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99)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99화
“FA컵 목표는 결승이다.”
리그컵도 모자라 FA컵에도 큰 관심을 두지 않던 아르텔리 감독이 난데없이 FA컵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FA컵 목표를 우승으로 삼는 팀은 대부분 사정이 비슷하다.
우승도 놓치고 챔스도 놓친 빅클럽이 체면치레를 하기 위해서.
혹은 빅6로 분류되며 최소 유로파라도 나가야 할 팀이 6위권 밖으로 밀려나 유로파 리그라도 나가려고 하는 경우.
그것도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데 FA컵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상금이 절실한 중위권, 하위권 팀인 경우.
대부분 이 세 가지 경우가 FA컵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들이었다.
이 세 가지가 해당사항이 아닌 경우, 대부분 어쩌다 보니 우주의 기운이 FA컵 우승을 향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 경우.
이 경우는 매우 흔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FA컵 우승을 향한 주목도가 그 어떤 경우보다 크다.
그것은 바로 트레블.
아르텔리는 지금 트레블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리그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챔피언스 리그도 지난 시즌 4강까지 갔던 만큼 우승을 도전하는 팀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 판국에 FA컵까지 욕심낸다? 이건 트레블밖에 없다.
아무래도 지난 경기에서 탄탄한 스쿼드로 주전, 핵심 없이도 대승을 거두는 걸 보고 마음을 먹은 모양이다.
“다들 너무 높은 목표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
“축구 선수라면 도전해 보고 싶은 목표인 것 같습니다.”
선수단의 대표인 주장 리첼라의 말에 아르텔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으로서도 목표로 할 만한 일이지. 아주 영광스러운 일이야.”
프리미어 리그에서 트레블을 달성한 팀은 두 팀밖에 없었다.
바로 맨체스터 형제들.
그만큼 하기도 어렵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아무리 욕심 없는 우리 감독님이라 하더라도 한 번쯤은 야망을 불태울 만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번 해머스와 FA컵에는 전력을 다할 거다.”
그래, 우리 다음 경기가 FA컵 3라운드구나.
상대는 감독님이 말한 해머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였다.
지금의 웨스트햄은 이번 시즌 11위, 지난 시즌은 10위로 딱 중위권에 있는 고만고만한 팀이다.
이 팀은 어느 순간 색깔을 잃었다. 하다못해 팀은 둘째 치더라도 거친 훌리건으로 악명이 높았는데, 지금 구단주가 악성 팬덤을 극히 혐오해 첼시처럼 강력하게 훌리건, 혹은 이에 준하는 팬덤을 강력하게 제재했기에 이제는 훌리건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일도 없어졌다.
그래도 팬들의 열성은 우리 뉴캐슬 못지않다.
하지만 그것뿐.
우리는 FA컵 3라운드를 2대0으로 가볍게 승리를 거뒀다.
나는 이 경기에서 두 골을 모두 넣었다.
그리고 다음 경기는 프리미어 리그 22라운드.
상대는…….
@D_Munroooo00
[이봐 친구, 싸울 준비 됐지?#@CHOOKTAEYANG #뉴캐슬]
딜런 먼로의 SNS를 보면 알 수 있듯 아스날이었다.
@CHOOKTAEYANG
[두들겨 팰 준비 완료#@D_Munroooo00]
아스날은 지금 시점에서 리그 3위였다. 아주 잘나가고 있다는 소리다.
다시 부활해서 리그 2위에 자리잡고 있는 맨시티와는 승점 4점 차이.
다만, 4위인 첼시와는 1점, 5위인 맨유와는 3점 차이가 나면서 진다면 단숨에 5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사우스햄튼까지 후반기에 우리가 부진해 미끄러지는 순간 우승을 내줄 수 있는 네 팀이었다.
물론, 우승을 내줄 일 따위는 없다.
우리는 지지 않을 거니까.
트레블이 목표인데, 이왕 하는 거 무패우승도 도전해 볼 수 있는 거잖아?
“꿈 깨.”
이 말을 기어이 우리 집에 와 삼겹살을 먹고 계신 실바에게 말했더니 하는 말이 저거다.
“꿈 깨라니요.”
삼겹살에는 보드카가 제일 어울린다며 보드카를 홀짝이던 실바는 말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무패우승은 아스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없었어. 트레블도 펩이 깨기 전까지는 퍼기 경이 가진 유일한 업적이지.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한다고?”
