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79)
축구가 간절하다 279화
시작부터 디네이에게 데뷔골을 선물한 뉴캐슬의 수비진영은 하얀 호랑이의 포효를 들어야 했다.
“집중하자! 제발!!”
나이는 어릴지언정 실력과 피지컬만으로도 수비라인의 대장이 되어버린 그의 말에 무리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명백히 자신의 실수였기 때문이다.
“미안! 집중할게!”
“디네이, 별거 아니잖아. 레알 마드리 상대할 때 충분히 연구한 놈이야. 집중하면 막을 수 있어!”
“어어!”
수비라인이 다소 느슨해진 정신머리를 다잡은 가운데, 그들의 목소리를 들은 디네이는 인상을 구겼다.
“개새끼들이…….”
“진정해, 일부러 들으라고 하는 소리잖아.”
“넌 몰라…….”
자신을 다독이는 바우프티니를 뒤로하고 디네이는 이를 갈았다.
지난 챔피언스 리그 결승, 디네이 본인은 그 경기에서 뉴캐슬 입장에서 정말로 별것 아닌 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골이 짜릿하기 그지없었고, 저 말에 관통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때랑 지금은 다르다.
그의 뒤에는 델로아가 있었다.
성격이나 취미 같은 게 하나도 맞지 않아 사적으로는 단둘이 어울려 본 적도 없지만, 희한하게 필드 위에서는 영혼이 연결된 것처럼 호흡이 좋았다.
게다가 좌, 우의 세레티와 바우프티니는 자신을 위해 이타적인 플레이를 해주고 있었다.
디네이 자신이 첼시 공격의 심장이요 주인공이란 소리다.
팀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돋보이지 않아도 좋다는 훌륭한 마인드의 소유자인 디네이지만, 그 역시 관종이고 스타 기질이 다분한 선수였다.
그런 선수가 자신을 중심으로 게임이 돌아간다?
미쳐 날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뉴캐슬이 주도하는 공세를 몇 번이나 막아내면서 공격의 기회를 잡을 때마다 디네이는 지난 레알 마드리드에서와는 다른 모습으로 뉴캐슬의 골문을 위협했다.
[디네이는 마드리드에 있을 때 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네요.] [제가 보기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인사이드 포워드로서 역할보다 지금 첼시에서 수행하는 포처로서 역할이 그에게 더 어울리는 듯합니다.] [중요한 건 저런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언제든지 이타적인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고, 인사이드 포워드 위치에 있는 바우프티니와 스위칭하면서 수비라인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과연……! 히스 조나단 감독이 디네이를 노린 이유가 있었네요!]사실 그런 건 없었다.
히스 조나단은 건의는 하지만, 현 시점에서 첼시 이적의 최종 결정권자는 구단주였기 때문이다.
디네이 이적 같은 경우에는 구단주의 의사가 더 컸다.
히스 조나단은 다소 회의적이었는데, 막상 데려와서 써보니 괜찮았을 뿐.
그런데 실전에서 먹히다니.
히스 조나단의 눈이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했다.
포처로서 디네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시합 중인 지금에 와서야 영감이 마구 떠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었다.
전반 27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윤태양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태양, 카싸마와 공 주고받으며 움직이기 시작합니다!]“이런.”
윤태양이 카싸마와 1대1로 패스를 하며 전진하기 시작하고 나서야 히스 조나단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바라봤다.
카싸마와 윤태양의 호흡은 나날이 발전해 지금은 과장 조금 보태면 굳이 서로를 보지 않고 패스를 주고받아도 패스가 끊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호흡.
개인기도 없이 그저 패스만으로 단숨에 하프 스페이스를 꿰뚫자 진영이 어그러지기 시작하니, 첼시 선수들은 분주하게 움직여 골대 앞을 사수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간과한 게 있었다.
윤태양이나 카싸마나 골에 목을 메는 타입이 아니었고, 언제든지 기꺼이 미끼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말이다.
[윤태양, 백패스!]윤태양이 전방을 보면서 뒤꿈치로 공을 뒤로 패스했다.
그 공을 받은 건 카싸마도 아닌 다름 아닌 메넨데즈.
메넨데즈는 카싸마와 윤태양이 벌려준 공간을 향해 힘껏 공을 슈팅했다.
[골! 골입니다! 뉴캐슬의 따라잡는 골!!!]“음!!”
