼 텐데.”
“그럼요?”
“자신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야지. 뭐, 솔직히 지난 시즌 이긴 경기가 마냥 운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죠?”
“그래. 그리고 솔직히 상대가 상대잖냐. 모두가 질 거라고 생각하는 경기니 오히려 마음 편하게 우리가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
“그렇겠죠?”
“당연하지.”
그리 말한 감독은 퇴근들 하라고 말하며 몸을 돌려 라커룸을 나왔다.
“그래도…….”
감독실을 향하며 감독은 입술을 핥았다.
“이왕이면 이기는 게 좋겠지?”
동네 형 같던 사람이 어느새 승부사의 모습을 하고서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었다.
선수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감독이지만, 그 역시 축구와 승리에 미친 감독이었다.
* * *
[프리미어 리그 8라운드! 사우스햄튼과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붙습니다! 이곳은 사우스햄튼의 홈구장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입니다!]흰색과 빨간색을 베이스로 여러 번 유니폼 디자인이 바뀐 사우스햄튼이지만, 이번 시즌은 정통적인 흰색 베이스에 빨간색 줄무늬가 가미된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과 남색의 어웨이 유니폼을 입은 뉴캐슬 선수들이 에스코트 키즈와 함께 입장했다.
팬들이 입장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환호성과 각자의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1위와 2위의 대결인 만큼 경기장 분위기가 뜨겁군요! 벌써부터 경기가 기대됩니다.] [네, 그렇네요. 경기 시작 전에 앞서 라인업을 보겠습니다.]사우스햄튼
FW 올리 콜/제임스 프리스
MF 올리버/그림쇼/이오안누/페리
DF 스몰/피어스/맥과이어/베이커
GK 셋포드
뉴캐슬
FW 아우레/윤태양/일리뉴
MF 베르치/메넨데즈/카싸마
DF 린데만/무리시/바이스티거/산체스
GK 리첼라
[아르텔리 감독과 루카스 반 이완 감독은 이번이 두 번째 대결이죠?] [네, 그렇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놀랍게도 반 이완 감독의 사우스햄튼이 뉴캐슬을 잡았습니다. 3대2로 말이죠.]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사실입니다만, 이번 시즌 사우스햄튼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지난 시즌 결과가 주목받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그때의 승리가 그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이야기죠. 실제로 제가 그 당시 경기와 이번 시즌 사우스햄튼의 경기를 지켜본 결과 운 좋게 이긴 경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러게 저번 시즌에 소튼이 뉴캐슬 이긴 게 운이 아니었네
-난 왜 모르겠지;;;
-운이 더 강한 거 아님?
-솔직히 방심한 건 부정할 수 없지
-그래도 이긴 게 어디냐
-저번 시즌 초반에 좀 흔들렸을 때 진 거 빼고 폼 올라왔을 때 진 건 사우스햄튼이 유일함 ㅇㅇ
-그때 경기 본 사람 있음?
-방심한 것도 있긴 한데 솔직히 ㅈㄴ 잘했음
-이번 시즌 퍼포먼스를 보여준 느낌이랄까?
-이번 시즌 반 이완이 추구하던 게 그나마 제대로 나온 게 뉴캐슬 경기였다고 봄
-ㅋㅋㅋㅋ ㅅㅂ 내가 저번 시즌에 반 이완이 감독 대행 ㅈㄴ 심상치 않다고 전술에 철학이 있다고 그렇게 말할 때 비추 주던 ㄱㅅㄲ들 어디 갔냐?
-지금 다 반 이완 빨기 바쁨
-솔직히 아르텔리는 선수빨이지
-선수빨 ㅇㅈㄹ
-카싸마 메넨데즈 이런 애들 데리고 있는 게 선수빨이지 뭐냐 ㅅㅂ
-ㅋㅋㅋㅋㅋ 억울하면 니들도 사든가 어디 팬이냐 너?
-첼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 다른 팀도 아니고 첼시에서 선수 샀다고 ㅈㄹ하네 ㅋㅋㅋㅋㅋ 지들은 델로아 이런 애들 안 샀나 ㅋㅋㅋ
-그리고 솔직히 걔들이 중요하냐 윤태양이 중요하지
-윤태양 ㅅㅂ 윤태양 ㅈ망게임 개 쓰레기 뉴캐슬 ㅅㅋ들
-첼빠 ㅂㅅ아 ㅋㅋㅋ 억울하면 윤태양 같은 애들 키우던ㅤㄱㅏㅋㅋㅋㅋ
-뉴캐슬 사기겜은 맞네 ㅋㅋㅋ 팀 근본 성골이 윤태양 억ㅋㅋㅋ
-근데 솔직히 사우스햄튼이 이기는 것도 기대되는 사람?