“네.”
“꿈 깨라고 인마. 둘 중 하나만 해도 역사에 남을 일이야. 축구를 너 혼자 하는 거면 모를까 둘이 하는 건데 쉽겠냐.”
“내가 과하긴 했나보네요.”
하긴 지난 삶에서는 리그 우승은커녕 컵대회 우승만 해도 좋아 죽으려고 했는데, 꿈이 너무 크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뭐…….
“그래도 해볼 만큼은 해봐야죠.”
꿈은 꿔볼 수 있는 거잖아?
우리 할아버지가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다고.
* * *
딜런 먼로는 21라운드 동안 19경기를 뛰어서 25골을 넣었다.
축구를 가볍게 보거나 잘 모르는 사람은 고작 25골? 이렇게 생각하며 하찮게 여길 수도 있지만, 실로 엄청난 퍼포먼스였다.
남은 17라운드에서 지금과 같은 퍼포먼스로 15골을 넣으면 40골의 고지를 넘을 수 있는 페이스였으니 말이다.
무엇 보다 그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매 시즌 단 한 번도 빠짐없이 25골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 스트라이커들과 견주어도 세 손가락, 못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선수였다.
“다 부질없지.”
아무리 잘하면 뭐하냐.
아무도 관심 따위 주지 않는데 말이다.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한 선수지만, 윤태양에게 묻혀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역대 가장 재수 없는 선수가 될 거다.
그래도 한 시즌, 아니, 한 경기쯤은 골을 더 많이 넣고 이기고 싶다.
그래, 한 경기 정도는 골로 이길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최근에는 좀 지쳤는지 한 경기당 한 골 정도밖에(?) 못 넣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러다가도 자극을 받으면 귀신같이 많은 골을 넣어버린다.
어쩌면 저 괴물 입장에서는 경기 자체가 시시하니까 살살하는 걸지도 모른다.
“아… 괜히 시비 걸었나?”
그걸 생각하면 괜히 SNS에서 윤태양을 도발한 건가 싶다.
그래서 딜런 먼로는 첫 도발 이후에 더 이상 SNS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딜런 먼로와 태양이 주고받은 SNS로 인해 구너스들이 불타올랐다.
-뭘 패?
-그만 패!!
-더 이상 이러고 살지 않는다. 복수다.
-뉴캐슬을 향해 대포를 준비하자 무너뜨려야지
-시골 촌구석에서 오일머니 좀 처먹더니 배가 불렀구나
-고작 우승 트로피 하나 가지고 이 정도로 거들먹거려?
-우리는 아스날이다
-무패우승을 한 유일한 팀이라고
-저력을 보여주마
-윤태양, 이 털도 없는 어린 새끼야 넌 죽었다
-죽어 망할 아시안 꼬맹이!!
뉴캐슬과 윤태양을 향한 비난이 극을 달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인종차별과 패드립까지 나올 지경이었다.
물론, 인종차별자들은 뉴캐슬이나 윤태양이 대응하기도 전에 아스날에서 SNS로 신원을 추적해 출입을 금지시켰지만, 아무튼.
아스날은 뉴캐슬을 향한 라이벌리즘을 불태웠다.
그렇게 찾아온 경기 당일.
툰의 병사들이 구너스를 맞이했다.
“꺼져라, 애스널ASSNAL 놈들아!”
“엉덩이나 까고 다니는 더러운 놈들!”
“냄새난다!”
어느 순간 생긴 빌어먹을 멸칭에 구너스들은 불만을 표시하며 야유를 던졌지만, 큰일은 생기지 않았다.
툰은 얌전하지만, 그들도 툰 아미라는 또 다른 별명이 있었다.
싸움으로 번지면 원정 온 팬들이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
[뉴캐슬과 아스널의 대결이 이제 곧 시작됩니다.] [시작되기 앞서 오늘의 라인업 보고 가시겠습니다.]뉴캐슬
샬렛/윤태양/일리뉴
메넨데즈/카싸마
다미아노
린데만/무리시/바이스티거/산체스
리첼라
아스날
베르탕쿠르/딜런 먼로/바로우
아카이딘/로벨라/베인스
몰례스/레드차트/코작/레이노소
브로리크
[아스날은 이번 시즌 별다른 영입이 없어 시작부터 힘겨웠는데, 겨울 이적시장인 지금도 영입이 없습니다.] [경기장을 새로 짓기라도 하나요? 과거를 생각하게 만드는 행보입니다.]-망할 구단주가 성적을 내주니까 영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아스날 구단주들은 왜 바뀌어도 이 지랄이냐? ㅡㅡ
-우승할 생각이 없다니까?
