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80)
축구가 간절하다 280화
뉴캐슬과 첼시의 경기가 뉴캐슬의 4대2 승리로 마무리됐다.
뉴캐슬과 첼시의 경기를 요약하자면 이랬다.
디네이는 데뷔전 데뷔골에 이어 두 번째 골도 자신이 넣으면서 첼시가 간절히 원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선수이자 프리미어 리그에도 통하는 월드 클래스 선수라는 걸 인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태양이 이끄는 뉴캐슬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높은 벽이었다는 것.
히스 조나단은 이번 시즌 결국, 단 한 번도 베이트호벤을 넘어서지 못했다.
[히스 조나단, 뉴캐슬이란 팀 자체가 반칙이다.] [히스 조나단 감독, 윤태양은 축구계의 생태계 교란종과 같은 존재.]-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교란종이긴 해
-애들 싸움에 어른 낀 느낌이지
-첼시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지들도 저렇게 만들든가
-비싼 선수는 데려올 수 있어도 윤태양, 샬렛, 린데만, 소비올라 같은 유망주는 당장 못 만듦 ㅋㅋㅋ
-ㅋㅋㅋㅋ돈으로 선수만 사옴?
-리그 최초로 오일머니 가지고 시작해서 이뤄놓은 게 하나도 없네
-이러니 우승도 돈으로 샀단 소리를 듣지 ㅉ
-맨시티도 뉴캐슬도 근본부터 챙기고 시작하는데 얘들은 도대체 뭘 함?
-요즘은 첼시 유망주 본 적도 없는 듯 ㅎㅎㅎ
-어쩌다 이렇게 됐냐… 초창기에는 오일머니라고 해도 낭만도 있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냥 ㅂㅅ 태업 유전자 가득한 팀일 뿐
-그래도 지금은 태업은 안 하네 ㅋㅋㅋㅋ
이렇게 23R가 끝난 가운데,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23연승이라는, 본인들이 세운 기존의 연승 기록을 경신하면서 승점 69점으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그런 뉴캐슬의 아래로는 초반에 함께 연승행진을 달리며 뉴캐슬 마저 긴장하게 만들었던 리버풀이 승점 58점으로 1위와 11점이나 뒤쳐진 상태로 추격하고 있었고, 3위는 승점 54점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4위는 맨유와 승점이 동률이지만, 득실에서 밀린 첼시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 아래로는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레스터 시티가 승점 51점으로 5위, 초반에 뉴캐슬과 리버풀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던 맨시티가 45점으로 6위 자리에 있어 감독의 자리까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맨시티보다 상황이 더 안 좋은 건 승점 39점으로, 챔스 진출 순위에 놓인 팀은커녕 바로 위에 있는 맨시티보다도 6점이나 뒤진 아스날과 승점 35점으로 9위에 있는 토트넘이었다.
이 둘은 여전히 런던의 두 바보로 불리고 있었다.
* * *
시간이 널널해지니까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서서히 지역사회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당연한 일이다.
축구 구단은 자신들이 누구 덕분에 먹고살 수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연고지가 없으면 클럽도 없다.
클럽이 뉴캐슬이요, 뉴캐슬이 클럽 그 자체이다.
쉽게 말해 일심동체다.
그런고로 지역을 위한 팬서비스는 시간이 나면 틈틈이 해줘야 한다.
가장 흔한 건 역시나 병원을 방문해 소아환자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다.
이건 박싱데이가 끝나자마자 했다.
그럼 또 뭐가 있을까?
어린이 초청 축구교실이 있다.
왜 죄다 어린이와 관련된 일이냐고?
어린이가 곧 미래이자 전부이기 때문이지.
물론, 이것 외에도 다른 행사들이 많지만, 한동안은 어린이 행사가 많을 것 같았다.
“와우!”
“카싸마야!!”
“메넨데즈도 있어!”
훈련장을 방문한 아이들이 잔디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우리 선수들을 보고서 감탄사를 터뜨린다.
모태 툰 아니랄까 봐 선수들을 보는 아이들의 눈이 초롱초롱하다.
흐뭇하게 아이들을 바라보는데, 아니, 잠깐.
“…윤겨울?”
그 아이들 사이에 동네 양아치처럼 짝다리를 짚고서 시큰둥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겨울이가 보였다.