베이트호벤은 동점골에 만족한 듯 크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주 만족스러운 골이었다.
반대로 히스 조나단의 얼굴은 다시 구겨졌다.
빌어먹을 뉴캐슬은 이게 문제다.
윤태양을 막으면 다른 곳에서 골이 터진다. 그 정도로 선수단 구성이 무시무시하다.
그렇다고 다른 선수들을 신경 쓰자니 그러면 윤태양이 미쳐 날뛴다.
세삼 은퇴한 아르텔리 감독이 무서워진다.
그는 도대체 어떤 그림을 그렸길래 이런 괴물들을 모아놨단 말인가.
과거 메시와 세 얼간이가 아직도 회자되는 걸 보면 적어도 수십 년은 회자될 수준의 팀이었다.
[동점, 그리고 다시 킥오프입니다. 첼시가 뉴캐슬 진영을 향해 신중하게 빌드업해 들어갑니다!] [디네이가 정신없이 움직이면서 뉴캐슬의 수비진영을 흔들어보려 합니다만, 정작 첼시의 공은 중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서서히 몸이 달아오른 건지 몰라도 뉴캐슬의 압박이 더욱더 거세지기 시작했다.
윤태양, 그리고 양 풀백이 중원에 가세해서 머릿수를 늘려 첼시의 중원을 압박하자 공을 앞으로 전개하기 어려워졌다.
그 중심에 있는 델로아의 선택은 드리블을 통한 돌파였다.
[델로아, 공 잡고 소비올라에게 달려듭니다!]소비올라는 침착하게 델로아를 맞이했다.
델로아가 그런 소비올라를 보며 상체 무빙으로 간을 보다가 프리플랩을 이용해 왼쪽으로 제치고 들어가려 한다.
그 순간 제쳐졌다 생각한 소비올라가 순식간에 델로아 옆에 달라붙으며 다리를 쭉 내밀었다.
[소비올라! 공 가로챕니다!!] [델로아에게서 공을 뺏는 소비올라!]“이런 빌어먹을!!!”
공을 뺏기며 한 바퀴 구른 델로아는 벌떡 일어나며 소비올라와 공을 찾았지만, 소비올라는 공을 이미 앞으로 보내고 자신의 역할을 찾아 떠난 뒤였다.
아르텔리 체제에서 자리를 찾지 못하고 벤치나 달구던 소비올라였지만, 베이트호벤이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서서히 주전 자리를 꿰차기 시작한 지금, 소비올라는 가진 포텐을 폭발시키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윤태양의 지난 삶에서는 델로아나 카싸마 같은 선수가 은퇴한 뒤 세계 최고를 다투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성장했던 소비올라인 만큼 기회가 주어지자 빠른 성장은 필연적이었다.
지금 소비올라는 델로아를 압도할 순 없어도, 델로아를 놀라게 하며 막아내기엔 충분했다.
[소비올라 빠르게 전진하다 메넨데즈에게 패스합니다! 메넨데즈가 샬렛에게!!] [공 잡은 샬렛,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하는데요! 막힙니다! 그대로 다시 뒤에 있는 메넨데즈에게!] [메넨데즈!! 그 자리에서 얼리 크로스!!]한 템포 빠른 얼리 크로스가 첼시의 뒷공간으로 파고들었고 일리뉴가 그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 일리뉴에게 달라붙는 주니뉴와 데 누초, 일리뉴는 그들을 양 옆에 두고도 머리로 공을 따내 태양이 달려오는 쪽으로 떨궜다.
득달같이 달려든 태양이 슈팅모션을 취하는 순간, 타이밍 좋게 케이퀘가 발을 들이민다.
태양은 발을 공 위에 멈추고 드래그백해 뒤로 물러서며 벌려진 케이퀘의 가랑이 사이로 슈팅했다.
케이퀘에게 시야가 가려진 데스타노글루가 대응하기도 전에 공은 가차 없이 골망을 갈랐다.
히스 조나단 감독은 역전과 동시에 목소리를 높였다.
“디네이! 좀 더 공격적으로! 미드필더들은 왜 델로아와 맞춰서 전진하지 않는 거지?! 전진해! 어차피 못 막을 거 더 거세게 공격하란 말이다!!”
뉴캐슬의 공격라인은 완벽하다.