-ㅂㅅ 같은 아스날
-아니 아스날 미드필더 라인 ㅂㅅ인 거 안 보이나?
-오죽하면 코작이 빌드업 주도하느라 미드필더 자리에 더 오래 있는 경우도 있음 ㅋㅋㅋㅋ
-이러다 코작 이 새끼 포지션 변경할 지경임
3위로 이번 시즌 활약이 좋은 아스날이었지만, 약점이 뚜렷했다.
바로 미드필더 라인.
미드필더 수준을 보면 프리미어 리그 중위권 수준이었다.
아스날인데다, 빅7으로 분류되는 것 치고 이름값을 못한단 소리다.
오늘 아르텔리는 이걸 집요하게 노릴 생각이었다.
프리미어 리그에 적응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다미아노를 둬서 수비라인을 보호하고 카싸마와 메넨데즈, 그리고 윤태양이 조금 쳐진 위치로 내려와 아스날의 미드필더 라인을 완전히 짓밟고 중원을 장악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뉴캐슬의 계획은 완벽하게 먹혀들었다.
[아스날이 중원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중원에서 전진하지 못하고 계속 공을 뒤로 돌리네요.] [아, 말씀드리는 순간 공 뺏깁니다! 뉴캐슬이 움직입니다!]아스날이 선축으로 빌드업을 진행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공을 빼앗기고 말았다.
공을 가로챈 메넨데즈가 일리뉴에게 공을 보냈다.
일리뉴는 어렵지 않게 공을 잡고 몸을 돌렸다.
그 순간 그의 표정이 굳는다.
그에게 붙은 레드차트가 집요할 정도로 일리뉴의 왼쪽에 붙었기 때문이다.
일리뉴는 오른발보다 헤딩이 더 정확한 선수였다.
그 정도로 극단적인 왼발잡이인 선수여서 왼발을 움직일 수 없으면 슈팅이 어렵다.
그는 어떻게든 슈팅 각을 만들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레드차트가 일리뉴에게서 공을 빼앗았다.
공을 빼앗은 레드차트는 앞을 바라봤다.
기다렸다는 듯 윤태양과 카싸마, 메넨데즈가 압박하러 올라오고 있었다.
“워…….”
레드차트는 혀를 내둘렀다.
미드필더 라인으로 공을 보낼 여건이 되지 않았다.
그의 선택은 일카이 코작에게 공을 패스하는 거였다.
공을 받은 코작은 곧바로 전방을 향해 롱패스를 찔러넣었다.
발롱도르 후보이자 세계적인 수비수인 일카이 코작은 롱패스가 뛰어난 선수였다.
그런 그가 이번 시즌 감독의 구상에 따라 롱패스를 죽어라 연마한 끝에 그의 롱패스는 역사적으로 롱패스가 뛰어난 선수들과 견주어도 전혀 꿇리지 않는 완벽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 패스가 라인을 올린 뉴캐슬의 수비진영 뒤로 떨어져 내렸다.
[딜런 먼로 가장 먼저 공을 차지합니다! 그대로 골대까지 달려 나가는데요!] [아, 무리시가 달립니다! 빠릅니다, 빨라요!]무리시가 전력을 다해 딜런 먼로를 쫓았다.
‘이렇게 빨랐나?’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흘끔 뒤를 보니 무리시가 가까이 붙어있었다.
딜런 먼로는 등골이 다 서늘해져 발끝에 힘을 주고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애초에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고, 무리시의 속도가 더 빠른 것인지 딜런 먼로와 거리가 점차 좁혀진다.
그리고 전력을 다해 공을 차고 달리다 작은 이레귤러로 인해 공이 옆으로 튀는 순간, 무리시는 잽싸게 슬라이딩 태클을 해서 딜런 먼로와 공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사이 도착한 바이스티거가 몸을 돌리며 앞으로 공을 보냈다.
롱패스?
굳이 필요 없었다.
아스날의 미드필더 정도는 라바콘 정도로 생각할 정도로 강력한 미드필더가 최전방으로 공을 옮겨줄 테니 말이다.
[뉴캐슬이 다시 공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