나는 잔디 위로 올라가 홀린 듯 아이에게 다가갔다.
“유, 윤태양!”
“킹이다!”
“킹!!”
윤겨울과 시선이 마주친다.
“우리 겨울이가 왜 여기 있을까?”
“학교 강제 차출.”
“강제?”
“응, 대충 그런 상황이야.”
사춘기는 여름이뿐만 아닌가보다. 아니면 이런 행사까지 끌려오는 걸 싫어하는 I였던가?
그때, 겨울이 옆에 있던 아이들이 겨울이를 바라보며 묻는다.
“아, 아는 사이야?”
그 말에 겨울이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몰랐어? 우리 오빠야.”
“…뭐?! 킹이 너네 오빠라고?!”
“엉.”
“아니, 왜 말을 안 했어?!!”
“안 물어봤잖아? 그리고 같은 윤씨에 동양인이니까 아는 줄 알았지.”
“우리 동네에 동양인이 한, 두 명이야?”
“넌 중국인이랑 한국인도 구분 못해?”
“넌 잉글로색슨이랑 게르만 구분할 수 있니?”
“아, 그러네.”
세상에… 이게 무슨 대화야?
알 수 없는 대화 끝에 겨울이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 얘들이랑 사진이랑 싸인 좀 해줘. 학교에서 맨날 오빠 얘기만 하더라.”
겨울이 말에 나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오오, 겨울!”
일리뉴가 내 뒤에서 불쑥 나타나더니 겨울이를 반짝 안아올렸다.
“일리뉴!!”
겨울이가 일리뉴의 머리를 탁 치며 반가워한다.
그래, 그러고 보니 일리뉴랑 겨울이는 영혼의 단짝이었지.
일리뉴가 세 쌍둥이를 키우느라 요즘 소홀해지긴 했어도, 둘은 여전히 친한 사이였다.
“축구를 배우려고 왔나? 겨울, 네가 할 수 있을까?”
“나 축구 잘해.”
“네가? 하하하하하.”
“진짠데.”
“하하하하하.”
일리뉴는 아주 재미있는 농담을 들었다는 듯 웃어넘겼다.
그러게.
겨울이가 운동신경이 있던가?
다른 건 모르겠고 평소 덤벙거리는 성격인 탓에 물건을 놓치거나 부딪치거나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운동신경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겨울이는 운동신경이 없는 편은 아니다.
다만, 어느 수준인지는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겨울이는 뛰어노는 것보다는 책상 앞에 앉아 공부…가 아니라 작고 아기자기한 것들을 가지고 꾸미고 노는 일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본인 입으로는 호언장담을 하는데… 뭐, 이따가 두고보면 알겠지.
“자, 안녕하세요, 여러분!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뉴캐슬의 선수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어때요?”
“좋아요!!”
우리들을 본 아이들이 들뜬 얼굴로 뉴캐슬의 마케팅 직원의 말에 호응한다.
“이 선수들에게 오늘 축구를 배워볼 거예요!”
마케팅 직원의 말을 뒤로하고 샬렛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축구의 축 자도 모르는 애들한테 뭘 가르치면 되지?”
음?
“그걸… 나한테 묻는 거야?”
“아.”
나는 축구를 전문으로 배우는 유스팀 아이들도 못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카싸마, 카싸마는 어때? 이런 거 많이 해봤을 거 아냐?”
“그냥 패스 주고받고 잘한다 칭찬만 해줘도 충분해. 축구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놀아준다 생각해.”
“맙소사. 난 애들이랑 놀아본 적이 없는데.”
“난 있겠냐?”
“고민이네.”
쯧.
나는 자신 있게 나섰다.
“놀아주는 건 내가 일가견이 있지.”
내가 앞으로 나서자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 모인다.
“다들 내가 누군지 알지?”
“Your Majesty!!”
아니, 한쪽 무릎까지 꿇을 필요까지는 없는데.
선생님이 안 말리나?
시선을 돌리니 젊은 여선생님이 우물쭈물하다가 슬그머니 자기도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아니, 이러면 내가 뭐가 되냐. 다들 일어나.”
“헤헤헤.”
아이들 얼굴에 짓궂은 웃음이 걸린다. 이 녀석들 어른을 놀리고 있군.