그 어떤 팀이 와도 막을 수 없는 팀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맞불을 놓는 것밖에 없었다.
뉴캐슬의 수비라인도 대단하긴 하지만, 윤태양이 이끄는 공격라인을 막는 것보다 그 수비라인을 뚫는 게 훨씬 쉬웠다.
쉽게 말해 신계의 선수를 인간계 선수들이 막는 것보다, 같은 인간계끼리 피 터지게 싸우는 게 더 낫다. 무엇보다 디네이가 통하고 있었다.
디네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그건 디네이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디네이를 뉴캐슬의 수비라인이 주시하고 있었다.
그렇게 재개된 경기.
첼시는 중원에서 공을 앞으로 전개하기 어려워지자 메넨데즈가 그랬던 것처럼 중원에서 얼리 크로스를 보내거나 후방에서의 롱패스로 최전방에 다이렉트로 연결하는 방법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뚫으려고 했다.
사실, 뉴캐슬을 상대로 공중전을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뉴캐슬에는 공중전의 최종병기라고 볼 수 있는 드미트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해볼 만하다.
무리시와 맞붙는 바우프티니는 공중전이 약점이라 볼 수 있는 무리시와 반대로 공중전이 장기 중 하나인 선수였기 때문이다.
패턴이 단순해지면 견제를 받겠지만, 단순해서 견제를 받아도 통할 수 있도록 다른 첼시의 선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러자 바우프티니가 공중을 장악했다.
공을 따낸 바우프티니를 대신해서 최전방까지 올라온 첼시의 라이트 풀백 크루즈가 디네이에게 공을 연결하고 디네이는 골을 노린다.
그리고…….
[바이스티거가 디네이 앞을 가로막습니다!]뉴캐슬의 최종 수비 병기, 바이스티거를 상대해야 했다.
디네이는 바이스티거를 절대 애송이로 보지 않았다.
윤태양이나 디오스, 신계의 선수로 취급되는 둘을 빼고 모든 포지션을 두고 본다면 바이스티거가 인간계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저 괴물도 신계에 입성하려는 인간일 수도 있다.
아직 한참 어린 선수가 세계 유수의 수비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어리다.
그에게 없는 경험을 디네이는 가지고 있다.
디네이는 바이스티거를 상대로 자신의 장점인 속도를 이용했다.
크게 돌아 그를 피해서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이건 골이다!
디네이는 확신했지만, 간과한 게 있었다.
바이스티거만큼이나 말도 안 되는 성장세를 보이며 전통적으로 세계 최고의 골키퍼 라인을 자랑하는 이탈리아에서 수문장 자리를 꿰찬 괴물이 뉴캐슬의 골대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파세리니!! 선방합니다아아!!] [이걸 막네요!!] [대단합니다, 역시 파세리니!]“이런 씨발!!!”
디네이가 욕을 내뱉는 사이, 파세리니는 잽싸게 공을 앞으로 뻥 찼다.
공은 라인을 바짝 올린 첼시의 뒷공간으로 떨어졌다.
그 공을 향해 양 팀의 선수들이 달려든다.
가장 빠른 건 역시 태양과 샬렛이었다.
그 상황을 진즉에 예측한 데스타노글루는 일찍이 골대를 벗어나 공을 쫓고 있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데스타노글루나 윤태양, 샬렛 세 사람 중 누가 공을 잡을지 알 수 없는 상황.
샬렛은 만일을 대비해 옆으로 빠졌고, 태양은 속도를 더욱 높였다.
공은 정확히 데스타노글루와 태양 사이에 떨어진다.
그것을 본 데스타노글루는 이를 악물고 몸을 날렸다.
태양을 코앞에 두고 슬라이딩하며 머리를 들이민 데스타노글루의 희생으로 공이 옆으로 빠져나간다.
오판이었다.
그 순간 태양이 데스타노글루를 훌쩍 뛰어넘더니 방향을 전환하여 공을 쫓아가 골대를 등진 상태로 플릭처럼 공을 뻥하고 찼다.
공이 큰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 안으로 뚝하고 떨어졌다.
[골! 골입니다!!!] [놀라운 골입니다! 저 위치에서 저런 골이 가능한가요?!] [저는 저런 골을 예전에 본 적이 있습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선수가 보여줬던 득점과 비슷하네요!!] [