-나
-222
-33333
-가끔 이런 팀이 우승 레이스하는 것도 낭만 아니냐?
-ㅇㅈ
-ㅇㅈ받고 ㅇㅈ드립니다
오늘 경기는 사우스햄튼이 뉴캐슬을 이겨주길 바라는 사람이 은근히 많았다.
언더독의 반란, 자이언트 킬링을 해내는 기적을 바라는 사람이 없을 수가 없었다.
한편으로는 뉴캐슬이 무적의 팀으로서 무패우승의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의 기대 속에 마침내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 시작됩니다! 뉴캐슬의 선축으로 시작되는 경기! 윤태양이 공을 뒤로 돌리며 뉴캐슬이 진형을 갖춰 나갑니다.]패스를 주고받으며 빌드업을 해가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아르텔리 감독은 라인 가까이 서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평소 선수 시절 심각한 부상으로 발목 통증을 지병처럼 가지고 있어 벤치에 앉든가 아이스박스 같은 곳에 걸터앉아 선수들을 지켜보던 그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역시…….”
지난 경기 때부터 느꼈지만, 젊은 감독이 보통이 아니었다.
이제 시작했는데 그걸 어찌 아냐고?
필드를 보면 알 수 있다.
사우스햄튼은 경기 시작하기 무섭게 윤태양을 삼각대형으로 마크하고 있었다.
이건 지난 시즌 PSG에서 시작해서 첼시가 보여준 모습이었다.
그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사우스햄튼 이들은 윤태양을 전담마크해서 삼각형을 포위하는 게 아니라 윤태양이 이동하는 지역에 맞춰 그 지역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움직여 포위한다는 거다.
그래, 이것까지는 잘 훈련된 팀이라면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의 사우스햄튼은 알고 보면 2명의 공격수와 여덟 명의 수비수가 뛴다는 점이다.
중앙에서 뛰는 그림쇼는 이번 시즌부터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한 선수였고, 이오안누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둘 다 가능한 선수였으며, 양쪽 윙어는 전문 윙어나 윙포워드가 아니라 윙어 위치까지 소화 가능한 측면 수비수였다.
그들은 윤태양의 움직임에 맞춰 교대하면서 윤태양을 마크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윤태양에게 공이 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에 치중했다.
이렇게 최전방 가운데에서 뛰는 윤태양에게 공을 보내기 어려우니 공이 자연스럽게 측면으로 빠질 수밖에 없었다.
아우레나 일리뉴가 컷아웃해서 공을 잡으면 기다렸다는 듯 두 명의 측면 수비수가 그들을 마크한다.
철저한 수비.
그러면 이쯤에서 의문이 든다.
사실상 여덞 명의 수비수가 뛰면 공격은 어떻게 하느냐?
사우스햄튼의 경기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의문을 가지는 사이.
[아! 윤태양! 상대 선수를 속이며 갑작스럽게 빈 공간으로 빠집니다! 기다렸다는 일리뉴가 카싸마에게, 카싸마가 단숨에 윤태양에게 패스합니다!]사우스햄튼과 관련된 의문을 풀기 전에 윤태양이 기습적으로 움직이며 공격 찬스를 만들어낸다.
[윤태양! 피어스를 상대로 페인팅! 왼쪽으로 빠지며 그대로 슈티이이잉! 아, 골대 맞고 튕겨 나갑니다. 골키퍼 안전하게 공을 차지합니다!] [다행히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사우스햄튼으로서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순간이군요!]“와우, 씨… 놀랐네.”
경기를 집중해서 지켜보던 반 이완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말로는 윤태양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서 무섭다고 말했지만…….
“진짜 하루가 다르게 크나보네…….”
괴물은 그야말로 일신우일신 그 자체, 몇 개월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섭게 성장해 있었다.
“저걸… 90분 동안 막아야 한다고?”
감독은 제발 선수들이 전광판 시간을 보지 않기를 바랐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순간, 사우스햄튼의 선수들에게 남는 건 절망뿐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