“크흠, 아무튼, 오늘은 다 같이 축구를 하는 날이야. 누가 미래의 툰을 대표할 선수가 될 건지 지켜볼 거니까, 열심히 해야 하는 거 알지?”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왜?”
“여기서 잘하면 나중에 킹이랑 같이 축구를 할 수 있나요?”
“충분히 가능성 있지.”
저 아이가 성인이 되려면… 겨울이랑 또래니 대충 10년 정도 걸릴 텐데, 그때면 내 나이 고작 서른밖에 안 된다.
축구선수로서 경험과 폼이 바짝 오르는 최전성기라고 할 수 있지.
“나도! 나도 꼭 뉴캐슬 선수가 될 거예요!”
“그래, 좋은 생각이야.”
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의 재림이 되어 아이들을 이끌고 훈련장 필드 한가운데 서서 아이들을 나를 중심으로 멀찍이 동그랗게 서게 한 뒤로, 바구니에 가득 들은 공을 와르르 쏟았다.
“여기서 내가 공을 패스할 거야. 공을 못 받으면 뒤로 빠져서 기다려. 알았지?”
“네!!”
15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아이들에게 공을 패스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패스.
이건 대부분 잘 받았다.
그다음에는 조금 힘이 실린 패스.
이건 절반 정도가 받았다.
이번에는 좀 뜨는 패스.
이 정도만 되도 공을 못 받는 아이들이 태반이어서 50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많이 빠져나가고 어느새 6명이 남았다.
“오, 윤겨울.”
그중에 겨울이가 있었다.
겨울이를 보고 오, 하니까 겨울이가 고개를 치켜들고 콧대를 세운다.
이놈 보게.
짓궂은 마음이 들어 다른 애들 보다 패스 강도를 좀 더 높여서 겨울이에게 패스를 했다.
겨울이는 이것도 어렵지 않게 받았다.
이거 은근 오기가 붙네.
계속해서 겨울이에게만 유독 강도 높은 패스를 보내기 시작한다.
그렇게 다른 아이들은 모두 탈락해서 뒤로 물러난 가운데 그렇게 겨울이와 내가 패스를 주고받는 상황이 됐다.
아니, 생각보다 너무 잘 받는데?
이번에는 조금 진심이 담긴 패스를 해본다.
이건 내 짐작이긴 해도 한동안 축구를 열심히 한 지금의 가을이도 못 받을 거다.
그런데 그걸…….
“이걸 받네?”
겨울이가 너무 쉽게 받아버렸다.
이 정도면 진짜 센스가 남다른 건데?
본인이 축구 잘한다고 한 말이 헛소리가 아니었구나?
“겨울아, 너 잘하는데?”
“말했잖아, 오빠. 나 축구 잘한다니까? 볼래?”
겨울은 발아래 있는 공으로 10살이 하는 거라고는 믿을 수 없는 볼 트래핑 묘기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다른 아이들의 탄성소리가 들려온다.
시선을 돌리니 선수들은 물론이고 코치들까지 우리 둘을 보고서 수군거리고 있었다.
“음, 겨울아.”
“응?”
“너는 그냥 구경 만하자.”
“왜?”
“애들이랑 축구 시합을 하려고 하는데, 너 끼면 좀 그럴 것 같아.”
지금 이 자리에서 축구 꿈나무 수십 명이 축구 인생을 시작하기도 전에 접게 할 수는 없지.
겨울이는 의외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축구 행사를 끝내고 난 뒤, 훈련장을 나서면서 겨울이에게 물었다.
“공 잘 차더라. 애들이랑 축구해?”
“예전에 한 번 해보고 애들이 너무 못해서 안 해. 재미없어.”
그럴 만하다.
“그 애들은 전문적으로 축구를 배운 애들이 아니니까.”
“그럼 유스팀 같은 데서 뛰는 애들은 잘해? 나보다?”
…또래 애들 중에는, 적어도 뉴캐슬 유스팀에선 없을 것 같긴 한데.
패스 주고받고 트래핑하는 것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냐고?
아니다.
겨울이가 보여준 묘기 같은 트래핑만 봐도 코어와 균형감각, 발의 감각이 남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뛰는 걸 봐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뉴캐슬 유스팀에서 축구 한번 해볼래?”
나는 겨울이에게 축구를 해보지 않겠냐 제안했다.
“그래. 뭐, 한번 뛰어보지.”
겨울이는 별거 아니라는 듯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